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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콕의 느린 오후, 페닌슐라 호텔의 애프터눈 티

    미도리 미도리 2014.04.01

    카테고리

    태국, 음식

     

    나홀로 방콕여행, 차 한 잔의 여유

    방콕의 느린 오후, 페닌슐라 호텔의 애프터눈 티

     

     

    태국은 사람들마다 서로 다른 취향과 테마를 가지고 여행을 할 수 있을 만큼 무궁무진한 매력이 있는 여행지다. 
    나에게 이번 태국 여행의 테마는 '힐링'이었다. 그 동안의 직장 생활로 지친 심신을 회복하고 오직 나만을 위한 시간을 갖는 것. 그래서 빼놓지 않고 꼭 하고자 마음 먹었던 '투 두 리스트To do list'에는 노곤함을 풀어주는 마사지와 달콤한 애프터눈 티, 쇼핑이 상위에 올랐다. 입에 착착 감기는 맛있는 태국 음식은 보너스랄까. 예전의 배낭여행과 또 가족여행으로 태국을 방문했을 때는 경험하지 못했던 방콕의 새롭고 트렌디한 매력에 흠뻑 빠져들어 보는 것이 목표였다. 

    이번 여행에서 사원이 몰린 구시가지와 카오산 로드가 있는 서쪽은 가보지도 못했다. 멋진 호텔과 쇼핑, 나이트 라이프를 즐기느라 차오프라야 강 동쪽에서만 주로 머물렀다. 방콕에서 수상 시장을 다녀오느라 무더운 날씨에 힘을 쪽 뺀 어느 오후. 이번 여행에서 내가 가장 기대했던 여유와 휴식을 만끽하기 위해 애프터눈 티를 마시러 가기로 했다.

     

     

    ▲ BTS 프롬몽 역 엠포리움 백화점 1층에 위치한 TWG 티룸 

     

    방콕은 의외로 차로 유명하다. 영국에서 주로 즐기던 '차 문화'인 애프터눈 티가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트렌디한 문화로 급부상하면서 아시아 각지에서 쉽게 애프터눈 티를 즐길 수 있는 '티룸'이 우후죽순 생겨났는데, 동남아 트렌드를 주도하는 방콕도 마찬가지였던 모양이다.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달콤한 디저트와 함께 홍차 한 잔 곁들일 수 있는 이 애프터눈 티가 마치 '브런치'처럼 여유의 상징처럼 자리매김하였다. 

    방콕에서의 애프터눈 티는 우리나라보다 더 선택의 폭이 다양한다. 대중적이고 캐주얼한 티룸은 280밧 (한화 약 1만원) 정도로도 푸짐하게 즐길 수 있으며, 특급 호텔은 1,000만 (한화 약 3만 8천원) 가량으로 가격의 폭도 넓은 편. 특히 특급 호텔은 숙박하는 여행객들에게 무료 서비스로 애프터눈 티를 제공하는 곳도 종종 있으니 체크해보도록 하자. 

     

     

     

    "차를 마신다"는 것은 음용의 행위 외에도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는 흔히 좋은 사람을 만나면 함께 차를 마시며 정담을 나눈다. 기분이 우울할 때에는 차 한잔 우려내며 마음을 가다듬기도 한다. "차 한 잔 할까?"라는 말은 당신과 대화를 나누고 싶다는, 친해지고 싶다는 우정의 표현이기도 하다. 그래서 차를 마신다는 것은 마음의 여유와 즐거움, 때로는 위로를 의미하는 것이다. 그러니 '힐링'이 테마였던 이번 여행에, 나홀로 '차 한 잔' 마시는 시간은 더없이 귀중한 셈이었다. 

     

     

     

    이번 여행에서 내가 선택한 애프터눈 티는 페닌슐라 호텔의 THE LOBBY. 

    태국의 '고급 애프터눈 티'는 보통 그랜드 하얏트의 '에라완 티 룸'과 오리엔탈 호텔의 '오터스 라운지', 페닌슐라 호텔의 'The Lobby' 정도가 유명하고, 보통 오후 2시 30분부터 5시 30분까지 판매한다. 나는 차오프라야 강을 바라보며 야외에서 즐길 수 있는 페닌슐라 호텔을 선택했다. 오후 4시 이후에 가면 석양이 지는 것까지 보너스로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실내라면 라이브 연주를 들을 수도 있지만, 야외에서는 야자수 가득한 강을 바라보며 방콕 도심의 망중한을 즐길 수 있어 더 분위기가 산다. 

    메뉴는 클래식 홍차 외에도 로즈티 등 스페셜 티, 커피도 주문 가능하다. 차만 마시면 6,000원 정도의 가격인데, 애프터눈 티 세트는 880밧(한화 34,000원) 가량이며 간단히 식사가 될 음식들과 함께 고급 호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오후 4시의 시간은 천천히 흘러갔다. 3월의 햇살 아래 산들산들 차오프라야 강바람이 불어오고... 잔잔한 음악과 로즈티, 달콤한 디저트가 함께하는 평화로운 오후. 먼 이국에서 느긋하게 차 한 잔을 마시고 있자니 이대로 잠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혼자라는 사실이 행복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마음 통하는 누군가와의 다정한 대화가 그리워지던 때였다. 

     

     

     

    애프터눈 티 세트는 보통 스콘과 케이크, 샌드위치와 크렙, 초콜릿이나 푸딩 등으로 구성된 3단 트레이와 함께 선택한 차가 제공된다.

    페닌슐라 호텔의 티 세트는 3단 트레이에 이 호텔의 트레이드 마크인 스콘 2개를 포함하여 총 13피스의 디저트 류가 제공되었다. 방콕이라는 지역색에 어울리는 독특한 디저트들도 맛볼 수 있었다. 빵이나 튀김도 다양하게 제공되어 한 끼 식사로 든든했다. 차는 마시는 동안 계속 리필해 주기 때문에 천천히 우려 먹으면 된다.  

     

     

    ▲ 간단한 요깃거리들이 나온다. 롤 모양의 야채쌈이 산뜻하여 맛있었다.

     

    ▲ 차를 마실 때 빼놓을 수 없는 스콘도 수준급이다.  

     

    ▲ 작은 빵이나 푸딩과 같은 디저트 류가 포함된 세 번째 트레이. 입가심으로 딱이었다.  

     

    주위를 살펴 보니 다양한 사람들이 보인다. 연인부터 엄마와 딸처럼 보이는 가족들까지. 저쪽에는 부모님, 젋은 부부, 손자까지 3대가 여행을 온 일본인 대가족도 보였다. 모두 정다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같아 흐뭇한 미소가 지어지면서, 나도 이 시간을 함께 공유하고픈 소중한 사람들이 떠올랐다. 

     

     

     

    어느덧 서서히 석양이 지고 있었다. 하늘에는 쪽달이 살짝 얼굴을 내밀었다. 

     

     

     

    어둑해지자 마음이 급해져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섰다. 실내 라운지의 모습. 초저녁이라 사람들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택시를 타고 갈까 하다가 혹시나 데스크에 물어보니 호텔에서 운영하는 수상 보트를 안내해 준다. 근처 BTS  싸판 탁신 역이나 야시장인 아시아티크까지 운행해 준다고 해서 덥썩 잡아타고 내가 묵는 호텔로 돌아왔다. 

     

     

     

    내가 묵은 애타스 룸피니(AETAS lumpini) 호텔에도 애프터눈 티 타임이 14시부터 17시까지 열리는데 가격이 480밧(한화 약 18,000원)으로 아주 착하다. 격식 있는 티 타임도 좋지만, 일정을 끝내고 호텔 방에서 나 혼자 편안하게 즐기는 여유로운 자스민 티 한 잔도 참 행복한 기억으로 남았다. 돌아가면 이런 럭셔리한 티 타임은 엄두를 내기 어렵겠지만, 매일 나를 위해 향긋한 차 한잔의 여유를 준비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INFORMATION

     

    - 페닌슐라 호텔 애프터눈 티 안내 : http://bangkok.peninsula.com/en/fine-dining

    - 페닌슐라 애프터눈 티 세트 : 약 888B(텍스와 서비스 차지 17%, 2014년 3월 기준)

     

     
     
    ※ 취재: Get About 트래블웹진 

     

     

     

     

    미도리

    개인 블로그 '미도리의 온라인 브랜딩 (http://www.midorisweb.com/)'을 6년째 운영 중이며, 현재 국내 대기업 홍보팀에서 온라인PR 업무를 맡고 있다. 평소 개인 브랜딩, 온라인PR, 소셜 미디어 분야에서 전문가로서 활동하고 있으며, 2012년 '100만 방문자와 소통하는 소셜마케팅'을 공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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