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문 바로가기
  • 메뉴 바로가기
  • 하단 바로가기
  • 가을날 강화도 북쪽 - 고려궁지, 대한성공회강화성당, 화문석문화관 & 예가펜션

    홍대고양이 홍대고양이 2017.11.01

    1-0 강화도_교동도_고구저수지_풍경2_남연정 

    가을 단풍이 일렁이는 강화도 남쪽, 갑곶 돈대와 마니산 & 전등사를 지나 강화도 북쪽으로 향했다. 강화도 중심지로 역사 문화적 볼거리와 체험거리가 있는 곳을 찾았다.

     

     

    * 강화도 역사지 - 고려궁지

    1-1. 강화도_고려궁지_앞길2_남연정 1-2 강화도_고려궁지_입구1_남연정 

    강화도의 심장부다. 고려궁지(江華高麗宮址)에 발걸음 했다. 고려가 몽고와 싸울 때 천도하여 자리를 잡은 곳이자 외규장각이 있는 각별한 곳이다. 고려궁지 가는 길은 간판 잘 정비된 상점가와 깔끔하게 가다듬어진 가로수가 보기 참으로 좋았다. 맞아주는 이가 따로 없어도 이렇게 손길 하나하나 닿은 기운이 가득한 거리 자체가 찾는 이를 맞는 반가운 눈빛임에 틀림없다. 입구부터 내부까지 한가득 어우러진 가을 빛깔들이 다정하게 인사하여 주는 모습이었다.

     

     

    1-3 강화도_고려궁지_풍경2_남연정 1-4 강화도_고려궁지_범종1_남연정 

    고려궁지에 올라서서 잠시 멈칫했다. 한 나라의 수도가 이렇게 작았던가, 일견 처연한 생각이 찾아들었다. 외세의 침입에도 꿋꿋하게 나라를 지키려 했던 의지와 녹록지 않은 현실을 동시에 본 기분이랄까. 고려 시대 1232-1270년간 사용된 고려 왕궁으로, 규모는 작지만 고려 송도 궁궐과 비슷하게 짓고 궁궐 뒷산도 송악이라 불렀다고. 지금은 터만 남아 더 애잔하다. 고려궁 정문, 관아, 전각, 창고, 문 등이 있었지만 1270년 송도 환도 때 몽골의 요구로 모두 허물었다고 한다.

     

     

    1-5 강화도_고려궁지_강화유수부동헌1_남연정 1-6 강화도_고려궁지_강화유수부동헌2_남연정 

    그렇지만 조선 때 이곳은 다시 중요한 곳으로 부각된다. 고려 때 건물들은 사라지고 조선의 건물이 세워졌다. 조선 태조와 세조 영정을 모시고 강화유수부 건물과 규장 외각을 건립해 중요한 장서와 문서를 보관해왔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병인양요 때 프랑스군이 우리의 소중한 서책과 서류를 훔쳐 갔으며 많은 역사적 건물까지 불타 소실되었다. 아픈 역사의 흔적이 여기 눈앞에 서 있는 것이다.

     

     

    1-7 강화도_고려궁지_외규장각_궁터_남연정 1-8 강화도_고려궁지_외규장각2_남연정 

    고려궁지라는 이름만으로 찾아왔기에 조선의 외규장각을 만날 것은 기대하지 못했다. 외규장각은 조선 정조 시절, 왕실 서적을 보관하기 위해 만든 곳으로 왕이 직접 열람하는 어람용 의궤를 보관하던 중요한 장소다. 어람용 의궤는 비단 표지를 쓰고 고급 초주지를 사용하여으며 해서체로 글씨 쓰고 붉은 선을 둘러 왕실의 위용을 담았다고 한다. 병인양요 때는 이곳의 은괴와 함께 화려하고 위엄 있는 어람용 의궤가 프랑스 약탈군의 눈을 끌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1-9 강화도_고려궁지_강화유수부_이방청1_남연정 1-10 강화도_고려궁지_풍경1_남연정 

    지금 고려 궁지에는 1638년에 건립한 현윤관이 남아있다. 1769년 중수하였고 1977년 고려궁지 보수 때 담을 쌓고 강화 동종을 옮기는 등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단장하였다. 그래서 지금 이곳을 찾으면 보물 제11호 강화 동종, 시도유형문화재 제26호 이방청, 시도유형문화재 제25호 강화유수부동헌과 외규장각을 만날 수 있다. 가을 단풍으로 곱게 물들어가는 고풍스러운 건물들 뒤로 사라진 아픈 역사의 기억들이 반투명하게 어른거리는 듯싶다.

     

     

    강화도 종교지 - 대한 성공회 강화성당

    2-1 강화도_대한성공회강화성당_전경4_남연정

    고려궁지에서 고즈넉한 가을 단풍길을 걸어 내려오면 바로 대한 성공회 강화성당(大韓聖公會 江華聖堂)이다. 우리네 정겨운 한옥인가 하며 바라보는데 성당이란다. 대갓집을 들어가는 듯, 또는 단아한 사찰을 찾아온 기분이 든다. 반듯한 네모 모양 단층 건물에는 기와 얹은 지붕이며 옥색 단청 빛깔 고운 모양새 덕분에 정말 양반 가옥에 들어서는 맛을 느낄 수 있다.

     

     

    2-2 강화도_대한성공회강화성당_입구2_남연정

    들어가 볼까. 유서 깊은 건축물이다. 강화성당은 고요한 (Charies Jone Corfe) 초대 주교가 1900년에 축성했다고 하니 벌써 100여 년 훌쩍 넘겼다. 당시 건축공사는 궁궐 도편수가 주도했다고 한다. 그래서 전통가옥 풍모를 가졌구나 싶다. 밖에서 한 번에 조망하면 전체적으로 한국 전통양식을 따르는 장방형 중층 구조로 넓이 4칸, 길이 10칸의 규모를 갖춘 성당이다.

     

     

    2-3 강화도_대한성공회강화성당_입구1_남연정

    특히 경사지 대지 위에 입구 계단, 외삼문, 내삼문, 성당, 사제관을 동남향으로 배치해 불교 사찰 구릉지 가람 형태를 띤다. 하지만 성당 실내로 들어서면 내부 구조는 한옥 같지 않다. 서까래가 분명 있지만 내부 구조는 서양식 바실리카 건축양식을 응용했다. 즉 외관은 불교 사찰 형태이면서 내부는 서양풍이다. 우리 고유의 것에 서양 문화가 부드럽게 잘 융화되어 있다.

     

     

    2-4 강화도_대한성공회강화성당_전경1_남연정 

    한 사람의 신자도 없던 조선 땅에서 초대 한국 주교로 머물렀던 초대 주교 고요한. 한국인에게 첫 세례를 내린 건 주교 축성 7년 뒤 강화에서였다고 한다. 그래서 대한 성공회는 강화도에 가장 먼저 성당을 지었고, 이 성당은 현존하는 한옥 교회 건물로 가장 오래되었다는 의의를 지닌다. 특히 성당 터는 세상을 구원하는 방주라는 뜻을 가진 배 모양이다.

     

     

    2-5 강화도_대한성공회강화성당_실내1_남연정 

    그래서 이 성당은 내 외관과 대지 형태 모두 조화롭고 의미 깊은 건물이다. 게다가 몇 차례 수리를 거쳤지만 원래 지어진 모습이 곱게 잘 남아있다. 무엇보다 장식 없이 소박하면서도 신심 깊은 이들이 어루만져 곱게 윤이 난 내부 목조물이 인상 깊다. 지금도 작은 성당은 백 년 넘게 신앙인들을 보듬으며 역사 위에 또 하루의 날들을 쌓아가고 있다.

     

     

    2-6 강화도_대한성공회강화성당_종2_남연정 

    외관과 내관을 두루 살펴보고 노을 지는 뜰로 나온다. 성당 앞에는 큰 보리수나무가 있고 서쪽 종각에는 한글로 돋을새김을 한 종이 있다. 한문이 아닌 우리 고유의 언어를 새긴 종이 참으로 각별하게 느껴진다. 지금도 맑은 종소리를 울린다고 하니 그 소리가 궁금하다. 팔작지붕이 선 고운 외삼문과 내삼문을 지나며 백여 년 역사의 기도가 누적된 성당을 나왔다.

     

     

    강화도 체험지 – 화문석문화관

    3-1 강화도_화문석문화관_전경1_남연정 3-2 강화도_화문석문화관_왕골_남연정 

    한적한 마을 길을 따라 접어들면 천천히 다가오는 화문석 문화관. 입구에 왕골이 맞아준다. 어릴 적 강화도 특산물은 인삼, 화문석이라 배웠다. 강화도에서 나는 왕골로 만든 꽃처럼 고운 무늬의 왕골공예품이 화문석이다. 여기 화문석 문화관에서는 왕골 샘플부터 제작 과정 모두 자세히 볼 수 있다. 직접 화문석 열쇠고리나 컵받침 등 유쾌한 체험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

     

     

    3-3 강화도_화문석문화관_2층전시_입구_남연정 3-4 강화도_화문석문화관_2층전시_왕골_남연정 

    2층부터 본다. 화문석을 만드는 왕골 품종, 쓰임, 재배, 가공 과정이 일목요연하게 이어진다. 왕골공예품 종류에 따라 다른 화문석 제작 방법을 비롯해 강화화문석의 역사 등도 이어진다. 그리고 지금도 화문석 제작법을 잇고 있는 무형문화재 분들과 왕골공예 수상작품 설명도 있다.

     

     

    3-5 강화도_화문석문화관_2층전시_화문석병풍_남연정 3-6 강화도_화문석문화관_2층전시2_남연정 

    한마디로 작은 전시공간이긴 하지만 화문석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곳이다. 커다란 화문석 돗자리 짜는데 한두 달 정도 시간이 소요되고 작은 소품은 1-2주 정도 걸린다고 한다. 지역별로 다른 왕골 짜기 기술이 있다는 점도 새로 알았고, 돗자리 외에도 병풍, 반합 등 다채로운 생활용품을 직접 볼 수 있었다. 조상님들의 손재주가 참 좋구나 싶다.

     

     

    3-7 강화도_화문석문화관_1층입구_남연정 3-8 강화도_화문석문화관_1층체험관_전경2_남연정 

    2층을 보고 내려오면 1층 드넓은 공간이 보인다. 섬세하게 직조한 화문석이 태피스트리처럼 벽을 장식하고 있고, 쇼케이스에는 앙증한 작품부터 전문가의 솜씨가 느껴지는 화문석 공예품들이 가득 차 있다. 한편에는 어느 정도 왕골을 손질해서 쉽게 체험할 수 있게 마련한 화문석 짜기 체험공간이다. 체험은 화문석 문화관 홈페이지에서 예약하고 시간 맞춰 찾아오면 된다.

     

     

    3-9 강화도_화문석문화관_1층체험관_체험교육1_남연정 3-10 강화도_화문석문화관_1층체험관_체험교육3_남연정 

    바닥에 앉아 화문석 체험 재료를 마주한다. 김밥 말이 같은 크기의 화문석 짜기다. 실로 여러 개 왕골을 나란하게 차근차근 엮어 만든다. 과거엔 칡 나무 섬유로 엮었다는데 요새는 나일론 실을 이용해서 왕골을 짠단다. 반투명한 나일론 실 감긴 고드렛돌을 움직여 왕골을 엮으며 무늬를 넣기도 한다. 초등학생도 금세 만들 만큼 어렵지 않으며 1시간 정도 소요된다.

     

     

    3-11 강화도_화문석문화관_1층체험관_체험교육5_남연정 3-12 강화도_화문석문화관_1층체험관_체험교육7_남연정 

    쉬운 말로 바로 옆에서 꼼꼼하게 설명해주시는 화문석 선생님 덕분에 금세 따라 해 볼 수 있다. 마무리 과정 또한 선생님이 세심히 말씀해 주신다. 화문석을 다 짜고 나면 좌우 길이가 서로 다른 왕골을 반듯하게 가위로 자른다. 왕골 시작과 끝은 매듭지었기 때문에 풀리지 않는다. 반 자르면 색 고운 화문석 컵 받침이 완성된다. 실용성 있고 기념품을 좋은 작품을 얻을 수 있다.

     

     

    강화도 숙박지 - 예가 펜션

    4-1 강화도_동막해변1_남연정 4-2 강화도_예가펜션_전경_남연정 

    강화도는 우리나라 서해안에 위치한다. 강화도 명소를 차례로 둘러보곤 강화도 서편으로 향했다. 해가 지는 곳이니 석양이 고울 터. 강화도 중부 서쪽 바다를 바라보는 펜션을 예약했다. 바다가 보이는 펜션이지만 살짝 마을 안쪽 언덕에 위치하기에 좁은 길을 달려야 한다. 어두워지기 전 밝을 때 길을 찾아 펜션에 도착하면 좋다.

     

     

    4-3 강화도_예가펜션_전망2_남연정 4-4 강화도_예가펜션_거실_남연정 

    소박한 농촌 정경이 이어지는 가운데 둔덕, 2층 규모 펜션이 보인다. 바로 옆에는 BBQ 용 테이블 2개가 있고 5-6대 주차공간이 있다. 5개 객실 규모라 조용한 편이며 2층 객실은 42m2 크기로 발코니가 있다. 조금은 멀리, 논길 너머 바다가 보인다. 주변에 놀 거리나 상점가는 없다. 덕분에 한적한 시골마을 정취를 느끼며 조용하게 쉬기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4-5 강화도_예가펜션_방2_남연정 4-6 강화도_예가펜션_화장실_남연정 

    실내 공간은 작은 객실도 4인까지 숙박 가능하며 방과 거실이 분리되어 있다. 침구류는 4명 용이 비치되어 있다. 거실에 연결된 부엌에는 4인 식기류가 갖춰져 있다. 접시, 국그릇, 밥그릇, 숟가락 등은 물론 프라이팬, 솥, 전기밥솥, 와인 오프너, 컵 등이 비치되어 있어 하루 이틀 머물기 부족함이 없다. 욕실은 욕조 없이 샤워 가능하며 수건, 헤어드라이기, 치약이 있다.

     

     

    4-7 강화도_예가펜션_부엌_남연정 4-8 강화도_예가펜션_저녁_남연정 

    고즈넉한 해안가 펜션의 밤이 깊어진다. 펜션에서 묵을 때는 그다지 요리하지 않는 편이다. 가볍게 버섯을 굽고 샐러드, 빵, 견과류를 곁들여 수고로움 없이 상을 차린다. 피크닉용 와인 잔을 꺼내고 맑고 향기로운 꽃향이 넘실대는 화이트 와인을 차갑게 두었다가 꺼낸다. 은은한 음악을 들으며 도란도란, 과하지 않게 한잔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며 하루를 곱게 여미었다.

    .

    .

    4-9 강화도_고려궁지_강화유수부동헌3_남연정

    가을 단풍으로 화려하게 물든 강화도는 산과 바다를 보고 역사 문화유적지와 소소히 재밌는 체험활동을 함께 할 수 있는 매력적인 수도권 근교 여행지다. 하룻밤 묵어가며 섬에서의 깊은 밤과 맑은 새벽까지 느끼고 돌아오는 길, 가을의 멋진 추억 한 조각을 얻은 기분이다.

     

     

    * 강화도 고려궁지 정보
    - 주소 : 인천 강화군 강화읍 관청리 743-2
    - 운영시간 : 09:00-18:00
    - 입장료 : 성인 900원, 청소년&군인 600원 / 인근 공영주차장 무료주차

    * 강화도 대한성공회 강화성당 정보
    - 주소 : 인천 강화군 강화읍 관청길 27번길 10
    - 전화 : 032-934-6171
    - 입장료 : 무료 / 인근 공영주차장 무료주차

    * 강화도 화문석문화관 정보
    - 주소 : 인천광역시 강화군 송해면 장정양오길 413
    - 전화 : 032-930-7060~7061
    - 운영시간 : 09:00-18:00 (12~2월 ~17:00), 1월 1일, 설날, 추석 당일 휴무
    - 입장료 : 성인 1000원, 청소년&군인 700원, 어린이 500원 / 주차무료
    - 화문석문화관 http://www.ghss.or.kr/화문석 짜기 체험 인터넷 예약 필요(10인 이상), 1건 체험비 5000원

    * 강화도 예가펜션 정보
    - 주소 : 강화도 양도면 건평로 155번길 65-5
    - 전화 : 032-515-1669

     

    홍대고양이

    동아사이언스 과학기자, 웹진과학전문기자, 아트센터 객원기자, 경기여행지식인단으로 활동. 지금 하나투어 겟어바웃의 글짓는 여행자이자 소믈리에로 막걸리 빚는 술사랑 여행자. 손그림, 사진, 글로 여행지의 낭만 정보를 전하는 감성 여행자. http://mahastha.blog.me/

    같이 보기 좋은 글

    경기의 인기글

    홍대고양이 작가의 다른글

    전체보기

    SNS 로그인

    복잡한 절차 없이 SNS 계정으로
    간편하게 댓글을 남겨보세요!

    겟어바웃 에디터라면 로그인을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