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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오스 여행의 관문' 어쩌면 더 멋진 그 곳, 비엔티안

    귤공주 귤공주 2019.11.19

    '청춘 여행의 메카'인 라오스를 다녀왔다. 많은 사람들이 그러했듯 나 역시 루앙프라방과 방비엥을 다녀왔다. 아름답고 여유로운 루앙프라방과 액티비티 천국 방비엥을 여행하며 '이 맛에 라오스 여행을 하는구나'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잊고 있었던, 이 모든 여행지를 가기 위해 들러야 하는 '라오스의 관문' 비엔티안을 잠시 주목해보자. 그곳은 어쩌면 당신이 생각하는 것 이상의 매력을 숨기고 있는 도시일 테니까.


    코프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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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격적인 라오스 여행 시작 전, 라오스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코프 센터(COPE Visitor Centre)에 들렀다. 인도차이나반도의 중심에 위치한 내륙 국가 라오스는 주변 5개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우리나라도 수없이 겪었듯, 라오스 역시 옛날부터 이웃 국가들이 침략을 일삼았다. 그렇게 지금까지 라오스를 밟고 지나간 수많은 침략과 전쟁, 그 후에 남겨진 불발탄에 피해를 입은 라오스인들이 의족과 의수를 만들고 재활을 위해 힘쓰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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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설립 배경에 비해 이곳이 주는 분위기는 훨씬 밝다. 터진 폭탄의 파편을 화분으로 사용하고, 도움의 손길들에 감사를 전하고, 재활 훈련을 통해 만든 수공예품을 판매하는 등 불발탄 피해자들의 아픈 부분보다는 희망적인 상황을 강조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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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오스가 입은 피해 규모와 현재 상황, 의족과 의수가 만들어지는 과정까지 설명을 듣자 짧은 시간에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여행에서 느끼는 즐거움도 좋지만 여행지의 역사와 아픈 부분을 들여다본 후 시작하는 여행은 그 깊이가 다르다. 나 역시 코프 센터 방문으로 인해 라오스라는 나라를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를 마칠 수 있었다.

     

    빠뚜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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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도시의 높은 곳에 올라 풍경을 감상하는 걸 좋아한다. 하지만 높은 건물이 적은 비엔티안은 마땅히 전경을 보거나 야경을 즐길만한 명소가 많지 않다. 빠뚜싸이(Patuxay Monument)는 그 아쉬움을 해소해준다.

    유럽식 아치형으로 만들어진 이 기념비는 파리의 샹젤리제 끝자락에 있는 에뚜알 개선문을 떠올리게 한다. 55m 높이의 건축물은 적어도 비엔티안에서는 꽤 높은 편으로 전망대에 올라 비엔티안의 스카이라인을 감상하기 좋다.

    특히 빠뚜싸이가 만들어내는 야경이 정말 멋있는데 분수대 안 물에 비치는 반영이 신비롭고 아름다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단, 오후 4시에는 문을 닫는다는 단점이 있다. 관광명소 치고 너무 일찍 닫는 것 아닌가 살짝 볼 멘소리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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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빠뚜싸이는 여러모로 흥미로운 점이 많다. 외관의 모양은 분명 유럽의 것인데 속의 디테일을 보면 라오스의 문화가 녹아있다. 밤이면 조명 빛을 받아서 금으로 장식한 천장이 화려하게 빛나는데, 힌두교와 불교문화가 녹아있는 신화를 모티프로 한 장식들을 확인할 수 있어 고개가 아플 때까지 천장을 보게 된다.

    불교, 더 나아가 힌두교의 영향을 받은 동남아의 많은 건축물과 사원들이 반조반인(半鳥半人)인 킨날리(Kinnaly)의 모습을 담고 있는데 빠뚜싸이에서도 그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걸 볼 수 있었다. 빠뚜싸이에서 라오스 문화도 느껴보고 야경도 즐기는 건 어떨까?

     

    왓호파깨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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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왓호파깨우는 맞은편의 왓씨사켓과 묶어서 많이 가는 라오스 여행 코스 중 하나다. 햇빛이 작열하는 이른 아침에 다녀온 왓호파깨우는 화려한 외관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잘 관리되고 있는 단정한 정원의 풍경과 반짝이는 사원의 모습이 멋스럽다.

    1565년도에 지어져 에메랄드 불상을 모시고 있던 이 사원은 현재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귀하디 귀한 불상은 태국에 뺏겨버렸지만 아름다운 외관 때문에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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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멋진 외관 덕분에 사진도 잘 나오는 편이다. 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는 사원 내부는 다양한 문화재로 가득 차있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박물관으로 들어가기 전에도 건물에 올라오려면 신발을 벗어야 한다.

    맨발로 바닥을 자근자근 밟다 보면 느껴지는 시원한 기운에 잠시나마 라오스의 더위를 피할 수 있다. 날이 워낙 덥기에 잠시나마 즐기는 이 시원함도 부처님의 선물처럼 느껴진다.

     

    왓씨사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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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왓호파깨우 맞은편에 자리한 왓씨사켓은 화려한 왓호파깨우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차분함으로 사람들을 맞이한다. 뜨거운 햇빛을 받아 더욱 진한 노란 기운이 도는 사원은 무려 1만 개의 불상으로 빙 둘러싸여 있다.

    걸음걸음마다 마주치게 되는 불상은 각기 다른 크기와 모습을 하고 있다. 시암 왕조(현 태국)의 점령 기간 동안 수많은 라오스 내 사원들이 파괴되었는데 이곳은 불상의 신성한 기운 덕분인지 유일하게 파괴되지 않은 곳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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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식되거나 다친 불상들도 많았다. 한쪽에는 다친 불상들을 보관한 유리장이 있는데 전날 보고 온 코프 센터가 떠올랐다. 불상들의 코프 센터인걸까? 사원이 그리 크지 않아서 한 바퀴 천천히 둘러보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곳의 경건한 분위기는 꽤 오랫동안 잔상을 남겼다.

     

    도가니 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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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 맛있는 음식을 사랑하고 여행을 가서 맛보는 새로운 음식을 사랑하는 나는 당연히 비엔티안에서도 맛집을 찾아갔다. 그중에서도 제일 좋았던 곳은 단연 도가니 국수 집이었다. 한국인도 많고 심지어 가게 곳곳에 한국어로 '도가니 국수' 다섯 글자가 큼지막하게 쓰여있어 여기가 한국인지 라오스인지 헷갈리는 곳이다.

    하지만 그만큼 한국인이 사랑하는 맛을 이 한 그릇에 고스란히 담고 있다. 깔끔하지만 진한 국물의 맛, 부드러운 고기와 쫄깃한 도가니가 들어있는 국수의 맛은 해장용으로도 그만이다. 다만, 인기가 늘어가는 만큼 고기의 양은 예전보다 줄어들어 현지인들은 아쉬워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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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오스를 대표하는 맥주 '비어라오'도 진하고 시원한 국물의 맛과 잘 어우러진다. 깔끔한 라거의 매력을 한껏 담아낸 한 병 덕분에 하루 종일 더위에 시달렸던 몸이 에너지를 받는다. 특이하게도 잔에 얼음까지 담아서 내어준다.

    맥주의 맛이 생각보다 좋아서 그동안 잠시 멀리했던 맥주를 하루에 한 병씩 꼭 마시게 됐다. 가게 근처에는 쇼핑하기 좋은 마트도 있고, 메콩 강변을 따라 야시장도 열리니 국수를 맛있게 먹고 난 후 소화 시킬 겸 가볍게 산책하기에도 좋다.


    루앙프라방, 방비엥의 명성에 가려졌지만 비엔티안도 멋진 곳들이 많아 둘러보기 좋은 여행지임이 분명하다. 이 정도면 라오스를 방문하는 여행자들을 맞이하는 '라오스의 관문' 그 이상의 역할을 충분히 하는 것 같은 비엔티안.

    라오스의 수도로 가장 빠르게 변하고 있는 도시라서 언젠가가 될지 모를 미래의 방문이 더욱 기대되는 곳이기도 하다.

    귤공주

    삶에 여행이 스며들어 행복한 여행 에디터 & 크리에이터 귤입니다. 여행을 하며 남긴 작고 소중한 기억들을 나누고싶어요. 지금은 핀란드에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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