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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로틱 도시 카주라호, 사랑의 조각에 말을 걸다

    고고씽 고고씽 2015.01.15

    카테고리

    인도, 역사/종교

     

    인도 카라주호의 에로틱 사원, 카주라호 사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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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정판’ 지금 밖에 살 수 없고, 이 순간 밖에 볼 수 없는 것에 우리는 누구나 열광한다. 인도에서는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특별한 주제의 사원이 존재한다. 바로 '에로틱 사원'이라 불리는 카라주호 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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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 카주라호에는 남녀가 사랑하는 모습(미투나)이 빼곡히 조각된 27개의 사원이 있다. 사원 벽면에 미투나를 새겨 만든 이유는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추측한다.

     

    첫째는 현지인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하는 신화이다.

    1,200년 전 찬델라 왕조 때 아주 예쁜 미망인이 있었다고 한다. 이 여인이 목욕하는 모습을 보고 달의 신이 사랑에 푹 빠져 버렸고, 지상으로 내려와 그녀와 연애를 하게 된다. 하지만 달의 신이 자리를 비우자 자연계에 갖가지 문제가 생기게 되었고 둘은 헤어지게 된다. 슬퍼하는 여인에게 달의 신은 배 속의 아이의 장래를 약속한다. 약속대로 아들은 성장해 장차 왕이 되었고 어머니의 긴 연애 스토리를 새긴 사원을 지어 이를 기린 것이다.

     

    둘째는 종교적인 해석이다.

    기원전 6세기에는 불교와 자이나교를 믿는 신자 수가 지배적이었다. 포용적인 교리 때문에 사람들을 쉽게 수용하였기 때문이다. 이에 다양한 금기 사항이 있는 힌두교는 사람들이 쉽게 입문할 수 있도록 사원의 외관을 매력적으로 건축하기로 하였다. 이 때문에 내부는 기도 공간이나, 밖은 화려한 남녀의 모습이 새겨진 카마수트라 사원이 탄생한 것이다.

     

    마지막 가장 설득력을 얻는 가설로 고고학자들의 주장이다.

    1,800년 전 남녀가 사랑하는 방법이 상세히 적인 책이 있었는데 당시 왕은 이를 삶의 중요한 부분으로 여겨 민중에게도 널리 알려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이에 글을 모르는 백성도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스토리가 있는 화려한 조각으로 내용을 형상화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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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축 당시에는 85개의 사원이었으나 현재 22개만 남아있다. 인도의 많은 유적지들이 잦은 전쟁이나 재해로 파손되었는데 반해 에로틱 사원은 천 년의 세월을 무척 잘 이겨낸 셈인데, 12세기부터 정글에 묻혀 숨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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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보존된 덕분에 현재 동쪽 2개와 서쪽에 위치한 7개 사원이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으며 1986년에 모든 사원들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추가되었다. 사원을 찬찬히 둘러보다 보면, 어떻게 천년 전 사람들이 이렇게 과학적인 계산으로 시공했는지 놀라게 된다. 탑은 각각의 이음새를 맞춘 조립식으로 제작되어 있는데, 이 때문에 일부를 다른 곳으로 잠시 옮겼다 재조립할 수 있었고 지진에도 강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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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한 습기로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곳곳에 방풍창을 만들어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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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돼지신을 모신 사원은 지붕은 사각형이되, 내부는 둥근 돔으로 제작되어 있는데 이로써 내부를 서늘하게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탑은 모두 옆 산의 사암을 이용하여 만들었는데 각양각색의 천연 빛이 다채롭다. 자연의 화려함을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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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참새만큼 흔하게 보이는 초록빛 앵무새는 붉은 사암과 대비를 이루어 이국적인 풍경이 만든다. 본격적으로 카마수트라의 조각을 감상하려면 인도의 수 많은 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힌두교는 인도 12억 인구 중 80%가 믿는 종교로, 인도가 불교의 근원지이지만 힌두교 신자가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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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God)은 다음과 같이 나뉜다. 창조의 신, 브라만(Generate), 유지 보호의 신, 바시니(Operate), 파괴의 신, 시바(Destruction). 바시니는 다양한 화신으로 나타나는데, 그 중 하나가 돼지라서 힌두교에서 돼지고기를 금하는 것이다. 또한 시바신과 함께하는 동물이 소이기 때문에 소고기 역시 못 먹는 것! 사원 외부 벽에는 이러한 힌두 신들의 모습과 그 문화가 간간히 섞인 가운데 다양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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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개의 탑에도 수백명이 넘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려져 있는데 자세, 표정, 장신구 하나까지 모두 다채롭다. 모두 총 84가지의 남녀가 사랑을 나누는 법을 망라한 것이다. 요가를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조금씩 몸을 유연하게 뒤틀거나 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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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가뿐하게 발을 가슴까지 들어 헤나를 그릴  수 있는 것도, 요가의 유연함이 바탕이기 때문이다. 지금 잠시 일어나서 저 여인처럼 발바닥이 천장을 향하게 해보자! 쉽지 않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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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한 당시 신체발달 사항이 뛰어난 아리엘 민족을 모델로 하고 있기 때문에 풍만한 몸매가 돋보인다. 사랑을 위해 여자가 매혹적인 모습을 갖추는 다양한 방법이 나와 있는데, 그 중 아래 장면이 정말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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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은 일어난지 얼마 되지 않은 여인의 모습으로 퉁퉁 부은 눈에 몸매에 굴곡도 없다. 하지만 다음 공간에서 예쁜 옷을 걸치기 시작하고 마지막으로 가면 화장과 머리까지 풀 세팅을 마친 ‘누구세요?’버전의 완벽녀가 등장한다. 천 년 전 모습과 지금의 풍속도가 어쩜이리도 변하지 않고 닮았을까 하는 생각에 웃음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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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원을 한 참 돌아도 같은 표정, 같은 자세의 조각이 하나도 없다. 다 각각의 소중한 스토리를 품고 있는 새로운모습이다. 어떻게 돌을 깍아 이렇게 섬세한 표현을 할 수 있을까 놀랍기만 하다.

     

     

     

    카주라호의 사원들을 보면 가장 크게 느낀 바는 아는만큼 보인다는 것이다. 사실 카주라호는 9년 전 배낭여행 이후 두 번째 방문이었다. 하지만 어떤 사전조사나 지식도 없이 무작정 떠났던 때 카라주호 사원은 그저 돌덩이에 지나지 않았다. 설명판만 한번 보고 쭉 훑어보고 지나가니 재밌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 전문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하나하나 조각을 뜯어보고 얽힌 스토리를 음미하니 그렇게 재밌을 수가 없었다. 점점 빠져든다는게 이런 기분일까! 다리가 아픈 줄도 모르고 설명을 따라 사원을 뱅글뱅글 돌며 찾게 된다. 앞으로 어딜가든 사전 공부를 꼭 하고 먹는 것을 아껴서라도 유적지 가이드와 꼭 함께 하리라 다짐하였다.

     

     

     

    INFORMAITON

    - 사원 입장료 : 250루피

    - 사원 위나 내부에 들어갈 때는 꼭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한다. 

    - 카라주호까지 직항편은 없다. 델리, 뭄바이로 가서 국내선을 타고 이동해야 한다. 또는 여행 상품을 통해 가이드와 함께 사원을 둘러보는 것도 좋다. 

     

     

     

     

     

     

     

     

    고고씽

    국문학을 전공하며 글쓰는 재미를 알게되었다. 이후 조선일보 공연리뷰어와 대학내일 국제팀 리포터로 활동하였다. 현재 중동, 남미, 인도 등 쉽지 않은 오지를 여행하는 쏠쏠한 재미에 푹 빠져있다. 평생을 두고 좋아할 수 있는 여행이 있어, 그리고 그 여행을 함께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어 행복한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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