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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일 현대미술의 거장, 요셉 보이스 - 멀티플전

    이교 이교 2011.07.10

    카테고리

    한국, 서울, 예술/문화



     

     

    독일 현대미술의 거장, 요셉 보이스 - 멀티플전

     



    "모든 사람이 예술가가 될 수 있다"는 말을 통해

    누구라도 창조적인 예술활동을 할 수 있다는 '예술적 민주주의'를 주창했고,

     

    획기적이고도 독특한 퍼포먼스와 다양한 사회참여, 실천을 통해

     새로운 예술의 지평을 열었던 세계적인 현대미술의 거장 '요셉 보이스'의 전시회가

    국내 최대 규모로 서울 방이동 소마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회에 꼭 가보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겟어바웃의 필진 자격으로 전시기획사의 초대를 받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멋진 기회를 얻게 되었다.

     






     

     

    부제인 '멀티플'은 한정적으로 제작된 오리지널 작품이 아닌

    판화, 사진, 조각 등의 대량생산된 미술품을 의미한다.

     

    보이스는 생전 멀티플을 통해 자신의 작품이 광범위하게 순환되길 원했다고 한다.

    일전에 요셉 보이스, 영남 Voice 전과 이대에서 열렸던 전시회 등

    이미 요셉 보이스에 대한 전시회는 이어져 왔지만

    이번엔 6개의 전시관을 통째로 사용하는 국내 최대규모의 전시회란다.

     

     

     

     

     

     지난해  '키스 헤링' 전에 이어

    올해 다시 한번 소마 미술관이 대박 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그도 그럴 것이 요셉 보이스는 앤디 워홀과 함께 현대 예술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인물이다.

    둘 다 존재만으로 '하나의 작품'으로 간주될 만큼 문화적 아이콘이었고, 후대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 * * * *


     

     





    요셉 보이스는 자신의 경험이 작품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작가였다.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공군에 비행기 부조종사로 참전 중 추락사고를 겪었고,  이때 문명과는 동떨어진채 살아가던 타타르족에 의해 구출되어 생명을 건졌다. (이 이야기는 사막에서 캐러반에 의해  의해 목숨을 구한 생텍쥐페리의 이야기와 닮아 있다. 이러한 경험은 둘 모두의 작품세계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그를 발견한 타타르족은 펠트 담요와 비계 덩어리로 감싸 얼어붙은 그를 살려 내었고, 이후 삶과 죽음의 교차 그리고 치유의 경험은   예술가로서 그의 철학과 작품의 주요 모티브로 작용하게 된다.






                                  






    제 1전시실은  보이스라는 인물과 그의 작업관을 전반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자료들로 구성되어 있다. 쉽게 이해되기 힘든 작품활동과 일생을 전시실 양쪽 벽면에 마련된 만화를 통해서 알기 쉽게 설명해주고, 작가의 드로잉 노트와 자료들을 소개함으로써 보이스의 내면을 이해하도록 돕고 있다.




     

     

    그가 왜 예술가가 되었는지,

    그의 삶이 왜 예술이 되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었다.

     

     






    제 2전시실의 중심은 보이스의 펠트 양복이다. 치료물질로 사용되었던 펠트는 따뜻함을 상징하는 것을 넘어서 예술에 있어서 치유력과 사회적 기능을 믿었던 그에게 중요한 소재로 사용 되었다.


    소통의 힘을 믿었던 그는 예술을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으며, 사람은 창의적 존재이며 자유로운 존재임을 일깨워 주었다. 보이스는 인류가 진정한 자유를 향유하길 바랬고 예술이 사회와 인간의 삶에 기여하기를 바랐다.










    제 4전시실은 토끼방으로 꾸며져 있다. 보이스의 작품속에서 토끼는 드로잉이나 판화에도 등장하고 토끼 피가 재로로 사용되기도 했고, 때론 퍼포먼스의 도구로 사용되기도 했다.







     

    8점의 토끼 작품- 탄생과 부활을 뜻한다는 토끼,

    8일만에 깨어 난 보이스 자신을 뜻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이미지 출처 - 네이버 검색




    1965년 11월 26일 뒤셀도르프 쉬멜라 갤러리에서 펼여졌던 퍼포먼스 <죽은 토끼에게 어떻게 그림을 설명할 수 있을까> 에서 3시간동안 들리지 않는 속삭임으로 토끼에게 자신의 드로잉을 설명한다.


    그의 이 퍼포먼스는 난해한 측면이 많지만 그가 전하고자 했던 메세지는은 단순했다. "순수한 정신, 정확한 해석에 연연하지 않는 정신은 모든이에게 있다." 며 예술이 갖는 엄숙성과 소수만이 독점하는 예술시장에 경종을 울리고자 했다.


    보이스는 펠트, 지방, 구리 지팡이, 썰매, 토끼의 피 등 비예술적 소재를 사용하여 기존 사회의 권위주위적, 자본주의적 체제를 비판하고 샤머니즘적 세계관을 통해 보이지 않는 힘을 믿었고, 이 창의적인 힘이 영혼과 정신의 혁명을 통하여 기존의 이데올로기와 사회구조를 넘어설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리고 토끼, 사슴, 오리 등 소재로 등장하는 동물들은 서양에서도 영물로 받아 들여지지만, 그의 목숨을 구해 준 몽골계 타타르 부족의 샤머니즘에 영향을 받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게했다.







    4전시실의 오른쪽 면에 전시되어 있는

    <7천 그루의 떡갈나무>퍼포먼스 자료들



     

    보이스의 이러한 사상은 1982년 카셀 도큐멘타에서 시작되었고

    사후 아들에 의해 완성된 '7천 그루의 떡갈나무' 퍼포먼스에서도 잘 나타나는데,

     

    '정치도 곧 예술' 이라며 전통적인 정치와는 무관하게

    민주주의의 한계를 뛰어넘는 개별적 참여를 지향했다.



    이 퍼포먼스는 지구의 사막화를 막는 환경보호 측면으로 해석 되기도 하지만

    자본에 의해 잠식되고 개인들의 삶마저 구조화되고 황폐화되어

    사막화와 다름없는 당시의 현실을 비판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단순히 호기심 차원에 머물고 말았을 수도 있던 행위를

    그는 행동하는 예술가의 실천적 삶을 통해 일깨워 주었다.





                





    '흐르다'라는 뜻의 라틴어 '플럭서스'에서 이름을 딴 단체 플럭서스는 예술과 삶의 경계를 허물고 경계를 넘나드는 것을 이상으로 한 실험예술 단체였다.  플럭서스 멤버로서 보이스는  활발한 활동을 전개해 나간다. 어떤 그룹이나 단체에 소속 되는것이 무리로 보였던 보이스는 플럭서스 활동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내었다.






     

    # 백남준과의 공동작업으로 유명한 1984년 <코요테> 퍼포먼스 영상





    백남준이 피아노를 치고 보이스가 코요테의 괴성을 흉내내는 <코요테>는 리허설 없이 즉흥적으로 펼쳐졌고, 예술과 삶의 매개자 역할을 자처했던 그의 노력들과 백남준이 미학과 함께 음악사와 작곡을 전공래서 음악에 조예가 깊었음을 보여준다.



    백남준이 존경했던 보이스와 존 케이지, 존 레넌의 아내로 더 유명한 오노요코등 다양한 작가들이 펼쳤던 플럭서스 운동은 고정된 예술 개념을 거부하고 전적으로 자유로운 예술을 지향했다. 그들은 다양한 퍼포먼스를 통해 예술과 삶이 하나라는것을 보여주었고, 이러한 행위예술을 통해 관객의 참여를 유도하였다.



     

     <코요테 나는 미국을 좋아하고 미국도 나를 좋아한다>(1973)  출처 - 네이버 검색





    이번에 중요한 퍼포먼스의 하나인 이 작품이 출품 되지 않아 아쉬웠다.  그는 미국을 방문하면서 공항에서 엠뷸런스로 이동 전시를 마치고 다시 엠뷸런스에 실려 결국 미국을 보지 않고 떠났다.  이 퍼포먼스는 물질문명에 반대했던  환경운동가로서의 신념을 잘 보여준다.



    그리고 3 전시실과 5 전시실은 퍼포먼스와 필름으로 작업한 영상들을 보여 주었는데<코요테><죽은 토끼에게 어떻게 그림을 설명할 수 있을 것인가> 외에 필름으로 작업한 <모든 사람이 예술가가 될 수 있다> 와  <시베리아철도> <딜링어>는 시청각적인 면에 초점을 맞춘 이번 전시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모든사람이 예술가가 될 수 있다.>(1979)

     




     

    < Dillinger> (1973)

     

     영화 <퍼블릭 에너미>에서

    죠니 뎁이 분했던 존 딜링어를 소재로 한 영상 . 보이스가 직접 출연

     






    이 발언은 보이스가 물질적인 것을 추구했던 인물로 오해할 만한 대목이다. 얼마전에 타계하신 '무소유'의 법정스님이 인세를 채근하자 출판사에서 그의 명성이 허상이었구나 의심했는데 알고보니 학기에 맞추어서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기 위해서임을 알고 더욱 존경심이 품게 되었다는 출판사 관계자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민주주의는 재미있다> (1973)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보이스의 작품이다.




    보이스는  역시 배우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 했다. 뒤셀도르프 미술대학 교수시절 모든 학생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며 학생수와 연령, 시험에 낙방한 학생들, 그리고 수업료를 납부할 수 없는 학생들까지 품으려다 해고 되었다.


    그는 "내가 있는 곳이 곳 아카데미다!" 라고 말했는데, 자신의 농노를 해방시켰던 톨스토이 처럼 그는 말 뿐만이 아니라 실천하는 예술가와 진정한 스승으로서 배우고자 하는 모든이들과의 소통을 꿈꾸고 스스로 민주주의를 실천했다.








    동독에서 생산된 물품의 종이 백 위에는 Guuten Einkauf( Good Shopping, 잘 샀음) 이라고 씌어져 있었고, 이는 미술시장에 대한 풍자로 읽히기도 하고  소통을 바랬던 보이스의 사회참여였는지도 모른다.







    '행동'을 통한 가르침, 대중을 상대로 토론과 퍼포먼스를 통해 예술의 영역을 일상으로 확대 시켰던 요셉 보이스. 그에게 있어 예술은 소통이자 자유에 관한 창조였다. 반값 등록금 투쟁과 분단의 현실,  소통이 되지 않는 사회. 어쩌면 그가 고민했던 독일 현실과 지금의 우리 현실이 닮아 보였다. 지금의 우리가  진정으로 추구해야 하는 가치는 그가 끊임없이 말하고 실천한  '소통'  과 '자유에 관한 창조'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위대한 업적을 남긴 대문호나 예술가들의 근간은 휴머니즘이 바탕이 되었다. 인류의 보편적 주제인 삶과 죽음 앞에 사랑과 나눔 , 물질적인것보다 정신적인 가치들을 찬양했다. 


    요셉 보이스는 독특한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형성했으나 생명의 근원에 대한 깊은 관심, 자신의 사상에 대한 실천, 인류에 대한 사랑 등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작업을 펼쳐 많은 이들로부터 보편적 공감을 얻어냈다. 그래서 그의 삶 자체가 예술이었고, 그의 작품을 통해 깨달음을 얻고 소통을 나누려 노력한다면 누구나 다 예술가가 될 수 있다고 한건 아닐까.







     

     

    - 전시회장 스케치 -

     

     

     

     

     

     

     # 전시회장을 찾은 이날 운 좋게도 강동지역 교사 초청 설명회가 있어서

    평일임에도 도슨트의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 솔로들에게 거의 테러? 수준이었던 염장커플

     

     

     

     

     

    # 값싸게 그의 멀티플을 소유할 수 있는 아트상품 코너가 6전시실 옆에 마련돼 있다.

     

     

     

     

     

    # 싱가포르 크루즈 여행 이후 예술적 셀카를 지향하게 되었다 :)


     

     

     

     

     

    - 전시 정보 -

     

     

     

     

     

    출처 - 소마 미술관

     



    이교

    유쾌하고도 진중한 여행을 꿈꾸는 한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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