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내내 여행하기 좋은 제주이지만, 겨울의 제주는 다른 계절보다 여유롭고 따뜻하게 여행할 수 있어 무척 매력적이다. 새하얀 눈꽃과 다양한 제주의 먹거리, 그리고 겨울에만 볼 수 있는 붉은빛의 동백꽃과 새콤달콤하게 잘 익은 귤 따기 체험까지, 상상만으로도 행복해진다.   

이러한 제주의 겨울이 주는 낭만을 더해줄, 로컬의 매력이 그대로 배어 있는 나만 알고 싶은 아기자기한 제주 로컬 맛집을 소개한다.

 1  제주 청정 한우와 흑돼지의 만남 웅스키친

원래 송당마을에서 유명했던 제주 식재료를 활용한 이탈리아 음식 레스토랑으로 제주공항 근처 오래된 아파트 1층으로 이전했다. 시크한 외관과 입구에 들어서면 보이는 벽난로, 우드 테이블, 아기자기한 소품의 아늑한 느낌까지 그대로 이곳에 머물고 싶은 생각마저 들게 한다.

웅스키친의 대표 메뉴인 제주 한우를 다져서 만든 수제 햄버그스테이크는 구운 감자와 야채, 반숙 달걀 프라이가 얹어진 라이스와 함께 세팅되어 비주얼도 예쁘지만, 두툼한 두께가 부드럽고 담백하다.  수제 한우 / 수제 흑돼지 햄버그스테이크가 워낙 맛있기로 유명하다 보니 간편하게 조리 가능한 팩으로 구성해 타지에서 택배 주문도 가능하다.

버섯 고유의 풍미와 감칠맛이 느껴지는 버섯 크림 파스타는 영양도 풍부하고 식감도 좋아 햄버그스테이크와 더불어 아이들이 먹기에도 좋은 메뉴다. 로마의 대표 파스타인 강렬하고 진한 맛의 푸타네스카 파스타도 있어 토마토소스에 매콤함이 어우러져 입맛을 돋우니 가볍게 와인 한잔 곁들이기도 좋은 식당이다.   

 2  느리지만 정성이 담긴 제주 식재료와 아날로그 감성 주르레식당

번잡한 시내를 벗어난 한적한 시 외곽. 신비의 도로 옆 갈림길을 따라가다 보면 주르레 마을의 제주옹기 숨 미술관과 그릇가게 담화헌이 눈에 띈다. 이정표가 없어 찾기는 쉽지 않지만 담화헌 한 켠에 자리 잡은 아주 작은 식당 주르레를 발견하는 순간 정겨운 풍경에 마음이 편안해진다.

주르레는 혼자 조리부터 서빙까지 1인 운영하는 아주 작은 식당이다. 예약제로만 운영되어 하루에 딱 6팀만 예약 가능하고, 팀당 최대 3인까지만 가능하다. 아날로그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인테리어와 너무 작은 공간에 테이블은 우리뿐. 그래서인지 어느 애니메이션 속 식당에 들어와 오롯이 대접받는 듯한 느낌이 든다.

느리지만 정성이 담긴 미식을 맛볼 수 있는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는 해몰옹기푸알레. 연어와 딱새우, 조개 등을 옹기에 푸짐하게 담아 화이트 와인과 소금으로만 간을 해 오븐에 구운 요리로 짭조름하고 바다의 향을 품고 있는 해산물 요리다. 당근과 단호박으로 만든 담백한 오늘의 스프와 각종 채소, 치즈가 가득한 오일 파스타의 매콤함도 일품이라 어렵게 방문하면 결국 모든 메뉴를 다 주문하게 된다. 

소박하지만 그래서 더욱 정감이 가는 주르레는 바로 옆 담화헌에서 화산토로 빚어낸 제주 옹기 체험과 더불어 즐길 수 있는 제주의 숨은 맛집이다.

 3  맛과 비주얼까지 사로 잡는 애월 심야식당 닻

제주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해산물 중 하나인 딱새우. 익혀서도 회로도 먹을 수 있는 이 딱새우는 사르르 녹는 달콤한 식감으로 제주 여행자들에게 언제나 인기인 식재료이다.  항상 관광객으로 붐비는 애월 해안 도로에 위치한 분위기 있는 심야 식당 닻은 작은 술집이지만 딱새우 사시미 맛집으로도 유명하다. 오픈 시간 18시 이전부터 길게 줄을 서 있는 풍경은 흔히 볼 수 있으니 대기시간을 넉넉히 생각하고 방문해야 한다.  

닻의 시그니처 메뉴는 딱새우 사시미. 숙성과정을 거쳐 비리지 않고 신선하고 달콤한 딱새우회는 딱딱한 껍질과 상반되는 달콤하고 부드러운 식감이 행복하게 한다.  쫄깃한 일반적인 새우와 다른 살살 녹는 식감의 딱새우를 먹고 나면 장식으로 보였던 딱새우 머리를 튀겨 다시 제공하니 술안주로도 제격이다.

가격이 높은 편인 딱새우회로 배를 채우기엔 무리이니 다양한 식사 겸 안주 메뉴도 준비되어 있다. 따뜻하게 몸을 녹여줄 얼큰한 나가사끼 짬뽕탕, 바삭함과 쫄깃함이 일품인 제주 돌문어 통튀김도 인기다. 맥주, 소주, 사케, 칵테일까지 다양한 주류가 준비되어 있으니 제주 특산물과 함께 가볍게 한잔하고 싶다면 분위기 있는 작은 심야식당 닻을 찾아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