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문 바로가기
  • 메뉴 바로가기
  • 하단 바로가기
  • 축제 끝? 한독협으로부터 비프(BIFF)를 듣다

    JUNE JUNE 2011.10.25

    카테고리

    한국, 경상, 예술/문화

     

     

     

    한국독립영화협회로부터 BIFF를 듣다!

     

    제 16회 부산국제영화제의 변화

     

     

     

     

     

     

    2011년 10월 14일.

     

     

    영화제 기간 내내

    맑고 따뜻한 날씨를 보여주던 부산이었지만

     하필이면 폐막식날 비가 내렸다. 

     

     다행히 새로 지은 센텀시티 영화의 전당에서 진행되는 폐막식 자체는

     비로 인한 영향이 거의 없었다고.

     

     영화제 막날의 비내리는 부산은 인파도 적고 빛도 적어

     오래된 영화 속으로 들어온 듯한 감상에 젖어들었다. 

     

    낯선, 그러나 낯설지 않은

    부산의 남포동과 센텀 시티를 오가며 만난

    영화제의 흔적, 그리고 사람들.

     

     

     

     

     

     

    부산의 정식 표기가 BUSAN으로 바뀌면서,

    피프가 아닌 비프가 된 부산국제영화제.

     

    기존의 영화팬들은 소고기도 아니고 그게 뭐냐며

    다소 불만섞인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바뀐 것은 비단 이름만은 아니었다.

     

     비프가 된 피프. 제 16회 부산국제영화제의 변화에 대해,

    한국독립영화협회(이하 '한독협) 사무차장 김수연 님을 만나 물었다.

     

     

     

     

     

     

     

    Q. 부산국제영화제가 드디어 오늘로 끝이네요. 수고하셨습니다!

     

    A. 빨리 집에 가서 자고 싶네요. (^^) 어제 쫑파티로 술을 너무 많이 마셨더니 ... 우리 대구탕 먹을까요?

     

     

     

    Q. 대구탕 좋습니다. (^^) 수연 님께선 2007년부터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여하고 계신데,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분위기는 어땠나요?

     

    A. 확실히 작년과는 다르네요. 남포동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면서, 센텀시티가 메인이 된것도 그렇고.

     

     

     

    Q. PIFF에서 BIFF로 바뀌면서 달라진 점이 있나요? 

     

    A. 센텀시티의 영화의 전당만 봐도 알 수 있지만, 부산국제영화제가 좀 더 대중지향적인 분위기가 된 것 같아요. 예전에 부산국제영화제라고 하면 좀 더 아시아 영화의 허브같은 느낌으로 신예 감독 발굴에도 애쓰고, 실험적이거나 도발적인 영화도 많았는데, 이번 비프는 좀 더 '축제'에 초점을 맞추고, 많은 사람들이 함께 즐기고 공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힘을 쏟은 느낌이랄까요.

     

     

    Q. 부산국제영화제의 색깔이 조금은 변했나보군요.

     

    A. 물론 나쁘단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꾸준히 부산국제영화제를 즐겨 찾았던 영화 팬들은 올해의 변화가 낯설기도 할 것 같네요. 저 역시 남포동과 해운대에 향수를 가지고 있고요.

     

     

     

    Q. 이번 부산국제영화제 역시 해운대에서 진행되기도 했잖아요?

     

    A. 아무래도 해운대가 상징하는 바가 크니까요. 영화의 전당이 없었을 땐 해운대 바다를 배경으로 개막식과 폐막식이 진행되어서 낭만적이었죠. 뭐, 이번 부산국제영화제는 그런 정취는 상대적으로 옅어졌지만, 세계 탑클래스 영화 축제로 발돋움하기 위해 지나야하는 과정의 일부라고 생각해요. 확실히 관객규모도 커졌고요.

     

       

     

     

     

     

     

    내리는 비로 유난히 쌀쌀했던 14일의 부산.

    인터뷰가 끝나자마자 서울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잔뜩 짐을 이고 나온 그녀는,

    간의 축제를 무사히 끝낸 성취감과 피로가 섞인 표정으로 조근조근 인터뷰에 임했다.

     

    분위기 좋은 카페가 아닌 대구탕집에서 진행된 인터뷰는

    드문드문의 농담과 소탈한 웃음이 섞여,

     

    뜨끈한 대구탕처럼 속 시원하면서도

    편안한 대화가 두런두런 이어졌다.

     

     

     

     

     

    * 사진제공 : 한국독립영화협회

     

      

    한국독립영화협회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인디라운지'를 운영,

    관객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인디라운지는 부산국제영화제와 (사)한국독립영화협회가 함께 진행하는 부스로,

    2003년 처음 개설된 이래, 영화제에 초정된 독립영화는 물론

    국내의 여러 독립영화와 게스트를 소개함으로써

    매년 독립영화인들의 사랑방 역할을 해왔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짧은 영화 긴- 수다>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단편영화감독과 관객의 만남을 주선, 뜻깊은 대화의 장을 열었다고 한다. 

     

     

     

     

     

     

    Q. 2011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가장 화제가 된 인디영화를 꼽자면요?

     

    A. 단연 연상호 감독의 <돼지의 왕>! 11월에 정식개봉을 앞두고 있는 이 국산 애니매이션이 이번 부산국제영화제를 휩쓸었다해도 과언이 아니죠. 최우수감독상, 무비꼴라쥬상, 넷팩상을 수상한 <돼지의 왕>은 부산에서 애니매이션이 상을 받았다는 점, 한 작품이 세개의 상을 받았다는 점에서 '최초'의 수식어를 붙일 수 있을만큼 의미있는 수상을 하였습니다.

     

     

    Q. 저 역시 꼭 보고싶은 작품인데요,  <돼지의 왕>을 짧게 소개해주신다면요?

     

    A. 잔혹스릴러를 표방한 성인 애니매이션인데요. 15년 전 학창시절의 어두운 진실을 밝히는 흥미진진한 전개를 보여주죠. 아무래도 마음이 무거워질 수 밖에 없는 메시지지만, 많은 분들이 이번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돼지의 왕>을 보시곤 찬사를 보냈을만큼 매력적인 스토리와 연출이 돋보이는 영화랍니다. 

     

     

    Q. 수연 님 개인적으로 인상깊은 영화를 하나 더 추천해주신다면 뭐가 있을까요?

     

    A. 개인적으로 '아무도 모른다'의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기적>이 참 좋았어요. 어린이 로드무비 같은 느낌!

     

     

     

     

     

    또한 그녀는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가장 인상깊은 사건으로

    한진 사태에 따른 영화인의 1인 피켓 시위를 꼽았다.

     

    한진 중공업의 비정규직 정리해고에 따른 파업이 점점 사람들에게 이슈화되면서

    스스로 목소리를 내는 의식있는 영화인들도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배우 김꽃비가 개막식 당일 한진중공업의 작업복을 입고

    레드카펫에 오른 것은 이미 언론을 통해서도 이슈가 되었다.

     

    배우 김꽃비는 파격적인 노출을 한 모 배우와 대조적인

    '개념있는 드레스 업'으로 박수를 받았다.

     

     때로는 해학으로, 때로는 풍자로,

    때로는 모든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실주의로-

     

    영화가 현대사회를 통찰하고 꼬집는 수단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이처럼 영화제가 정치적 의견을 표현하는 '광장'이 되더라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당연한 목소리, 당연한 몸짓을,

    모두가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 사진제공 : 한국독립영화협회

     

     

    오색찬란한 LED 조명으로 천장을 뒤덮은 '영화의 전당'을 올려다본다.

    부산 센텀시티에 우뚝 세워진 이 '영화의 전당'이

    BIFF의 새로운 변화를 대변하는 듯 하다.

     

     누군가는 환영하고 누군가는 서운해하겠지만,

    변하지 않는 단 한가지 사실은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가는

    부산국제영화제라는 점일 것이다.

     

     

     

     

     

     

     

     

     

     

     

     

     

     

    남포동 피프광장은 비프광장으로 이름을 바꾸곤,

    이질적인 질감의 새로운 B를 그 위에 새로 새겨넣었다.

     

    광장이란 말이 무색하게 좁은 길, 빼곡히 들어찬 노점상과 상점,

    그리고 낡은 영화관의 추억은 길 위에 그대로 남은 채로

    피프광장은 '비프광장'이라는 새로운 이름 아래 이름표를 고쳐 쓰게 되었다.

     

     이제 더이상 효율적인 동선을 고민하며 예매할 필요도 없고,

    더 넓고 최신 시설의 영화관에서 편안하게 영화를 감상할 수 있게 되었지만

     

    과거의 피프(PIFF)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에게 남포동 구석구석의 무수한 맛집과

    부산을 떠올리게 하는 특유의 정감어린 거리 풍경은 향수로 남을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쌓인 추억 위로 또 새로운 비프(BIFF)의 문화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닐까.

     

     

     

     

     

     

    JUNE

    여행하고 글 쓰는 사람입니다.

    같이 보기 좋은 글

    경상의 인기글

    JUNE 작가의 다른글

    전체보기

    SNS 로그인

    복잡한 절차 없이 SNS 계정으로
    간편하게 댓글을 남겨보세요!

    겟어바웃 에디터라면 로그인을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