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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싱가포르 대표요리 '칠리크랩'을 맛보다 @ 노사인보드

    요리엔탈 요리엔탈 2011.08.24

    카테고리

    동남아, 싱가포르, 음식

     

     

     

     

    싱가포르는 '좁은 영토'의 제약으로 음식에 관한 정체성이 다소 부족한 나라였다. 지역 별로 산해진미가 가득한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 음식문화가 발달하기에 태생적으로 불리했던 것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요리를 선뜻 떠올릴 수 없었던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다.

     

    그런 싱가포르를 구원한 요리가 바로 '칠리크랩(Chilli Crab)'이다. 해안을 끼고 있는 싱가포르에서 '게'는 공수하기 수월한 식재료였고, 홍콩과 말레이 반도에서 이민 온 사람들의 입맛에도 잘 맞는 편인지라, 크게 히트하게 되었다.

     

    나아가 세계 비즈니스의 허브인 싱가포르를 찾는 서양인들도 바로 이 '게 맛'에 중독되면서, 세계 속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요리로서 칠리크랩의 위상이 더욱 확고해졌다. 동서양 어디에서도 고급 식재료로 취급되는 게를 달콤한 칠리 소스로 요리했다는 점에서, 전세계인이 칠리크랩의 맛에 반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이젠 싱가포르를 찾는 관광객들이 저마다 칠리크랩을 맛보고 싶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할 정도니, 칠리크랩이 싱가포르의 시그니처 메뉴로 우뚝 올라선 건 확실해보인다. 이탈리아의 피자와 파스타, 한국의 김치와 불고기처럼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음식이 바로 '칠리크랩'이 된 것이다.

     

     

     

     

     

     

     

     

     

    싱가포르의 칠리크랩을 대표하는 레스토랑은 바로 '점보 레스토랑'이다. 클락키에 위치한 점보 레스토랑의 명성은 정말 대단한데, 몇 일 전에 예약을 하지 않으면 식사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인기 만큼은 서양의 미슐랭급 레스토랑과 비교해도 전혀 눌리지 않는 듯 싶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점보 레스토랑을 찾는다고 해서 '칠리크랩'이 점보 레스토랑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차이나타운의 거리에서도 칠리크랩 맛집을 쉬이 발견할 수 있으며, 마리나베이샌즈의 푸드코트에서도 양껏 푸짐하게 칠리크랩을 즐길 수 있다. 그리고 하나 더, 싱가포르 자국인들이 점보 레스토랑보다 더 즐겨찾는다는 곳이 따로 있으니, 그게 바로 노사인보드(No Signboard)다.

     

     

     

     

     

     

     

     

     

     

     

     

    예약을 했든 안 했든 일단 식당 안으로 진입하면 성공이라고 생각하는 건 큰 오산일 듯 싶다. 메뉴를 주문하고 음식이 나오기까지 대략 40분의 시간이 소요된다. 칠리크랩의 조리과정이 복잡하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분명 예약이 밀려서일 것이다.

     

    칠리크랩은 킬로그램(kg) 단위로 주문할 수 있다. 무거운 무게의 칠리크랩을 주문했다고 여러 마리의 게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좀 더 큰 한 마리의 게가 제공된다. 웬만한 무게의 칠리크랩을 주문하더라도 충분히 양이 많으니, 너무 욕심낼 필요는 없어 보인다.

     

     

     

     

     

     

     

     

     

     

     

    일단 기다리면서 지친 목을 축이기 위해 타이거 맥주를 주문한다. 싱가포르에는 다양한 종류의 맥주가 있지만, 주로 구비돼있는 건 타이거와 싱하, 하이네켄 정도다. 물론 아사이와 버드와이저도 종종 찾아볼 수 있지만, 이곳 사람들의 입맛에는 타이거가 더 맞는가보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자리에 앉으면 손타올, 땅콩, 초간장, 손씻는 물이 기본적으로 세팅된다. 다만 여기서 '기본적'이란 표현이 무료를 뜻하는 건 아니다. 땅콩은 $2.5, 물은 $2.9, 손타올은 추가 주문시 1개에 $0.5불이며, 모든 가격에는 10%의 서비스 차지와 7%의 부가세가 추가된다 (그러므로 적당히 먹으라는 의미다 ^^).

     

    일반적으로 한국 사람들은 칠리크랩을 주문한 뒤 맥주나 탄산 음료만 주문해 놓고 기다리는데, 현지 사람들은 중국의 영향을 받았는지 칠리크랩과 더불어 페퍼크랩, 생선찜, 튀긴 돼지고기 요리, 나물볶음 등 갖가지 음식을 주문해 푸짐한 식사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칠리크랩(Chilli Crab)

     

     

     

    드디어 먹기 좋게 잘린 칠리크랩이 등장했다. 상당한 양의 게살이 소스와 버무려져 있으며, 알도 꽉 차 있어, 모두들 체면 불구하고 '얼른 뜯어 먹고 싶어' 하는 눈치다. 게딱지의 크기를 보면 이놈의 무게가 얼마나 나갈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데, 이날 우리 일행이 주문한 게는 1.5kg 정도로 3인이 먹기에 적당한 양이었다.

     

    칠리크랩의 가격은 보통 kg당 $40이면 적당하다. 고급 레스토랑이면 $45~65까지 받는 경우도 있는데 각자의 경제적 여건에 맞게끔 즐기면 그만이다. 시장에서는 더 저렴한 가격으로도 칠리크랩을 맛볼 수 있으니 싱가포르를 찾을 여행자라면 참고할 것!

     

    반면 마리나베이 주변의 고급 레스토랑에서는 칠리크랩의 가격이 상당히 비쌌는데, 한국의 청담동에서 음식을 먹을 때와 비슷한 분위기가 느껴져 싱가포르에서의 마지막 만찬을 즐기기엔 나쁘지 않아 보였다.

     

     

     

     

     

     

     

     

    집게다리를 먹는 데에는 상당한 요령이 필요하다. 일단 칠리크랩은 손을 써서 먹어야 '제 맛'이니, 식사할 때 손에 무엇인가 묻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라도 이번만큼은 마음을 비워야 한다.

     

    또 완성된 집게다리에는 주방에서 미리 망치로 금을 내어 놓기 때문에, 손으로 힘을 줘서 뜯으면 쉽게 살만 쏙쏙 빼먹을 수 있으니 참고하자. 테이블 위에 놓인 쇠집개를 무작정 사용하다보면 온 사방에 소스가 튀는 참사가 발생할 수도 있으니 주의하는 것이 좋다.

     

     

     

     

     

     

     

     

     

    칠리크랩에 곁들일만한 음식들이다. '스팀 라이스(Steamed Rice)'라고 하는 것은 안남미를 쪄서 내어주는 것이고, '만두(Mantou)'는 프라이드 번이라 불리는 빵이다. 두 가지 모두 남은 소스를 듬뿍 찍어 먹기에 좋은 훌륭한 곁들임이다.

     

    소스에 게살이 넉넉하게 풀어져 있으니 어찌보면 이 소스를 맛있게 즐기는 것 또한 중요하다. 위에 소개한 메뉴들은 가격 또한 1불 내외로 저렴하니 주문하지 않을 수 없다. 단, 밥에 여러가지 재료를 섞어 센불에 볶아낸 '볶음밥(Fried Rice)'은 주문을 하더라도 3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며 칠리크랩과도 별로 어울리지 않아 추천하고 싶진 않다. 우리가 보통 밥을 주문할 때 'Rice!'라고 외치면, 가끔 'Fried Rice!'로 잘못 알아듣고,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볶음밥을 가져다주는 낭패를 겪을 수도 있으니 주문 시 꼭 확인하는 센스가 필요하다. 

     

     

     

     

     

     

     

     

     

     

     

     

    칠리크랩으로 한 끼 식사를 해결하니 하루가 든든해진다. 싱가포르의 대표 음식 '칠리크랩'은 기대만큼의 만족감을 주기에 충분한 요리였다. 꽉 차 있는 속살과 넉넉한 알은 진정한 '게' 맛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특히 남은 소스에 밥을 비벼 먹거나 빵을 곁들여 먹는 식의 한국식 식사법도 응용 가능한 점 또한 매력적이었다. 낯설지 않은 동양식 조리방법과 싱싱한 재료의 식감은 한국 사람인 내게도 호감을 주기에 충분했으며, 레스토랑의 분위기 또한 무척 흥겨워서 식사하는 내내 행복하고 유쾌했다. 겟어바웃 독자 여러분도 싱가포르에 간다면, 다른 건 몰라도 '칠리크랩' 만큼은 꼭 맛보시길 적극 추천해드리고 싶다.

     

     

     

    '노사인보드 (No Signboard)' 상세 정보

    => http://nosignboardseafood.com

     

     

     

     

     

     

    협찬 : 싱가포르관광청, 하나투어, 겟어바웃 트래블웹진

     

     

     

    요리엔탈

    요리팀 '7Star Chef' 소속으로 다양한 프로젝트 그룹으로 활동하는 요리사다. 레스토랑 컨설팅을 진행하며 한국식 시그니처 메뉴를 완성해낸다. 20009 Spirit of Austrailia 를 통해 호주의 스타 셰프들과 레스토랑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하였다. 방송활동으로는 LG텔레콤의 OZ핸드폰 CF 모델, Olive TV의 'Tasty Road 2', KBS 이현우의 'Spoon'을 진행하였다. 저서로는 '아주 특별한 저녁식사, 궁극의 메뉴판, 셰프의 노트를 훔치다'가 있으며 네이버 캐스트 '키친 스페셜'에서 맛있는 이야기를 연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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