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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을 사러 뉴욕 유니온 스퀘어로 간다!

    홍대고양이 홍대고양이 2013.04.11

    카테고리

    미국, 쇼핑,

    130414 뉴욕 유니언 스퀘어 그린마켓 

     

    봄은 어디서 느껴지는 걸까. 창문을 열었을 때 사뭇 다른 온도로 뺨을 스치는 바람.

    잔디밭, 어느 새 황토의 색깔 위에 점점이 올라오는 초록의 점들. 피어나는 뽀얀 목련과 분홍 벚꽃.  

    식탁 위에 봄동과 달래 무침, 냉이 된장국 등  봄의 맛을 전해주는 음식들이 올라오면, 봄이구나 싶다.

    그럼 뉴욕의 봄은 어디서 느낄 수 있을까?

    우리는 봄을 사러 뉴욕 유니온 스퀘어로 간다!  

     

     

     

    뉴욕의 인간다운 빈터, 스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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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도시는 날카롭게 각진 빌딩으로 이루어져 있다. 봄이 물들 대지가 적다.

    그런 대도시 한 가운데 사람이 모여들고 계절이 변해감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스퀘어다.

    스퀘어는 뉴욕이 딱딱하고 도도한 거대 도시 이미지를 넘어 낭만적이며 인간적인 매력을 지닐 수 있게 해 주는 곳이다.

     

    그럼 스퀘어는 어떻게 생겨났을까? 뉴욕은 로어 맨해튼부터 맨해튼 상부로 올라가면서 그리드 계획에 의해 개발되었다.

    강의 흐름 사이에 생긴 기다란 섬, 구릉 많은 맨해튼. 원래 매나하타라는 인디언 말로 구릉이 많은 섬이라는 의미다. 

    이 굴곡진 땅을 평평하게 만들고 모판을 칼로 자른 듯 반듯한 격자 모양으로 구획을 지은 계획이 그리드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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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으로 12개의 애비뉴, 동서로 152개의 스트리트가 생겨났으며 각 길이 만든 직사각 면적은 블록이 되었다.

    한 블록은 2-3백 미터의 가로에 70여 미터 세로의 크기로, 다시 10등분 되어 대략 8 X 30m로 세분 되었다.

    맨해튼 중심부 건물의 전면이 약 8-10m의 크기인 것은, 이 그리드 계획에 따라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반듯하게 격자 구조로 짜여진 블록과 그 사이를 지나는 길이 한 치 흐트러짐 없이 이어진다.

      

    하지만 그리드 계획 이전에 생긴 구불구불한 브로드웨이와 격자의 길이 만나는 곳은 빈터가 생겼다.

    그곳이 바로 스퀘어다. 유니온 스퀘어 Union square, 매디슨 스퀘어 Madison square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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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을 걷다 보면 사람들이 모여앉아 핫도그를 먹고 커피를 마시는 초록 공간들이 바로 스퀘어다.

    사람이 모여 사는 곳에 사람은 보이지 않고 빌딩만 보인다면 얼마나 비인간적으로 느껴질까.

    도시의 숨통을 틔워주며 만남과 헤어짐과 머무름을 모두 품에 안고 있는 곳이 스퀘어다.

     

    질서정연한 것은 효율적이다. 하지만 삶이 효율성만으로 채워질 수 있던가.

    어쩌면 낭비이며 비효율적일지 모르는 것들이 삶을 흥미롭고 재밌게 할 때가 많다.

    금싸라기 같은 도시 면적을 잔뜩 잡아먹고 한량처럼 퍼져있는 스퀘어가 낭비 아닐까 싶어도,

    이런 스퀘어나 도시 곳곳의 공원이 없으면 ‘낭만적인 뉴욕’의 이미지는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다.

     

    특히나 봄이면, 사람들이 밖으로 나오기 시작한다. 매서운 바람에 웅크리며 실내에 있다가, 광장으로 나온다.

    산책하고 사람을 만나고 책을 읽고 간식을 먹으며 봄날의 기운을 온몸으로 맞는 곳, 바로 스퀘어다.

     

     

    뉴요커들이 즐기는 유니온 스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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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대에서 대학가의 분위기가 끝나는 곳에 위치한 유니온 스퀘어 파크.

    유니언 스퀘어 Union square는 14번, 17번 스트리트와 브로드웨이가 만나는 곳에 있다.

    미국 대통령 조지 워싱턴 동상이 굽어보고 있는 유니온 스퀘어는 도시 속 오아시스 같은 곳이다.

     

    푸른 초목이 그늘을 만들어 주고 광장이 사람들이 모일 터를 제공해 준다.

    다양한 사람들이 뒤섞여 공원의 귀퉁이를 제각각 점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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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을 걸고 한 판 벌어지는 짧고 집중도 있는 한판 승부. 중세시대는 끝나지 않았다.

    왕을 두고 기사가 움직이고 왕비가 앞을 막아선다. 판에서 침묵의 눈을 뗄 수가 없다.

    거대 체스판에서 V For Vendetta 얼굴의 왕이 포커 페이스로 검고 흰 격자를 넘나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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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 필름 아카데미의 학생들이 이제는 사라진지 오래인 필름 카메라로 영화를 찍는다.

    스텝은 단  다섯 명이다. 여 감독과 촬영기사, 배우와 스냅사진 찍는 모두를 합쳐 다섯.

    워쇼스키, 스필버그, 우디엘런을 꿈꾸는 젊은 피가 로버트 드니로의 학교에서 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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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타인의 일상을 보는 이유는, 잊고 사는 나의 일상을 돌아보는 일이기도 하다. 스퀘어는 그런 즐거움이 있다.

    개를 산책시키는 사람, 책 읽는 노인, 영화찍는 뉴욕 영화아카데미 학생들, 체스 두는 아저씨들.

    제각각의 사람들이 자신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같은 장소에서 나름의 시간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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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퀘어 주변에는 상점이 몰려 있어 볼거리도 많다. 아울렛 매장 Filene's Basement, Whole Food Market.

    그리고 서점 반즈 앤 노블 Barns & Noble이 있어 둘러보다 보면 시간이 훌쩍 간다.

    광장에는 아이들 놀이터와 개들을 위한 놀이터도 있다. 모두가 쉴 수 있는 곳이다.

     

     

     

    뉴요커들이 봄을 사들이는 유니온 스퀘어 그린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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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니온 스퀘어의 매력 중 하나는 그린마켓이다. 유기농 농작물과 빵, 화초등을 판매하는 야외 마켓이다.

    크리스마스 무렵 홀리데이 마켓이 서기도 하는 유니온 스퀘어. 이곳의 터줏대감 같은 마켓이 그린마켓이다.

    그린마켓은 잘 알려진 도심 속의 재래시장이다. 소비자와 생산자가 직거래 할 수 있는, 최근 주목받는 마켓의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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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과거의 삶의 방식으로, 지역의 제철 생산물을 그 지역에서 소비하는 방식으로 돌아가고 있다. 

    우리는 전세계에서 몰려든 다양한 상품이 가득한 마트를 현대화되고 발달된 사회로 인식하지만,

     이것은 전세계적으로 생산과 구매가 지역성과 무관히 획일화 되고 있는 단면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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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효율적으로 운송되고 빠른 통신 시스템을 이용해 모인 상품과 식품들은 지역의 특성과 다양성을 말살한다.

    다양성이란 한 시리얼 회사에서 출시한 다섯 가지 시리얼의 종류 중에서 하나를 고를 수 있는 것을 말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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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수의 생산자와 소비자가 시장을 구성하고 직접 거래 할 수 있는 시장이 활력 넘치는 진짜 다양성 있는 시장이다.

    장거리 운송에 필요한 화석연료와 긴 시간 식품을 버틸 수 있게 해주는 각종 화학 첨가물들을 생각하면,

    더 저렴하고 더 다양해진 상품과 식품이 즐비한 마트에서 만나는 물건들은 환영할만한 것이 못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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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대안으로 지역사회의 농민들이 직접 건강하게 생산한 제품을 직거래 할 수 있는 농민장터는 반가운 일이다.

    멜버른이나 영국 등 도시에서 정기적으로 열리는 농민 장터는 도시민들에게 신선하고 신뢰할 수 있는 먹거리를 제공한다.

     

    "1997년 영국 Bath에서 태동한 최초 Famer's market은 도시 반경 30-40마일 이내 생산자들에게만 참여를 허용했다.

     현재 영국에서는 5백여 개의 농민 시장이 운영되고 있다.  - 오래된 미래,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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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에게는 강원도에나 가야 볼 수 있는 5일장 같은 재래시장이 도심에서 열린다.

    유니온 스퀘어 그린마켓 Green Market은 빌딩 그림자가 가득 드리운 도시에 활기를 더해 주는 시장이다.

    매주 월, 수, 금, 토요일이면 뉴요커들이 유기농 농산물을 사러 유니온 스퀘어로 모여 든다.

    신선한 과일, 잼, 치즈, 육가공품, 유제품, 와인, 식초 등 농장 생산물과 빵, 꽃을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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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접 생산한 사람들이 농장 사진과 정보를 걸어두고, 상품을 친절히 설명해 준다.

    자신이 키우는 닭이 낳은 달걀과 오리알을 파는 농부도 있다. 이런저런 구경 재미가 쏠쏠하다.

    맛보라며 권해주는 스프레드 종류가 놀랄 만큼 많다. 모두 손수 만들었다고 자부심이 대단하다.

    야채와 신선한 과일, 계절을 알리는 화사한 꽃, 건강한 홀그레인 빵과 치아바타, 파니니, 파이가 가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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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높다랗게 쌓인 과일의 달콤한 향. 못생겼지만 유기농으로 재배한 맛있고 아삭한 사과 맛을 보았다.

    우리나라엔 대부분 부사만 남았는데 갖가지 품종의 사과가 있다. 새콤 달콤 입맛이 돈다.

    수송 시간이 적게 걸리니 화학약품 처리할 필요가 없는 과일이라 무척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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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못생기고 흙 뭍은 양파, 당근이며 색색의 감자가 수북하게 쌓여 있다.

    이런 장터는 뉴욕 근교의 농부들의 경제적인 안정을 도와 지속적 생산을 가능케 한다.

    대형 할인 마트의 깔끔하고 일정한 모양새는 아니지만, 친환경 야채들을 지속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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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접 만들었다는 은근 시큼하면서도 씹을수록 고소한 통밀 치아바타 빵을 샀다.

    방부제를 넣지 않고 천천히 효모로 발효시킨 건강한 빵에 흰 우유 한병, 든든한 점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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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이 오는 춘삼월에 가장 인기 있는 마켓은 단연 꽃가게였다.

    도시인들은 자연에 대한 끝없는 노스텔지어를 가지고 있다. 초록에 대한 본능적인 향수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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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랗게 피어나는 수선화 화분 하나면 아마 회색의 사무실이 상큼한 레몬빛으로 화사해질 것이다.

    흰색 보라색 팬지 화분 몇 개면 무표정했던 창문 난간이 잠깐 멈춰 서서 바라보고 싶을 만큼 정겨워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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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에 대한 환상이 있지는 않았지만 무엇이 뉴욕을 그렇게 세계적으로 매력적인 도시로 인식하게 만들었는지 궁금했다.

    이런 그린마켓 같은 것이 뉴욕의 삶을, 대도시의 삶을 탄력있고 건강한 매력을 가지도록 만들어 주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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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종종 모종에는 초록의 싹들이 하늘하늘 손을 흔들고 있고 화려한 서양란이 봄의 여왕인 듯 뽐내고 있다.

    계절을 느끼게 해주는 먹거리와 화초들을 보니 기분이 반짝이는 연둣빛으로 물드는 듯 하다.

    봄의 정령은 다른 곳에서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작은 화분 하나, 꽃 한 송이도 모두 봄의 정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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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 사람들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 맨해튼 한복판 유니온 스퀘어의 그린 마켓에서 봄을 사들인다.

    봄의 정령을 품에 안고 사무실로, 집으로 돌아가는 얼굴에는 봄빛 웃음이 가득하다.

     

     

    New York Union Sq. Information 

    - 뉴욕 유니언 스퀘어 그린마켓 : 월, 수, 금, 토 오전 8-오후 6시

    - 지하철 4, 5, 6, L, N 선 등 Union Sq.역 하차

     

     

     

     

    홍대고양이

    동아사이언스 과학기자, 웹진과학전문기자, 아트센터 객원기자, 경기여행지식인단으로 활동. 지금 하나투어 겟어바웃의 글짓는 여행자이자 소믈리에로 막걸리 빚는 술사랑 여행자. 손그림, 사진, 글로 여행지의 낭만 정보를 전하는 감성 여행자. http://mahastha.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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