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의 길먼 배럭스(Gillman Barracks) 현대미술단지는 15개의 갤러리가 모여있는 국제적인 아트 벨트로 싱가포르 현대미술의 중심지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길먼 배럭스는 원래 영국 식민지시절 영국군 군대의 막사였습니다. 길먼 배럭스라는 이름은 당시 영국군이었던 웹 길먼장군(General Sir Webb Gillman) 이름에서 따왔다고 하네요. 이 곳은 1936년 영국군의 군대 확장을 위해 지어졌으며 1971년 싱가포르에 넘겨졌습니다. 이후 1990년대에는 방치되었다가 1996년 길먼 빌리지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탄생해 상업적인 용도로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2012년 길먼배럭스라는 원래의 이름을 되찾고 현대미술단지로 새롭게 재탄생하게 되었습니다.

길먼배럭스는 고층건물안에 위치해있지도 있지도 않고 시내중심가에 위치하고 있지도 않답니다. 그렇기에 당연히 번잡스럽지도 않고요. 그리고 리모델링을 했다고는 하지만 모던하고 세련된 느낌이라기 보다는 낡고 빈티지함이 물씬 풍기는 그런 곳입니다. 길먼배럭스 특유의 매력때문에 이 곳에서는 끊임없이 재미난 행사들이 많이 열리고 있답니다.

길먼배럭스에서는 미술전시외에 정기적으로 파티가 열립니다. 미술을 많이 좋아하지 않으시더라도 한 번 정도 꼭 즐겨볼 만 합니다. 주로 금요일밤, 주말에 행사가 열리기 때문에 싱가포르 현지인들, 젊은 직장인들을 많이 보실 수 있답니다. 뭔가 낮과는 또 다른 분위기지요?

아이가 걱정이시라고요? 길먼배럭스 안에는 플레이엄(어린이들의 놀이와 창의성을 위해 만들어진 비영리단체)이 아이들을 위한 시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형쇼핑몰 안에 있는 보통의 정신없는 키즈카페가 아닌, 미술가들이 아이들을 위해 특별한 만든 크레에이티비티 센터이기에 아이는 한껏 자신의 창의력을 키울 수 있답니다.  살짝 심심해 보일 수도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른이 만들어놓은 놀이기구에 그저 몸을 맡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천천히 생각하며 노는 곳이라 아이들이 참 좋아합니다.

길먼배럭스에는 펍, 카페, 프렌치 레스토랑, 로컬푸드 등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데요. 저는 그 중에서도 더네이키드핀(The Naked Finn)이라는 레스토랑을 추천하고 싶어요. 이 곳의 시그니쳐 메뉴는 랍스터롤입니다. 소량의 랍스터가 들어간 롤이 아니라 랍스터살을 통째로 넣고 랍스터의 맛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버터소스로 고소한 맛을 낸 제대로된 랍스터롤이거든요. 강력추천합니다.

갤러리 한 곳의 크기가 매우 큰 편은 아니라 다양한 건물의 갤러리를 둘러보다보면 자연스럽게 길먼배럭스 미술단지를 한 번 쭉 보게 될텐데요. 이 곳의 최신업데이트는 페이스북을 통해 게시되므로 미리 좋아요를 눌러놓았다가 파티가 있는 날 맞춰서 한 번 가보면 어떨 까 싶네요. 아래 사진들은 파티날 찍은 사진들인데요. 아무래도 길먼배럭스의 자유로운 분위기가 조금 더 느껴지시죠?

조금은 낯선 지명으로 자칫 지나치지 쉬운 장소이지만, 가보시면 싱가포르에 이렇게 특별한 곳이 있었구나하며 색다른 싱가포르의 매력에 푹 빠지실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