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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톡홀름 속 일상, 여유를 부탁해

    유지 유지 2019.10.23

    “진정한 여행이란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가지는 데 있다”라는 명언처럼 랜드마크를 구경하느라 바쁜 여행이 아닌 진정한 스톡홀름의 모습, 내가 본 그들의 일상 속 여유롭던 시간을 돌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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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유럽은 저가항공이 잘 되어있어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나라 간 이동이 가능하다. 그래서 자주 이용했던 노르웨지안 항공은 여행 친구 같은 느낌이다.

    피곤함도 잊게 하는 비행 중 파란 하늘과 스웨덴으로 데려다주는 노르웨지안 항공, 비행기 안의 낯선 공기는 오히려 나를 설레게 한다. 몸은 피곤할지라도 마음은 가볍게 만드는 시간, 이 순간을 고이 간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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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역에서 도보 5분 거리인 쉐라톤 호텔을 숙소로 정했다. 중앙역과 감라스탄 구시가 중간 지점에 있어 위치적으로 최적인 곳이다. 우연하게도 호텔 앞에는 서울시의 따릉이처럼 누구나, 언제나, 어디서나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자전거 무인대여시스템이 있었다.

    알기 쉽게 이용방법이 설명되어있어 누구나 쉽게 대여가 가능하다. 예정에 없었던 자전거에 충동적으로 올라타서 일단 페달을 밟았다. 목적지 없이 원하는 속도로 자전거도로를 향해 달려본다.

    쉐라톤 호텔 Tegelbacken 6, www.sheratonstockholm.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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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톡홀름을 여행지로 정할 때엔 이곳의 이런 경치는 생각지도 못했다. ‘여행은 일상처럼, 일상은 여행처럼’ 참 좋아하는 문구다. 마음이 가는 곳에 눈이 가고 눈이 가는 곳에 자전거가 뒤따랐다. 무조건 빠른 것이 최고인 LTE적 사고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게 자전거 여행은 천천히 마음껏 생각할 수 있게 하는 건강한 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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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쁜 일상으로 여유가 없게 되면 대인관계가 소원해질까 걱정된다. 그렇게 매일 일상과 관계에 대해서만 신경 쓰다 보면 정작 저 자신을 잃어버린 기분이 들기도 한다. 이럴 때엔 삶의 균형을 찾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일과 사랑 그리고 자기 자신의 상호작용을 통해 삶의 긍정적인 에너지가 일어나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가끔 이렇게 여행지에서 조금만 달리 생각하고 긍정적으로 바라본다면 그 속에서 현명한 해답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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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려지지 않은 장소를 발견할 때 오는 희열은 여행자에게 큰 활력소가 된다. 우거진 나무, 한적히 놓인 배, 날씨 좋은 하늘이 이루는 풍경은 마치 한 폭의 그림과 같다. 인적이 드물어 자연 속에서 조용하게 머물고 싶은 여행자에겐 더할 나위 없는 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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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연찮게 아버지와 아들이 강가에 앉아 함께 자연 속 힐링을 만끽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들의 뒷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저 아이에겐 이곳은 아빠와 함께하는 아름다운 ‘자연 놀이터’, 몸과 마음이 아주 튼튼해지는 곳이다. 나무그늘 사이에 비추는 햇살은 보통의 평범한 것이지만 신성한 기운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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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은 생각보다 멀리 있지 않다. 삼십여 분 달렸을 뿐인데 도심에서 벗어나 이렇게 탁 트인 초록의 싱그러움을 온전히 만끽할 수 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점심이나 오후보다는 이른 아침 시간에 찾으면 더욱 느긋한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워낙 깔끔하게 잘 조성된 공원과 자전거도로 덕분에 여자 혼자 달리더라도 충분히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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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 곳 잃은 발걸음이지만 너무 가볍다. 낯설지만 맑고 따뜻한 공기가 나를 반긴다. 이런 우연함이 나의 마음속 인생사진이 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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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톡홀름은 조금만 달려도 바쁜 도시 생활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따뜻한 양분이 될 자연이 이렇게 자리하고 있다. 피상적인 여행지가 아닌 현지인들이 숨 쉬는 장소에서 여유로운 휴식을 즐겨본다. 푸르른 나무와 조용히 흘러가는 강물은 몸과 마음에 푸른 에너지를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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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랜드마크 하나 없는 보통의 시간이었지만 이 순간의 감정과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아무 기대 없이 마주한 순간이라 더 뜻깊고 오랫동안 기억되는 듯하다. 강가를 달리며 스톡홀름의 매력을 발견하고 그 기쁨과 설렘은 내 마음을 살찌우는 양분이 됐다.

    일부러 기억하지 않아도 그저 새겨져 있는 것처럼, 소소하고 작은 여행이 더 편안해서 좋다. 가끔 찾아오는 외로움이나 쓸쓸함에 이러한 추억은 아주 훌륭한 치료제가 된다. 눈으로 즐기고 가슴으로 담는 잔잔하게 흘러가는 여행, 여유를 부탁해.

    유지

    소중한 것들을 위한 기록, 살아가듯 여행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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