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과 도자기의 도시, 이천

서울에서 약 1시간이면 경기도 이천에 도착한다. 서울을 벗어나 고속도로를 달리니 여행 기분을 내기 딱 좋다. 너무 멀지 않아 서울 근교 여행으로도 그만이다. 예부터 토양이 좋아 쌀과 도자기가 유명한 이천은 가보지 않았지만 익숙한 도시였다.

이천 쌀, 이천 도자기가 워낙 유명하기에. 하지만 이천에는 이 두 가지가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 이미 SNS에서는 이천 여행이 뜨고 있다. 뭐가 특별할까? 호기심에 주말을 맞아 이천 여행을 다녀왔다. 쌀과 도자기가 전부가 아니었던 이천을 더욱 풍성하게 즐기는 방법을 소개한다. 

 1  나만의 이천 도자기 만들기

그렇다. 이천은 도자기가 유명하다. 도자기를 그저 보는 것이 아닌 도예 공방에서 체험해보는 건 어떨까? 은근 그릇 욕심이 있는 나는 이천에 가게 되니 나만의 도자기를 갖고 싶어졌다.

이천에는 도자 예술촌이라 불리는 도예마을들이 있다. 숙소 근처에 있던 예스 파크의 도예 공방을 찾아 도예 체험을 신청했다. 수업은 초보라면 컵이나 그릇을 만들 수 있고, 시간은 대략 1시간 반에서 2시간 정도 걸린다. 도자기에 대한 시선이 달라졌던 경험.

:: 수강생들이 만든 컵과 그릇들

흙을 잘라 도예 체험을 시작한다. 어렸을 때 미술시간에 찰흙으로 열심히 만들던 추억이 떠올랐다. 물레 수업은 초보가 하기엔 어려워 선생님의 도움을 많이 받아야 하지만 기초적인 컵과 그릇 만들기는 물레 없이도 가능하다.

컵을 만든다고 했을 때 쉽겠거니 했지만 무려 한 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흙을 밀고 붙이고 다듬는 작업을 반복했다. 뚝딱 만들어지는 게 아니더라. 한 층 한 층 컵의 높이가 높아질수록, 내 컵에 대한 애정이 깃든다. 내 손으로 빚은 컵이라는 특별함이란.

생각보다 그릇은 컵보다 쉽다. 하지만 면적이 컵보다 넓기 때문에 또 다른 세심함이 필요했다. 하지만 컵 만들기보다 시간이 덜 걸렸다. 마지막으로 내가 만든 그릇에 도장으로 글씨나 꽃무늬를 찍어낼 수 있다. 나만의 그릇이라는 걸 도장으로 꽝꽝 표시해두기. 만든 그릇은 건조하고, 유약을 발라 구운 뒤 집까지 택배로 배송을 받을 수 있다. 대략 기간은 3주 정도 걸린다.

일일 체험이 가능하다. 이천 여행 중에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 연인끼리, 가족끼리 많이 방문한다고 한다. 실제로 도예 공방에 가보면 일일 체험을 하는 분들도 있지만 꾸준히 도자기 수업을 받는 수강생분들이 많았다.

얼마나 배우셨냐는 질문에 1년에서 길게는 7년간 배웠다는 분들도 계셨다. 엄청 즐거운 표정으로 핸드폰을 꺼내 직접 만든 그릇 위에 맛있는 요리가 담긴 사진들을 보여주셨다. 정성을 들여 만든 물건이 얼마나 소중한 지 배운 시간.

 2  힐링 스파 즐기기

이천의 명소로 입소문 난 테르메덴. 테르메덴은 이천에 있는 워터파크로 겨울에도 탁 트인 뷰와 따끈한 물로 채워진 인피니트 풀, 아이들과 놀기 좋은 실내 풀, 깨끗한 찜질방, 사우나, 노천탕까지 다 준비되어 있다. 물에서 신나게 놀고 피로까지 풀 수 있는 힐링 스폿.

:: 이천 테르메덴은 규모가 큰 편이다. 건물 자체가 크고 공간들이 넓어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무엇보다 시설들이 깨끗해서 쾌적하게 하루를 보낼 수 있다.

야외에서 즐기는 보글보글 올라오는 따끈한 풀. 더 이상 워터파크는 여름에만 찾는 게 아니다. 겨울에 즐길 수 있으니 이색적이다. 사우나의 노천탕까지 하고 나면 몸이 가뿐해짐을 느낄 수 있다.

인피니티 풀 안은 따뜻한 물로 데워져 있어 들어가 있으면 호강하는 느낌. 얼굴에는 찬 공기의 시원함이, 몸은 따뜻한 온도가 감싸는 인피니티 풀의 매력을 느껴보자.

풀장에서 열심히 놀고 나서 찜질방으로 올라갔다. 일단 시설이 깨끗하고, 쉴 수 있는 장소들이 곳곳에 있어 편안했다. 편백나무방은 온화한 공기가 감싸고 있다. 누워서 티브이도 보기 좋았던.  뜨끈한 바닥에서 온몸을 지지고 싶다면 소금방을 추천한다. 몸 구석구석 따끈하게 달궈지는 느낌 예술! 다섯 가지 테마방이 있다.

평일에는 8시까지 운영하고 주말에는 나이트 스파를 운영한다. 밤이 되면 예쁜 조명들이 켜져 힙한 분위기까지 만끽해볼 수 있다.

 3  이천 예스파크

이천 여행이 즐거운 이유? 쇼핑이 빠질 수는 없다. 도예 공방들의 1층에는 대부분 쇼룸이 마련되어 있다. 서울에서도 이천 도자기를 구매할 수 있지만 이천에서 구매할 때는 특가 상품들이 많아 득템이 가능하다. 저렴한 가격으로 질 좋은 이천 도자기를 구매할 수 있는 기회.

이천 도자기도 도예 공방마다 스타일이 다 다르다. 어떤 곳은 깨끗하고 청아하다면 또 다른 곳은 도자기에서 에너지가 느껴진다. 그래서 도예 공방을 방문한다면 두세 곳 정도 들리길 추천한다.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도자기가 있을 것.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천 도자기, 가서 보면 기품 있는 도자기 하나하나의 매력에 흠뻑 취하게 된다.

 4  이천 쌀밥 정식 즐기기

집에서도 이천 쌀로 지은 밥을 먹고 있어서 굳이 이천에 와서 쌀밥을 먹어야 하나 했지만, 또 안 먹자니 서운하다. 그래도 이천에 왔으니 한정식 한상은 먹고 가야지! 이천을 돌아다니다 보면 큰 규모의 쌀밥 정식 식당들이 많다. 밥에 어울리는 반찬들이 한상 가득 나오기로 유명한 이천 쌀밥집. 메뉴별로 가격대가 달라진다. 

주문을 하니 커다란 상 위에 반찬과 밥이 가득 세팅되어 상째로 나왔다. 상을 그대로 테이블에 끼워주는 방식. 반찬이 많아 만들어낸 방식이겠지? 한정식집의 묘미는 여러 가지 맛깔난 반찬! 밥은 돌솥에 나온다. 밥을 그릇에 덜고 물을 부어 구수한 누룽지를 만들어 먹으니 든든하다.

 5  이천에서 즐기는 호캉스 

이천 여행이 더욱 즐거웠던 이유는 평온한 하루를 선물해주었던 이천 호텔. 서울 근교에서 호캉스를 즐기고 싶다면 이천에 모든 조건들이 잘 갖춰져 있다. 폭신한 침대에서 푹 자고 나니 피로까지 싹 풀린다.

테라스와 정원에 공을 많이 들인 호텔이라 아침저녁으로 산책하기 좋았다. 당일치기 여행으로는 이천의 매력을 모두 느껴보기 어려웠을 것 같다. 아늑한 호텔에서 머물며 이틀간 지내보니 이제는 서울 근교 여행을 고민하는 분들께 자신 있게 "이천은 어때?"라고 추천하게 된다. 새해에 액티비티와 전통을 모두 경험해볼 수 있는 도시, 이천을 가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