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문 바로가기
  • 메뉴 바로가기
  • 하단 바로가기
  • 방콕의 걷고 싶은 길, 랑수안 로드 산책

    미도리 미도리 2014.04.21

     

    나홀로 방콕여행, 산책을 즐기다

    방콕의 걷고 싶은 길, 랑수안 로드 

     

     

    방콕에서 가장 안전하고 산책하기 좋은 거리를 거리를 꼽으라면 어디일까? 이곳에도 서울의 가로수길이나 경리단길처럼 '뜨는' 길이 있다. 바로 룸피니 역에서 5분 거리에 위치한 '랑수안 로드(SOI LANGSUAN)'다. 이곳은 아직 여행자들에게 널리 알려진 곳은 아닌듯, 여느 방콕의 거리보다 한적한 모습을 보인다. 덕분에 선글라스를 쓰고 한가롭게 산책에 나설 수 있었다. 

    랑수란 로드는 방콕의 랏차담리 지역의 칫롬(Chit Lom)에서 룸피니 공원까지 약 1.2㎞에 이르는 짧은 거리로, 외국인들이 주로 거주하는 주택 단지를 중심으로 레스토랑, 카페, 아기자기하고 세련된 가게들이 늘어서있다. 물론 우리나라의 가로수길과 비교했을 때 규모나 스타일면에서 소박한 편이다. 

     

     

     

    나는 여행 마지막 날 호텔 체크아웃 후 이곳을 찾았다. 막 11시를 넘긴 시간. 거리는 매우 한산했다. 내가 묵은 애타스 룸피니(AETAS Lumpini) 호텔에서 약 5분 정도의 거리라, 여행을 마무리하는 산책으로는 제격이었다. BTS를 타고 온다면 칫롬역 4번 출구로 나와 3분 정도 걸어 내려오면 되기 때문에 접근성은 좋은 편이다.  

     

     

     

    르네상스 호텔을 지나 칫롬역 방면에서 룸피니 공원 방면으로 길을 따라 슬슬 걷기 시작했다. 태국에선 드물게 좌우로 깨끗한 통행로가 뻗어 있는 길이었다. 예쁜 가로수를 올려다 보기도 하고 사진도 찍으며 천천히 산책을 즐겼다. 근저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테이크아웃하는 여유까지 챙기니 마음이 한층 평화로워진다. '걷기'란 명상과 같아서 두 발이 분주히 움직일수록 마음이 편안하고 단단해지는 것 같다. 낯선 외국의 조용한 거리를 혼자 걷고 있자니 그동안 일상에서 받았던 사소한 상처들이 모두 치유되는 기분이었다. 

     

     

    ▲ 거리 초입에 위치한 포르티코(PORTRICO)에는 브런치, 커피, 아이스크림 등 식사부터 디저트까지 원코스로 해결할 수 있다. 

     

    ▲ 태국 특유의 색이 느껴지는 랑수란 로드의 스타벅스

     

    ▲ 즉석에서 옷을 수선해주는 가게도 발견, 줄자를 목에 두른 아주머니의 포스가 예사롭지 않다.

     

     

    룸피니 공원 쪽으로 가까워지니 각종 튀김과 과일, 쌀국수 등을 맛볼 수 있는 길거리 노점상들이 늘어난다. 마침 점심시간이 되자 근처 직장인들이 우르르 쏟아져나와 점심을 해결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나 역시 점심시간이 되니 배가 고파 저절로 발길이 향한다. 유혹적인 먹거리들이 가득해 눈도 코도 입도 즐겁다. 

     

     

     

    원래 예정은 랑수안 로드의 유명 브런치 카페에서 우아한 점심을 맛보는 것이었는데, 도저히 이 길거리 음식의 유혹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사실 가격도 착하고 맛은 더욱 착한 길거리 노점상을 체험하는 것은 태국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기도 하다. 그렇게 합리화하며 결국 오늘 점심은 이곳에서 해결하기로 결정! 

     

     

     

    한참을 고르다 평소 먹어보지 못했던 국수에 도전하기로 결정. 우리에게 익숙한 동남아의 국수는 역시 개운한 국물이 매력적인 쌀국수. 그러나 오늘 내가 선택한 이 사진 속 국수는 '국물이 없는' 국수다. 우리나라로 치면 일종의 비빔 국수 격이랄까? 돼지고기와 야채를 토핑으로 얹은 버미 국수(egg noodle and wonton) 한 그릇 가격은 40밧. 한화로 겨우 1,500원에 지나지 않는 가격이다. 내 입맛에도 딱이라 몇 그릇이고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식사를 마치고나니 자연히 달달한 것이 당긴다. 디저트 삼아 길거리의 코코넛 떡을 먹어보기로 결정. 예쁘게 포장된 이것은 쫄깃한 떡의 식감에 달달한 코코넛의 맛이 더해져 풍미가 좋았다. 코코넛 떡을 먹으며 다시 산책에 나섰다.  

     

     

     

    그렇게 길을 나서자 랑수언 로드 한가운데 즈음에 위치한 '나인스 카페(The Ninth Cafe)'가 나타났다. 이곳은 홈메이드 유러피안 & 타이 푸드를 표방하는 브런치 카페. 사실 원래 목적지는 이곳이었는데 예상치 않게 길거리에서 쌀국수를 먹는 바람에 패스! 대신 이대로 떠나는 것은 아쉬우니 나인스 카페 뒷편 골목 깊숙히 자리한 디저트 카페 '크레페스&코(Crepes & Co.)' 를 가기로 했다. 

     

     

     

    무성한 나무 사이로 나타난 하얀 2층집과 야외 나무 테이블이 소박하면서도 깔끔하다. 언뜻 컨트리 풍으로 보였는데 내부로 들어서니 모던하고 세련된 실내가 나타나 다소 반전이었다.  '크레페스&코(Crepes & Co.)'라는 가게 이름만 봐도 알 수 있듯 이곳은 크레페 가게. 

     

     

     

    부드럽고 얇은 달걀 반죽 위에 토마토, 베이컨, 채소 등을 얹기도 하고 아이스크림이나 초콜릿을 얹기도 하는 크레페는 어떤 맛을 고르냐에 따라 디저트가 되기도 하고, 든든한 한 끼 식사가 되기도 한다. 특히 이곳은 방콕타임즈 우수 레스토랑으로 선정되어 더욱 입소문이 난 곳이라 외국인 관광객들도 즐겨 찾는 곳인듯 했다. 

     

     

     

    크레페 가게를 나서자 마주보고 있는 마사지 & 네일 샵이 눈에 들어왔다. 나를 위한 마지막 사치를 부려보고 싶어 페디큐어를 받기로 결정! 이번 여행에서 간만에 많이 걸어다니며 수고한 내 발에도 위로를 건네기 위함이었다. 평소에는 바빠서 엄두도 못냈던 페디큐어까지 받으니 날아갈 것 같은 기분. 즐겁게 이 날의 산책을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우리는 가끔 자신이 몸 담고 있는 곳에서 매일 보는 사람들과 어쩔 수 없이 부딪힌다. 그 과정에서 소소하게 상처를 받다보면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어진다. 낯선 거리를 걷기만 해도 일상에서 벗어나 '평화로운 자유'를 만끽할 수 있으니 말이다. 철학사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철학자 중 한 사람인 칸트는 매일 같은 시간에 동네를 산책한 것으로 유명하다. 삶이 지루하거나 해결하기 힘든 문제를 만났을 때 여행지에서 산책을 해 보는 것은 어떨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기분이 새로워지고 또 다른 에너지를 얻게 될 것이다. 한 걸음 한 걸음 걷다보면 골치 아프던 문제의 실마리도 찾게 되지 않을까? 

     

     

    Information

     

    크레페스 & 코(Crepes & Co.) 

    - 주소: 59/4 Lang Suan Soi 1 

    - 전화: 0-2652-0208~9

    - 홈페이지: www.crepesnco.com 

    - 영업시간: 오전 9시~ 오후 11시

    - 찾아가는 법 : BTS 칫롬역 4번 출구에서 랑수안 방향으로 도보 8분

     

    나인스 카페(The Ninth Cafe)

    - 주소: 59/5 Lang Suan Soi 1 

    - 전화: 0-2255~7125~7 

    - 영업시간: 오전 10시~ 오후 11시

    - 찾아가는 법 : BTS 칫롬역 4번 출구에서 랑수안 방향으로 도보 10분

     

     

    ※ 취재: Get About 트래블웹진 

     

     

     

    미도리

    개인 블로그 '미도리의 온라인 브랜딩 (http://www.midorisweb.com/)'을 6년째 운영 중이며, 현재 국내 대기업 홍보팀에서 온라인PR 업무를 맡고 있다. 평소 개인 브랜딩, 온라인PR, 소셜 미디어 분야에서 전문가로서 활동하고 있으며, 2012년 '100만 방문자와 소통하는 소셜마케팅'을 공저하였다.

    같이 보기 좋은 글

    Tags

    태국의 인기글

    미도리 작가의 다른글

    전체보기

    SNS 로그인

    복잡한 절차 없이 SNS 계정으로
    간편하게 댓글을 남겨보세요!

    겟어바웃 에디터라면 로그인을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