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의 모래사장을 하염없이 걷기, 괌에서 가장 먼저 하고 싶었던 일이다. 약 4시간 반의 비행시간을 마치고 남쪽 작은 섬에 도착하자 원 없이 해변을 걸었다. 도무지 끝을 가늠하기 어려운 바다는 ‘아름답다’는 진부한 표현으론 부족했다. 끝없는 수평선 앞에서는 그 어떤 마음도 선풍기 바람 앞의 아이스크림처럼 사르르 녹아내린다.

괌의 주인 차모로인을 만나다

마리아나 제도 최남단에 위치한 괌은 약 546㎢의 섬으로 우리나라 거제도 정도 크기지만, 주변 섬 중에서 가장 큰 면적을 자랑한다. 지리적으로는 미크로네시아에 속해있지만, 엄연한 미국령 영토로 캘리포니아 주법을 따른다.    

괌은 서태평양의 군사적 요충지로 지난 400여 년 동안 스페인, 일본, 미국의 통치를 받아왔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 때문에 괌은 다양한 문화가 한데 뒤섞여 있다. 하지만 괌의 주인이자 원주민인 차모로족(Chamorro)은 변함없이 고유의 전통을 지켜나가고 있다. 

이나라한과 탈로포포 사이에 위치한 밸리 오브 더 라떼 어드벤처 파크(Valley of the Latte Adventure Park)는 차모로족의 생활상을 엿보기에 아주 적합한 곳이다. 투어의 핵심은 어드벤처 리버 크루즈를 타고 원시림을 간직한 우굼강을 따라 원주민들의 터전을 둘러보는 것이다. 마을에 도착하면 전통복장을 입은 차모로인들이 주먹을 쥐고 엄지와 새끼손가락을 피며 “하파데이(Hafa Adai)”라는 인사를 건넨다.  

괌 어디에서나 들을 수 있는 차모로족 인사말인 ‘하파데이’에는 남태평양 원주민 특유의 긍정적인 에너지가 담겨있다. 그들과 인사를 나눈 뒤 마을의 집과 농장 등을 둘러보며 원주민의 삶을 가까이서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차모로족 전통방식의 불 지피기와 풀잎을 이용한 바구니 직조, 괌의 상징인 물소 타보기 등을 체험할 수 있어 더욱 특별한 경험이었다.

에메랄드빛 풍경 속으로 풍덩!

정적인 바다 풍경을 갖고 있다고 해서 괌을 단순히 휴양지로만 생각하면 오산이다. 괌에서는 역동적인 수상 레저를 즐길 수 있다. 피시아이 마린파크(Fish Eye Marine Park)는 아름다운 경관과 다양한 액티비티를 경험할 수 있는 장소로 해마다 많은 관광객이 찾는 랜드마크다. 전망대 밖에서 바라보는 쪽빛 바다도 일품이지만, 괌의 바다는 내면이 더욱 아름답다. 

전망대 내부 나선형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수중 전망대가 나타난다. 내부에 들어서자 깊은 바다에 잠수라도 한 것 같은 정적이 흐른다. 밖으로 뚫려있는 24개의 창을 통해 유유히 헤엄치는 열대어를 관찰할 수 있다. 어떤 조명도 없이 오로지 바다 위에서 들어오는 빛을 통해 바닷속을 관찰할 수 있어 신비로운 느낌을 더했다.

전망대를 둘러본 후 그대로 바다에 입수해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다. 또한 구명조끼, 물안경, 오리발 등 장비를 대여해주고 안전요원과 동반 입수하기 때문에 경험이 없는 초보자도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다. 안전요원이 주는 먹이를 수면에 올려놓자 물고기들이 눈앞까지 몰려왔다. 바닷속에서 살랑살랑 꼬리를 흔들며 애교 부리는 물고기들이 마냥 부러웠다.

7가지 매력의 바다

괌 사람들은 그들의 바다가 7가지 색을 띤다고 말한다. 섬 어느 곳에서나 바라본 바다는 진한 파란색부터 옅은 초록빛까지 다양해 마치 한 폭의 수채화를 그려 넣은 듯했다. 이처럼 바다가 다양한 색을 내는 이유는 빛의 파장이 물의 깊이와 온도, 산호초 유무에 따라 다르게 반사되기 때문이다. 

괌의 바다 중 가장 많은 이들이 찾는 곳은 메인 해변인 투몬 비치다. 수심이 깊지 않고 파도가 강하지 않아 물놀이에 적합하며 호텔과 리조트, 쇼핑센터, 레스토랑 등 다양한 시설들이 모여있는 시내 한가운데 있어 접근성도 좋다. 때문에 세계 각국에서 온 여행객들이 행복한 얼굴로 저마다의 시간을 보낸다. 

가까운 마트에서 튜브를 구입해 수영하는 것도 좋지만 해변에 있는 상인들에게 스노클링 및 패들보트 장비를 대여해 색다른 경험을 할 수도 있다. 일몰 무렵 해변을 걷는 일도 괌에서는 특별하다. 해가 수평선 밑으로 넘어가기 시작하면 바다는 서서히 보랏빛으로 물든다. 주변 상가의 불빛이 하나둘씩 켜지면 또 하루의 안식일이 지나간다.  

괌에서 먹고 마시고 즐기기

에메랄드빛 바다와 투명한 햇살이 반기는 해변이 괌의 전부는 아니다. 괌은 의류와 생필품, 맛있는 음식을 모두 만날 수 있는 종합쇼핑센터다. 바다에서의 액티비티를 즐겼다면 시내를 돌아다니며 쇼핑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

괌을 대표하는 대형 아울렛으로 전 세계의 다양한 브랜드가 총집합했다. 특히 타미힐피거, 캘빈클라인, 나인웨스트 등 미국 브랜드의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쇼핑몰 내에는 신발, 인테리어, 생활용품 등 다양한 제품을 취급하는 로스(ROSS) 매장도 있는데 운이 좋으면 고가의 상품도 저렴하게 득템 가능하다. 시내와는 다소 거리가 있으나 아울렛 주변으로 각종 레스토랑과 편의시설 등이 있으니 쇼핑 후, 만찬을 즐겨보는 것도 추천한다.  

투몬 샌드 플라자는 괌 시내 중심부에 있는 명품 쇼핑센터다. 투몬 베이의 가운데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으며 한국 관광객에게 인기 있는 구찌, 루이비통을 비롯 20개 이상의 명품 브랜드 매장과 고급 레스토랑 등을 갖추고 있다. 대부분의 제품을 우리나라보다 20% 정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DFS T갤러리아 괌은 하얏트, 아웃리거, 웨스틴 등 주요 호텔에서 걸어서 5분이면 찾아갈 수 있으며 괌에서도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위치해 있다. 괌은 섬 전체가 면세지역인 만큼 저렴한 가격에 명품을 구매할 수 있다. 사전에 쿠폰을 신청해 계산할 때 제시하면 대부분의 상품을 20% 이상 할인된 가격에 받아 볼 수 있다. DFS T갤러리아에는 명품과 코스메틱 브랜드뿐만 아니라 폴로, 라코스테, 꼼데가르송, 메종키츠네 등 캐쥬얼 브랜드도 입점해있다.

대형 마트 체인으로 괌을 방문했다면 꼭 한 번은 들려야 하는 장소다. 괌 여행 필수품인 바나나칩, 마카다미아 초콜릿 등의 먹거리를 비롯해 장난감, 영양제 등도 저렴하게 판매한다. 김치와 컵라면까지 판매하고 있어 현지식으로 느끼해진 속을 달래고픈 이들에게도 안성맞춤이다. 연중무휴 24시간 운영하며 공항과도 거리가 가까워 입·출국 전에 잠시 들려 선물을 사기에도 좋다.

인기 브랜드 매장 및 푸드코트, 영화관까지 갖춘 괌 최대 규모의 쇼핑센터로 특히 주방용품과 아동복 코너가 저렴해 태교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다. 시내 중심가의 호텔에서 셔틀버스가 운행되기 때문에 찾아가기가 쉽다는 것도 장점이다.

괌 맛집을 검색하면 꼭 나오는 식당 중 하나로 가게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새우요리를 주력으로 한다. 인기 메뉴는 코코넛 쉬림프, 감바스, 면과 함께 나오는 비치인쉬림프로 음식 주문 시 밥과 바게트 빵을 함께 준다.

미국에 본사를 둔 유명 레스토랑 체인으로 괌 내에서도 위치가 가장 좋은 시내 중심가에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다. 대표 인기 메뉴는 ‘전설의 10온즈 버거’로 엄청난 크기의 패티와 신선한 채소 토핑이 풍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