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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펭귄과 함께 산보를, 아사히야마 생태동물원

    초이Choi 초이Choi 2015.03.06

     

    펭귄과 함께 산보를,

    아사히야마 생태동물원

     

    홋카이도의 인기 여행지를 크게 셋으로 구분하자면 삿포로-오타루 구간, 노보리베츠-하코다테 구간 그리고 비에이(후라노)-아사히카와 구간이라고 할 수 있다. 아사히카와 자체는 관광지로 크게 인기가 있는 곳이 아니지만 많은 여행자들이 반나절 투어만 하더라도 이곳에 들르는 이유가 바로 아사히야마 생태 동물원 때문이다. 삿포로에서 비에이에 가기 위해서는 아사히카와역에서 꼭 환승을 해야 하기 때문에 올 때 혹은 갈 때 한 번은 내려 들러볼만하다.

     

     

     

    폐장 위기의 동물원의 재탄생

     

    아사히야마 동물원은 한때 낮은 입장 수입으로 폐장 위기를 겪었으나 직원들의 오랜 노력으로 생태동물원으로 재탄생한 뒤 현재는 일본 최고의 인기 동물원이자 전 세계에서 벤치마킹을 하기 위해 찾아오는 유명 관광지이다. 아사히야마 동물원이 생태동물원의 성격을 띠게 된 데는 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가 10~20년 이상이라는 데 이유가 있다고 한다. 한 명의 사육사가 한 종류의 동물을 십수 년간 관찰하면서 그 동물의 생태에 관해 해박한 지식과 애정을 갖게 되어 자연히 동물의 관점에서 생각하게 되었고 이것이 발상의 전환으로 이어져 '사람이 동물을 구경하는 곳'이 아닌 '동물이 사람을 구경하는 곳'이 된 것이다. 실제로 동물원 사육장 곳곳을 들어가 보면 사육사들이 판넬에 그 동물의 이름, 성별, 특징 그리고 성장 과정을 손글씨와 그림으로 꾸며놓은 것을 볼 수 있는데 일본어를 모르더라도 애정이 가득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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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장 전 길게 줄을 선 사람들, 개장하자마자 펭귄 산보 코스 양옆으로 자리를 잡고 앉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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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사히야마 동물원의 하이라이트, 펭귄산보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펭귄 산보를 구경하기 위해 아사히야마 동물원을 찾는다. 펭귄의 수만큼 많은 직원들이 앞뒤를 호위하며 행진을 돕는데 무전기를 들고 비장한 표정으로 펭귄들에게서 시선을 놓지 않는 그들에게서 이 이벤트가 얼마나 중요한 것이지 느껴지기도 한다. 자발적으로 양쪽에 자리를 잡고 레드 카펫을 만들어 주는 관광객들의 매너도 감동이었는데 이런 곳에서 통제하기 힘든 어린아이들도 손을 뻗거나 큰 소리를 내는 일 없이 얌전히 펭귄을 구경할 뿐이었다.

    나갈 시간이 되자 펭귄들이 앞서 문을 열어달라 기웃거렸고 이들이 뒤뚱뒤뚱 걸어 나오자 곳곳에서 오오- 하는 작은 함성이 터져 나왔다. 펭귄들은 생각보다 꽤 커서 대장으로 보이는 녀석의 키는 허리께까지 왔고 쇼맨십이 있는 어린 펭귄은 배로 슬라이딩을 하거나 관광객에게 다가와 애교를 부려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었다. 펭귄들의 걸음도 느리지만 어찌나 호기심이 많은지 여기저기 다 참견을 하며 지나가는 통에 한 바퀴를 크게 돌아 다시 사육장으로 들어가는 데만 40여 분이 걸렸다. 정말이지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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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까이에서 보면 정말 귀여운 펭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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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다사자는 퇴화된 귀가 있고 물개는 없다고 하는데 가까이서 볼 수 없어 어떤 녀석인지 알 길이 없다. 자기들끼리 장난을 치고 슬라이딩하며 물 안팎으로 왔다 갔다 신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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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펭귄 사육장 역시 헤엄을 칠 수 있는 수영장이 있어 사람들은 물 아래와 위에서 그들의 헤엄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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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물원의 인기스타 북극곰, 사육장 안으로 머리를 넣고 관찰할 수 있는 투명 돔이 세 개 설치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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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펭귄, 바다사자, 북극곰 사육장은 모두 헤엄을 치는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해두었다. 사육장 및 수영장 자체가 꽤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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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쿵푸팬더의 시푸사부로 유명한 렛서팬더, 비슷한 녀석으로 라쿤이 있는데 패딩 모자 털에 쓰이는 그 라쿤이 맞다. 의식 있는 의류 업체들 위주로 오리 털 패딩 대신 신소재 충전재를 사용하고, 후드 장식 털로 라쿤 대신 합성섬유를 이용하는 추세이다. 도축되어 죽은 오리 털만 쓰는 것으로 유명한 고급 패딩 업체의 후드 털은 코요테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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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생의 눈빛이 살아 있는 늑대들, 마침 '늑대아이'라는 애니메이션을 보고 난 후라 좁은 우리 안에 갇혀있는 늑대들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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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의 관광지에서 빼놓을 수 없는 기념품 샵. 동물원에서 만난 동물 인형들이 종류별로 구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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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표 동물들의 캐릭터와 각종 문구, 식품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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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은 자석과 뺏지를 사자 이런 봉투에 담아 주었다.

      

     

     

    고양이 두 마리를 키우는 집사로서 당시만 해도 '생태'동물원이라는 것에 약간의 감동과 고마움을 가지고 방문하였는데 역시 동물원은 태생적으로 좁은 우리 안에 동물들을 가두어 놓는 곳이라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인기 동물인 펭귄, 바다사자, 북극곰까지는 정말 최선을 다해 만들어진 사육장이라는 데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그 외 수십 종의 동물들이 열 걸음도 채 뛰지 못하는 우리 안에 한 마리 혹은 두 마리씩 갇혀 웅크리고 앉아 있는 것을 보니 동물원이라는 것의 존재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생각의 끝은 오늘도 양털 부츠를 신고 햄이 들어간 샌드위치를 먹었던 나의 하루를 반성하는 데 그치고 말지만 최소한의 의식을 가지고 사는 것과 비판 없이 수용하는 것은 다른 것 같다. 갈라파고스에 다녀온 지금은 그때와 또 생각이 다르지만 적어도 아사히야마의 동물들은 평생을 한 사육사와 함께 생활하며 다른 동물원들보다 훨씬 행복하며 사랑받고 있다 믿고 싶다.

     

     

     

    INFORMATION

    교통

    - 홋카이도레일 패스 : 홋카이도 내 공항 및 JR역에서 구입 가능 (3일권 1만5천엔~7일권 2만2천엔)

    - 삿포로~아사히카와 JR 1일 17회 운행/ 약 1시간 30분 소요/레일패스 미사용시 약 5천엔

    - 아시아나 항공 아사히카와 직항 여행사 전세리를 통해서만 예약 가능/ 대한항공 및 티웨이항공 삿포로 운항

    아사히야마 동물원 

    - 찾아가는 법 : JR아사히카와 역에서 시내버스 이용(역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지도와 함께 안내받을 수 있음)

    - 운영시간 : 09:30~15시(여름),17시(겨울)/연중무휴/입장료 8백엔(어린이 무료)

    - 펭귄산보 시간 : 1일2회 오전 11시, 오후 2시반/ 펭귄 컨디션과 날씨에 따라 1회로 축소되거나 취소될 수 있음

    - 홈페이지 : http://www5.city.asahikawa.hokkaido.jp/asahiyamazoo/

     

     

     

     

     

    초이Choi

    '여자 혼자 여행하기란 지독히도 외롭고 고단한 일이다. 삶이라고 다르겠는가.' 미스초이 혹은 초이상. 글 쓰고 라디오 듣고 커피 내리고 사진 찍어요. 두 냥이와 삽니다:-) 남미에서 아프리카까지 100개의 도시 이야기 '언니는 여행중', 혼자 사는 여자의 그림일기 '언니는 오늘' 운영중 http://susiediamond.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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