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문 바로가기
  • 메뉴 바로가기
  • 하단 바로가기
  • 상하이의 찬란한 과거! 1930년대 시간여행

    moo nee moo nee 2014.02.05

     

    상하이의 찬란한 과거! 1930년대 시간여행

    상하이영시낙원 上海影视乐园

     

    IMG_9174

    IMG_9151 IMG_9155

     

    역사적·정치적으로 많은 곡절을 겪은 상하이, 중국의 자랑이기도 하고 부끄러움이기도 했던 상하이라고 하는 도시…
    - p. 116 [상하이영화와 상하이인의 정체성] (임춘성, 곽수경, 김정옥 외 4명 저 | 산지니)

     

    동양의 다른 도시보다 앞서서 서구문물이 유입된 상하이는 화려한 와이탄 풍경과 세련된 서양식 건물들로 발전의 상징이 되기도 했지만, 범죄, 마약, 음모 등이 팽배한 어두운 도시이기도 했다. 또 경제적으로 눈부신 성장을 이뤘기에 자부심에 차 있으면서도, 늘 정치도시 베이징으로부터 받는 '속물'이라는 질타에 위축되기도 하는… 그런 양면적인 얼굴을 지닌 도시다.

    그러나 1920년대부터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이 세워지기 전까지, 상하이는 동양에서 가장 화려했던 도시였음은 분명하다. 이 시기 상하이는 세계 각국에서 들어온 외국인들과 중국 각지에서 모여든 사람들로 활기를 띠었다. 모던보이, 모던걸로 불리는 젊은이들이 거리에 넘쳐났고, 그들은 영화와 커피를 즐기며 밤에는 댄스홀 문화를 향유했다.

     

    가장 화려했던 1930년대 상하이를 만나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상하이영시낙원(上海影视乐园)이다.

    1998년 10월에 준공한 상하이영시낙원은 유원지이자, 드라마, 영화 세트장이다. 상하이 중심가로부터 서남쪽으로 약 40km 정도 떨어진 차둔(车墩)에 위치해 있다. 1930년대 상하이를 당시 모습 그대로 구현해 두어, 수 백 편의 드라마, 영화, 광고 등이 이곳에서 촬영되었다. 대표작으로 주성치의 [쿵푸 허슬], 주윤발과 홍금보가 출연한 [대상해], 양조위와 탕웨이가 출연한 [색, 계] 등이 있다. 차둔 촬영장, 차둔 세트장 등 여러 이름을 가지고 있다.

    얼마전 한·중·일 3국의 주먹들의 이야기를 다룬 KBS 방영 드라마 [감격시대:투신의 탄생]의 예고편을 보면서 ‘어디서 많이 본 배경인데…’ 했는데, 바로 상하이여행에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명소인 상하이영시낙원이었던 것이다. 상하이영시낙원의 즐길거리 3가지를 소개해 본다.

     

     

    1. 현재와 과거, 난징루를 비교해보자

     

    IMG_8913

    ▲ 상하이영시낙원 정문

     

    상하이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번화가 난징루(南京路, 남경로). 현재도 ‘상하이 최대 번화가’라는 타이틀은 여전한 채,
    많은 관광객들이 거쳐가는 곳이다. 일부 구간은 보행자 거리로 조성되어 있고 양 옆에는 각종 상점과 레스토랑들이 늘어서 있다.

     

     

    IMG_0282

    ▲ 여전히 화려한 상하이의 난징루

     

    상하이영시낙원 안에서 가장 정교하게 조성되어 있는 곳이 바로 ‘난징루’이지 않을까 싶다.
    전차가 ‘띵띵’ 소리와 함께 1930년대 모습 그대로 난징루를 달리고 있다. (물론 현재도 난징루에는 관광용 버스가 남아 있다.)

     

     

    난징루IMG_9232

    난징루IMG_9240

     

    남경로는 바로 상업의 장이었다... 1908년 최초의 전차 노선이 남경로에 가설되어...
    전차는 무궤 전차와 버스처럼 매우 신속하게 이 도시의 가장 중요한 교통수단이 되었다.
    - p.53 [상하이 모던] (리어우판 저, 장동천 역 | 고려대학교출판부)

     

    이안 감독의 영화 [색, 계]도 이곳에서 많은 장면이 촬영되었다.
    스케치처럼 그려내고 있는 영화 속 상하이 옛 거리 풍경과, 여주인공 왕치아즈(탕웨이分)와 미스터 이(양조위分)의 데이트 풍경,
    왕치아즈가 미스터 이의 암살을 시도했으나, 결국 놓아주게 되는 장소 등...

    영시낙원의 난징루를 걷다 보면 영화에서 느낀 거리풍경의 감흥이 고스란히 전해져, 마치 주인공이 된 마냥 긴장하게 된다.

     

     

    백락문 IMG_9040

    ▲ 올드 상하이 밤문화 상징 파라마운트 댄스홀. 중국이름으로는 백락문(百樂門)이다.
         백 가지 즐거움으로 향하는 문이라는 뜻인데… 얼마나 많은 즐거움이 들어있길래?

     

    IMG_0248

    ▲ 파라마운트는 현재도 상하이 시내에서 영업중이다.

     

    전차 IMG_9054

    ▲ 영화 [색, 계]에서 나온 전차는 677번? 이었던 것 같은데… 정확히 같은 전차는 찾아볼 수 없었다.

     

    전차 IMG_9144

    ▲ 영화 [색, 계]에서 왕치아즈(탕웨이分)가 첩보활동으로 알아낸 정보를 광위민(왕리홍分)에게 전달하는 장소이기도 한 전차 안 풍경

     

     

    2. 상하이식 골목길, 눙탕을 걸어보자

     

    왕안이의 소설 [장한가]는 1940년대 미스상하이로 선발되어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가는 왕치야오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소설 도입부에 상하이 주택과 거리가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스쿠먼 IMG_9069

     

    스쿠먼이 즐비하게 서 있는 골목은 상하이 골목에서 가장 권위 있는 곳에 속한다. 저마다 널따란 저택이 위용을 자랑하듯…
    일단 문을 열고 들어서면, 정원은 깊지 않고 응접실도 그러하다. 두세 걸음만 걸으면 나무 계단이 바로 머리 위에 있다…
    거리 쪽으로 난 창문은 운치가 있다…
    - p. 15 [장한가] (왕안이 | 은행나무)

     

    소설을 읽으며, 상하이 시민들이 사는 거리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 지 궁금했다. 일찍이 도시화가 진행된 상하이에는 이미 20세기 초부터 고급맨션, 고층빌딩이 많이 있었고, 부유한 중국인들과 외국인들은 신식건물에 거주하였다. 그러나 모두가 그런 대단한 곳에 산 것은 아니다.

    조계지가 형성된 이후, 갑자기 늘어난 인구가 살만한 주거여유가 없자 상하이에는 유럽의 연립주택형 건축양식이 도입되었다. 좁은 간격을 두고 다닥다닥 지은 2~3층 집인데, 작은 뜰과 돌문을 가졌고 '스쿠먼 (石库门, 돌문집)’이라 불리었다. 또 그 스쿠먼이라는 가옥형태가 이룬 좁은 골목길을 ‘눙탕(弄堂)’이라 하였다. 스쿠먼과 눙탕은 상하이 특유의 거주 문화로 자리잡았다.

      

     

    스쿠먼 IMG_9197

    스쿠먼 IMG_9078

     

    상하이영시낙원에 조성된 스쿠먼와 눙탕도 색다른 느낌을 주는 공간이다. ‘내가 이런 곳에 살았다면…’ 상상하며 거닐어 보았다. 조금은 답답해 보이지만, 어깨가 스칠 정도로 골목이 좁고, 안이 쉽게 들여다 보일 정도로 이웃집과 가까워 나름 정겨웠을 것 같다. 베이징의 후통(베이징 특유의 좁은 골목길)과 닮은 듯 하지만, 보다 서양의 영향이 느껴지는 또 다른 분위기다. 특히 창문이나 아치형 돌문에서 그런 면을 많이 볼 수 있다.

      

     

    3. 중국에서 느끼는 서양의 향기, 프랑스 조계지를 구경하자

     

    프랑스 조계지 IMG_8960

     

    상하이영시낙원에서 또 하나 눈 여겨 볼 만한 점은 ‘중국 같지 않은 공간’이 있다는 사실. 1930년대라고 믿기 어려운 세련된 프랑스 조계지를 복원해 둔 곳이 있다. 현대의 상하이에도 ‘신톈디(新天地, 신천지)’라고 하여 프랑스 조계지 모습이 일부 남아 있지만, 고급상점들과 유명 프랜차이즈 커피숍이 들어서 있어 이미 굉장히 현대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 상하이 조계지의 옛 모습을 보고 싶다면 역시 상하이영시낙원이 아닐까?

      

     

    프랑스 조계지 IMG_9266

    프랑스 조계지 IMG_9277

     

    상하이에는 영국,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서 많이 들어와 조계를 이루고 살았지만, 프랑스 조계지에는 다른 나라의 조계지들과 다른 면이 있었던 것 같다.

     

    프랑스 조계는 완연히 다른 풍경을 보여 주었다. 중심가를 따라 전차를 타고 프랑스 조계로 들어올수록, 하비로는 조용한 분위기로 바뀌어 갔다.
    도로 양측에 플라타너스가 심어져 있으며, 갖가지 양식의 우아한 '전원'주택도 볼 수 있었다
    ... 프랑스식공원, 그리고 영화관  커피하우스나 카페 등을 볼 수 있었다.
    ... 재미있는 것은 공공 조계가 발달된 산업문명을 전시하기에 바쁠 때, 프랑스 조계는 오히려 문화적 아우라를 불러일으키고 있었다는 점이다.
    - p.59 [상하이 모던] (리어우판 저, 장동천 역 | 고려대학교출판부)

     

     

    프랑스 조계지 IMG_9255 

     

    복원된 조계지를 돌아보면, 동양과의 이질감도 크게 느껴지지만 곳곳에 문화가 흐르고 있었음을 조금은 실감할 수 있다.
    분수 건축의 디테일이나 건물 안 내장도 신경을 써서 조성해두었기 때문에, 곳곳을 살펴보는 재미도 좋다.

     

     

    번외. 볼만한 상하이탄 공연,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는 촬영현장 엿보기, 클래식카(?) 구경하기

     

    상하이탄 IMG_8973

    상하이탄 IMG_8995

     

    상해영시낙원에서는 하루에 두 차례 ‘상하이탄(上海滩)' 공연이 열린다. 중국어를 못 알아 들어도 배우들의 몸 움직임이 현란하고,
    또 노래와 춤이 중심이므로 볼 만 하다. 보다 보면 '대충 화려했던 옛 상하이를 기억하는 스토리구나...' 감이 잡힌다.

     

     

    프랑스 조계지 IMG_9278

     

    넓디 넓은 상하이영시낙원을 돌아다니다 보면 촬영현장을 꽤 여러 번 목격할 수 있다.
    배우로 보이는 사람들이 대본을 외우며 돌아다니기도 하고, 긴 촬영에 지루해진 촬영진이 ‘들어와서 구경해도 된다’며 손짓하기도 한다.

     

     

    IMG_9280

    ▲ 입구에는 오늘의 촬영일정이 적혀 있다.

     

    국민당정부1

    ▲ 촬영 중인듯, 역사극 속 복장을 한 사람들을 돌아다닌다.

     

    그리고 상하이영시낙원에는 ‘차고’가 하나 있는 데 그 안에는 시대극에서나 나올 법한 옛날 차들이 줄지어 서 있다.
    일본제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기가 새겨진 자동차도 있고, 현재도 사람들이 많이 찾는 상하이의 유명사찰 징안사로 가는 전차도 볼 수 있다.

     

     

    IMG_8945

    IMG_8929  IMG_8950

     

    찰나의 현재, 단편적인 도시 풍경만을 보고 돌아갈 수 밖에 없는 아쉬운 여행자에게 상하이영시낙원은 상하이의 과거를 선물하는 듯했다.

     

     

    INFORMATION

     

    주소: 上海市松江区车墩镇北松公路4915号

    입장료: 성인 80위안, 어린이 40위안

    개관시간: 8:30 – 16:30 (상하이탄 공연은 10:30, 13:30)

    홈페이지: http://www.shfilmpark.com/

     

     

     

     

    moo nee

    배경여행가. 책, 영화, 드라마를 보고 주인공의 모습이 지워진 배경에 들어가 보는 여행을 하고 있다. 백과사전 회사에서 5년 가까이 근무. 건조하고 차가운 글을 쓰고 편집하는 일을 업(業)으로 삼으니, 촉촉하고 다정한 글을 찾고 쓰는 일이 낙(樂)이 되었다. 지금은 IT회사에 재직 중. 저서로는 <다정한 여행의 배경>이 있다. www.istandby4u2.com

    같이 보기 좋은 글

    Tags

    상하이의 인기글

    moo nee 작가의 다른글

    전체보기

    SNS 로그인

    복잡한 절차 없이 SNS 계정으로
    간편하게 댓글을 남겨보세요!

    겟어바웃 에디터라면 로그인을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