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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 문화의 중심지, 말라카의 다양한 얼굴들

    담차 담차 2020.01.24

    말라카(Malacca)를 방문하는 것은 곧 말레이시아를 방문하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다시 말하자면 말레이시아를 잘 표현하고 설명해주는 도시가 말라카라는 뜻일 것이다. 도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곳엔 약 500년이란 피지배의 역사와 다민족, 다문화가 만들어낸 흔적이 도시 곳곳에 배어있다.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독특하고 아름다운 말라카의 다양한 얼굴을 찾아 함께 떠나보자.

    ※말라카(Malacca) 또는 믈라카(Melaka, 말레이)라고 발음하나, 기사에서는 '말라카'로 지명을 통일.

     


    1. 분홍빛의 향연, 네덜란드 광장
    Windmill Dutch Square Melaka


    IMG_7435_37669552.jpg:: 네덜란드 광장 입구

    IMG_7452_17482438.jpg:: I LOVE MELAKA!

    동화 속에 나올법한 짙은 분홍빛 건물이 눈에 띈다. 한쪽에는 시계탑이 보이고 그 앞에 있는 분수와 광장을 메운 사람들은 하나의 아름다운 풍경을 만든다. 커다란 나무 한 그루가 광장의 중심에 서 있고 나무를 면하고 있는 시계탑은 멀리서 이 풍경을 가만히 내려다보는 듯하다. ‘I LOVE Melaka’ 조형물, 그리스도 교회, 역사박물관, 빅토리아 분수를 비롯해 17세기 식민지 시절 지어진 붉은 건축물이 모여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IMG_7454_57135951.jpg:: 빅토리아 분수와 광장

    말레이반도의 남서부, 말라카해협에 면한 항구도시인 말라카(Malacca)는 국제 무역선이 오가던 무역의 중심지였다. 그 때문에 1511년 포르투갈이 아시아 최초의 유럽 식민지로 만들어 향료 무역의 독점과 그리스도교의 선교 기지로 삼았고 그 후 1641년 네덜란드가 빼앗아 해협을 지배하였다.

    이 광장은 네덜란드가 말라카를 지배하던 17세기에 지어진 것으로, 건물의 외벽이 분홍빛을 띠는 이유는 네덜란드에서 공수해온 붉은 벽돌로 지어졌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광장을 시작으로 박물관과 유적지가 모여 있기 때문에 광장을 거점으로 움직이면 좋다.

     


    2. 17세기로 시간여행, 그리스도 교회
    Christ Church


    IMG_7467_17595800.jpg:: CHRIST CHURCH MELA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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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스도 교회 또한 1753년 네덜란드 지배 당시에 지어졌으며 요즘에도 이곳에서 예배를 드린다고 한다. 북적이는 관광객들과 인력거 트라이쇼(Melaka Trishaw)에 손님을 태우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현지인들이 보인다. 광장을 중심으로 펼쳐진 분홍빛 건물들이 언제 봐도 아름답다.

    광장 한쪽에는 네덜란드 총독의 공관이었던 스타더이스(Stadthuys)도 볼 수 있다. 스타더이스는 네덜란드 말로 시청(City Hall)이라는 뜻인데, 동양에 남아 있는 네덜란드 건축물로는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거리를 통틀어 스타더이스거리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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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기독교의 흔적, 세인트 폴 교회
    St. Paul's Church


    IMG_7503_26872578.jpg:: 교회 내부 모습

    광장에서 말라카 해협을 바라보는 방향으로 오르다 보면 작은 언덕이 있다. 바로 세인트폴 교회다. 이 교회는 1521년 포르투갈인들이 예배당으로 건축했고, 이후 기독교를 박해한 네덜란드와 영국의 침공으로 지붕은 무너지고 현재는 벽체만 남아있는 상태다.

    IMG_7493_76382703.jpg:: 프란시스코 사비에르 신부의 동상

    IMG_7492_77608024.jpg:: 자세히 보면 오른쪽 손목이 잘려있다

    교회 앞에 세워져 있는 동상은 프란시스코 사비에르(Francis Xavier)의 대리석이다. 가톨릭계 수도회인 예수회 소속의 에스파냐 선교사로 '동양의 사도'로 불리며 일본에 최초로 그리스도교를 전한 사람이다. 1545~1547년에 주로 말라카 제도 포교에 전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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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_7509_42558893.jpg:: 교회 내부에 세워진 묘비 

    교회 내부로 들어가 보면 벽에 기대어 세워진 묘비를 볼 수 있다. 이곳이 포르투갈인들의 건축 이후 네덜란드 지배 당시 네덜란드 귀족들의 묘지로도 쓰였기 때문이다. '세인트폴 교회'란 이름도 이 시기에 바뀌어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외벽에 남겨진 총탄 자국 또한 볼 수 있는데, 이를 통해 말라카를 둘러싼 쟁탈전이 얼마나 치열했을지 짐작할 수 있다.

     


    4. 전쟁의 잔해, 산티아고 요새
    Porta de Santiago


    IMG_7532_48887091.jpg:: 산티아고 요새

    IMG_7534_99861773.jpg:: 포르투갈 군이 사용했던 대포

    포르투갈과 네덜란드는 말라카의 무역 거점을 확보하려고 전쟁을 벌였다. 세인트폴 언덕에 지어진 산티아고 요새가 1511년에 포르투갈이 네덜란드로부터 말라카 해협을 지키기 위해 만든 것이다. 이후 말라카를 점령한 네덜란드와 영국에 의해 산티아고 요새는 훼손되었고 지금은 성채의 문과 대포만이 남아 역사의 잔해들만 남아있을 뿐이다. 전쟁 당시 포르투갈군이 사용했던 대포의 형체가 잘 보존되어 있다.

    말라카에 남겨진 역사 유적들은 시간을 거스르게 만든다. 말라카의 아름다운 풍경 속 감춰진 아픔과 도시에 숨어있는 다양한 얼굴을 마주하고 싶다면, 말레이시아 말라카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어느새 말라카가 담고 있는 수많은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될 것이다.

    담차

    매일 무언가를 쓰는 사람 담차입니다. 책, 차, 고양이와 여행을 좋아합니다. 제주도 한 달 살기를 한 뒤 <겨우 한 달일 뿐이지만>을 펴냈습니다. 작지만 소중한 것들에 귀 기울이며 글을 쓰고 기록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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