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육각형의 돌 주상절리야.
육지에서 보는 제주도는 외딴 섬처럼 느껴진다. 서울 면적의 3배라고 하지만 그 크기가 잘 가늠이 가지 않는다. 막상 제주에 발을 디디고 나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보면 실감할 수 있다. 제주는 아주 큰 섬이란걸. 같은 섬이어도 동과 서, 남과 북이 가진 지리적 특징도 뚜렷한 곳이란 것도 알 수 있다.
오늘 소개할 곳은 제주의 남쪽, 중문에서 볼 수 있는 주상절리대다. 신비한 육각형 돌이 있는 그곳으로 함께 가보자.
매표소에서 표를 끊고, 입구에서 만들어놓은 길을 따라 걸어가면 전망대가 나온다. 저 멀리 주상절리대를 볼 수 있도록 만들어놓은 곳이다. 흐린 날씨였지만 옥색 빛 바닷물이 아름답다. 육각형 모양의 돌이 보인다. 정확히 육각형인 것과 둥그스름한 사각형, 면적이 크고 두꺼운 것과 작고 얇은 모양 등 다양하다. 고동색 돌이 꼭 코끼리 발바닥을 뒤집어 놓은 듯한 모습이다.
중문 대포 주상절리 천연기념물 제443호로 지정돼있다. 그렇다면 주상절리란 무엇일까. 주상절리란 용암이 식으면서 만들어지는 육각형의 돌을 말한다. 뜨거운 용암은 식으면서 수축 작용으로 인해 수직으로 쪼개지는데 이때 육각형의 돌기둥이 생기는 것이다.
화산이 폭발하거나 분화구에서 마그마를 분출하면 지표에 나온 용암은 지표의 낮은 곳을 따라서 흐르게 된다. 현무암질 용암에서 주상절리는 약 900°C에서 만들어지는데, 용암의 양이 많으면 두껍게, 양이 적으면 얇게 흐른다.
얇은 것은 두꺼운 곳보다 더 빨리 식기 때문에 기둥의 굵기는 가늘어지고, 주상절리 표면에 발달한 띠 구조의 간격은 좁아진다. 정리하자면 주상절리의 굵기가 가는 것은 빨리, 두꺼운 것은 천천히 식었다고 이해하면 쉽다.
뒤쪽에도 옹기종기 솟아오른 주상절리가 보인다. 주상절리는 제주도 전역에서 볼 수 있지만 주로 제주도 남쪽 바닷가인 중문 주상절리대, 천지연, 천제연폭포, 안덕계곡, 산방산에서 볼 수 있다. 중문 주상절리대는 짧게 둘러보기 좋다. 주상절리대만 보면 10분 안에 다 볼 수 있고, 주상절리대를 따라 난 산책로를 천천히 걸으면 30분 정도 소요된다.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나무 사이로 보이는 주상절리대다. 같은 모습도 조금 다르게 볼 수 있다. 거북이 등껍질같이 뾰족뾰족 솟아오른 모습이 눈에 띈다. 나란히 솟아오른 육각형의 돌이 아기자기한 느낌이었다면 전체적으로 보는 주상절리대는 거칠고 풍채가 빼어나다. 맑은 날 다시 가서 보고 싶을 정도다.
제주엔 수많은 얼굴이 있다. 새로운 자연, 또 다른 제주의 모습을 만나고 싶다면 중문 주상절리대에 가보는 건 어떨까. 자연의 신비함과 경이로움을 느끼며 하나의 그림 같은 주상절리대를 계속 바라보게 될지도 모른다.
INFO.
주소: 제주 서귀포시 이어도로 36-30
관람시간: 매일 09:00 – 18:00 연중무휴
요금: 성인 2.000원 / 어린이, 청소년 1.000원 / 장애인 무료
매일 무언가를 쓰는 사람 담차입니다. 책, 차, 고양이와 여행을 좋아합니다. 제주도 한 달 살기를 한 뒤 <겨우 한 달일 뿐이지만>을 펴냈습니다. 작지만 소중한 것들에 귀 기울이며 글을 쓰고 기록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