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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콤한 나의 도시, 스페인 헤레즈 와이너리투어

    박프리 박프리 2020.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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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사로운 햇살, 안온한 분위기, 이슬람 지배가 남긴 이국적인 흔적들. 스페인 남부 투어라는 이름이 따로 있을 정도로 안달루시아 지방은 여행자들 사이에서 꽤나 인기가 높다. 특히나 본래부터 스페인이 자생지인양, 너무나도 잘 어울리지만 알고 보면 이슬람에서 건너온 오렌지는 안달루시아 지방에서 친숙하게 만나볼 수 있는 과일나무이기도 하다.

    스페인의 오렌지는 오늘도 황금빛을 뽐낸다. 뜨거운 태양과 지중해 바람 속에서 무럭무럭 오렌지가 익어간다. 많은 여행자들이 이 탐스럽고도 아름다운 스페인의 오렌지나무들을 생각해 보았을 때, 대부분 세비야를 떠올리지만 스페인에서 가장 사랑스러우면서도 아름다운 오렌지들은 단연코 헤레즈에 있다. 그리고 헤레즈를 찾는다면 가장 아름다운 오렌지나무에 먼저 반하고, 가장 향기롭게 영근 포도나무까지 보는 즐거움을 챙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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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nfo | Jerez 헤레즈

    •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 소도시
    • 세비야에서부터 렌페이동 60분 / 11유로 , 버스이동 85분 / 9유로
    • 헤레즈-세레스-셰리 / 스페인어 - 프랑스어 - 영어식으로 표현한 셰리와인의 고장으로 유명하다.
    • 셰리와인 : 스페인을 대표하는 디저트와인


    포르투갈의 포트와인과 더불어 세계적인 디저트 와인으로 유명한 셰리와인은 (스페인어를 못하는 영국인들의 착각에서 비롯되었지만) 그 이름 자체가 헤레즈에서 만든 와인을 뜻한다. 헤레즈는 와인의 바탕이 되는 포도나무가 살기에 최적화된 곳이다. 양질의 토양과 물, 연중 300일 이상이 온화한 날씨까지. 

    과일나무들이 좋아하는 환경을 모두 갖추었으니 헤레즈의 오렌지나무와 포도나무가 그토록 향기롭게 영글게 되는 것이다. 헤레즈는 도시라기보다는 큰 과수원 또는 와이너리라는 느낌이 강하다. 당연스럽게도 헤레즈를 찾는 여행자들은 와이너리 투어를 접한다.

     

    곤잘레스바이야스 티오페페 와이너리투어
    Bodegas Gonzalez Byass - Tío Pe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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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레즈에서 규모가 제일 큰 와이너리는 곤잘레스 바이야스다. 우리에게는 빨간 모자를 쓴 와인 병인 티오페페로 익숙하다. 에펠탑으로 유명한 구스타프 에펠이 디자인한 와이너리로 탁 트인 풍광이 멋진 곳이다. 언어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면 **스페인어 투어를 추천한다.
    **스페인어 투어만 가는 장소가 따로 있다.


    • 매표소시간 11:30 - 14:00 / 15:30 - 17:00
    • 스페인어 투어 12:00 / 13:00 / 14:00 / 16:00 / 17:00
      영어 투어 12:00 / 13:00 / 14:00 / 16:00 / 17:00
      독일어 투어 12:15 / 14:00 / 16:15
    • 매주 일요일은 14:00가 마지막 투어
    • 와이너리투어 16유로 / 와이너리투어 + 와인시음 + 타파스 또는 와이너리투어 + 4가지 종류의 와인시음 19유로
    • 예약 및 참고 사이트 https://www.gonzalezbyass.com/int-en/wineriesandbrands
      < 2019년 11월 기준 >



    FD2A2469_97321488.jpg:: 곤잘레스바이야스 양조장 - 스페인어로는 보데가.

    와이너리 투어는 셰리와인이 숙성 중인 보데가(양조장)에서부터 시작한다. 수백 개의 오크통에서 묵직한 오크 향과 달콤한 와인 향이 뒤섞여 은은하게 퍼진다. 취하기 직전처럼 아찔한 향기들이 가득한 곳이지만, 강한 알콜 향을 빼면 보데가는 아늑하고도 포근한 분위기를 가진 곳이다

    '오크 통을 두드리면 안 된다' 등의 간단한 주의사항을 듣고, 20분 정도 홍보영상을 감상한다. 홍보영상에서는 곤잘레스 바이야스의 400년간 역사, 자부심, 노하우가 나오고 보데가를 관리하는 화려한 퍼포먼스가 나와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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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이너리가 넓다 보니 빨간 꼬마 기차를 타고 투어를 하게 된다. 기차가 멈춰 선 곳에는 티오페페의 상징인 빨간 모자를 쓴 와인병이 자리 잡고 있다. 빨간 모자는 농부의 모자, 빨간 재킷은 투우사의 재킷, 기타는 플라멩코 기타로 스페인의 세가지 매력을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svq0461_(2502)_44578497.jpg:: 헤레즈의 최적의 환경을 보여주는 포도넝쿨들, 생산이 끝나가는 11월이라 열매없이 넝쿨만 볼 수 있다.

    svq0461_(2504)_98957987.jpg:: 곤잘레스바이야스는 셰리와인 외에도 다양한 브랜디를 생산하고 있다. 투어 중 시음은 불가. 셰리와인은 수출하는 동안 변질을 막기 위해 브랜디를 첨가하면서 발달한 주정강화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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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빨간 꼬마기차를 타고 포도밭을 지나 본격적으로 보데가들을 살펴본다. 1년이 채 안 된 신선한 와인에서부터 2년여 시간을 보내고 침전물이 뽀얗게 올라와 크리안사(숙성) 상태가 된 와인까지 다양한 모습들을 생생하게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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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소를 최대한 차단하는 다른 와인과 달리 셰리와인은 틈틈이 산소를 유입시켜 도수는 높게, 맛은 더 부드럽게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위해 오크통의 2/3 정도만 와인을 채운다는 사실과 그래서 햇살 좋은 지상의 보데가를 활용한다는 것, 그리고 오크 통을 매년 바꿔가며 쌓아두어 신선한 와인과 숙성된 와인을 블렌딩해 보다 복합적인 맛을 이끌어 낸다는 셰리와인의 특징을 보데가에서 알게 되었다. 

    셰리와인과 관한 또 다른 재미난 사실이 있다. 셰리와인은 침전물을 제거하기 위해 달걀흰자를 사용하는데 그때 쓰고 남은 달걀노른자들로 푸딩을 만든다고 한다. 이렇게 만든 푸딩이 헤레즈의 와인만큼이나 유명하다고 한다. 

    FD2A2485_43388049.jpg:: 아름다운 와이너리로도 꼽히는 곤잘레스 바이야스, 결혼식장으로 활용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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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보데가에서는 150년 역사를 지닌 오크 통을 본다. 150년 세월에 걸맞게 군데군데 거미줄이 보이지만 마치 고성에 들어온 듯 신비한 분위기다. 150년 역사다 보니 가까이 접근은 불가하다.

    전 세계 왕실에 제공하는 오크 통도 볼 수 있다. 왕가의 문장이 오크통에 박혀있고, 취향에 맞춘 셰리와인을 특별하게 관리 중이라고 한다. 그 옆으로는 전 세계 셀럽들의 사인이 담긴 맞춤식 전용 오크통도 자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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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데가를 나가는 출구에는 와인이 가득 담긴 와인잔과 작은 사다리가 준비되어 있다. 맙소사! 지나가는 생쥐를 위한 와인이란다. 믿기지 않지만 와인잔 위로 생쥐가 와인을 마시는 사진들이 걸려있다.

    헤레즈에 사는 생쥐들은 늘 취해있다. 라는 가이드의 말에 다른 외국인들은 유쾌하다는듯 웃었고, 우리나라의 까치밥이 연상되어 귀엽게도 느껴졌지만 투어 중에 취한 생쥐들을 마주치지 않은 것을 내심 다행으로 여겼다.

    svq0461_(2547)_54931130.jpg:: 곳곳에 보이는 포도넝쿨과 어우러진 길목은 와이너리가 아닌 마치 작은 마을을 둘러보는듯한 기분을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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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와이너리 투어가 끝나면 시음 장소로 이동한다. 모든 사람들이 이곳에서만큼은 화기애애하다. 티켓을 확인하고, 각 티켓에 맞는 와인을 준비해 준다.

    2인이 투어 중이라면 한 명은 타파스 티켓, 한 명은 4잔 티켓을 구매하면 적절하게 이 시간을 즐길 수 있다. 드라이하지만 높은 당도로 향긋하고 달달한 와인과 치즈, 견과류와의 조화가 (마리아주) 와인을 잘 모르는 사람에게도 느껴질 만큼 매우 환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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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홀짝홀짝, 한두 잔 시음을 하다 보면 얼굴이 달아오르지만 크게 취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시음을 하고 나면 기념품 숍에 들리고 싶어지게 된다.

    기념품 숍에는 작고 귀여운 미니어처 와인과 티오페페, 시음을 했던 솔레라 1847, 크로프트 오리지널 등 곤잘레스 바이야스가 생산하는 모든 와인들을 프로모션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는 와인이라 그런지 직원들의 포장 솜씨도 능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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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적인 와이너리 투어는 시음 그리고 기념품 쇼핑으로 마무리 짓지만 스페인어 투어는 다르다. (영어 투어를 했기 때문에 정확한 순서는 모르지만) 스페인어 투어를 진행한다면 전 세계적으로 수출 중인 셰리와인의 오크통이 있는 야외 보데가들을 한 번 더 본다. 모양이 다르게 박혀있어 속상하지만 자연스럽게 태극기가 제일 먼저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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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이너리 투어를 마치고 곤잘레스 바이야스를 나오면 바로 앞에서 헤레즈 성당과 알카사르를 만나볼 수 있다. 규모가 압도적인 세비야 대성당과 리얼 알카사르와 달리 헤레즈의 건축물들은 마을을 닮은 듯 오밀조밀한 모습이다. 그래도 오렌지 나무만큼은 세비야 규모에 지지 않는 존재감을 보여준다.

    도시 전체가 와인 아로마에 젖어있는 듯한 향기로운 도시 헤레즈! 스페인 소도시 중 하나라 모든 여행자들에게 추천하기는 어렵지만 달콤한 분위기에 들뜨고 싶다면 한 번쯤 꼭 들려보기를.

    박프리

    집 아니면 여행, 신랑과 틈틈히 떠나는 주부여행자. 투어팁스 나트랑 가이드북 에디터 / 하나투어 달랏 패키지 컨텐츠 제작 / 한국관광공사 SNS 기자단 / SWALO 여행작가 / 두산백과 두피디아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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