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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반한 도시, 하코다테의 밤을 만나다

    토종감자 토종감자 2013.11.25

     

    내가 반한 도시, 하코다테의 밤을 만나다 

    별빛처럼 반짝이던 하코다테의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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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홋카이도하면 모두 공항이 있는 삿포로와 영화 '러브레터'로 유명해진 오타루를 떠올린다.
    나 역시 이번 홋카이도 여행에서 이 두 도시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러나 정작 나를 사로잡은 것은 전혀 의외의 도시였다.
    그 매력 덩어리는 바로 하코다테. 홋카이도 남쪽의 작은 항구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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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코다테는 19세기 에도시대 말기 개항한 국제무역항 중 하나로서, 서양문물을 빠르게 받아들인 곳이다. 그로 인해 도시 곳곳에 서양식 건물들이 많이 남아있는데, 일본 특유의 아기자기함과 맞물려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거기에 세월에 빛 바랜 정취까지 곁들여져 멋스럽기 그지없다. 또 항구도시답게 어업이 주요 산업인지라 항구에는 고깃배들, 특히 오징어잡이 배들이 정갈하게 정박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그 풍경 또한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하코다테는 홋카이도에서 세번째로 큰 도시. 일본 국내에서 내국인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가장 매력적인 도시'중 하나로 손꼽혔다고 하는데, 직접 그 골목을 거닐어 본 결과 충분히 공감가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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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국제 무역으로 수출입 되던 물건들과 잡아온 생선들을 보관했던 벽돌창고들은 오늘날 귀여운 상점들과 레스토랑으로 변했고, 산기슭을 따라 오르면 평화로운 마을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옛 영국 영사관과 각기 다른 스타일의 유럽식 교회 등이 오밀조밀 몰려있어, 거창한 볼거리는 없더라도 그 분위기 자체가 '볼거리'인 하코다테. 그 중에서도 이곳이 유명해진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저 멀리 보이는 산 위에 있다. 저 산에서 바라보는 하코다테의 야경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하코다테의 밤을 만나러 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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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경을 보기 위해서는 로프웨이라 부르는 곤돌라를 타고 산꼭대기로 올라가야한다. 먼저 하치만자카라고 불리는 언덕길을 올라 교회와 영사관 등을 구경하고 로프웨이로 발걸음을 돌리는데, 쌀쌀한 날씨에도 많은 사람들이 로프웨이로 향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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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속 저곳이 바로 우리가 로프웨이를 타고 올라갈 목적지.
    그리 높지 않은 산꼭대기에 전망대가 자리잡고 있다. 전망대 아래에는 늦가을의 단풍이 화려했다.
    우리는 아름답다고 소문난 하코다테의 야경을 직접 보기 위해 해질 무렵 로프웨이를 타고 오르기로 했다.  

    로프웨이를 타기 위해 출발지점에 도착하자, 역시나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생각보다 길어지는 대기에 놀랐다.
    그러나 정작 이곳에서 우리 일행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따로 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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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로 까마귀. 과장없이 천 마리도 넘는 까마귀가 산 정상과 로프웨이 케이블을 뒤덮고 있었던 것이다. 로프웨이가 지나갈 때 마다 케이블에 앉아있던 까마귀들이 일제히 날아오르는데, 그 모습이 마치 가창오리의 군무라도 보는 듯 화려하기 그지 없었다.

     

     

    Video 1. 까마귀의 군무

    [youtube width="780" height="439"]https://www.youtube.com/watch?v=btHz7Dqz1DM[/youtube]

    ※ 드라마틱함을 살려보고자 배경음악을 일부러 '음침(?)하게' 삽입하였으나, 실제로는 이보다 밝은 분위기이니 놀라지 마시기를!  

     

     

    밤을 수놓는 하코다테의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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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로프웨이에 올라탔을 땐 이미 해가 저물어 있었다. 밤이 다가올수록 '야경 명소'라는 소문을 입증이라도 하듯,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하코다테의 야경은 나폴리, 홍콩과 더불어 세계 3대 야경이라는 소문도 있던데... 그 진위 여부는 어찌 되었든, 세계에서 손 꼽히는 야경임엔 틀림 없을 것이다. 세계 각지에서 야경을 보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로 로프웨이가 가득 찼을 정도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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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하코다테의 밤.

    그러나 보통 도시의 '야경'이라고 하면 으레 떠올릴 법한 풍경이 이곳엔 없다. 세계 3대 야경이라는 타이틀이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그쯤 된다면 끝없이 화려한 빌딩숲이 휘황찬란한 불빛을 쏘아올리고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훨씬 아담하고 소박하며 차분한 느낌이었다. 자그마한 별들이 땅 위에서 총총거리며 빛나는 듯, 그저 고요히 반짝이는 풍경이었던 것이다.

    예상과는 달랐지만 서정적인 하코다테의 야경도 마음에 들었다. 중구난방으로 번쩍이는 여느 야경과 달리 바다와 도시의 경계가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가만히 보니 '선'이 매우 잘 정리된 풍경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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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이 깊어져도 끊임없이 사람들을 싣고 로프웨이는 움직이다. 전망대에 사람들이 붐비는 것이 싫다면 로프웨이에서 내려 기념품 가게 뒷문으로 나가보자. 매우 한적한 장소가 나와 관람하기에 좀 더 수월하다. 그러나 사람들로 북적이는 전망대도 어딘가 차분한 느낌이 든다. 다들 말 없이 삼삼오오 모여 이 보석함같은 하코다테의 야경을 감상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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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모습을 뒤에서 바라보니 왠지 모르게 뭉클한 느낌이 든다. 다정한 연인들이 모습이 아름답고, 오손도손 모여있는 가족들은 따뜻하고, 나이 불문하고 즐거움에 떠드는 모습들이 귀엽기 그지 없는 것이다. 모두 다른 언어를 말하고 있는데도 몸짓만으로도 그들 모두가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야경만큼이나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하코다테의 밤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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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웠던 하코다테 야경 감상을 마치고 다시 항구로 내려왔다. 붉은 벽돌창고는 밤이 되니 일루미네이션이 점등되어 평일임에도 축제같은 분위기가 느껴진다. 아직은 이렇게 붉은 낙엽이 바닥을 장식하고 있는 '늦가을'임에도, 반짝이는 불빛과 차가운 공기가 어딘지 크리스마스를 상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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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쌀쌀한 날씨에 따뜻한 커피 한 잔이 생각나서 항구에 있는 스타벅스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 항구는 작은 어선들이 떠있던 한낮 서정적인 모습도, 축제처럼 조명이 켜진 한밤의 테라스 모습도 모두 예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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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페에 들어서자 벌써부터 크리스마스 장식들이 가득하다. 온기가 우리의 차가워진 몸을 따뜻하게 녹여준다. 

    그러고보니 하코다테는 어딘지 겨울과 잘 어울리는 곳이란 생각이 들었다. 아기자기한 장식들과 반짝이는 불빛, 앙증맞은 항구와 단아한 야경, 이제 곧 겨울이 와 소복히 하얀 눈이 쌓인다면 하코다테는 그 자체가 '크리스마스'인 도시가 될 것만 같다. :) 

     

     

    INFORMATION

     

    하코다테 여행정보

    www.hakodate.travel/kr (한글 홈페이지)

     

    전망대

    www.334.co.jp/kor (한글 홈페이지)

    주소  :  하코다테시 모토마치 19-7 (로프웨이 승강장)

    전화  :  +81-138-23-3105

    가는 방법 : 트램으로 주지가이 정류장까지 5분 - 로프웨이 승강장까지 도보 10분 - 정상까지 로프웨이로 약 3분

    전망대 운영 시간 : 4월 25일 - 10월 15일 10:00~22:00 / 10월16일 - 4월24일 10:00~21:00 

    입장료 : 왕복 대인 1,160엔 / 소인 590엔

     

     

     ※ 취재: Get About 트래블웹진 

     

     

     

    토종감자

    티스토리 우수블로그 '토종감자와 수입오이의 여행노트’ www.lucki.kr 을 운영하고 있다. 2004년부터 세계를 유랑하고 있는 유목민으로 한국일보 여행 웹진, 월간 CEO, 동원블로그, 에어비엔비, 투어팁스, 서울대치과대학 소식지 등 온오프라인 여러 매체에 여행칼럼을 기고했다. 도시보다는 세계의 자연에 관심이 많아 섬여행이나 오지트래킹, 화산, 산간지역 등 세계의 하늘과 땅 그리고 바닷 속 이야기를 주로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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