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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항을 사랑하는 당신, 시드니 공항을 만나세요

    Wish to fly Wish to fly 2014.01.02

    카테고리

    호주, 항공/선박

     

    공항을 사랑하는 당신을 위한 보물찾기

    시드니 공항의 콴타스 헤리티지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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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항, 누군가에겐 설렘

    공항 버스만 봐도 설렌다. 빨간색이 앙큼한 모 항공사의 로고만 보아도 가슴이 두근두근 뛴다. 전 세계 도시들의 이름이 주욱 적힌 커다란 타임 테이블이 있는 곳, 그 곳은 공항. 누군가에게는 일터이고, 누군가에게는 하루를 멀다하고 이어지는 출장의 지긋지긋한 관문일지도 모른다. 허나 나에게 있어 공항은 여행을 시작하는 상징적인 장소. 그렇기에 여행을 좋아하고 매일매일 떠나기를 꿈꾸는 나에게 있어서 공항은 설렘이다.

     

    공항, 누군가에겐 이미 일상

    그러나 누군가에게 공항은 이미 일상이다. 내가 여행했던 나라 호주, 호주인들에게 있어서는 더더욱 그러해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호주는 국토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대륙인 드넓은 나라. 게다가 다른 나라와는 지리적으로 분리되어 있는 섬나라. 때문에 호주는 일찍이 국내, 국외할 것 없이 항공 교통이 발달해 왔다. 발달했다는 것은 물리적 인프라가 잘 갖추어진 것을 말하기도 하지만, 또 그렇기 때문에 누구든 일상 속에서 그것을 쉬이, 자주 접할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우리에겐 여행의 설렘을 떠오르게 하는 상징적 장소인 공항, 그들에게는 매일의 삶의 공간이자 일상일 것이다.

    시드니에서의 여행을 마치고 이제 멜번으로 가려는 시간. 교통비를 줄이는 것이 철칙과도 같은 배낭 여행자에게 600 여 km 거리의 두 도시간 이동은 쉽지 않은 문제였다. 시간이라도 많은 학생이었다면 야간 버스를 이용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마저도 허락되지 않은 평범한 직딩의 여행. 교통비뿐만 아니라 이동 시간도 퍽 골치 아픈 문제였기에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그래서 별 수 없이 콴타스 항공의 국내선 티켓을 끊어 시드니에서 멜번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돈을 조금 더 들이더라도 체력과 시간을 아끼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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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어포트 링크를 타고 시드니 공항으로 향했다. 국내선 터미널 T3에 들어서자 그 어떤 방해물도 없는 거대 공간이 여행자를 맞는다. 시드니 킹스포드 국제공항의 국내선 터미널 T3, 그 출발층은 이런 모습이었다. 우리가 흔히 경험하는 공항이었다면, 각 항공사들의 체크인 카운터가 빼곡히 들어차 있어야 할 공간. 그 공간은 시원하니 텅 비어 몇 개의 키오스크와 타임 테이블만이 여행자들을 이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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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크인을 하기 위해 체크인 카운터를 찾았으나, 터미널은 이렇듯 텅 텅 비어 있었다. 잉? 아, 그렇지. 셀프 체크인.

    상대적으로 국토가 작은 우리 나라에 있어서 '공항'이나 '비행기'와 같은 단어는 바로 '여행'이라는 단어로 점철되지만, 여기 호주는 나라 자체가 대륙이니 이동에 대한 생각 자체가 우리와는 다를 수 밖에. 때문에 그들에게 있어서 '항공'이라는 것은 너무도 익숙한 삶의 일부이자 또 어찌 보면 선택의 여지 없는 수단인 것일지도 모른다. 여하튼 그들에게 있어서 비행기를 타고 멜번에 간다는 것은 우리가 KTX를 타고 부산에 가는 것과 똑같은 일, 최대한 효율적으로 공항을 운용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여기 이 터미널에서 체크인 카운터를 줄이고 수많은 키오스크를 비치한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그렇담 도와주는 사람 하나 없는 이 곳에서 어떻게 체크인을 하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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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렇게. 키오스크 이용!

    먼저, 셀프 체크인 키오스크에 가서 예약한 정보를 확인한 후 보딩 패스를 받는다. 편리함은 차가움을 동반한다. 기계화가 되면서 매우 편리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예의 빳빳한 보딩 패스를 손에 쥘 수 없게 된 것은 사실 조금 서글픈 일이기도 하다. 그런 티켓 하나 하나가 나에게는 소중한 여행의 기념품이기 때문. 금방 해지고 너덜너덜해지는 보딩 패스는 심지어 야속하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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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크인 수화물이 있는 경우라면? 이렇게 Bag Drop을 찾으면 된다. 방금 발권한 보딩 패스를 각 벨트 앞에 있는 기계에 스캔한 후 몇몇 단계를 거치면 스티커로 된 배기지 택이 나오는데, 이 것을 가방에 부착하고 가방을 벨트 위에 얹어 놓으면, 슝―! 가방을 목적지로 보내고 가벼워진 어깨를 만끽하면 된다. 지금껏 체크인 카운터의 직원이 했던 일을 우리가 대신하는 것 뿐이니까 사실 어려울 건 별로 없다. 오히려 온갖 항공 관련된 것들에 대해 매니아 기질이 있는 나에게는 재미있는 경험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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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간단하게 보안 검색만 마치면 모든 탑승 수속 끝! 너무 빠른 것이 오히려 조금 아쉬웠달까. 기다리는 것도 매력이 되는 곳이 바로 이 공항이기에, 나에게 그 기다림 쯤은 아무것도 아닌데, 오히려 그 기다림과 함께 저 이는 어디를 갈까, 저 이의 캐리어는 참 멋지군, 하고 소소한 생각 놀이를 할 수 없는 것이 아쉬움이라면 아쉬움이기도 했다.

     

    Breeze through the airport

    Breeze through the airport! 이것은 콴타스 항공 셀프 체크인 시스템의 슬로건과도 같은 문장이다. 직역하자면 공항의 수속을 수월하게 해낸다는 뜻이겠지만, 이제 공항에서 스트레스는 그만 받고 여유 있게 비행을 즐기라는 그들만의 자신감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나 역시도 그들의 시스템에 만족함과 편리함을 느끼며 에어 사이드의 안쪽으로 들어갔다.

     

    콴타스 헤리티지 컬렉션

    주소 : Sydney Airport Terminal 3, Mascot, NSW 2020, Australia

    가는 법 : 시드니 도심과 공항을 연결하는 에어포트 링크 도메스틱 에어포트 역에서 연결된다. 하지만 콴타스 헤리티지 컬렉션은 에어 사이드(수속 및 보안 검색을 받아야만 출입할 수 있는 항공기 탑승 대기 영역)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호주 국내선 항공을 이용하는 사람들만 방문할 수 있다.

    홈페이지 : http://www.qantas.com.au/travel/airlines/heritage-collection/global/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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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으레 습관처럼 일찍 공항에 도착한다. 그것은 한껏 신이 나는 여행 기분을 더 오래도록 만끽하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공항이라는 장소 자체가 주는 그 감흥이 좋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데 오늘은 한 가지 이유가 더 있었다. 그것은 바로 콴타스 헤리티지 컬렉션 때문. 물론 이 곳이 정식으로 갖추어진 항공 박물관이나 전시관은 아니지만, 여행을 좋아하고 또 취미 이상으로 비행기와 항공사에 대해 관심이 있기 때문에, 여행의 도중에 이 곳을 꼭 경험해 보고 싶기도 했었다.

    함께 여행하는 누나는 조카의 선물을 사러 수베니어 샵으로 향하고 나는 빠른 걸음을 옮겨 헤리티지 컬렉션으로 향했다. 호주 최대의 국적 항공사인 콴타스 항공의 어제와 오늘, 그 모든 것들을 총 망라해 전시하고 있는 곳.

     

    콴타스 항공의 모든 것

    콴타스 헤리티지 컬렉션. 그 이름도 화려한 콴타스의 전시관으로 들어선다. 수많은 모형들과 콴타스의 역사를 기록한 사진들, 온갖 정보를 보여주는 글들이 이 여행자를 자극하고 있었다. 멜번으로 떠나는 비행 시각은 이미 정해져 있었기에, 서둘러 하나씩 눈과 머리와 카메라의 렌즈에 담는다. 이미 설레기 시작한 이 여행자의 마음은 가라앉을 줄 모르고 두근두근 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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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다란 Airbus 항공기의 모형부터 Boeing 747 기의 타이어를 보여주는 바퀴의 단면 축소 모형까지.

    공항에 위치한 이런 류의 전시관들이 대개 구색만 갖추고서는 온갖 생색을 내는 곳인 반면에, 이 곳은 사실 그 컬렉션이 매우 방대하고 내용도 깊이가 있었다. 보여주기식 전시관이기보다는 아카이브에 가깝다 생각될 정도였다. 적어도 콴타스 항공에 대해서 만큼은 이만한 곳이 없다 싶을 정도였고, 일반적인 항공 관련 내용들도 꽤 많이, 그리고 깊게 포함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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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많은 전시물들 사이에서 특히나 내 눈을 잡아 끌었던 콴타스 유니폼의 어제와 오늘. 모든 디자인의 역사가, 모든 복식의 역사가 그러하듯 유니폼의 역사도 당대의 시대상을 반영하는 것은 분명하다. 매우 화려했다가 다시 단정해지는 색깔과 디테일들을 비교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한가지 흥미로웠던 것은, 결국 유행은 돌고 돈다는 것. 우측 편, 초창기의 단정했던 유니폼이 온갖 화려한 컬러의 역사를 거친 후에 다시 몇 십 년 만에 예의 그 단정함으로 돌아온 것. 그래도 지구는 도는 것처럼, 유행도 그렇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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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오늘날의 콴타스는 이런 모습. 단언컨대, 에버리진의 전통 문양을 차용한 현재의 저 유니폼이야말로 콴타스의 이미지와 딱 맞아떨어진다 말할 수 있으리라. 활기가 넘치면서도 정돈된 듯한 그들의 서비스는 그들의 유니폼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있었다.

     

    또 다른 선물

    다양한 전시물들을 급한 마음으로 한 바퀴 휘 둘러보고, 커다란 전망창 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그리고 나는 여기서 그 많고 많은 전시물들과 맞먹을, 아니 어쩌면 더 사실적이고도 소중한 콴타스의 또 다른 컬렉션을 마주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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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로 이렇게 눈 앞에서 이륙과 착륙을 지속하는 콴타스의 항공기들이 그것이었다. 소리 죽여 탄성을 지르며 그 우아한 몸짓으로 날갯짓을 시작하는 항공기들을 넋을 잃고 바라보기 시작했다.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생각해 보면 유리 상자 안에 들어있는 전시물보다, 진짜인 어떤 것을 보여주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고 직관적일 때가 있다. 지금이 딱 그러했다. 여기 콴타스 헤리티지 컬렉션은 그 양 쪽의 것 모두를 잘 섞어낸 것이라 할 수 있겠지.

    저 파아란 하늘로 거대한 몸뚱이를 내던지는 쇳덩어리들. 그것들을 볼 때마다 나의 지난 여행들을 추억하며, 또 앞으로 계속될 또 다른 여행을 떠올리게 되니, 이 또한 고맙지 아니한가.

     

    이런 여행자에게 추천

    공항 버스만 보아도 설레는 열혈 여행자.

    비행기와 항공 역사의 소소한 것까지도 관심이 있는 항공 사랑 여행자.

     

    그저 비행기를 타기 위한 곳만은 아닌 곳, 공항

    공항이 비행기를 타기 위한 곳임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하지만 요즈음의 공항들은 그 기존의 역할을 뛰어 넘어 더 많은 것들을 복합적으로 담아내고 새로운 장소로 변모하기 위해 온갖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있다. 한 나라, 한 도시의 관문이기에 그 곳의 문화와 전통을 보여주는 문화 전도사의 역할을 하기도 하고, 그 나라를 대표하는 제품과 상품들의 살아있는 전시장이 되기도 한다. 아마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고, 그 역할은 상상할 수도 없이 더욱 더 다양해질 것이다.

    공항들이 이렇게 먼저 나서서 제 역할들을 바꾸고 있는 시대, 공항을 이용하는 당신도 조금은 다르게 공항을 바라보는 것은 어떨까. 그저 탑승 수속하고 면세품 찾느라 바쁘기만 한 것이 아니라, 그들의 일상을 살을 맞대어 경험하고,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며, 여행 기분을 북돋우는 데에는 이만큼 좋은 방법도 없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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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 나는 다음 여행을 출발하는 그 날에도 한-참 일찍이 인천 공항으로 향할 것이다. 신나는 여행 기분을 만끽하기 위해서, 매일매일 변화하는 공항이라는 장소를 또 다른 설렘으로 마주하기 위해서, 그 날에도 일찍이 공항으로 향할 것이다.

     

     

     

     

    Wish to fly

    건축이라는 것으로 돈을 벌고 그 돈으로 여행을 떠나고 그 여행의 경험으로 다시 건축을 하는 여행이 생활이고 생활이 여행인, 여행중독자입니다. http://blog.naver.com/ksn333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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