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문 바로가기
  • 메뉴 바로가기
  • 하단 바로가기
  • 셰프의 나가사키 카스텔라 여행, 분메이도 vs. 후쿠사야

    요리엔탈 요리엔탈 2011.07.11

    카테고리

    일본, 음식, 큐슈

     

     

     

    카스텔라 맛 보러 떠난 나가사키 여행

     

    분메이도 vs. 후쿠사야

     

     

     

    직업이 직업이다 보니, 여행을 하더라도 '미식'이란 테마로 여행하는 것을 즐기는 편이다. 세계 각국의 전통과 새로움이 깃든 음식을 맛보고, 그 훌륭한 맛을 내는 셰프를 인터뷰하는 여행은 나에게 항상 신선한 자극이 되기 때문이다. 물론 여행을 떠나기 전에 해당 국가의 음식 문화에 대한 사전 정보를 얻는 것도 큰 즐거움이 된다.

     

    최근 일본 나가사키로 '카스텔라' 취재 여행을 떠나기 전에도, 유명 디저트샵에서 일했던 친구에게 자문을 구했다 (그는 실제 나가사키 카스텔라 공장에서 정통 카스텔라 만드는 법을 배웠던 이다). 일본에서 카스텔라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리고 나가사키 카스텔라만의 특징은 무엇인지, 나름 꼼꼼하게 정보를 얻고, 명성 만큼이나 실력이 탄탄하다는 맛집을 탐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도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나가사키에는 여러 곳의 카스텔라 전문점이 있다. 그중에서도 분메이도 혼뗀후쿠사야 혼뗀이 단연 압도적이란 평을 듣고 있는데 (물론 '쇼오겐'도 빼놓을 순 없지만) 쇼오겐은 규슈 지방에서만 판매를 하기 때문에 일단 두 곳만 찾아보기로 했다.

     

     

     

     

     

    #1. 분메이도 혼뗀

     

     

     

     

     

     

    나가사키 카스텔라 전문점 "분메이도(文明堂)"

     

     

     

     

     

     

    다양한 종류의 카스텔라가 형형색색의 모습으로 손님을 맞이한다.

     

     

     

     

     

    걸려있는 액자 속 사진에선 세월이 거꾸로 흐르고,

     

     

     

     

     

     

     

    카스텔라들이 맛에 따라 구분돼 정갈하게 진열돼 있다. 

     

     

     

     

     

     

     

     

    맛에 따라 디자인에도 포인트를 둬 포장지만 구경해도 눈이 즐거워진다.

     

     

     

     

     

     

    일단 방문하면 서비스로 제공해주는

    카스텔라 한 조각과 시원한 차 한 잔! 

    이제 본격적인 '카스텔라 맛 탐방'에 나서볼까?

     

     

     

     

     

     

     





    과연 맛을 보니, 한국에서 판매하는 프렌차이즈의 카스텔라와는 확연히 달랐다. 그 차이는 바로 '촉촉함'에 있는데, 한국에서는 카스텔라를 만들때 틀에 넣고 그대로 구워내지만 나가사키에서는 1시간마다 반죽을 눌려줘 밀도를 좀 더 촘촘하게 만들어낸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카스텔라는 한국의 카스텔라에 비해 단맛과 촉촉함을 두배 더 포함하게 된다. 그래서 일부 사람들은 '너무 달다'며 싫어하기도 하는 것이다. 


    달걀도 대란을 사용해 더욱 신선하며, 완성된 카스텔라는 충분히 식힌 뒤 24시간동안 냉장보관하여 그 맛을 한층 더 살려준다. 밀봉 포장법을 개발해 장기간 보관이 가능토록 했기 때문에 상품으로서의 가치도 굉장히 높다. 나가사키의 카스텔라가 단지 '빵'이라는 식품이 아닌, 하나의 '컨텐츠'로 인정받게 된 데에는 이런 숨은 노력들이 있었던 것이다. 

     

     

     

     

     

     

    #2.후쿠사야 혼뗀

     

     

     

     

     

     

     

    이번엔 무려 387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후쿠사야 혼뗀으로 걸음을 옮겨본다.

     

      



     

     

     

     

     

    역시나 오랜 전통이 묻어나는 내부가 인상적이다. 

     

     

     


     

     

     

     

     

    이곳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오로지 '카스텔라'만 판매하기 때문!







     

      

     

    메뉴의 일원화는 웬만한 자부심 없이는 힘든 일이다.

     







     

     

     

    보기만해도 먹음직스런 카스텔라!

     

     

    하지만 후쿠사야 가게 안에서는

    구입한 카스테라 일지라도 일체의 시식이 불가능하단다.

    (분메이도에서처럼 시식용으로 제공되는 것도 없다.)

     

     

     

     


      

     

     

    그래서 일단 시식을 위해

    가장 작은 박스에 들어있는 카스텔라를 구입해서,

     

     

     

     

     

     

     

    업장 안에서는 시식이 불가능하기에 길에서 박스를 뜯었다.

     






     

     

     

    박스 안에는 두개의 카스텔라가 종이에 포장되어 있는데,

     






     

      

     

    그 자리에서 바로 시식!

    그리고는 그 맛에 반해 당장 가게 안으로 들어가 4세트를 더 구입했다.







     

     

     

    분메이도와 달리 유통기한이 일주일 정도로 짧은 것도 특징!

     






     

     

     

     

     

     

     

    숙소로 돌아와 편하게 다시 맛본 이집의 카스텔라는, 

    지금껏 내가 세상에서 맛 본 카스텔라와는

    차원이 다를 만큼 맛이 일품이었다!

     

      

     

     

     

     

     

     

     


    후쿠사야 분뗀에서는 기본적으로 별리법(달걀 노른자와 흰자를 따로 반죽해 사용하는 제빵 기술)을 사용한다. 대부분의 가게에서 전기반죽기를 사용해 거품을 내거나 반죽을 치는데 반해, 이곳에선 여전히 손으로 반죽을 쳐 올리고 있었다.


    굉장하지 않은가? 흔히 사람들은 기계가 만들어 내는 것이 일률적이고 정확한 맛을 낸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그릇된 생각이다. 사람의 손으로 만드는 음식은 기계가 만들어 내는 것보다 더 우월한 맛을 창조해낸다. 기계로 빵을 만드는 것은 단지 밀가루를 뭉쳐서 빵을 만들어내는 것에 불과하지만, 수작업으로 만드는 빵에는 '정성' 가득한 그 무언가의 가치가 녹아들게 된다.


    후쿠사야의 카스텔라는 또한 입안에 넣었을 때 '쫀득하다'는 식감이 강하게 든다. 반으로 뉘었을 때 절반 이상 뉘어지는 탄력까지, 퍼석한 맛의 한국식 카스텔라와는 확연히 달랐다. 물론 이곳 카스텔라의 단맛을 보면 "여기가 일본이구나"란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해주지만 생각보다 자극적이진 않다.


    이는 한 종류의 설탕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두 종류 이상의 설탕을 일정 비율로 혼합해 사용하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듯, 카스텔라는 조리 후 충분히 식힌 다음 차가운 냉장고에서 하루 정도 식혀야 그 맛이 배가 되는데, 이 과정 또한 빵을 만드는 과정 만큼이나 중요하다. 이런 과정을 통해 빵의 입자가 좀 더 촘촘하게 바뀌며 맛이 한층 더 부드러워지기 때문이다. 마치 활어회가 숙성회로 바뀌는 것처럼 말이다.



     

     

     

     

    분메이도 vs. 후쿠사야, 그 맛의 승자는?

     



    두 곳의 우열을 가린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각자의 장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먼저 들른 '분메이도'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카스텔라를 판매해 관광객을 유혹하고 있었고, '후쿠사야'에서는 오로지 한 종류의 카스텔라만 고집스럽게 판매하며 장인의 자부심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었다.


    물론 관광객 입장에선 후쿠사야 분떼가 조금 불편하게 느껴질 지 모른다. 내부에선 시식 조차 안 되고, 종류도 단 하나 뿐이니 말이다. 하지만 이들이 전통을 고수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나가사키에서 '제 1의 카스텔라'를 만들어낸다는 긍지가 있기 때문이다. 387년 역사의 카스텔라 조리법을 고수하며 그 손맛 그대로를 이어오고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반면 분메이도는 1인자를 따라잡기 위해 부단히 노력 중이다. 녹차 카스텔라, 초콜렛 카스텔라 등 다양한 종류의 카스텔라를 선보이며, 고객의 눈과 코를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항상 새로운 카스텔라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도 분명 아름답다.


    하지만 본질은 역시 카스텔라의 맛이다. 카스텔라 본질의 맛으로 승패를 가리기에 후쿠사야의 벽이 너무도 높았기 때문에 분메이도 역시 '다양성'으로 새로운 도전을 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나가사키 사람들과 관광객들의 애정은 여전히 후쿠사야로 향하고 있으니, 새삼 전통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된다. 미련할 정도로 원칙을 중시하는 장인 정신은 답답해 보일진 몰라도, 결국 모든 이들을 감동시키는 커다란 힘이 아닌가 생각한다.


    요리엔탈

    요리팀 '7Star Chef' 소속으로 다양한 프로젝트 그룹으로 활동하는 요리사다. 레스토랑 컨설팅을 진행하며 한국식 시그니처 메뉴를 완성해낸다. 20009 Spirit of Austrailia 를 통해 호주의 스타 셰프들과 레스토랑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하였다. 방송활동으로는 LG텔레콤의 OZ핸드폰 CF 모델, Olive TV의 'Tasty Road 2', KBS 이현우의 'Spoon'을 진행하였다. 저서로는 '아주 특별한 저녁식사, 궁극의 메뉴판, 셰프의 노트를 훔치다'가 있으며 네이버 캐스트 '키친 스페셜'에서 맛있는 이야기를 연재중이다.

    같이 보기 좋은 글

    큐슈의 인기글

    요리엔탈 작가의 다른글

    전체보기

    SNS 로그인

    복잡한 절차 없이 SNS 계정으로
    간편하게 댓글을 남겨보세요!

    겟어바웃 에디터라면 로그인을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