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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세 속의 선경, 계림 이강 유람

    Raycat Raycat 2011.08.18

    카테고리

    중국, 계림, 풍경, 액티비티


     

     




    이(리)강은 계림을 가로 지르는 강으로, 길이가 470km에 이른다. 인천에서 부산까지 거리를 생각하면 되는데, 중국 땅은 참 넓다는 걸 다시금 느끼게 해주는 강이다.


    수려한 산세를 따라 유유히 흐르는 이강은 잔잔한 듯 강하게 사람의 마음을 흔든다. 계림이 중국의 북쪽에 자리한 베이징이나 상해와 비교해 아직 낙후된 이유가 바로 이런 절경 때문이라 하는데, 잠시만 계림의 풍경을 바라보고 있어도 시커먼 매연이 솟는 공장을 지을 생각은 하지 못한다. 자연 그대로가 아름다운 이곳에선 오히려 '느린 변화'가 반가운 일일지 모르겠다.


    계림은 확실히 중국의 다른 대도시에선 찾아 볼 수 없는 향수가 느껴졌다. 시내를 조금만 벗어나도 한국의 70년대 농촌을 닮은 정겨운 풍경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강 유람은 계림의 이런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하기에 가장 추천할만한 코스다. 물론 여러 루트가 있지만, 이날 내가 선택한 코스는 배를 타고 1시간 가량 유람하며 안개에 휩싸인 산세를 구경하고 은자암 동굴로 향하는 길이었다.





     






    이강의 선착장으로 가기 위해 도착한 버스정류소. 관광객만 오면 노점상이 "1000원!"을 외치며 흥정을 하는데, 여기서 파는 열대과일은 대체로 싸고 맛있다. 푸짐한 과일 한 접시에 한국 돈으로 1000원만 내면 되는데, 혼자 먹기에 꽤 많은 양을 준다. 사람들이 주로 사먹은 과일을 보니 두리안, 리치, 망고스틴, 복숭아 등이다. 자두는 덜 익은 걸 먹었더니 너무 셔서 그 뒤로 사지 않았고, 수박과 바나나도 맛이 별로였다.


    그래도 계림의 인심 하나는 맘에 든다. 1000원이면 한 봉지씩 담아주니 여행 중에도 넉넉하게 과일을 즐기며 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다. 망고스틴만 해도 한국에 와서 사먹으려니 역시 가격 차가 어마어마하다.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는 역시 '이색 먹거리'를 마음껏 맛보는 '먹는 즐거움'에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여느 중국 음식처럼 계림의 요리들도 대부분 느끼하고 기름진데, 열대과일과 쌀국수는 기가 막히게 맛있어 놀랐다. 재래 시장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으니 기회가 된다면 꼭 사서 먹어보자! 









    재래 시장엔 과일 말고도 신기한 볼거리가 참 많았다. 토란은 삶아서 팔고 생선은 꼬치에 끼워 파는데, 생선을 저렇게 거리에서 통째로 꼬치에 끼워 파는 모습은 익숙지 않다. 예전에 아오모리를 여행할 때 한번 봤지만 계림에서도 이를 발견하곤 놀라고 말았다. 하지만 찌는 듯한 날씨 속에 막 구워서 김이 펄펄 나는 생선은 그다지 당기지 않아, 그저 눈으로만 감상하고 지나쳤다.






     

     

    선착장까지는 위의 사진 속 관람차를 타고 이동하게 되는데,

    15분 정도 달리면 금세 선착장에 도착한다.

     

     




     

     

    선착장에 내려앉은 안개 사이로 기암괴석으로 이뤄진 산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드디어 기다리던 배에 승선!

     

     



     

     

    배도 여러 종류가 마련돼 있는데,

    내가 탄 배의 내부는 이렇게 테이블 하나에 4개의 의자가 배치돼 있었다.

    유람하는 코스에 따라 배 내부 모습도 각기 다르나 보다.

     

     

     

     

     

    어찌됐든 배가 출발하면 위로 올라가서 자리를 잡는 편이 좋다.

    바람을 쐬며 이 곳의 풍경을 즐기다보면 더위는 순식간에 잊혀진다. 

     

     



     

     

    출발하고 좀 지나니 선원 한 사람이 배안에서 빼갈과 갓 튀긴 게를 내온다.

    처음엔 무얼까 싶어 자세히 봤더니, 민물게를 통째로 바삭하게 튀겨 파는 음식이었다.

     

     





     

    그런데 이 게 튀김! 먹지 않았다면 크게 후회할 뻔 했다.

    바삭바삭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과자 같기도 하고 상당히 맛있다!

     

    게 튀김은 한국 돈 1만원을 내면 접시에 수북하게 담아주니 맥주와 함께 먹는 안주로 딱이다.

    중국 빼갈은 38도로 소주보다 독해 별로 내키지 않아 배낭 안에서 맥주를 꺼내 마셨다.

    (참고로 배에서 맥주는 팔지 않으니 미리 챙겨가는 것이 좋다!)

     








    이날 점심을 먹을 때 식당에서 가져온 맥주! 계림의 로컬 맥주인 것 같은데, 가방에 넣어둬서 그런지 좀 김이 새긴 했지만, 그냥 마실만 했다. (사실 대화만 가능하다면, 배의 선장에게 빼갈보다 시원한 맥주를 팔아 보라고 권하고 싶었다!)




     

     

    어쨌든 이젠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맥주를 마시며 이강의 절경을 감상하는 일만 남았다! 

     

    계림 관광의 절정은 역시 이강 유람이 아닐까 싶은데,

    신비롭고 진귀한 모습의 봉우리들을 구경할 수 있어 '현세 속의 선경(仙景)'이라고도 불린다.

    운이 좋으면 이강 유람 도중 가마우지가 물고기를 잡는 이색 광경도 볼 수있다.

     

     

     

     

     

     






    바닥이 다 보일 만큼 물이 정말 맑다. 그 속에서 노니는 물고기들을 보고 있으니 여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어 더욱 좋았다. 저 멀리 강변에는 한가로이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과,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물장구치는 아이들도 있었다. 계림의 이강 유람은 베트남의 하롱베이 만큼이나 평화롭고 아름답다.


    나 역시 배에 걸터앉아 유유히 지나가는 풍경을 감상하며 하릴 없이 강바람을 맞아본다. 맥주까지 시원했더라면 정말 완벽한 '신선놀음'이었겠지만, 여행은 2% 부족할 때 더욱 재미있고 기억에 남는 법이다.








     

    한편 선착장 바로 옆에 보이는 동굴은 종유석으로 유명한 은자암(관암)동굴이다.

    배를 타고 둘러보는 동안 마치 한편의 다큐멘터리를 감상한 듯

    신비로운 대자연의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갔다.

    과연, 현세 속의 선경이었다.





     

    Travel Tip


    계림에 가서 이강 유람을 하게 되면 더도 덜도 말고 1시간 정도 코스를 택하는 것이 좋다. 너무 짧은 시간 내에 돌아보면 아쉬움이 남을 것이고, 너무 오랜 시간 배에 있다보면 지루할 게 뻔하다. 뭐든 적당히 즐기는 것이 좋으니 1시간 짜리 코스를 택해 유람을 즐겨보자.


    또, 배에 오르기 전 꼭 시원한 맥주 한캔과 열대과일를 준비해가길 추천한다! 배에서 파는 게 튀김도 꼭 맛보길 권하고 싶다. 계림에서 맛본 별미 중 하나였다! 




    Raycat

    경험을 공유하며 기계와 놀다가 일상을 벗어나 여행을 가며 고양이를 좋아합니다. 사진을 찍고 글을 쓰고 가끔 그림을 그립니다. 우리가 인연이라면 다시 만나겠지요? 네이버포스트 여행 분야 스타에디터, JNTO 여행작가 블로거, 트래비 객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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