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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상 최고의 수수께끼, 나스카 라인을 내려다보다

    이수호 작가 이수호 작가 2019.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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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타, 미주

    루 여행, 수도 리마를 시작으로 남쪽의 이카를 찾는 것이 교과서적인 루트다. 수년 전, 인기리에 방영한 <꽃보다 청춘> 이후, 수많은 여행자가 이 루트대로 일정을 짠다. 리마 - 이카 - 아레키파 - 푸노 - 쿠스코 - 리마의 루트다. 인근 볼리비아로 넘어가 칠레와 아르헨티나를 훑는 장기 여행자도 많지만, 페루만 10일 내외로 둘러보고 떠나는 여행자도 많다. 나 역시 이런 타깃층을 위해 페루 가이드북을 낸 바 있다.


    나스카 라인 경비행기 투어 예약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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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마와 이카 일정을 마치고 아레키파로 내려가는 길. 나스카라는 작은 도시가 하나 있다. 이카에서 버스로 약 1시간 30분 내외가 걸린다. 여행자가 이 작은 마을을 찾는 이유는 단 하나다. 지상 최고의 수수께끼로 통하는 '나스카 라인(나스카 지상화)'를 보기 위해서다. 나스카 버스터미널에 도착하면, 수많은 여행사 직원이 파리 떼처럼 달라붙는다. 저마다 저렴한 가격에 나스카 라인 경비행기 투어를 예약해주겠다고 접근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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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인상이 좋아 보이는 아주머니를 따라 적당한 가격에 나스카 경비행기 투어를 예약한다. 이때 경비행기 규모와 탑승 인원, 12개의 나스카 라인을 모두 보는지, 또 나스카 도심에서 공항으로의 픽업과 왕복 서비스가 포함되는지 등을 꼼꼼하게 따진 다음 흥정하면 된다. 보통 100달러 전후로 흥정할 수 있다. 도심의 여행사를 돌아다니며 발품 팔아도 좋지만, 나처럼 바로 삐끼를 따라가는 것도 좋다. 무엇보다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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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빠른 결제를 마친 뒤, 전용차량에 올라 나스카 인근에 자리한 경비행기 공항으로 향한다. 작은 공항은 수많은 여행자로 가득하다. 또한 다양한 경비행기 회사들의 부스가 보인다. 얼핏 보더라도 10개가 넘는 회사다. 이들 항공사가 도심의 여행사와 협업, 경비행기 투어를 진행하는 것이다. 요금은 흥정하기 나름인데, 대부분 엇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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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머니를 통해 미리 예약했기 때문에, 잠시 기다리기만 하면 됐다. 아주머니는 항공사 부스 예약과 서류작성 등을 대행해주면서 약간의 수수료를 가져갔을 것이다. 대략 정오를 지나는 시각, 세계의 수많은 여행자들이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경우에 따라 30분~1시간 정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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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항 수수료를 추가로 내야 하는데, 30솔 정도 한다. 티켓에는 '나스카의 순교자'라는 별명이 붙은 독일 출신의 고고학자, 마리아 라이헤의 얼굴이 새겨져 있다. 그녀는 생전 나스카 라인의 비밀을 밝히는데 헌신했다. 교외에 그녀의 박물관과 무덤이 있다. 투어를 신청해 다녀올 수 있다.

     

    하늘 위에서 감상하는 나스카 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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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후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면, 일어서서 직원을 따라 이동하면 된다. 직원은 나스카 라인과 관련된 설명자료를 하나씩 건네준다. 이후 보안검사가 이루어진다. 카메라와 액션캠 등을 들고 비행기에 오를 수는 있지만, 창밖으로 내밀지는 못한다. 보안검사가 이루어진 뒤, 다시 약 20분 정도 대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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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면, 담당 파일럿과 인사를 나눈다. 이후 그와 함께 경비행기가 있는 장소까지 걸어가게 된다. 보통 2명의 파일럿과 5명의 여행자가 오른다. 더 큰 경비행기의 경우에는 최대 12명까지 오르기도 한다. 당연히 작은 비행기일수록 비싸다. 나스카 라인을 더 잘 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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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네덜란드에서 온 젊은 여행자, 그리고 멕시코에서 온 연인, 미국에서 온 청년과 함께 경비행기에 오르게 됐다. 이처럼 멤버가 즉흥적으로 정해지는 경우가 많다. 먼저 온 순서대로 함께하는 것이 보통이다. 여행자들은 반가운 인사를 나눈 뒤, 다시 파일럿을 따라 이동한다. 날씨도 완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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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씨가 무더웠기에 경비행기 날개 밑 그늘로 이동한다. 여기서 파일럿으로부터 안전과 관련된 설명을 듣는다. 같이 온 일행이라고 해도 몸무게에 따라 좌석이 달라진다. 또 좌우에 자리한 여행자 모두를 배려하기 위해 나스카 라인을 여러 차례 곡예비행하며 보여준다. 곡예비행하기 때문에 멀미 증상을 동반할 수 있다. 평소 멀미가 심하다면, 멀미약을 챙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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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전 설명이 끝나면, 파일럿은 나스카 라인에 대한 설명을 시작한다. 공중에서 내려다보면, 나스카 라인뿐 아니라 지상에 그려진 각종 낙서도 보인다. 따라서 미리 예습하지 않으면, 나스카 라인을 확인하지 못하고 돌아올 수도 있다. 따라서 책자에 소개된 나스카 라인의 생김새를 미리 인지해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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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후 여행자들은 잠시 경비행기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는다. 이때 파일럿이 사진을 찍어주기도 하고, 함께 찍을 수도 있다. 그는 약 5분 정도 더 시간을 줬고, 이후 몸무게에 따라 자리를 배정해준다. 나는 네덜란드 청년과 함께 나란히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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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일럿은 우리의 안전벨트를 완벽하게 채워준다. 따라서 안전벨트 착용 방법을 모르면, 잠시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금세 그들이 완벽하게 채워줄 것이다. 그렇게 모두 자리에 착석하면, 파일럿은 준비됐냐는 인사를 건넬 것이다. 경비행기는 금세 활주로를 벗어나 나스카 상공에 떠오른다. 동시에 여행자들은 환호를 내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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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항을 벗어난 경비행기가 나스카 라인이 있는 장소까지 이동하는데, 약 10분 정도 걸린다. 따라서 그 사이 다시 한번 책자를 바라보며 나스카 라인을 숙지한다. 번호 순서대로 지상화를 감상하게 된다. 1번 고래를 시작으로 2번 사다리꼴, 우주인, 원숭이, 개, 벌새, 거미, 알카트라즈, 앵무새, 나무, 손 등의 그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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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덜란드 청년은 나스카 라인에 큰 관심을 보였다. 그는 연신 흥분해 감탄사를 내지르며 사진을 찍어댄다. 파일럿은 첫 번째 지상화, 고래가 밑에 있다면서 알려준다. 한국인 여행자가 자주 다녀가는지 한국말로 "고래!"라고 외치기도 했다. 실제로 그는 "오른쪽, 거미!, 왼쪽 앵무새!"라고 외치며 우리의 이해를 돕는다. 영어와 스페인어, 한국어, 중국어 등 지상화와 관련된 단어를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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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통 기내에서 창밖을 바라보면, 이러한 높이로 지상화를 본다. 지상화의 크기는 제각각이다. 어떤 것은 몇 m에 달하고 또 어떤 것은 수 km에 달한다. 도대체 옛 나스카인들은 왜 이런 지상화를 그린 것일까? 아직까지 수수께끼다. 외계인이 그렸다는 황당한 이야기도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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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스카 라인 가운데, 우주인의 모습이다. 사진을 잘 살펴보면, 우주인의 모습이 보인다. 마치 영화 <이티>에 나오는 그러한 모습으로 말이다. 기내에서 사진을 찍으려면, 셔터 스피드 1/1000 정도로 맞추고 찍어야 흔들리지 않는다. 그리고 연사로 찍는 것이 좋다. 순식간에 지나가기 때문이다. 표준렌즈가 좋다. 망원렌즈로 찍는다고 초점을 잡다가 지상화를 순식간에 놓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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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는 벌새의 모습이다. 나스카 라인 가운데 가장 유명한 그림이기도 하다. 주변에 다른 낙서가 없기에 벌새의 모습은 제법 깨끗하게 관측할 수 있다. 현장에서 최대한 많은 사진을 찍은 다음, 크롭과 밝기 조정을 통해 후보정을 하면, 꽤 깔끔한 지상화 사진을 건질 수 있다. 경비행기 투어는 약 40분 정도 진행되는데, 모든 여행자를 배려해 충분히 둘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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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12개의 나스카를 모두 둘러본 다음, 다시 공항으로 돌아온다. 파일럿은 자주 뒤돌아 우리의 컨디션을 체크하는데, 아무래도 멀미하는 여행자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좌석마다 비치된 비닐봉지가 있으니 참고할 것. 개인적으로 멀미는 하지 않기에 큰 불편 없이 투어를 마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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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스카 라인을 감상하는 최고의 방법은 경비행기 투어다. 하지만 가난한 배낭여행자라면, 마리아 라이헤가 생전 만든 전망대에 오를 수 있다. 손과 나무, 단 두 개의 지상화를 볼 수 있으며 나스카 도심의 여행사를 통해 신청하거나 숙소에서 알선해준다. 

    이수호 작가

    14년차 여행전문 기자. 온라인에서 ‘기곰천사’라는 닉네임으로 활동 중인 여행작가. 계획 없는 여행을 선호한다. 어떤 일이 펼쳐질지 모르는 길 위에서의 불확실성을 즐긴다 - 국내여행잡지 KTX매거진 기자 - 해외여행잡지 <에이비로드> 기자 - 대한항공 VIP매거진 기자 - 제주항공 기내지 <조인앤조이> 기자 - 아시아태평양도시관광진흥기구(TPO) 매거진 기자 - 홍콩관광청 공식 가이드북 <홍콩요술램프> 저자 - 홍콩관광청 공식 미식가이드북 <美식홍콩> 저자 - 가이드북, <모로코 홀리데이>, <페루 홀리데이> 저자 -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주 관광청 가이드북 공저, 감수 - 스위스 융프라우 철도 여행 가이드북 공저, 감수 - 여행에세이 <남미로 맨땅에 헤딩>, <남미가 준 선물>, <남미 찍고 미지의 중미로>, <중남미에서 꿈을 찾다>, <지중해, 뜨거워서 좋다!>, <일탈, 스페인 열정>, <진짜 모로코와 만나는 시간> 저자 - 85개국, 750 여 도시 여행, 취재 - 2016년 1월, 대한민국 대표 여행작가로 핀란드에 초청 - 2016년 10월 SKT 대표 여행작가 내정 - 2017년 1월, 2년 연속 핀란드 초청 - 여행가이드북 어플, 트리플(Triple) 파리, 바르셀로나, 런던, 프랑크푸르트, 뉴욕 저자 - 2017년~ 이수호 여행작가와 함께 떠나는 여행상품(모로코, 페루&볼리비아) 출시 및 인솔 - 2018년 경인방송 <매일 그대와> 코너 여행작가로 3회 출연 - 2019년 KBS2 <생방송 아침이 좋다> 여행작가 코너 4회 출연 - 2019년 JTBC <뭉쳐야뜬다2> 모로코편 4부작 영상 검수 - 2019년 이수호 여행작가와 함께 떠나는 아프리카 여행상품 론칭 - 2020년 올리브티비 <지혜로운 쇼핑생활> 여행작가로 출연 - 2020년 사회평론 <용선생이 간다> 멕시코편 감수 - 2020년 MBC FM4U <푸른밤, 옥상달빛입니다> 여행작가로 2회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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