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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국이 그림이라면 바로 여기, 필리핀 깔랑까만섬

    민양 민양 2020.02.29

    천국이란 물감을 뿌려 놓은 필리핀의 작은 섬
    사람들의 손이 타지 않은 자연과 바다 그대로를 품은 깔랑까만
    먼 길을 가는 고생길조차 행복으로 물드는 곳임에는 틀림이 없다

    마 전 갑작스러운 눈 소식으로 겨울이 이제 막 시작되는 느낌이었는데, 다시금 기온이 올라가면서 봄을 맞이할 때가 온 듯하다. 내 마음처럼이나 방황하는 날씨 탓에 두꺼운 옷을 꺼냈다가 넣기를 반복하는 애매한 날씨의 밀당. 추위를 잠시 머금고 있는 초봄 같기도, 계절의 미련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겨울 같기도 한 지금 생각나는 곳은 천국이 펼쳐진 필리핀의 작은 섬이다. 

    사이판, 세부, 괌, 발리, 코타키나발루 등 유명한 동남아 휴양지가 아닌 '나만 아는 곳'의 느낌이 있고, 보는 순간 반할 수밖에 없는 온 세상 예쁨 가득한 무인도. 힘든 여정을 따라갈만한 가치가 있을 만큼 세상 행복이 담겨있는 작은 섬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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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깔랑까만? 딸랑딸랑 짤랑짤랑 뭐 그런거야?" 지인의 말에 어이없기 보다는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깔랑까만 섬. 꼬맹이가 까불거리는 모습을 두고 '깔랑까만'이라고 표현할 것만 같은 이 이름은 다름아닌 필리핀 작은섬의 이름이다. 하얀 물감을 섬 전체에 뿌리고 부드럽게 손가락 끝 마디로 퍼트려 그림이 완성되었을 것만 같은 아름다운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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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깔랑까만/칼랑까만 섬 (Kalanggaman Island)

    영어 단어는 하나인데 '깔랑까만, 칼랑까망, 깔랑가만' 등 불리우는 이름은 많다. 아무도 살지 않는 무인도 같은 이곳은 환경보존의 이유로 하루에 500명까지 출입 제한을 두고 있다. 오는 길이 쉽지 않아 큰마음을 먹고 방문해야 하는 이 섬에는 하루 종일 스노클링하고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 호핑투어로 잠시 방문하여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 스쿠버다이빙을 즐기고 잠시 구경을 위해 방문하는 이들이 전부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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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으로 가기 위해서는 주로 방카를 타고 이동하게 되는데, 필리핀 북부의 마야항에서 약 2시간 정도 소요되는 쉽지 않은 여정이라는 것. 파도가 심한 날은 갈 수 없고, 마야항까지 가는 거리 또한 쉽지 않은 여정이기에 마음을 단단히 하여 찾아갈 필요가 있다. 아무 생각없이 가다보면 어느새, 뭐 이런 고생을 하며 가야되냐고 육두문자를 뱉어내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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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카에서 내리기도 전에 눈앞에 펼쳐진 풍경을 본 순간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한참을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로 황홀한 장면이 감히 모래를 밟을 수 없게 만들었다고 하면 될까. 필자가 방문했을 당시엔 날씨가 맑았다가 갑자기 흐렸다가를 반복하는 날씨 깡패 같은 날이었지만 상관없었다. 한 폭의 명작이 여기에 있었으니까. 먼 곳까지 이어진 모래 길은 마치 천국으로 가는 길 같았고, 그 길을 잠시 걷는 동안 '하늘을 난다면 이런 기분' 일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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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이 많이 와서 하루 방문자 수를 제한한 것이라 생각했는데, 여행자로서는 아주 다행히도 사람을 만나는 게 어려운 곳이었다. 1일 투어로 방문하게 되는 경우 하루 종일 이 섬에서 머무르며 식사하고 스노클링 하며 시간을 보내게 된다고 하는데, 운이 좋다면 우리만의 프라이빗 비치가 되는 것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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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쿠버다이빙,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는 곳과 수영을 하면 안 되는 곳이 체크되어 있으니 꼭 확인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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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자는 필리핀의 작은 몰디브 버전이라고 말할 만큼 평화롭고, 말도 안 되는 물색의 바다가 있으니 가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필자가 방문했을 당시에는 비수기이다 보니 사람이 없었지만 성수기에는 많은 이들이 찾는다고 하는데, 깔랑까만 섬만 오는 경우는 절대 없고 말라파스쿠아 섬을 찾았다가 오는 경우가 많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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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은 모든 것이 완벽한 것보다 조금의 아쉬움 정도는 남아야 비로소 여행다운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치의 오차없이, 실수 한 번 없이 보낸 시간보다 다시 여행을 떠나게 만드는 요소는 '2% 부족한 무언가'라고 생각하니까. 완벽하게 보낸 여행은 기억에 오래 남지 않고, 계획과 완전히 맞아 떨어지지 않는 게 있었을 때 그 여행의 기억이 저 오래가기도 하고. 물론 개인적인 생각이다. 이러한 생각을 종이처럼 꾸깃꾸깃 접어서 쓰레기통으로 버리고 싶다고 느낀 곳이 바로 깔랑까만 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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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쿠버다이빙을 하고 점심 식사를 위해 찾았던 섬은 고요하면서도 나를 휘감아 덮는, 보이지 않는 미소가 있었다. 바람이 나를 반기며 미소 짓고, 공기가 방긋 웃는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은 곳이었다. 그런 곳에 왔는데 방카에서 점심 식사를 하고 10분간의 산책을 끝낸 후 돌아갔어야 했고, 그 아쉬움이 '미련'이라는 줄에 매달려 아직도 그 바다를 헤매고 있다. 아쉬움이 남아야 좋은 여행은 무슨. 그게 한이 되잖아 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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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드럽게 보이는 만큼이나 모래는 부드럽지 않고 까슬까슬한 것이 슬리퍼를 신지 않으면 다칠 수 있겠다. 관리를 아주 잘하고 있는 섬이기에 유리병이나 플라스틱 등에 발이 찍힐 일은 별로 없겠지만, '보이는 것과 다르게 예상을 깬' 곱지 않은 모래바닥이었다. 하하. 맨발로 다니지 않길 잘했지. 그래도 예뻐. 섬이 참 예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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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이 예뻐지는 작은 섬에서 남긴 마지막 사진을 뒤로하고 안녕. 또 가겠다는 말은 못 하겠지만 내 마음은 이미 비행기를 타고 미니밴을 타고 방카를 타고 고생길을 따라 그곳으로 향하고 있어. 

    645_(13)_88093847.jpg: 필리핀 북부 마야항

     INFO. 

    ■ 필리핀 세부 시티 혹은 막탄에서 택시, 차를 타고 최북단 마야항까지 약 4시간 소요
         : 교통상황에 따라 다르며 필자의 경우 6시간 이동

    • 마야항에서 깔랑까만섬까지 바로 가는 배 없음
    • 말라파스쿠아섬으로 이동 후 호핑투어 / 1일 데이투어 등을 통해 예약 후 깔랑까만 섬 방문
      : 마야항 - 말라파스쿠아까지 30~40분, 말라파스쿠아 - 깔랑까만까지 1시간 반~2시간 소요
    • 마야항에서 말라파스쿠아 섬까지 배 요금(1인) - 100페소~200페소

             *배 탑승 인원수가 적을 경우 추가요금 지불

    ■ 세부시티에서 마야항까지 버스 이동은 가능하나 굉장히 힘든 여정이라 추천하지 않음
    ■ 프라이빗 밴 + 방카 이용

    • 리조트 혹은 다이빙 샵 등에 문의하여 전용 밴과 방카 이용 가능
      단, 편도 10만원 이상의 금액이 들기 때문에 인원이 많을수록 좋음 (이동 동행 구하는 것을 추천)
    • 마야항에서 말라파스쿠아 섬까지 가는 배는 저녁 전에 마감되므로 저녁 이후 섬으로 들어가고 싶다면 전용 방카를 예약해야 함 (이 역시 비용이 저렴하지 않으므로 동행이 있어야 좋음)
       

    ■ 깔랑까만 입장료(1인) - 500페소 
          : 다른 이들과 함께하는 호핑투어나 데이투어가 아닌 전용 방카를 예약하여 가는 것도 가능
            리조트에 문의하거나 현지에서 투어를 진행하는 곳과 흥정하여 이용

     


    가는 길이 쉽지 않아 포기를 하게 된다면 볼 수 없는 동남아의 몰디브, 천국을 그려놓은 듯한 필리핀의 깔랑까만 섬. 간혹 혼자 여행자의 경우 버스를 타고 이동하기도 하는데, 짐을 보관하는 것도 쉽지 않아 소매치기를 당하기도 하니 주의가 필요하다. 필자 또한 여유로운 일정에 혼자 가야 하는 상황이었다면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도전 의식'을 불태웠을 수 있겠지만, 다행히 동행할 이가 있어서 조금은 수월하게 방문할 수 있었던 곳.

    모르면 몰랐을 테지만 알게 된 이상 많은 이들에게 소개를 해주고 싶은, 천국과 현생의 하모니가 울려 퍼지는 곳이 아닐까 싶다. 영상을 찍기만 해도 CF의 한 장면이 연출될 곳. 궁금하다면 고생을 장착하고 떠나볼 가치가 있다.

    민양

    여행의 순간엔 예쁘지 않은 시간도, 기억의 순간엔 예쁜 추억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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