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들어서고 날씨가 추워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따뜻한 나라로 해외여행을 가고 싶은 건 다들 같은 마음일 것 같아요. 제가 소개할 여행지는 365일 매일매일 따뜻한 나라, 필리핀 세부입니다. 세부는 저렴한 물가에 액티비티가 가득한 곳이라 한국인에게 사랑받는 여행지 중 하나입니다. 액티비티가 무궁무진한 뻔한 세부가 아닌, 역사가 남아있는 세부 막탄 시티로 떠나보겠습니다. 

세부의 작은 도시, 막탄 시티

필리핀 세부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은 관광지 중 한 곳입니다. 그렇게 우리가 알고 있는 세부 여행은 보통 액티비티 관광지가 대부분인데요. 그런데 사실 우리가 가는 세부의 여행지는 막탄이라고 불리는 섬이고, 그 섬은 필리핀의 역사가 남아있는 곳이랍니다.

아마 세부 막탄 시티에 가보신 분들이라면, 거리마다 형형색색 어떤 인물의 가면을 발견하셨을 텐데요. 저 또한 차로 이동을 하면서 여러 번 본 적이 있어요. 지금부터 들려드릴 세부 이야기는 그 가면에서부터 시작합니다.

필리핀의 역사가 남아있는,
막탄 슈라인 기념공원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막탄 슈라인 기념공원입니다. 이 기념공원에는 라푸라푸 기념비와 마젤란 기념비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가면의 주인공이 바로 라푸라푸입니다. 막탄 섬은 라푸라푸 섬이라고도 불릴 만큼 라푸라푸가 막탄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라푸라푸는 막탄섬의 부족장이었던 인물로 필리핀의 영웅이라고 전해오고 있고, 그의 기념비가 막탄 섬, 슈라인 기념공원에 전시되어 있답니다. 역시나 공원으로 들어와 보니 막탄 슈라인 기념공원 내에 라푸라푸 가면이 여기저기 걸려있었고요, 이곳을 많은 분들이 깔끔하게 관리하고 있다는 걸 들어오자마자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늘의 주인공 라푸라푸가 필리핀의 영웅이 된 이유는 바로 마젤란이라는 인물 때문인데요. 마젤란은 필리핀 막탄으로 군대를 이끌고 왔다가 부족장이었던 라푸라푸가 이끄는 군대에게 패배한 인물입니다. 막탄 전쟁의 승리를 이끈 게 라푸라푸이고 마젤란은 막탄 전쟁 때 패배와 함께 생을 마감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슈라인 기념공원에는 라푸라푸 기념비 뿐만 아니라, 마젤란의 기념비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먼저 라푸라푸 기념동상은 외세의 침략을 용기 있게 막아낸 존경심을 표하기 위해 세워졌는데요. 직접 보면 위엄 있고 용기 있는 전사의 모습이라는 걸 확인하실 수 있어요. 막탄섬을 지켜주신 분이라니 막탄의 시민, 필리핀의 국민들에게는 의미 있는 영웅으로 칭송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반대편에는 마젤란의 기념비가 세워져있는데요. 사실 이 기념비는 마젤란이 죽고 나서 그 이후에 스페인이 막탄섬을 지배하게 되었고, 그때 스페인에 의해서 세워진 비석이라고 합니다.

저는 이 기념비를 보면서 막탄섬을 지배했던 인물의 기념비를 왜 이곳에서 세워뒀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는데요. 가이드님께 여쭤보니 마젤란은 막탄섬을 침략하기 위해 공격했던 적이긴 하지만, 가톨릭 종교를 전파하면서 많은 기념비적인 것들을 남겼다고 하더라고요. 마젤란이 남긴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이후에 소개할 막탄 산토니뇨 성당에 있는 아기 예수상이라고 합니다. 

라푸라푸 기념비 입구로부터 쭉 들어오면 마젤란 베이를 만나볼 수 있는데요. 호수로만 보였는데 바다라고 합니다. 마젤란 베이는 바다 위에서 자라는 맹그로브 나무숲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바닷물을 먹고 자라는 나무라니 신기했는데, 썰물 때 방문하면 바닷물이 빠진다고 합니다. 이곳에 방문한다면 썰물 시간대를 잘 알아보고 방문해야겠죠?

필리핀을 지켜주는 막탄 산토니뇨 성당

다음으로 이동한 곳은 걸어서 10분 정도에 위치한 막탄 산토니뇨 성당입니다. 차로는 2-3분 거리라서 금방 도착할 수 있었어요. 정면으로 보인 건물 외관이 조금 특이하다고 생각이 들었는데 스페인 병사의 모자를 형상화한 성당이라고 합니다. 이 성당은 스페인 점령기 때 건축된 곳으로, 피해를 입었다가 재건되었습니다.

안으로 들어와 보니 성당의 경건함이 느껴졌어요. 당연히 성당이기에 내부는 정말 조용했습니다. 정면으로는 예수님의 십자가상이 있어서 그런지 무교인 저 또한 마음이 경건해졌고요.  예수님의 십자가상 반대편으로는 대형 스테인글래스가 장식되어 있었습니다. 밖에서 보였던 외관이 안에서 이렇게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다니 반전 매력을 소유하고 있어 더 멋지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가장 안쪽으로 십자가상 아래에 아기 예수상이 전시되어 있는데요. 바로 성당 이름의 산토니뇨가 어린 예수라는 뜻입니다. 이곳에 손을 대고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가 있어, 많은 분들이 줄을 서 계셨습니다. 막탄 산토니뇨 성당까지 왔다면 2020년 소망을 담은 소원 하나는 빌어봐야겠죠?

오늘 소개한 세부 이야기는 많이 알려진 신나는 액티비티 관광지와는 다르게 역사가 느껴지는 경건한 공간이었는데요. 어떻게 생각하면 재미없을 수 있겠지만, 해외여행을 통해 그 나라의 역사적인 관광지도 가볼 만하다고 생각을 하게되었습니다. 세부 여행에서 액티비티 위주의 관광지가 피곤하게 느껴진다면, 잠시 쉬면서 막탄 슈라인 기념공원과 산토니뇨 성당을 거닐며 힐링하시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