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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울 별미 시메사바 맛집, 교대 앞 주호!

    홍대고양이 홍대고양이 2012.01.11

    카테고리

    한국, 서울, 음식
     

     

     

     

     

     

     

      

     

     

     

     

     

    계절마다 그 계절에 먹어야 할 별미가 있지요.

    오동통 뽀얗게 살이 오른 굴, 찬바람 담은 과메기.

    뜨끈한 김 모락모락 올라오는 어묵, 매콤쫄깃한 떡볶이.

    호호 불어먹는 호빵과 노랗게 먹음직스레 익은 군밤, 군고구마!

     

    그리고 또 하나의 겨울 별미가 있으니~

    고등어 초절임인 시메사바를 놓치지 마세요! 

     

     

     

     

     

     

     

    운반 도중 탄생한 절묘한 풍미

     

     

     

     

     

     

    시메사바. 짠 고등어인 셈인데 안동 간고등어 사촌쯤입니다.

    해산물이 풍부한 일본. 예전엔 운송수단이 마땅치 않았는지라,

    쉽게 상하는 생선을 내륙으로 운반하는 게 고민거리 중 하나였지요.

     

    그래서 생선에 소금, 식초로 간해 해조류에 말아서 교토까지 운반했어요.

    생선은 운반 중 부드럽게 발효되어 나름의 매력적인 풍미가 생겨났다고 해요.

     

    이렇게 교토사람의 미각을 사로잡은 음식이 바로 고등어초절임, 시메사바입니다.

    간단히 말해 시메사바는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는 가운데 태어난 독특한 음식입니다.

     

     

     

     

     

    차마고도는 차를 운반하던 중국의 길입니다.

    실크로드보다 오래된, 차와 말을 팔러 다니던 상인들의 길이지요.

    이 때 차가 말의 등에서 그 녀석 땀이니 뭐니 섞여들어 발효가 되면서

    독특한 풍미를 가지게 되었는데 그게 바로 짚 우린 듯한 풍취의 보이차랍니다.

     

    고등어초절임은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아 무역의 꽃이 되면서

    차마고도처럼 사바카이도라는 고등어길까지 생겨났다고 합니다.

     

     

     

     

     

     

     

     

    교대 주호, 시메사바의 성지

     

     

     

     

     

     

     

     

    서울서 시메사바 먹고 싶을 때 찾는 교대 이자까야,

    주호(酒豪)는 호탕히 술을 잘 마시는 이를 뜻한다고 합니다.

     

     

     

     

     

    술 잘하는, 또는 술 잘 아는 지인과 술의 묘미를 나누는 건

    또한 취함과 버팀의 경계를 즐기는 건 살아가는 묘미 중 하나 아닐까요~^^

     

    겨울이니 참새방앗간처럼 예약하고 들렀습니다.

    크지 않은 가게이지만 주인의 손끝이 야물어 음식 맛이 좋지요.

     

    최수현 사장님은 직업 화가이며 일본서 미술 공부하며 배운 요리로

    주호를 운영하신다고 합니다. 내 음식에 대한 긍지와 애착이 선연한 분입니다.

     

     

     

     

     

     

     

     

    음식은 미학적으로 뛰어나야 잘 해낼 수 있지 않을까요.

    맛과 향과 색, 모양을 아름답게 “구성”하고 거기에 계절감까지!

    이 모든 걸 접시 위에 올리려면 미학적인 눈과, 장인의 손맛이 있어야겠죠.

     

    그래서일까요. 미학적 눈과 장인의 손맛으로 그림도 그리신다고 합니다.

    때때로 전시회 열 정도로 수준급의 그림 솜씨를 지녔다 합니다.

     

     

     

     

     

     

    좋은 술에 어울리는 음식을 고민해서 만들고 소개하는 주인장님. 

    음식처럼 그림도 생각을 “구성”하여 한 폭의 캔버스에 그리니

    알고보면 그림과 음식은 미학적이어야 한다는 공통점이 있는 듯 합니다.

    날마다 접시에 미학적 음식을 담으시고, 때때로 화폭에 미학적 풍경을 담으시고! ^^

     

     

     

     

     

     

     

    시메사바의 오묘한 맛

     

     

     

     

     

    붉은 단풍잎 하나 손을 들어 맞아 줍니다.

    입으로 먹기 전에 눈으로 먹으며 기대감을 매만집니다.

     

    시메사바는 고등어 염장 초절임. 그러나 초. 맛, 짠. 맛 모두 강하지 않아요.

    부드럽게 발효된 날고등어. 숙성되며 조직이 변하고 은근 단맛이 돌죠.

    강하지 않은 짠맛, 신맛이 단맛과 조화되어 독특한 풍미가 있어요.

    질감은 짧게 숙성한 시메사바가 보다 생생하게 느껴지더라구요.

     

    고등어초절임은 염장 고등어를 레몬과 초로 절여 일주일 이내로 숙성해요.

    저희는 3시간 정도 숙성한 시메사바, 2-3일 숙성한 시메사바 한 줄씩!

    빛깔을 보면 보다 오래 숙성된 시메사바가 붉은 기가 적습니다.

    적혈구 내 헤모글로빈이 파괴되어 生의 빛을 잃어 그렇지요.

     

     

     

     

     

    아무래도 비린 맛이 뭉근히 느껴지므로 비위가 약하면

    고추냉이, 생강으로 비린 맛을 지우고 드세요. 

     

    전 고추냉이에 쪽파 약간만 얹어 먹은 오랜 숙성 고등어초절임이 좋았어요.

    알싸하게 코끝 울리면서 혀끝에 단맛 맺히는 섬유질 살아있는 고추냉이!

     

    이 와사비는 505는 일본 가네꾸 제품입니다.

    직접 갈아낸 게 더 좋지만 적어도 튜브 와사비보다 백배 나아요.

    시메사바를 맛있게 먹는 방법에 빠질 수 없는 게 좋은 고추냉이가 아닐까 해요.

     

     

     

     

     

     

     

    술 권하는 사이

     

     

    술 권하는 사회는 싫지만 술 권하는 지인은 좋아합니다. 

     

     

     

     

     

    오늘의 일본 청주, Sake

      

     

     

     

     

     

     

     

     

    혼죠조. 하쿠류 가라구치 Hakuryu karakuchi, 白龍, 백룡

     

     

     

     

    제조사 Hakuryushuzou, Nigata, 720ml,

    Alc 15.5%, 재료 : 쌀, 누룩, 주정 

     

    설국의 나라에 살 것 같은 백룡. 드라이할 것 같지 않나요?

    건조한 단맛이 혀 넘어 차게 목을 흐르고 나면 보드란 향이 올라옵니다.

     

     

     

     

     

     

     

     

     

    하쿠만 조자 노 유메 Hyakuman Choja no Yume,

    百万長者の 夢 백만장자의 꿈

     

    제조사 Nigata Meijyo, 720ml,

    Alc 15.5%, 재료 : 쌀, 누룩, 주정

     

     

    그리고 또 하나의 일본 청주!

    백만장자의 꿈이라. 달콤할 것 같지 않나요?

     

    그러나 달콤한 술도 취하면 마음이 설큼, 쓰린 부분이 생기지요.

    원하는 걸 가졌다고 행복까지 가질 수 있는 건 아닌 것처럼 씁쓰레한.

     

     

     

     

     

     

     

     

     

     

     

    감기 걸리셨나요? 또는, 알큰하게 취하고 싶나요?

    그런 분들을 위해 계란술. 따끈하게 데운 달콤한 사케에 날 노른자 톡!

     

    술 흐름을 닮은 모양으로 계란이 풀어지며 알코올에 비린내가 날아갔습니다.

    한 모금, 아 이런 맛있는, 아이 같은 술이라니. 귀여운 여자한테 어울리는 술일 듯~^^

     

     

     

     

     

    사케 병에 날아갈 듯 내려앉은 유려한 붓글씨들이 작품의 세계를 넘보고 있습니다.

    물 흐르듯 자연스러우면서도 남들과 다른 고유함이 녹아든 아름다움이 있지요.

    참 술이 아름다웠습니다. 맛도, 향도, 그것을 담은 병과, 그것을 뜻하는 글도.

     

     

     

     

     

     

     

    빠질 수 없는 주호의 자랑들

     

     

    시메사바만 먹고 온 건 아니랍니다.

    한잔 두잔 기울이다보면 술이 술을 부르고

    안주는 먹어도 먹어도 부족해지기 마련 아닌가요? ^^

     

     

     

     

    우메보시

     

    시큼털털하면서도 짠 맛이 압도적으로 밀려들어 혀가 마비될 듯한 우메보시!

    술이 깨는 맛. 처음에는 정말 적응 못했는데 지금은 제법 잘 먹습니다.

     

     

     

     

     

     

    고노와다

     

     전 내장류를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크림스러운 질감에 독특한 비린, 동물의 냄새.

     

    해삼내장은 특히 바다냄새가 진해요. 약간의 회 섞으면 씹는 맛도 좋지요.

    고노와다는 해삼 내장. 여기에 꼬들꼬들 씹히는 해조류 넣고 밥 넣고.

    슬슬 비벼서 먹으면 진정 이게 밥도둑이라 할 수 있답니다.

     

     

     

     

     

     

    오뎅탕

     

     
    일본식 국물 요리들은 감칠맛 진하게 나면서 은근하게 단맛이 돌아요.

    주호에선 원래의 국물을 다 비우지 않고 계속 재료를 더해가며 끓인대요.

    족발 삶는 국물을 새로 만들지 않고 계속 재료를 더해가면서 끓이듯 말이죠.

     

     

     

     

     

    가자미

     

     
    바짝 구워진 녀석. 퍼석퍼석하게 구워 내습니다.

    상쇄하려는 듯 유자청 넣어 시트러스 향 가득 싱그럽게 갈아낸 무.

    파삭하게 혀 위에서 부서지는 가자미 살, 그래서 한 모금 더 들어가는 술!

     

     

     

     

     

     

    시사모

     

    겨울에 빠질 수 없는 게 또 이 시사모입니다. 

    알이 터질 듯 들어찬 시사모를 꾸득꾸득하게 말려 구운 다음

    마요네즈 풀어낸 간장에 찍어 먹으면 정말 고소하기 이를 데 없어요.

    여기에 맑고 따뜻한 사케 한잔 마시면 세상 부러울 게 없어지는 맛을 보지요.

     

     

     

     

     

     

    문어 샐러드

     

     
    아. 보드랍고 질기지 않은, 낭창하게 감기는 문어.

    싱그럽게 아삭대는 야채와 함께 참 맛있게 찰진 쫄깃함.

    육덕지고 배부른 여느 안주들과는 다른 도도한 안주랍니다.

     

     

     

     

     

     

     

    PMG. Pour Ma Goule

     

     

     

    “PMG. Pour Ma Goule. 내 입으로 갈 것.

    파는 것이 아니라 파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을 자기 걸로 숨겨 둔다 이거지.

    그리고 친구랑, 내 말은 좋은 친구랑 같이 있을 때에 자기 PMG를 실컷 마시는 거지.“

     

     

    제가 아주 좋아하는 작가,

    뮈리엘 바르베리가 쓴 글에 나오는 문구입니다. 

     

     

     

     

    남주기 아까운 맛있는 걸 주고 싶은 사람.

    그러니 얼마나 “더” 좋아하는 사람일까요.

    내가 먹는 것보다 그가 먹으면 더 배부른.

     

    아주 맛있는, 마시기 아까운 술을 한잔 쪼옥- 들이키고

    아주 맛있어, 먹기 아까운 안주를 한 젓갈- 먹는 만족감이란.

     

     

     

     

     

     

    좋은 술과 좋은 안주의 좋은 점은 뭘까요?

    좋은 이를 떠올리게 만든다는 점 아닐까요?

     

    같이 하고 싶은 이가, 이 좋은 것의 “좋음”을 알고

    나눌 사람이 필요해진다는 말이지요.

     

    뺨 붉게 어는 때의 좋은 점은 뭘까요?

    따스한 이가 그리워지게 만든다는 점 아닐까요?

     

    같이 하고 싶은 이가, 그래서 따뜻해지는

    “좋은” 당신이 절실해 진다는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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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좋은 사람에 대한 필요와 절실.

    겨울의 별미와 함께 채워 보세요~^^

     

     

      

     

     

     

    교대 이자까야 '주호'

      

     

    서울시 서초구 서초 3동 1569-9, 교대 충신 교회 앞

    전화번호 : 02-3487-1040

     

     

    메  뉴 :

     

    시메사바 (고등어 초회, 소 15000 / 중 25000 / 대 35000)

    광어와 해삼내장 (히라메 고노와다,  25000)

    문어초회 (10000), 참치타다끼 (15000), 광어 (15000)

    도미껍질회 (15000), 모듬회 (소 30000 / 중 50000)

    이까나또 (오징어+나또, 15000), 오뎅탕 (15000), 나가사키 짬뽕 (18000) 등

     

     

    주  류 :

     

    하큐류 白龍 니이가타 (50000) 등 

     

     

     

     

     

     

     

    홍대고양이

    동아사이언스 과학기자, 웹진과학전문기자, 아트센터 객원기자, 경기여행지식인단으로 활동. 지금 하나투어 겟어바웃의 글짓는 여행자이자 소믈리에로 막걸리 빚는 술사랑 여행자. 손그림, 사진, 글로 여행지의 낭만 정보를 전하는 감성 여행자. http://mahastha.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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