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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에서 가장 전망 나쁜, 베들레헴 뱅크시 호텔

    프란 프란 2020.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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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기 예수님이 탄생하신 이스라엘 베들레헴이라는 작은 도시는 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분쟁지역이다. 이곳엔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들의 테러 공격 차단을 명분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 세워진 높은 장벽이 있다.

    하나의 장벽을 두고 이스라엘 측에서는 보안 장벽 , 팔레스타인 측에서는 분리 장벽이라 부르는데, 그 벽엔 아티스트이자 영화감독인 뱅크시의 그라피티가 그려진 것으로도 유명하다.

    P7031291_36576326.jpg:: 이스라엘 분리장벽 바로 옆에 위치한 월드 오프 호텔

    그리고 분리 장벽 바로 옆엔 뱅크시가 세운 <The Walled Off Hotel>이 있다. 2017년 5월에 문을 연 이 호텔은 좁은 골목 하나를 두고 높은 벽면 옆에 위치해 있기에 하루에 해가 드는 시간은 약 25분 정도되고, 객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온통 높은 분리 장벽뿐이라 세계에서 가장 전망 나쁜 호텔로 불린다.

    장벽에 가로막힌 호텔이라는 이름의 <The Walled Off Hotel>은 분리 장벽이 지니고 있는 자유와 평화, 인권에 대한 메시지까지 생각해 본다면 아티스트 뱅크시의 풍자와 철학, 사회비판적인 시선이 그대로 반영된 호텔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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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텔 곳곳에는 팔레스타인이 처한 현실을 전해주는 미술품이 전시되어 있는데 뱅크시의 사회 풍자 가득한 거리미술이 그대로 구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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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페 창문 밖으로 보이는 풍경이라곤 풍자 그라피티 가득한 콘크리트 벽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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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텔 로비는 고전적 영국식 티룸 으로 꾸며져 있으며 스콘과 차를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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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3-20_233647_84034146.jpeg:: 아트 룸을 장식하고 있는 뱅크시의 아트웍 작품들

    영국 출신의 뱅크시는 사회 비판적인 그라피티를 주로 그리는 세계적인 유명 아티스트로, 국적 외에는 알려진 정보가 전혀 없어 얼굴 없는 작가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닌다. 

    그의 작품은 장소의 한계를 두지 않고 전 세계 도시의 거리, 벽, 다리 위에 제작하는 데 거리를 누비며 아직도 자신의 얼굴을 드러내지 않은 뱅크시가 베들레헴에 세운 이 호텔은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현대 미술계의 기념비적인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호텔 전체가 예술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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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뱅크시의 아트워크와 함께 보안 카메라들이 주렁주렁 달려있는데 이는 이스라엘의 삼엄한 감시와 통제를 의미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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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헬레니즘 석고 조각이 마스크를 쓰고 최루탄에 휩싸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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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그 옆에 위치한 서재를 밀면 호텔로 향하는 계단이 나온다. 나는 이곳에 투숙하지는 않았지만 호텔 관계자 측의 배려로 몇 개의 공실을 둘러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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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드 오프 호텔의 3번 객실 <뱅크시의 방>. 팔레스타인 사람과 이스라엘 경찰이 베개를 들고 싸움하는 벽화가 그려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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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Walled Off Hotel>에 딱 하나 있는 귀빈실 presidential suite room은 4명의 투숙객이 함께 머무를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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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실 한켠엔 커다란 대형 욕조가 있는데 탄환이 뚫어놓은 탱크에서 물이 흘러나온다. 전쟁을 떠올리는 조형물들을 객실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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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호텔에서 가장 좋은 객실임에도 전망은 벽으로 가로막혀 살벌한 풍경만 만날 수 있다. 뱅크시 호텔엔 배낭여행자를 위한 1박에 30불짜리 도미토리룸도 있는데 이스라엘 군대의 병참 막사 보급품으로 꾸며져 있다고 한다.

    막사 도미토리라니 정말 궁금했지만 아쉽게도 늦은 시각이고. 손님이 있어서 직접 둘러보진 못했지만 뱅크시 작품으로 꾸며진 호텔 객실을 조금이라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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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호텔 로비로 내려와, 로비 한편에 위치한 기념품 숍에 잠시 들렀다. 이곳에서는 티켓을 구입 후 <장벽 뮤지엄>을 둘러볼 수도 있다. 입장료는 15 셰켈(ILS), 한화로 약 5천 원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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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에서는 뱅크시 작품 외에도 전 세계의 풍자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었는데 주로 전쟁을 주제로 한 작품들이 주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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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에서도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라곤 차갑고 높은 콘크리트 벽, 분리 장벽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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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이슈로 잠시 외출을 자제하고 있는 요즘. 이렇게 자유가 있는 나라에서 잠깐 외출을 자제하는 것도 상당히 답답하다고 느끼는데 인간의 기본권인 이동권조차 이스라엘 군에 의해 저지 당하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비참한 현실이 더욱 안타깝게 다가온다. 

    아티스트 뱅크시가 이곳 베들레헴에서 끊임없이 말하는 자유와 평화의 메시지처럼 모두가 평화로운 그날이 빨리 오길 기대해본다.

    프란

    아이와함께 여행하며 사진찍고 추억을 공유하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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