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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카오라서 가능한 럭셔리 호텔 투어

    민양 민양 2019.12.27

    에그타르트!
    마카오를 떠올리며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은 관광지가 아닌 에그타르트였다. 한국에서도 쉽게 먹을 수 있고, 다른 여행지에서도 맛볼 수 있는 흔한 디저트인데 왜 나는 마카오 여행을 말하며 에그타르트를 가장 먼저 외쳤던 건지.

    생각해보면 나는 알게 모르게, 마카오를 관광자원이 한정적인 카지노 도시라는 편견을 가졌던 것 같다. 그러나 직접 마주한 마카오는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재미난 도시었다. 도시 곳곳에 폭죽 터지듯 등장하는 즐거움으로 동행자와 쉴 새 없이 떠들 수 있게 하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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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콩 여행에 '덤' 같은 느낌으로 많이 찾는 마카오. 나의 지인들을 비롯한 온라인 여행 고수들은 마카오를 향해 '하루면 충분한 여행지'라고 표현하곤 한다. 그러나 마카오를 직접 경험해 본 필자로서는 4일로도 부족하고 또 부족한 여행지였다. '밤의 도시'라는 흔한 말을 사용하긴 싫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다른 단어로는 표현이 안된다. 마카오는 역시나 '화려함의 도시'였다. 

    "이거 봐. 나만큼 화려해?" 
    카지노를 위해, 카지노를 위한 호텔들이 한곳에 모여 누가 가장 빛나는지 겨루는 듯한 착각이 들 만큼 너도나도 독특한 외관과 현란한 조명들을 뽐낸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마카오는 휘황찬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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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경이 잘 보이는 다리 위에서 한동안 멍하니 마카오의 야경을 감상했다. '좋다'라는 단어 하나면 충분했던 순간. 날씨가 흐릴 땐 여기가 마카오가 맞는지 의아한 칙칙함을 보여주었지만, 날씨가 맑을 땐 역시 마카오!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줬던 반전 있는 도시. 

    게다가 도시 어느 곳으로 이동하든 10분이면 충분한데다, 낮은 물론 한 밤에도 매혹적인 순간을 선사해주는 곳이라 머무는 내내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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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을 다니면서 깨달은 것 중 하나는 즐거움을 얻는데 수많은 관광지를 갈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마카오에서 소소한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것엔 무엇이 있을까? 단연 최고는 '야경과 호텔에서 무료로 감상할 수 있는 분수쇼'가 아닐까 싶다.
     

    시선을 사로잡는 다이아몬드 쇼
      1   갤럭시 호텔(Galaxy Mac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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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갤럭시 호텔 1층 로비에는 공작새 깃털을 모티브로 한 인공 폭포가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20분마다 한 번씩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분수쇼가 열린다. 짧은 순간이지만 강렬함을 느낄 수 있었던 건 아마도 화려한 색감 때문일 터. 로비를 가득 채우는 음악과 화려함은 내 몸의 모든 감각을 마비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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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텔 분수쇼가 멋있어봤자 얼마나 멋있겠어'라는 생각을 했었다. 로비에 도착하고 나서도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막혀있는 기둥들 중심에서 변화가 있어봤자 얼마나 변화가 있겠는가. 하지만 달랐다. 예상을 깨는 감동이 있었다는 건 거짓말이지만 관광객들의 귀와 온 시선을 아우르는 거대한 하나의 세계가 펼쳐졌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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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이들의 모습이 담기지 않도록 촬영하다 보니 가까이에서 다이아몬드 쇼를 보았는데, 조금 멀리 떨어져서 전체적인 모습을 보는 것이 더 멋있다는 점. 물줄기 흐르는 분수 위로 다이아몬드가 떠 있는 장면은 마치 광활한 우주 한가운데 놓인 우주선 같았다고 해야 하나. "분수쇼는 대체 왜 보러 다니는 걸까"라는 의문은 앞으로 보게 될 분수쇼에 대한 흥미를 이끌기에 충분했다. 영상을 업로드 못해서 안타까운 부분.

    ■ 갤럭시 마카오 (Galaxy Macau)
    | 위치 | Av. Marginal Flor de Lotus, Macau
    | 전화 | +853 2888-0888
    | 시간 | 20분마다 분수 쇼 진행
     
    https://www.galaxymacau.com/en/

     

    용과 황금나무 쇼
      2   윈 마카오(Wynn Mac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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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르긴 몰라도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지 않을까 싶은 윈 호텔 분수쇼. 호텔 안으로 들어서면 지구본 혹은 황금알을 연상시키는 둥그런 모양의 공연 장소가 보이는데 하이라이트는 바로 천장이다. 십이간지 동물을 황금색 조각으로 만들어 놓은 위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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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연이 시작되면 조명이 변하면서 천장이 열리는데, 기대감이라고는 하나도 없던 나의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듯 압도적인 스케일을 자랑했다. 홀을 가득 채우는 웅장한 음악과 샹들리에가 아래로 내려오는 순간까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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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윈 마카오 나무쇼
    천장에서 내려온 샹들리에는 바닥에서 번영의 나무가 솟아오르면서 다시 천장이라는 블랙홀 속으로 사라진다. 샹들리에와 나무의 상관관계가 대체 무엇인지,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생뚱맞은 조합이기는 하지만 화려함으로 눈을 사로잡는 것은 확실하다. 

    27_(11)_75983301.jpg: 윈 마카오 행운의 드래곤 쇼

    짧은 나무쇼가 끝나고 25분 뒤에 용 쇼가 진행되었는데, 그동안 밖으로 나가서 분수쇼를 감상하고 안으로 들어와서 자리를 잡았다. 딱히 앉아있을 곳이 없어서 편하게 기다릴 수 없었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두 가지쇼는 모두 보고 가야지!

    나무 쇼보다는 임팩트가 약하다는 이야기를 들었건만, 용 쇼가 시작되자마자 어디에선가 중국인들이 대거 나타나 자리를 채웠다. 알고 보니 중국을 상징하는 성스러운 동물로 알려진 것이 바로 '용'이라고. 용-하고 나타나서 파이어-하고 사라지는 용 쇼. 화려함으로 치장한 다른 쇼를 보고 와서 그런지 조금 아쉽기는 했지만, 공연을 보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건 아니니 잠시 들려서 감상해보길 추천하는 바이다.

    ■ 윈 마카오 (Wynn Macau)
    | 위치 | Rua Cidade de Sintra, NAPE, Macau
    | 전화 | +853 2888-9966
    | 시간 | 30분 간격으로 번영의 나무와 용 쇼가 열림
    https://www.wynnmacau.com

     

    눈을 감아도 느껴지는 분수쇼
      3   윈 팰리스 코타이 (Wynn Palace Cat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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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텔 맞은편에서 분수쇼를 기다리는 동안 불어오는 바람도 좋았고, 실내가 아니기에 음악이 압도하는 분수쇼는 기대하기 힘들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나의 착각. 살랑대며 춤추는 물줄기와 귀를 울리는 음악의 윈 팰리스 분수쇼는 여행의 기운을 한층 업 시켜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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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달아 이어지는 두 번의 분수쇼의 미묘의 차이를 찾는 것도 은근히 재미가 쏠쏠하다. 첫 번째 분수쇼에서는 빨간 조명을 쏘아 불타는 듯한 강렬함을 보여주었고, 두 번째 쇼에서는 하얀 물줄기들로 차분하면서도 단호함이 느껴지는 공연을 볼 수 있었다.

    숨을 한번 크게 내쉬게 만들고 마음을 누르는 묵직한 물줄기였달까. 붉은 조명이 비쳤을 땐 바닥을 채운 물이 마그마처럼 보이고 용암이 분출하여 불타오르는 장면이 되었는데, 그 사진은 차마 공개할 수가 없다. 건물이 불타는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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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윈 팰리스 호텔의 외부에는 케이블카처럼 생긴 스카이캡을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스카이캡을 타고 반 바퀴 돌고 하차 후 다시 탑승하여 반바퀴를 돌면서 분수쇼와 야경을 보는 것이 너무 좋았는데, 소정의 비용을 지불해야 할 줄 알았으나 호텔에서 무료로 운영 중이었다. 관광객들에게 너그러운 도시. 덕분에 눈과 귀가 더 즐거운 도시. 특히 윈 팰리스 코타이의 야외 분수쇼는 여행이 끝난 지금도 잔상이 남아있다.

    ■ 윈 팰리스 (Wynn Palace)
    | 위치 | Avenida Da Nave Desportiva, Cotai, Macau
    | 전화 | +853 8889-8889
    | 시간 | 매 시간 15~20분 간격으로 공연(정확한 시간에 맞춰 공연이 시작되지는 않음)
    | 정보 | 시간이 허락한다면 두 번 이상의 쇼를 감상하길 추천. (각기 다른 컨셉과 분위기 감상할 수 있음.)     

    https://www.wynnpalace.com

     

    마카오 속 작은 파리,  에펠탑 야경
      4   더 파리지앵 마카오 (The Parisian Maca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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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여행이 특별한 이유 중 하나는 '호텔 관람'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경험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호텔 투어가 가능했다는 것. 그중에서도 단연 최고였던 곳은 비교적 오픈한지 오래되지 않은 파리지앵 호텔이었다.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을 그대로 재현해놨다. 특히 조명이 켜지는 밤의 야경이 제법 볼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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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생각없이 올라가도 별생각 하게 만드는 에펠탑 전망대. 가는 길에는 예상대로 많은 사람들이 사랑의 열쇠고리를 걸어두었다. 부럽지 않다. 사랑의 열쇠고리를 걸어 놓은들 무엇하랴. 나는 평생 걸어놓을 일이 있을까 싶다. 그런 낭만은 반짝이는 작은 에펠탑을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이 된다. 아마도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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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낮의 파리지앵 호텔은 캐나다 퀘벡의 샤토프롱트낙 호텔을 연상시켰다. 외관의 색감이 그러하여 밤에는 어떤 모습일지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는데, 낮과는 다르게 화려함으로 치장된 예술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래 이 표현이면 충분했다. 호텔이 아니라 예술 한 폭이 그대로 전시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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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리지앵 에펠탑 전망대에서 바라본 호텔 전경. 안개가 자욱한 것처럼 흐린 날씨 탓에 마치 스모그로 가득한 세상에 홀로 빛을 내는 고결한 건축물을 보는 듯했다. 요즘 사람들이 하는 말로 '야경 맛집, 분위기 맛집'은 이럴 때 쓰는 거지. 바람이 불어오는데도 카메라를 내려놓지 못하고 한참 촬영을 하게 만들었던 장면, 현실 속의 꿈같은 장면, 이 궁전의 주인이 나일 것만 같은 착각을 선물로 주었다. 이곳이 내 집이었어야 해.

    ■ 파리지앵 마카오 (Parisian Macao)
    | 위        치 | Lote 3, Strip, SAR, P.R. China, Estr. do Istmo, Macau
    | 전        화 | +853 8111-2768 / +853 8111-2763
    | 관람시간 | 오전 11시 ~ 오후 10시 반 혹은 11시 (날씨에 따라 다름)
    | 입  장  료 | 성인 108MOP , 만 12세 이하 어린이 MOP 87
    https://www.parisianmacao.com/

     

    27_(5)_45827985.jpg: 성바울 성당 유적

    풍경과 야경이라는 것은 어쩌면 꼭 멋진 장면이 다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누가 봐도 환상적인 장소라고 해도 감동을 주지 않을 수 있고, 누가 봐도 잔잔하고 소박하여 볼거리가 없어도 감동을 주는 풍경이 있다고나 할까. 이를테면, 파리지앵 룸에서 바라본 에펠탑 뷰는 멋있었지만 그다지 내 두 눈을 반짝이게 만들지 못했다.

    하지만 건물들 사이로 살짝 에펠탑이 보이던 쉐라톤 호텔에서의 뷰는 내 마음을 반짝이게 만들었다. 누가 봐도 한눈에 멋진 풍경은 파리지앵에서 바라보는 에펠탑이었지만, 계속 바라보고 싶게 만들었던 에펠탑의 모습은 다른 호텔에서 바라본 장면이었달까. 

    분명한 것은 마카오는 나에게 피아노 같았다. 같은 선율이 흐르는 듯 다른 음을 내고, 잔잔하다가도 웅장한 선율이 흐르는 그러한 도시. 그 선율의 중심에서 언젠가 다시 한번 춤을 추고 싶다. 

    민양

    여행의 순간엔 예쁘지 않은 시간도, 기억의 순간엔 예쁜 추억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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