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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의 거리에서 만난 음식!

    데이지 데이지 2012.03.26

    카테고리

    동남아, 인도, 음식

     

     

     

    인도의 길거리 음식 이야기

     

     

     

    여행을 다녀 온 뒤 남은 다채로운 흔적들은 비키니 자국 사라지듯 점점 희미해져 갑니다. 하지만 어느 날 문득, 그 곳이 못 견디게 그리운 순간들이 불쑥 불쑥 우리 앞에 나타나곤 하는데요. 여러분들은 언제 그런 순간을 경험하셨나요?

     

    저는 현지에서 맛본 황홀한 음식 맛이 갑자기 혀 끝에서 되살아날 때, 그 곳이 못견디게 그리워집니다. 겨울이 가고 봄 기운이 완연한 요즘엔 특히 인도의 매캐하고 오묘한 향신료의 맛과 향이 봄 바람과 함께 얼굴을 감싸와 아주 죽겠습니다.

     

     

     

     

     

     

     

     

    당장에 인도까지 갈 순 없으니,

    그 대안으로 요즘 우후죽순 생겨나는

    '인도 출신 주방장'이 있다는 레스토랑을 찾아 보지만,

    당연히 제 혀가 기억하고 있는 진짜 인도 맛을 찾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겠지요.

     

    나를 인도를 보내달라! 아우성 치는 몹쓸 혀를 부여잡고,

    오늘은 인도 여행 때 담아온 음식 사진들을 몇 장 뒤적여 보았습니다.

     

     

     

     

     

    뜨겁고 건조한 날씨 탓에 끊임없이 갈증나는 인도에서 가장 많이 찾아볼 수 있는 것은 단연 물장수입니다. 라벨이 벗겨져 정체를 알 순 없지만, 왠지 폼나게 생긴 병에 담긴 차가운 물은 땀에 젖은 여행자들을 유혹하기 충분합니다. 게다가 앙증맞게 살포시 둥둥 떠있는 (라임 같지만 사실은 레몬) 것들도 절로 군침 돌게 하지요.

     

    하지만 관광객들이 저 물을 마셨다간 다음 여행일정을 모두 취소해야 할 지 모릅니다. 며칠간 화장실 문만 붙잡고 설사와 씨름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도 여행 전부터 귀 따갑게 들었더랬죠. 그래서 저 또한 현지에서는 아무리 목이 타 들어가도 그저 길거리 냉수를 그림의 떡으로 여겼답니다.

     

     

     

     

     

     

    인도 물을 마시면 쉽게 탈이 나는 이유는, 대부분이 석회수이기 때문인데요. 레몬즙을 섞어 마시면 괜찮다는 얘기가 있긴 하지만 길거리 물을 사 마실 수 있는 용기를 내기가 좀처럼 쉽진 않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차게 얼려서 가지고 나와도 금방 뜨뜨미지근해 지는 1리터짜리 미네랄 워터를 손에 쥐고 다니다 보면 차갑고 상콤한 물을 들고 손짓하는 인도 물장수들의 유혹을 뿌리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럴 땐 물 대신 권하고 싶은 것이 바로 사탕수수입니다!

    씹어 먹으면 단물이 쭉쭉 나온다는 사탕수수 장수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데요,

    인도에서는 엑기스만 주스처럼 마실 수 있답니다~

     

     

     

     

     

     

    차가운 망고주스도 여행자의 갈증 해소엔 그만입니다!

    멧돌 원리로 갈아서 가장 맛있다는 휴*주스하고도 비교할 수 없을만큼

    제대로 '원액 그대로'인 인도의 망고주스는 정말 최고더라고요~

     

    지금도 '인도'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정말이지 제 인생 최고의 주스였습니다!

     

     

     

     

     

     

     

     

     

     

    사실 인도의 과일들은 모두 당도가 높고 과즙이 풍부해서

    주스로 갈아먹긴 아까울 정도로 맛이 일품입니다~

     

    특히 맛과 식감이 모두 미세하게 다른,

    온갖  종류의 망고들을 길거리 좌판에서 쉬이 만나볼 수 있어요!

    (그야말로 인도는 망고의 천국이었습니다! ^^)

     

     

     

     

     

    모두들 더위를 피해 낮잠을 자는지, 시간이 멈춰버린 것 같았던 카주라호의 조용한 마을에서 맛본 망고주스도 생각납니다. 그 작은 마을의 과일가게에서 주인 총각과 수다를 떨며 250원 남짓한 망고주스를 한잔 마셨는데요, 엄청나게 싼 가격에 비해 정말이지 어메이징한 맛을 체험할 수 있었죠! 그날 제가 마셨던 망고주스의 달콤함과 시원함은 한낮의 더위를 순식간에 날려줄 만큼 대단했습니다. 요즘 서울에서도 봄을 맞아 뭔가 상큼한 것이 당기곤 하는데, 이 날 마신 인도의 끝내주게 진하고 달콤한 망고주스가 몹시도 그립습니다!

     

     

     

     

     

     

    '시장'이라고 장소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리어커나 좌판을 놓고 펼치면 그 곳이 바로 시장이 되는 인도의 시장 풍경도 추억해봅니다. 누가 손님인지 누가 주인인지 분간하기 어려울만치 정신 없던 북새통에서도 인도 사람들은 용케 장을 보며 바구니를 채워가더라고요.

     

     

     

     

     

     

    그리고 시장통에서 가장 인기있는 곳은 역시,

    인도인들이 즐겨 마신다는 라씨 파는 가게!

     

     

     

     

     

     

     

     

    라씨(lassi)는 물소 젖을 발효시켜 만든 일종의 요쿠르트입니다. 항아리 같은 통에 요쿠르트인 다히에 향신료를 넣고 얼음이나 찬물을 부어 마구 저어준 뒤 마시는 차가운 음료인데요. 북인도는 설탕을, 남인도는 소금을 넣어, 그 달고 짠 맛이 각각의 라씨마다 조금씩 다르다고 합니다. 항상 스탠 재질의 항아리에 굵은 홍두깨처럼 생긴 나무막대를 넣어 한참을 휘젓는 라씨왈라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중에서 잘 섞은 라씨는 1회용 토기에 담아 주는데,

    요플레 같은 액체를 먼저 넣은 뒤 통에 남은 질은 반죽을 가니쉬처럼 얹어 주더군요.

    담아 주는 양이 거의 식사 한끼 수준으로 많고 달아서 다 먹을 수는 없었습니다. 

     

    저는 라씨 맛을 제대로 느껴보려고 플레인으로 먹었는데,

    요새는 여러 종류의 과일을 섞은 '과일 라씨'들이 인기라고 합니다.

     

     

     

     

     

     

     

    달콤하고 시원한 라씨 한 사발!

    더운 날씨에 빼앗긴 열량을 보충하기 위해서인지,

    인도에는 왠지 단 음식들이 많았습니다.

     

     

     

     

     

     

    너무 달고 양이 많아 다 먹지 못하고 남긴 라씨는

    일찌감치 가게 앞에 와 진을 치고 앉아 있는 개들에게 나누어 줬습니다.

    유산균 음료를 지나치게 섭취해 병이 나는 건 아닌지 살짝 걱정이 됐지만요.

     

     

     

     

     

     

    그리고 라씨 만큼, 아니 어쩌면 더 인기가 많은 것이 바로 짜이(Chai)겠죠!

    밀크티와 닮은 맛이지만 그것보다 몇 배 달고,

    독특한 향신료의 맛과 향이 살짝 배어 있는 인도의 전통차인 짜이는

    알고보면 영국 식민지가 남긴 영국인들의 차라고 하네요.

     

     

     

     

     

     

    식민지 시절 인도에 머물던 영국인들이 마시던 밀크티가 그 원형으로,

    홍차에 우유를 넣어 마시는 기본 모양새는 비슷하지만,

     

    인도인들의 입맛에 맞게 향신료와 설탕을 넣어 끓임으로써

    지금의 '마살라 짜이'가 탄생했다고 해요.

     

    밀크티와는 끓이는 방법도 많이 다른데요.

    찻잎이 워낙 고가이다 보니 일반 인도인들이 구할 수 있는 것들은 질이 무척 떨어져,

     

    소량의 찻잎과 향신료만을 넣고 많은 양의 우유를 부어

    한약 다리듯 한참을 끓임으로써 카페인의 양을 극대화했다는군요.

     

     

     

     

     

    이처럼 짜이 한 잔에 인도인들의 고단한 역사가 진하게 녹아 있습니다. 짜이가 유난히 달달한 이유 역시, 인도인들이 그것을 마시는 동안만이라도 고단함을 잠시 내려놓기 위함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저에겐 그 달달함이 지나쳐서 고단함이 배가 될 것 같았지만 말이예요.

     

     

     

     

     

     

    사실 저는 패키지로 인도를 다녀왔던지라 대부분 호텔 뷔페식을 먹었는데요. 그러다보니 현지 레스토랑의 친근함을 느끼기가 쉽지 않은 듯 싶어, 한번은 가이드 쑤밋을 졸라 저녁 무렵 시크릿 플레이스를 찾아가보았습니다! 타지마할이 보이는 레스토랑이었는데, 배낭여행객들이 모여드는 타지마할 근처 작은 마을의 허름하고도 소박한 골목 한 귀퉁이에 있었습니다.

     

     

     

     

     

     

     

     

    다소 낡은 건물의 옥상으로 올라가면,

    이처럼 각기 다른 모양과 색의 테이블과 의자들이

    자유분방하게 놓인 트렌디한 카페가 나타납니다!

     

     

     

     

     

     

     

     

    끝내주는 전망과 오묘한 감각을 지닌 이 레스토랑의 매력은 이 뿐만이 아닙니다. 테이블에 앉아 가만히 때를 기다리면 어디선가 원숭이들이 나타나는데요~ 동물원이 아닌 카페에서 (그것도 이렇게 가까이서) 원숭이를 본 적은 처음이었습니다. 다만 처음엔 원숭이들이 마냥 귀엽고 신기하기만 했는데, 느닷없이 카메라 든 제 손을 치고 달아나는 순간 공포가 엄습하기도 했습니다. 용모만큼 성격이 귀엽지는 않더군요(ㅎㅎ). 여러분도 인도에서 원숭이를 만나면 조심하세요!

     

     

     

     

     

     


    아무튼 해질녘의 타지마할을 아련하게 바라보며, 시원한 맥주를 마시던 시간은 무척이나 낭만적이었습니다. 여기에 탄두리 치킨까지 곁들이니 정말 흥이 절로 나더군요! 인도에서도 통하는 인기메뉴는 역시 '치맥'인가 봅니다. 별밤 아래 타지마할과 가슴 시리게 시원한 맥주 한 잔, 그리고 불맛 제대로 나는 고소한 탄두리 치킨과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유쾌한 수다가 있던 그날 밤은, 제 인도여행의 하일라이트가 되었습니다!

     

    이후로도 인도 여행을 할 때 '난'과 함께 가장 많이 먹었던 것이 바로 이 '탄두리 치킨'인데요. 델리의 한 레스토랑에선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시끌벅적한 주방에 들어가 화덕에서 치킨이 구워지는 현장을 직접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주방 풍경은 언제나 흥미진진하지요!

     

     

     

     

     

     

     

     

    손님이 많았던 레스토랑이라 주방은 발디딜틈 없이 요리사들로 가득합니다.

    매캐한 향신료 냄새와 밀가루 익어가는 구수한 냄새가 뒤엉켜

    좀전에 가득 채운 배가 다시 비워지는 느낌입니다.

     

     

     

     

     

     

     

     

    이 탄두리 치킨은 잘 손질한 닭을

    요쿠르트와 인도의 향신료에 몇 시간동안 재워 두었다가,

     

    꼬치에 가지런히 끼워, 흙으로 만든 전통 화덕인 '탄두르'에 넣고 굽는 요리입니다.

    탄두르에 굽는 요리를 모두 '탄두리 요리'라고 하는데 대표적인 것으로 탄두리 치킨과 난이 있지요.

     

     

     

     

     

     

    여러분도 잘 아시겠지만, 화덕에서 구운 치킨은

    기름기가 쫙 빠져 무척 담백하고 건강에도 좋습니다!

    잘생긴 훈남 요리사가 구워주니까 맛이 배가 되는 것 같네요. 훗.

     

     

     

     

     

     

     

     

    탄두리 치킨을 만드는 모습은

    레스토랑마다 크게 다르지 않더라고요~

     

     

     

     

     

     

    아, 방금 화덕에서 나온 뜨끈한 탄두리 치킨!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김 마저도 아름답네요~

    그 고소한 향에 군침만 꿀꺽 삼키는 순간입니다!

     

     

     

     

     

     

    참고로, 대표적인 탄두리 요리인 '난'은 화덕의 벽에 붙여 굽습니다.

    모양도 맛도 비슷한 '난'과 '차파티'는 정제한 밀가루를 사용하느냐 안 하느냐로 구별하는데요,

    정제한 밀가루로 반죽을 하고 이스트로 발효하는 과정까지 거치는 난이 좀더 고급이며 맛도 부드럽지요.

     

    사실 열흘 간 인도에서 지내며 향신료의 향과 맛이 슬슬 지겨워질 때도 있었는데

    난은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아 마지막 날까지 두 세개씩 마구 집어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어떤 레스토랑에 가도 '난 인심'은 푸짐하니 여러분도 무한 리필의 행복을 누려보세요!

    갓 구워 나온 커다란 난을  두 손에 들고 호호 불며 좌악 찢어 먹던 그 때가 그립습니다. 흑.

     

     

     

     

     

     

     

    덧붙여, 북인도에서는 난, 차파티 외에 또 인기있는 것이 바로 '푸리(puri)'입니다!

    밀가루 반죽을 얇게 빚어 기름에 튀겨내는 것으로 바삭하고 속이 빈 것이 특징이지요.

     

     

     

     

     

     

    특히 작은 탁구공처럼 생긴 것이 인기인데,

    이건 '빠니푸리(panipuri)'라고 한답니다.

     

    속이 빈채로 얇게 튀겨진 푸리를 들고 윗면을 톡톡 두드려 깬 뒤에

    그 구멍으로 향신료, 병아리콩, 감자, 고추 등으로 만든 묽은 소스를 채워 한 입에 먹는 간식입니다.

     

     

     

     

     

    처음 보는 것이라 무슨 맛일까 상당히 두려웠는데, 크리스피한 식감과 상콤한 소스가 한 데 어우러져 독특하면서도 기분 좋은 맛이 입안에 가득 퍼졌습니다. 한개에 20루피 남짓한 착한 가격도 맘에 들지요! 은근히 중독성이 있어 한 번 집어 먹으면 자리를 뜨기가 쉽지 않으니, 여러분도 인도에 가시면 빠니푸리 장수를 꼭 찾아 보세요!

     

     

     

     

     

     

     

    끝으로 고백하건대, 과일이나 간식을 파는 인도인들 중에는 훈남들이 참 많았고(^^),

    음식 뿐 아니라 그들의 아름다운 용모에 끌려 지갑을 연 적도 많았다는 사실을 밝히며,

     

     

     

     

     

     

     

    특별히 애정이 갔던 기차역 호박껍질 까던 청년과

    하얀 런닝이 양조위만큼이나 잘 어울리던 사모사 집 청년의

    훈훈한 사진으로 데이지의 '인도 음식 이야기'를 마칩니다.

    지금 허기지신 분들은 모두 가까운 인도 레스토랑으로 가보세요! ^^

     

     

     

    흥미진진한 인도 여행기, 더 읽어보기!

    => http://getabout.hanatour.com/archives/category/east_asia/india


     

     

    데이지

    세계 곳곳에 흔적을 남기고 싶은 불완전 노마드 blog.naver.com/undercli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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