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라마 제도 여행의 중심이 되는 섬 중 하나인 아카섬.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것만 같은 이 섬에 머물다 보면 진정한 휴양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된다. 

 

케라마 제도는 20여 개의 유/무인도로 이루어져 있다. 가장 큰 섬은 토카시키(Tokashiki) 섬이지만, 관광에 있어서 가장 인기 있는 곳이라면 자마미(Zamami) 섬과 아카(Aka) 섬이다. 이번 여정에서는 아카섬의 다이빙 포인트들을 체험해보기 위해 섬으로 들어가 하루를 머물기로 했다. 나하의 숙소 바로 옆에 위치한 토마린항 터미널에서 고속페리에 올랐다. 날씨는 맑은 듯했으나 구름이 많아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다. 어제는 뜻하지 않던 풍랑으로 모든 배편이 뜨지 않아 하루를 날려버린 참이다. 여유로 잡아놓은 일정의 마지막날을 앞으로 당겨쓴 것으로 되긴 했지만, 스쿠버다이빙이 포함된 여행의 경우는 일정의 앞뒤를 바꾸는 것이 그리 간단하지 않다. 감압의 문제가 있어 귀국 비행기 타기 전 18시간 안에는 다이빙을 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즉, 풍랑으로 하루가 밀리면서 당초 이틀간에 걸쳐 하려던 다이빙은 하루로 줄어버린 것이다. '왜 하필 이런 일이…?' 라고 아쉬워했으나 얘기를 들어보니 이 정도의 기상 상태는 종종 일어나는 일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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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가 발착하는 토마린 항 터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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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라마 제도로 가는 고속 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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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라기 보다 기차를 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쾌적한 페리 선실 

 

 

 

자마미(Zamami) 섬을 거쳐 도착한 아카섬은 생각보다는 큰 느낌이 든 섬이었다. 게루마(Geruma) 섬과 후카지(Fukaji) 섬 두 개의 인근 섬들이 차례로 다리로 연결되어 있는데, 마지막 섬에 비행장이 있는 것 외에는 모든 것은 아카섬에 있다. 게루마섬을 잇는 다리 위에 오르니 아카항과 주변 바다가 한 눈에 들어왔다. 아쉽게도 살짝 흐린 날씨였으나 맑고 투명한 바닷물은 여전히 그 매력을 뽐내고 있었다. 햇살이 찬란한 날에는 얼마나 화려할지 상상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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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섬은 두 개의 인근 섬과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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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처럼 맑은 물…정말 뛰어들고 싶다 

 

 

 

이틀 전 큰 규모의 크루즈선 다이빙과 달리 이곳에서는 10인승 정도의 작은 보트에 올라 다이빙 포인트로 향했다. 지난 세 차례의 포인트들과는 조금 다르게 이번 두 군데의 포인트들에는 산호 지대와 하얀 모래 지대, 암반이 적절히 조합된 분위기였다. 같은 다이빙 포인트라고 해도 시간대, 햇살, 조류 방향 등에 따라 느낌이 전혀 달라진다. 오늘은 해가 수시로 구름 속을 드나드는 통에 아쉬움이 조금 남았지만, 맑고 투명한 케라마의 바다속은 햇살이 비칠 때마다 그 진가가 드러났다. 좋을 때 최고 50m까지 시야가 나온다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님을 몸소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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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섬에서의 첫 다이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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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맑아 마치 수족관을 유영하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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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호, 모래, 그리고 암반 지대가 교차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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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속에서는 잠시 중력을 잊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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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한 잔하며 벌이는 로그 미팅. 오늘 하루 본 것들에 대해 많은 것들을 이야기 하는 자리.  

 

 

 

우리와 함께 배를 탄 다이버 중에 호주에서 온 사진작가 부부도 눈에 들어왔지만, 몸 가누는게 힘들지는 않을까 싶어 보이는 연세 많으신 '어르신'들이 꽤나 많았다. 일본은 다이빙의 역사가 우리보다 길다보니 젊을 때 다이빙을 시작했던 분들이 나이가 들어서도 계속 즐기는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한국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광경이 아닐 수 없다. 노후에도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는 육체적, 정신적 건강이 있다는 것이 참으로 좋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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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시바마(Nishibama) 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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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섬 전망대에서 바라본 해안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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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유일의 바(Bar). 단, 주인장이 열고 싶을 때 연다 

 

 

 

오키나와 본섬에서 불과 한 시간 거리의 아카섬. 그러나 이곳의 시계는 마치 한 세대 전을 달리고 있는 것만 같다. 이곳 유일의 초등학교 운동회 때는 섬밖의 친인척까지 모두 모이는 온 동네의 축제가 되기 때문에 아카섬행 배표가 모두 매진된다고 한다. 이 마을 유일의 바(Bar)는 주인장이 문을 열고 싶을 때 연다고 하니 이건 도무지 2016년에 들을 법한 이야기가 아닌 것만 같다. 모든 것이 느리고 여유있게 돌아가는 아카섬은 이름만 휴양지가 아닌 진정한 휴양지였다. 몇 주간 머무르며 밤하늘의 은하수를 감상하고 바람과 파도소리를 들으며 오롯이 휴식을 휘할 수 있는 것이 가능한 그런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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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아침 바라본 숙소 앞 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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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데리러 온 나하행 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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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이 다 비치는 부두 

 

 

종종 그러하듯, 시큰둥하던 날씨는 우리가 아카를 떠나는 날에야 화사해졌다. 마치 가는 발걸음을 잡으려는 듯이 말이다. 나하항으로 돌아가는 페리를 기다리는 부두에서 눈앞의 수정같은 물결은 견딜 수 없는 유혹이었다. 때마침 페리가 도착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짐을 내던지고 뛰어들었지 모를일이다.

 

 

 

<Information>

나하 – 케라마 고속 페리 

요금 : 왕복 5,970엔 (성인) 

 

# 시사 아카지마 점 & 아카섬 펜션 (Seasir Aka Pension)

주소 : 162 Aka, Shimajiri-gun, Zamami-son, Okinawa Prefecture. 

웹사이트 : www.seasir.com/kr/seasir-aka.htm

아카섬에 위치한 3층으로 이루어진 숙소로 각층마다 다양한 형태의 방이 있다. 숙소만 이용도 가능하지만 다이빙숍과 식당, 장비숍이 모두 있어 스쿠버다이빙을 하기에 편리한 곳이다.  

싱글룸 8,180엔부터/ 트윈룸 9,280엔부터 (비성수기, 아침/점심/저녁 식사, 옥상 자쿠지 이용 포함, 1인 기준)

 

<TIP>

다이빙의 경우는 10월 중순 이후 이곳 기준의 '비수기'를 활용하면 훨씬 유리하다. 비용 뿐만 아니라 모든 면에서 훨씬 여유롭다.

일본 다이빙 회사의 경우 안전과 원칙을 중요시하여 특히 아래 사항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다이빙 라이센스는 반드시 지참 / 다이빙 컴퓨터(1인당 한 개 필수. 대여 가능) / 임산부는 '무조건' 불가 

 

 

 

테라노바

낯선 환경과 문화에 던져지는 것을 즐기는 타고난 어드벤처 여행가. 특히 아웃도어 액티비티를 즐기며 이를 통한 에피소드와 여행 정보를 다양한 매체에 기고 중이다. 일본의 대표적 출판사인 쇼가쿠칸(小學館)의 웹진 @DIME에 연재 중이며, 여행 매거진 트래비의 객원기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instagram.com/oxenho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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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수(4) 트랙백수(0)
  1. 3년전에 태국에서 open water 자격증을 딴 초보다이버에요. 카카오채널을 통해 읽게된 테라노바님의 글을 읽고 이번 구정 아카섬에 갈 지 자마미섬에 갈 지 엄청 고민 중 입니다. 두 곳 중 한곳을 선택하라면 어디일까요? 제 개인 장비는 하나도 없는데 괜찮을까요?

    • 테라노바 2017-01-19 11:50:32

      제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초보 다이버라면 모든 규정을 철저히 지키는 오키나와(특히, 일본 다이빙 업체)를 강력 추천합니다. 본인 장비는 없어도 괜찮습니다. 다이브 컴퓨터까지 대여해주는 훌륭한 시스템이니까요. 안타깝게도 자마미 섬은 제가 아직 가보지 못해서 평가할 수가 없네요. 다만, 어느 쪽 섬이든 훌륭한 다이빙 포인트가 많고, 내가 선택한다기 보다는 그날그날의 조건에 따라 포인트가 정해지는 것을 감안하면 짧게 가는 사람에게는 큰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둘 다 좋은 곳이니까요.

  2. 와.. 정말 당장이라고 떠나고 싶은 곳이에요:) 물속에 들어가 이곳 저곳 둘러보고싶어요 저도 :)

    • 테라노바 2017-01-06 11:58:06

      스쿠버다이빙은 누구든 꼭 배워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