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대표 유적지, 산 후안 카피스트라노 미션
가톨릭 역사와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곳
캘리포니아에는 가볼 만한 곳이 참 많다. 그러나 대부분 전 세계에서 온 관광객들로 인해 북적이기 일수. 그런 여행객의 한 명으로서 바쁜 여행하던 중 우연히 가게 되었던 산 후안 카피스트라노 미션(Mission San Juan Capistrano)은 내게 천천히 쉬어가는 기쁨과 200여 년의 역사를 생각해볼 수 있는 값진 시간을 선물해 주었다.
LA 공항(LAX)에서 샌디에고 방향으로 1시간 가량 운전해 가다가 쉬어가고자 들렀던 마을 산 후안 카피스트라노에서 오랜 역사의 수도원을 발견하게 되었다. 외국에서 온 바쁜 여행객의 일정에는 쉽게 끼지 못하는 장소일지 모르지만, 그곳의 역사 이야기를 듣고 나니 가톨릭신자들에게는 반드시 방문해야 할 곳인 것 같았다.
산 후안 카피스트라노 미션은 1776년에 스페인에서 온 가톨릭 선교단체가 세운 수도원으로 미국에서 7번째로 성당이 세워진 곳이자, 1783년에 캘리포니아 최초의 와인이 생산된 곳이라고 한다. 9$의 입장료를 내고 네모 모양의 미션으로 입장하는데 오랜 역사의 냄새가 났다. 미션 가운데 펼쳐진 마당에는 각종 식물들이 아름답게 자리하고 있었고, 곳곳에 놓여 있던 올리브유를 짜던 맷돌 등 역사적 유물들과 오랜 벤치들이 관광객들을 맞이했다.
오랜 시간과 지진 등의 자연재해로 인해 부서지고 낡아 온전함을 잃어버린 곳들이 많았지만, 1984년에는 과거 교회 모습을 재현한 신규 교회가 새로 지어졌고, 지금도 곳곳에서 복원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등 나름대로 그 시간을 간직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관리를 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선교사들의 공동 거주지와 부엌 등의 공간과 과거 물건들도 박물관의 그것처럼 잘 전시되어 있어서 이것 저것 둘러보는 재미가 있었다.
오래된 성당 간판이 보여 설명을 보니 그곳이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인 세라 성당이라고 했다. 현재도 예배가 거행되는 성당으로, 나는 운 좋게도 크리스마스 이브에 다시 방문해 이곳의 예배에 참석해볼 수 있었다. 영어와 스페인어로 진행된 예배였는데, 무슨 얘기인지는 전혀 알아듣지 못했지만 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영광이었다.
네모진 정원을 벗어나니 그레이트 스톤 처치(Great Stone Church)가 보였다. 1797년에 완공된 이 성당은, 9년간 공을 들여 5층 규모로 지었었다고 하는데, 1812년에 지진으로 인해 지금은 흔적만을 가지고 있었다.
산 후안 카피스트라노 미션을 방문해보기 좋은 곳이라고 소개하는 이유 중 하나로 성당의 기념품숍이 상당히 훌륭했다는 것을 꼽을 수 있겠다. 성당의 역사를 보여주는 서적에서부터 성당의 자연 식물들을 보여주는 소품들까지 둘러볼수록 흥미가 생기는 곳이었다. 기념품숍에 새 인형이 많아 물어보다 들은 이야기가 있었다. 3월 성 요셉의 날(St. Joseph's Day)에 이 마을에서는 성대하게 제비의 귀한(Return of the Swallows) 축제를 연다고 한다. 매년 봄 멀리 남미에서 제비가 돌아오는 것을 기념하기 위함인데, 과거 교회가 붕괴됬을 때 수많은 제비가 주변에 진흙으로 집을 지어 신자들을 위로해주었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
기념품에서 적당한 쇼핑을 하고 나와 보니 마을 다운타운 자체가 걸으며 구경하며 먹고 쉬기 좋게 구성되어 있었다. 화려하고 웅장하다기보다는 아기자기하고 고풍스러웠던 미션과 마을,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임이 틀림 없다.
Information
+ 주소 : 26801 Ortega Hwy San Juan Capistrano, CA 92675, USA
+ 입장료 : 성인 9$, 어린이 6$
+ 홈페이지 : www.missionsjc.com
주중에는 한 대학교의 홍보담당 직원으로서, 주말에는 지구별 방랑자로서 성실하고 즐겁게 그리고 둥글게 살아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나이가 들어도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할 수 있는 청년으로 살아가길 희망한다. 서핑에 입문해 좌충우돌 했던 이야기를 담아 2012년 여름, '서핑에 빠지다'를 출간했다. www.wildbutmil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