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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멋이 있고, 맛이 있는, 일본 고베!

    랑도네 랑도네 2011.12.23

     

     

     

     

    고베 여행, 200배 즐기기!

     

       

     

     

    #1. 고베의 유래? 이쿠다 신사에서 찾아보세요!

       

     

    한때 지진으로 큰 아픔을 겪기도 했지만 예부터 국제적인 무역항으로 기능해온 고베.

    고베를 걷는 여정은 그래서 국제적이며 또 따뜻한 발걸음이기도 합니다.

    오사카에서 고배로 오는 여행자들은

    우선 산노미야역 근처에 짐을 푸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그중에서도 산노미야역에서 도보로 3분 정도 거리에 있는

    아마리(Amalie) 호텔

    고베항 워터프론트로 가기에도 제격이고,

    고베 최대의 쇼핑가인 모또마찌 상가에도

    그냥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있어 더없이 좋습니다.

    특히 이 호텔이 끌리는 이유는 고베의 유래,

    그리고 그들이 주장하는 임나일본부설과도 관련이 있는

    '이쿠다(生田)신사' 바로 앞이라는 점이예요.

    <일본서기>에 따르면 이 신사는 서기 201년에 진구황후가 설립했다고 합니다. 일본에서는 진구황후가 한반도를 정벌하고 돌아가는 길에 이 신사를 지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바로 그들이 주장하는 이른바 임나일본부설과 관련이 있는 신사 가운데 하나라는 이야기이죠.

    물론 아직까지 구체적인 증거나 하는 것들은 나오고 있지 않습니다만. 여하튼 그래서인지 지금도 이 신사는 일본 천황가에서 직접 운영하는 신사 가운데 하나인데요, 지명 '고베(神戶)'도 바로 이 신사에서 유래했답니다.

    즉 예전 우리나라에서도 사찰 운영을 위해 국가에서 땅, 즉 사전(寺田)을 주는 제도가 있었는데요, 일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를 테면 이 지역의 땅을 신봉호(神封戸)로 지정하고, 여기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국가가 아니라 이쿠다신사에 조세를 바치고 일을 해야 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신봉호(神封戸)에서 '봉'자가 빠져 아예 지역 이름이 된 것입니다. 신호, 즉 고베라고 말이죠.

    한국은 물론 일본 학게에서도 오류가 지적되고 있는 임나일본부설. 그런 허황된 이야기와 관련이 있는 곳이기에 그다지 기분 좋은 곳은 아니지만 일반적인 일본인들의 주장을 속속들이 알아야 그 오류도 지적할 수 있기에, 그리고 고베의 역사를 아는 데 도움이 되기에 한 번 들러볼 필요는 있는 듯합니다.

     

     

     

    #2. 무지개를 연상케 하는 무명 손수건

     

     

    이곳에서 바다 쪽으로, 즉 남쪽으로 내려오면

    고베 최대의 상점거리인 모또마찌 상가에 닿습니다.

    이곳엔 식료품점도 많고 식당도 적잖은데요,

    그 중에서 눈길을 끄는 건 에도시대 이후 전통염색만을 고집해온

    무명 손수건 전문점 '니지유라(にじゆら)' 입니다.

    니지유라는 '스며들다' 혹은 '하늘거리다'라는 뜻이라고 하는데요,

    그도 그럴 것이 정말로 비가 갠 뒤 일렁거리며 하늘에 떠오르는 무지개를,

    니지유라의 무명 손수건들은 닮아 있습니다.

    총천연색이긴 하지만 과하지 않은 부드러운 색감에,

    전속 디자이너들이 그려내는 정감 있는 선에 이내 반하고 맙니다.

    목을 보호하기 위해 두를 수도 있고,

    도시락을 싸거나 물건을 묶을 때도 쓸 수 있는,

    그야말로 특정한 용도는 없지만

    그 어떤 용도에도 잘 들어 맞는 손수건 같단 생각입니다.

     

    * 참조: www.nijiyura.jp

     

     

    #3. 겨울밤, 빛의 향연 - 고베 일류미나쥬

     

     

    지난 90년대 중반 대지진 당시 전기가 끊겨

    밤만 되면 두려움에 떨어야 했던 고베시민들.

    이들을 위해 시작된 고베 루미나리에를

    아는 분이 계실 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이 루미나리에를 좀더 발전시켜 열기 시작한 게 고베 일루미나쥬인데요,

    올해 처음으로 시작된 행사로, 고베시립 '과일과 꽃' 공원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이 공원은 고베 산노미야역에서 버스로 40분 거리에 있는데요,

    버스는 주중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행합니다.

    네덜란드식 건물과 잘 어울리는 공원에는 꽃과 과일나무들로 가득한데요,

    그 사이에서 밤만 되면 LED를 활용한 빛의 축제가 열리는 겁니다.

    '과일과 꽃 호텔'(Hotel Fruit&Flower)'도 붙어 있어

    가족 단위로 저녁식사를 하는 것도 많이 볼 수 있는데요,

    하루 여행을 마무리하며 여유 있는 저녁식사를 하기에도 맞춤합니다.

    요리사가 그날그날 신선한 재료로 준비하는 저녁세트 메뉴는

    메뉴판으로 활용되는 종이 쪽지가 모자랄만큼 푸짐합니다.

    * 참조: http://kobeilluminage.com

     

     

     

     

     

     

     

    - Travel Tips : 고베에선 뭘 먹을까? -

    '맛'으로 확인하는 일본과 서양의 만남!

    여행의 묘미는 그저 구경하고 체험하는 데만 있지 않지요?

    맛있는 음식과 풍성한 메뉴의 기억!

    쉽게 잊기 힘든 여행의 추억입니다.

    '고베의 맛'은 뭐니뭐니 해도 고베산 쇠고기인 '고베규(神戶牛)'와

    일본에서 흔히 스위츠(Sweets)라 부르는 '디저트'일 겁니다.

     

     

    하나, 고베의 역사를 담고 있는 고베규!

     

     

     

     

       

    먼저 고베규는 고베의 역사를 담고 있습니다. 바로 '개항(開港)'의 역사인데요, 나라와 헤이안 시대 때에는 중국 당(唐)나라에 사신을 파견하는 전초기지 가운데 하나였고, 가마쿠라 시대를 거쳐 도쿠가와 시대, 메이지 이후 지금까지도 일본의 최대 항구 가운데 한 곳입니다.

     

    지금 현재도 일본에서 5위 안에 드는 거대 항구도시인 고베가 세계사 속에 자주 등장하기 시작한 건 메이지유신 직전인 1868년 도쿄 근처의 요코하마와 니이가타, 홋카이도의 하코다테, 큐슈의 나가사키와 함께 무역 항구로 지정되면서 부터입니다. 바로 혼슈에서도 오사카와 교토, 나라 등이 있는 간사이 지방의 개항장으로서 개설이 된 것이지요.

     

    그래서인지 고베 곳곳엔 서양 문물의 흔적을 보여주는 건축물들이 여럿 남아 있는데요, 음식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바로 고베규가 바로 그 증거이지요. 일본에서는 메이지유신 이전엔 육식을 거의 하지 않았답니다. 않았다기보다는 '못했다'는 표현이 맞겠지요. 그도 그럴 것이 엄격한 불교국가였기에 육식을 금기시하는 분위기가 있었고, 소 등 가축은 농업에 활용해야 했기에 도살을 금지했습니다. 그러니 일본에선 쇠고기를 먹는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메이지 유신 이후 고베에도 많은 서양인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는데요, 고베규의 역사는 사실 이들이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쇠고기를 찾던 이들의 눈에 고베 북쪽에 있는 다지마(但馬) 지역의 쇠고기가 눈에 띠었는데 그걸 스테이크로 먹은 이들에 의해 '고베 비프의 맛이 최고'라는 소문이 낫다고 합니다. 보통 한 마리에 150만 엔, 최상급은 1천만 엔에 거래된다는, 고급 쇠고기의 대명사로 알려진 '고베규'의 시작입니다.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고베규는 지금도 다지마에서 나고 자란 소에만 국한되는데요, 우리보다는 산지에서 방목해서 키우다 보니 친환경적일 뿐만 아니라 육질이 촘촘하고 마블링 수준이 뛰어나서 고소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느껴졌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그 맛은 어디에서 봐야 하는 걸까요?

    '고베 프레지르(Plaisir)' 방문은

    고베규의 맛을 맛보기에 더 없이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우리식으로 치면 농협과 비슷한 일본 전농에서 재료를 직접 받는 프레지르는

    지난 2008년에 개업을 한 비교적 역사가 짧은 레스토랑이기는 하지만

    셰프의 열정이나 새로운 메뉴 개발을 위한 노력만은 정상급의 그것으로 느껴졌습니다.

    고베규는 주로 철판구이와 찜,

    샤부샤부 등으로 먹는다고 하는데요,

    쇠고기 본연의 맛을 즐기기 위해

    3,150엔짜리 런치세트 메뉴 가운데 철판구이를 선택해 봤습니다.

    한끼 식사치고는 비싸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고기 외에 딸려 나오는 음식의 수준을 보면

    더할 나위 없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테면 식전에는 효고산 버섯인 마이타케와 고베 남쪽에 있는 섬 아와지시마의 양배추,

    효고산 주황색 무, '나가이모'라고 부르는 마 뿌리의 혹 등이 찜으로 제공됩니다.

     

     

    그리고 아와지시마산 생선에 참깨를 갈아 만든 고마소스와

    역시 아와지시마산 토마토, 효고산 표고버섯과 사각형으로 생긴 콩대인 시카쿠 마메 등이 나옵니다.

    (식전음식의 정점은 양배추 수프와 레몬즙에 귤식초를 섞은 음료수가 찍습니다! ^^)

     

     

     

     

    이어 셰프가 직접 육즙이 입안 가득 퍼지는 고베규를 구워 내는데요,

     

     

     

    대나무숯 소금에 토마토즙 파와 무 등이 어우러진 소스와 궁합이 잘 맞았습니다.

    그리고 이어 아와지마산 쌀로 지은 밥과 교토 북쪽에 있는

    단바지역에서 생산한 검은콩 된장국이 나옵니다.

     

     

     

     

    또 효고산 검은 양배추와 푸리 라이스, 오렌지 컬리플라워, 오이, 방울 토마토 등으로 만든 샐러드와

    깻잎과 비슷하게 생긴 고마쯔나 녹즙으로 입을 가시면 런치코스가 끝이 납니다.

    거금 3,150엔이 아깝지 않은 성찬이었는데요,

    특히 지산지소(地産地消), 즉 그 지역에서 난 재료만 가지고 요리를 하기에

    방사능이다 뭐다 심란한 사정은 잠시 잊고 식사에 전념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나 추가하자면, 저만 이 맛에 반한 건 아니었나 봅니다.

    미국 프로농구 NBA의 유명한 슈팅가드인 코비 브라이언트(Kobe Bryan)의 이름 '코비'가

    바로 고베에서 왔다는 사실 믿겨지세요?

    그의 부모가 레스토랑에서 쇠고기 스태이크를 먹고 그 맛에 반해

    쇠고기 산지인 고베를 이름으로 했다는 겁니다.

    저보다도 훨씬 먼저 고베규에 홀린 사람이 있는 거죠.

     

    * 참조: www.kobe-plaisir.jp

     

     

     

     

     

     

    둘, 30년 전통의 케익과 디저트!

     

     

     

     

     

     

    식사를 하고 나서도 뭔가 허전하다면 고베의 케익과 디저트를 맛보는 건 어떨까요?

    고베 최대의 상점 거리인 모또마찌(元町) 상가 한쪽에 있는 '미우(美侑)'에서는

    32년 경력의 파티셰가 만들어내는 다양한 케익과 디저트를 맛볼 수 있습니다.

     

     

     

     

    일본어로도 '미우'라 발음하는 이 집의 이름은

    맛있고 아름다운(美) 음식을 여러 사람들에게 베풀고 싶다(侑)

    셰프 센가 가츠시 씨의 뜻에 따라 지은 건데요,

    이름만큼이나 섬세하면서도 맛있는 디저트들이 가득했습니다.

     

     

     

    사실 이 집 외에도 고베에는 약 3천 개의 케익-디저트 샵이 있다고 하는데요,

    2011년 현재 고베의 인구가 약 153만 명인 것을 고려하면

    대단한 숫자임에는 틀림 없어 보입니다.

     

     

    아무래도 고베가 서양 문화가 들어온 출입구의 하나인 데서 온 영향이 아닐까 싶어요.

    일본에서는 그만큼 역사가 오래된 케익과 디저트의 고장이라는 뜻이기도 하고요.

    * 참조: www.miu-kobe.com

     

     

     

     

     

     

     

     

     

    셋, 일본 최대 사케 생산지, 고베에서 한잔을!

     

     

     

     

     

    몇 년 전부터인가 우리나라에도 일본식 청주, 즉 사케 붐이 일었습니다.

    고베에 가면 지난 1743년부터 사케를 만들어온 양조장이 있는데요,

    바로 하쿠츠루(白鶴) 주조입니다.

     

     

     

     

    하쿠츠루 주조가 방문해볼 의미가 있는 이유는 바로 자료관 때문인데요,

    사케의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전시하고 있어 유익하게 돌아볼 수 있습니다.

     

     

     

    전시장 한편에는 시음을 할 수 있는 코너도 있는데요,

    외부에서는 판매하지 않는 사케를 직접 맛볼 수 있습니다.

    또 사케를 만들 때 나오는 술찌끼미를 갖고 만든

    화장품 등 각종 아이디어 상품들도 만날 수 있답니다.

    * 참조: www.hakutsuru.co.jp/korea

     

     

    - 취재 지원 -

      

    유니버설스튜디오재팬 (U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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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OBE in 2011

    랑도네

    걷기 여행과 역사를 테마로 하는 여행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그랑 랑도네 코스가 참 맘에 들기에 필명도 '랑도네'로 해봤습니다. 여행과 관련한 글쓰기 작업과 다큐멘터리 진행 등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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