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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 서울의 문학 동네를 찾아서

    리즈 리즈 2011.10.13

    카테고리

    한국, 서울, 예술/문화, 가을

     

     

      

    어느덧 가을입니다.

    가을은 참 다양한 언어로 수식되는 계절이지만, 

    많은 이들이 '독서의 계절'로 기억하곤 하죠.

     

    그래서 오늘 저는 여러분께 이 계절에 어울릴법한

    문학 공간 두 곳을 소개해드릴까하는데요,

     

    요즘 '서울의 골목'을 돌아보는 재미에 푹 빠진 제가

    독자 여러분께 추천하고 싶은 곳은 바로,

    성북동 수연산방통의동 보안여관 입니다!

     

    둘 사이에 공통점이 하나 있다면

    '문학'이 태어난 공간이란 것인데요, 

      

    그 높이를 가늠할 수 없을 만큼 부쩍 높아진 가을 하늘을 올려다보며,

    여유로운 가을날에 좋은 사람과 함께 '문학 나들이'를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성북동 수연산방 

     

     

    수연산방으로 향하는 길은 언제나 즐겁습니다.

    버스를 타고 성북동 구립미술관 정류장에서 하차해

    조금 걷다보면 금세 닿을 수 있는 수연산방.

     

    수풀이 무성한 여름에는 한자로 쓰여진 간판이 잘 보이지 않았는데,

    이날은 '상허 이태준 고택'이란 글씨가 또렷하게 보입니다. 

    호흡을 가다듬고, 고고한 고택 안으로 조심스런 걸음을 옮겨봅니다.
     

     

     

     

       

     

    앞마당에 들어서면 단정한 고택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왼편에는 북카페 같은 작은 공간과 정자가 놓여 있고, 오른편엔 한옥이 있지요.

    한옥에는  최고 인기 자리인 누마루와 제가 사랑하는 조용한 툇마루가 있습니다. 

     

     

     

     

     

    이 곳은 구인회에 속한 문학가들이 교감을 나눈 공간이기도 한데요,

    정지용, 이상, 김유정 등 유명한 문학가들이 구인회의 일원으로 활동했다 합니다.

    그래서인지 고택 곳곳에선 문학의 멋과 향취가 느껴집니다. 

     

     

     

      

    이 곳이 바로 누마루인데요, 

    단단하게 네모진 돌이 버티고 있는 마루 위로 올라서봅니다.

     

    요즘 같은 가을 날, 독서 삼매경에 빠지기에

    참 운치 있고 좋은 공간인 것 같아요.

     

    여기에 한옥과 더없이 잘 어울리는 우리 차와 달지 않은 유과,

    그리고 알싸한 생강편강까지 곁들일 수 있다면

    평소에 즐겨 찾던 별다방은 금방 잊게되고 맙니다.

    우리 전통의 매력을 새삼 느낄 수 있는 공간이지요. 

     

     

     

      

    이날 제가 맛본 시원한 모과차와 매실차, 그리고 호박 인절미입니다.

    모락모락 따뜻하게 김이 올라오는 우리 차를 음미하며,

    고소하고 쫄깃쫄깃한 인절미를 먹어 봅니다. (이거야말로 금상첨화군요!)

     

    주인장이 손님을 야박하게 타박하지도 않는 분인지라

    차 한잔이 당기는 날이면 언제든 들르셔서

    마음껏 여유를 부리다 가셔도 괜찮습니다. 

     

     

     

      

    그리고 이곳은 제가 가장 사랑하는 툇마루!

    실은 친구와 이곳에 앉아 우아하게 차 한잔 하고 싶었는데

    이날은 끝끝내 자리가 나지 않았어요.

     

    누군가 자리를 비었을 때 사진 한장 겨우 남길 수 있었는데요,

    다음엔 좀 더 부지런히 이 자리에 앉아 시간을 보내고 싶었어요!

     

    서늘한 가을 바람을 느끼면서 책을 읽다가..

    좋은 친구와 차도 마시고 서로 읽은 책에 대해 담소도 나눌 수 있다면,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한 주말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통의동 보안여관

      

     

    통의동 보안여관도 요즘 인기라지요? ^^

    저는 최근에만 이 곳을 세 번 찾았습니다.

     

    이젠 다 낡아서 뼈대를 드러낸 쓸쓸하고 적막해보이는 이 건물의

    어떤 매력에 빠졌는지 실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지난 주말에 저는 또 이 곳을 방문하고 말았네요.

     

     

     

     

     

    청와대에서 길을 따라 주욱 내려오다보면

    이 곳 '보안여관'을 찾으실 수 있는데요,

     

    한때는 '청와대 기숙사'로 불릴 만큼 작은 여관으로 운영됐지만

    80여년의 시간을 그렇게 여관으로만 보낸 것은 아닙니다. 

    '여관'이란 이름처럼 그저 많은 이들이 이 곳을 스쳐 지나갔겠지요.

     

    그 중 1930년대 '시인부락'이란 문학동인지를 발간한

    서정주 시인이 이 곳에 머문 적이 있다고 하는데요,

     

    그는 바로 이 곳 보안여관에서 김동리, 오장환, 김달진 등

    당대 최고의 시인들과 함께 새로운 문학의 흐름을 선보이게 된것이죠.  

     

     

     

      

    그리고 지금 이 곳은 복합 문화예술공간이 되었습니다.

    10월 7일부터는 차명혜 화백의 개인전시도 열리고 있는데요,

     

    이 곳에서 열리는 전시회들이 좀 더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공간이 가진 특수성 때문이 아닌가 싶네요.

     

    뜯어진 벽지와 삐그덕거리는 계단, 그리고 기괴하리만치

    앙상하게 드러낸 뼈대에선 오랜 세월이 그대로 묻어납니다.

    그리고 그 농축된 시간은 공간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죠.

     

     

      

     

     

     

     

    통의동 여관에서 나와서는 헌책방 '가가린'에도 들러봤습니다.

    이런 저런 서적 외에도 각종 회화전의 프로그램북이 비치돼 있고요,

     

     아마 원하신다면 놀랍도록 저렴한 가격에

    찾으시던 '디자인 북'도 몇권 구하실 수 있을겁니다.

     

     

     

    * * * * *  

     

    서울의 곳곳에는 이렇게 문학의 향기가 가득한 공간이 숨어 있습니다.

    우연히 길을 걷다 윤동주 시인의 하숙집 터 앞을 지나칠 지도 모르고,

    한용운 선생의 심우장과 마주하게 될 지도 모릅니다.

     

    문학 내음이 물씬 풍기는 서울의 운치 있는 동네들을 방황하며,

    올해에도 책과 함께 이 계절 가을을 보낼 것만 같은 예감이 듭니다. ^^

     

     

     

     

     

     

     

     

     

     

     

     

     

    리즈

    보고, 듣고, 마시고, 먹고, 읽고, 느끼는 수동적인 즐거움을 몹시도 즐깁니다. 수동적인 즐거움을 만나기 위한 능동적인 그 어떤 행위도 좋아합니다. 이를테면 여행 같은 게 있을까요? 제가 만난 그 수동적인 즐거움을 함께 느껴보시죠..ㅎㅎ--------------------개인 Blog : http://blog.naver.com/godfkz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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