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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콤한 슬링의 유혹, Long Bar

    Song Song 2013.09.03

     

    달콤한 싱가포르 슬링의 유혹 

    Singapore Sling in Long Bar 

     

    래플즈호텔_롱바04_남정인_ga김희경

     

    여행지의 밤에 '술'보다 어울리는 것이 어딨을까. 술값 비싸기로 소문난 싱가포르지만 이곳에도 결코 놓쳐선 안되는 '술'은 있다.
    바로 싱가포르를 찾는 이들의 To do list 최상단에 위치한 '싱가포르 슬링'이 그 주인공. 

    눈으로 보기만 해도 달달한 맛이 느껴지는 듯한 매력적인 핑크 컬러의 '싱가포르 슬링'은
    평소 알코올이라고는 입에도 대지 않던 여자들마저 홀린 듯 잔을 기울이게 만드는 자태를 뽐낸다.
    싱가포르의 밤을 조금 더 특별하게 만들어 줄 싱가포르만의 유혹. 오늘은 '슬링'의 매력 속으로 들어가보자. 

     

     

    래플즈호텔_롱바01_남정인_ga김희경

     

    싱가포르 슬링이 시작된 곳, Long Bar 

    슬링은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칵테일인만큼 싱가포르 어디에서나 쉽게 슬링을 맛볼 수 있다. 카페나 바(bar)라고 이름 붙은 곳은 당연지사, 싱가포르 행 비행기(싱가포르 항공)에서도 슬링을 맛볼 수 있다는 사실! 하지만 이왕 싱가포르 슬링을 즐길 작정이라면 싱가포르 슬링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래플스 호텔(Raffles Hotel)의 롱 바(Long Bar)에서 제대로 즐겨보자. 

    1887년 지어져 싱가폴에서 가장 오래된 호텔인 래플스 호텔은 오래된 역사를 간직한 채 여러 차례 공사를 거듭해 모던함과 전통을 동시에 지켜내, 이제는 올드시티를 대표하는 관광명소가 됐다. 참고로 1991년 복원 공사를 맡은 기업이 바로 한국의 쌍용건설이었다고 하니, 래플스 호텔을 방문하는 한국 관광객들은 뿌듯해 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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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롱바06_남정인_ga강진아

     

    지어질 당시 싱가포르 내 다수의 하우스 중에서 12m로 가장 길이가 긴 바(bar)를 보유하고 있어 롱 바라는 이름을 얻게 된 이 곳이 바로 싱가포르 슬링의 탄생지다. 1915년, 래플스 호텔에서 근무하던 니암 통 분(Ngiam Tong Boon)이라는 이름의 바텐더가 아름다운 여성 손님들을 롱 바로 유혹하기 위해 개발한 칵테일로, 당시 하루에도 약 2천 잔의 판매량을 기록했다고 한다. 이 정도면 어마어마한 히트제품이 아닌가? 그에게 감사함을 표하기라도 하는 듯 래플스 호텔 내 박물관 한 켠에는 니암의 친필 레시피가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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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래플스 호텔 2층에 위치한 롱 바에 들어서면 생각보다 빽빽한 테이블에 한 번, 그 많은 테이블을 가득 채운 인파에 한 번 더 놀란다. 천장에서 펄럭거리며 움직이는 부채 모양의 팬은 말레이시아 플렌테이션 농장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것으로 롱 바에 한결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더해준다.

    게다가 시원시원한 라탄의자와 짙은 색상의 리치우드 가구들 역시 내부 인테리어와 적절한 조화를 이룬다. 바 중간에 위치한 나무 계단을 걸어 올라가면 매일 밤 9시부터 라이브 공연이 펼쳐지니 칵테일 한 잔에, 익숙한 올드팝을 곁들이고 싶은 이들은 시간 맞춰 3층을 방문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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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센토사 섬 비치에서, 그리고 마리나베이샌즈호텔 앞에서 바라봤던 싱가포르의 석양은 눈이 부실정도로 아름다웠다. 오래 전 니암 통 분 역시 내가 바라보던 석양을 바라보다 슬링을 떠올렸을까. 이처럼 싱가포르 슬링은 아름답디 아름다운 싱가포르의 석양을 표현하고 있다. 소설 '달과 6펜스'의 작가인 서머싯 몸(Somerset Maugham)은 이 싱가포르 슬링을 두고 '동양의 신비'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하니 그도 일찌감치 슬링의 매력을 알아본 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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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이블 한 켠에 자리를 잡고 앉으면 메뉴판과 함께 땅콩을 가득 담아 내어준다. 물도, 땅콩도 심지어 물티슈까지 가격을 매기는 일반적인 싱가포르 레스토랑이나 펍에 비하면 엄청나게 후한 인심을 자랑하는 셈. 하지만 이 땅콩 역시 예사 땅콩이 아니다.

    작은 쓰레기라도 함부로 버리면 바로 벌금형에 처해지는 싱가포르에서 유일하게 '함부로 버려도 되는 것'이다. 그것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최고급 호텔 래플스에서 말이다! 처음 롱 바에 들어왔을 때 바닥에 가득한 땅콩 껍질이 그제서야 이해가 된다. 까먹은 땅콩 껍질을 바닥에 툭 던지는 게 롱 바의 매력이지만 마감 후 이곳을 청소할 직원을 생각하니 잠시 딱한 마음이 든다. 하지만 로마에 왔으면 로마 법을 따라야하듯 안쓰러움은 잠시 묻어둔 채 신나게 땅콩 껍질 투기라는 짜릿한 일탈에 동참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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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롱 바에 오기 전까지 싱가포르 슬링의 종류는 단 한 가지인 줄 알았더랬다. 니암의 레시피에 따른 오리지널 슬링은 물론 레시피를 조금 달리 한 계절별 슬링인 Spring Sling, Summer Sling, Winter Sling, Autumn Sling과 Tropical Sling, Courtyard Sling(모두 26SGD) 등 다양한 종류가 준비되어 있으니 취향대로 주문하면 된다. 슬링에 대한 호기심에 롱 바까지 왔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도저히 알콜을 섭취할 수 없다면 무알콜 슬링(Virgin Sling, 14SGD)도 있으니 너무 아쉬워 하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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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했던가. 주문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비주얼만 봐도 매력적인 싱가포르 슬링이 테이블로 서빙되어 온다. 오묘한 붉은 빛에 파인애플과 체리 장식까지 곁들여지니 여성들을 위한 칵테일이란 말에 조금도 이의가 없다.

    비주얼만으로도 달달하게 할 듯한 슬링의 맛은 주스처럼 새콤달콤. 그래도 도수는 17도로 약한 편은 아니다. 여느 칵테일이 그렇듯 취하지 않는다고 벌컥벌컥 들이켜다가는 뿅- 하고 갈 수도 있으니 지나친 음주는 자제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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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서 슬링의 레시피를 한번 공개해본다. 대충 봐도 들어가는 것이 많은 싱가포르 슬링은, 이래뵈도 제법 만들기 어려운 칵테일이다. 싱가포르의 석양을 닮은 붉은 색채 속에 명성 자자한 맛을 완벽하게 재현하는 것이 생각보다 까다롭기 때문이다. 체리 리큐어와 베네딕틴, 오리지널 진과 석류즙 베이스, 사라왁 파인애플 주스와 라임 주스를 넣고 거품을 올리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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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면 이 싱가포르 슬링을 한국에서 즐기는 방법은 없을까? 싱가포르 슬링의 시작은 호텔의 바였지만, 지금은 커다란 슈퍼마켓이나 면세점, 슬링 부티크 등에서 쉽게 병에 든 싱가포르 슬링을 구매할 수 있다. 우리 일행들 역시 싱가포르 슬링의 매력에 빠져 래플스 호텔 1층 기념품 샵에서 싱가포르 슬링 Premix를 구매했다. 고급스런 작은 박스 안에 50ml Premix 병이 총 6개 들어있다. 50ml 프리믹스 한 병에 75ml의 파인애플 주스와 소량의 라임이나 레몬주스를 섞은 후 얼음을 담고 체리 장식을 가니쉬로 곁들여주면 한국에서도 싱가포르 슬링을 즐길 수 있다.

    잘 만든 슬링 한 잔에 싱가포르의 석양을 담아올 수 있으니 지인들 선물로도 좋고 싱가포르를 기념하는 추억으로도 손색 없지 않을까! :)

     

     

    INFORMATION 

     

    Raffles Hotel : Long Bar

    주소 : Raffles Singapore, 1 Beach Road, Singapore 189673

    가는 길 : MRT 시티홀 역 B번 출구에서 래플스 시티 쇼핑센터를 지나 도보 4분

    전화번호 : +65-6337-1886

    영업시간 : 11:00-00:30 (금,토 11:00-01:30)

     

     

     

    ※ 취재: Get About 트래블웹진 

     

     

     

    Song

    이야기가 가득한 일상을 꿈꾸는 20대. 터키교환학생을 비롯해 필리핀, 싱가폴, 뉴질랜드, 호주, 유럽 등을 여행하며 길 위에서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세상을 배우는 중. 꿈꾸듯 행복하길, 매일 여행하길, 내일 더 사랑하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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