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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산의 봄, 꽃과 재즈축제!

    홍대고양이 홍대고양이 2016.05.18

    카테고리

    경상, 예술/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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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 곳곳에서 봄이면 축제가 열린다. 축제의 장은 공원일 때가 많다. 공원은 도시의 숨통을 열어 준다. 누구나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녹색의 공간. 여유가 흐르는 공간에서 사람들의 표정은 풀어지고, 마음이 보드라워진다.

     

     

    * 울산여행, 태화강 대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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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란 물이 뚝뚝 떨어질 것만 같은 하늘과 초록 잎이 쑥쑥 자라나는 날. 집에만 있기엔 아쉽기 마련. 여름으로 치닫고 있는 지금, 태화강의 주말에는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공업 도시의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태화강으로 나갔다.

    지금의 태화강 대공원의 모습에서 과거의 오염되었던 태화강 모습을 찾기 어렵다. 2004-2010년 동안 여의도 공원 면적의 두 배가 넘는 공간에 대나무와 유채, 청보리 등을 심고 곱게 가꾼 대공원이다. 돌아볼수록 참 좋다. 야외 공연장과 제방 산책로 등이 잘 가꾸어져 있고 철따라 꽃축제 등이 열리는 시민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무엇보다 공원의 매력은 풍요로운 녹지와 여유로운 공간 크기다. 태화강 대공원은 전국 12대 생태관광지역으로 선정될 만큼 짙푸르다. 특히 강변 좌우로 짙푸른 십리대밭길이 빽빽하게 우거져 있다. 산책로를 자분자분 걸어도, 강변 자전거 대여소에서 무료로 빌려 태화강 자전거 도로를 달려도 참 좋다. 
     

     

     

    * 2016 태화강 대공원 봄꽃대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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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화강 대공원, 5월이면 꽃 천국이 따로 없다. 꽃이 피어난 태화강 대공원에서 <2016 울산 태화강 봄꽃 대향연>이 열렸다. 2016.5.4-5.15까지 각종 음악 공연과 어린이들을 위한 행사가 있었다. '대향연'이 지나도 꽃은 여전하니 축제가 끝난 뒤 찾아도 참으로 좋다. 5-6월 내내 부드럽게 굽이치는 검푸른 능선, 그 앞의 진녹색 대나무 숲, 그리고 평지에는 붉은 꽃물결이다
     
    개양귀비(꽃양귀비), 수레국화, 안개초, 작약 등이 넓은 평지에 흐드러지게 한들대는 모습, 곱다. 이렇게 붉은 꽃물결이 흐르던 곳- 파주 삼학산에서 처음 개양귀비 Corn Poppy를 보았다. 잔털이 많은 이 개양귀비는 아편을 만드는 종이 아니다. 우미인초 虞美人草라는 또 다른 이름처럼, 미인이다. 유럽에서 태어나 온화한 곳에서 자라나며 유채 등과 함께 5월에 피어나는 꽃이다. 화려한 붉은빛부터 꽃분홍 등 빛깔이 다양하다.

    선연한 빨강으로 눈길을 잡아끄는 개양귀비와 같이 자라고 있는 푸른 수레국화 Corn Flower. 이 꽃은 남 보랏빛의 색깔이 독특하여 좋아한다. 여느 꽃들의 붉은 계열을 벗어난 남청색과 청색 꽃이 매력이며, 연분홍도 있다. 꽃들은 보아도 보아도 좋다. 순진무구한 꽃의 표정들. 그 꽃들 사이로 걷는 사람들의 표정은 밝다.

     

     * 2016 태화강 국제재즈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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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절에 따라 열리는 음악축제도 조금씩 다르다. 여름이라면 뜨거운 열기 속에서 록 페스티벌 등이 주로 열린다. 봄은 재즈다. 5월에 여기 울산 태화강 대공원에서는 재즈곡이 흘렀다. 꽃무리를 따라 걷다 보면 공원 안쪽 무대가 있다. 5월의 주말, 태화강 야외공연장과 나비 무대에서 재즈공연이 이어졌다.

    국제재즈페스티벌을 위한 부스도 차려졌다. 안쪽 열에는 공방 체험코너나 자잘한 소품을 팔거나 하는 플리 마켓이 있다. 다른 한쪽 열에는 어김없이 먹거리를 파는 부스들. 파전, 떡볶이, 회오리 감자, 닭꼬치, 슬러시 등등을 판다.

    무대는 생각보다 잘 꾸며져 있었다. 차양을 갖춘 무대와 햇살을 가려주는 공간에 간이 의자를 놓은 객석이 있다. 모자는 무료로 나누어 주었다. 화면도 깨끗하게 잘 잡혀서 조금 멀찍하게 앉아도 무대가 잘 보여서 좋았다. 음향 시설도 만족스러웠다.

    재즈나 록 페스티벌은 보통 반나절 이상 공연이 계속된다. 1박 2일도 많다. 그러니 미리 라인업을 보고 관심 있는 사람들의 공연을 중심으로 보고 적당히 쉬엄쉬엄 즐기는 것이 좋다. 보다가 맞은편 대밭 돼지국밥집에 가서 든든히 내장탕도 먹고 오는 센스도 발휘하고 간식도 사 오고. 이런 게 페스티벌의 맛이다.

    야외 재즈나 록 페스티벌의 좋은 점은 공연장보다 자유로운 분위기다. 다소 산만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먹거리를 사다가 먹어가며 이야기하며 보아도 좋다. 뭐니 뭐니 해도 양산, 돗자리, 무릎담요 잘 챙겨가서 잔디밭에 편히 앉는 게 좋다. 다리 쭉 펴고 흥얼대며 음악 들으며 때로 누웠다가 기댔다가 하면서.

     

     

     

    * 울산 태화강 국제재즈페스티벌 2016, 라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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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즈. 음악은 알고 들어도 좋고 모르고 들어도 좋다. 그냥 들으면 된다. 인간의 심장이 리듬감 있게 뛰고 있는 한 자연스럽게 그 박자와 리듬에 몸을 싣게 마련이니까. 엇박자와 스캣 등 자유로움, 비정형이 매력인 재즈를 들으면서 그저 흥얼거림으로 충분히 즐겁다. 

    2016 태화강 국제재즈페스티벌의 라인업. 각 그룹은 약 1시간~1시간 반 정도 공연을 이어갔다. 무대는 야외공연장이 주 무대이며 무대 교체 등의 시간을 위해 나비마당에서 번갈아 열렸다. 14일은 모던 사운즈, U.zz, 남경윤 쿼텟이 시작부터 오후녘까지를 채웠고 개막식에 이어 윈터플레이, 2016라이징 스타밴드, 그리고 마지막으로 에미마이어였다. 15일은 현용선트리오 with 고아라, 이리스피아, 프렐류드, 파스꽐레 & 지안니, 론 브랜튼 재즈그룹, 파리스 매치 등이 무대를 꾸몄다.

    남경윤 쿼텟. 네 명의 멤버로 이루어졌다. 피아노에 남경윤, 드럼에 서미현, 베이스에 김대호, 보컬에 강윤미. 다른 재즈 팀보다 포스 넘쳐 보이는 여자 드러머가 인상 깊었다. 하- 저렇게 악기 하나 멋지게 연주할 줄 알면 좋으련만 하는 부러움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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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다음 이어진 윈터플레이 Winter Play 공연. 냠경윤 쿼텟과의 사이에 개막식이 있어 따분하지 않을까 했는데 개막식이 순식간에 끝나고 바로 공연으로 이어졌다. 윈터플레이 Winter Play, 여러 나라에 음반을 발매하고 국제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보컬, 작사를 맡고 있는 혜원 및 작사, 작곡, 프로듀싱, 트럼펫을 맡은 이주한이 멤버다. 보컬의 혜원. 적당히 무게감 있는 목소리와 한 마리 고양이 같은 분위기- 참 매력적이었다.
     
    2007년부터 활동을 이어온 관록 있는 재즈그룹답게 무대를 이끌어갔다. 팝재즈 쪽이라서 곡이 어렵지 않고 같이 흥얼흥얼 따라 할 만큼 친숙한 곡들도 있다. 보사노바풍의 리듬감이 온몸을 그루브하게 만드는 집시걸 Gypsy Girl. 좋아하는 노래다. 그리고 CF 송으로 익숙한- 밝고 사랑스러운 해피버블 도 부르고. 시간이 참 빠르게 흘렀다. 

    얼마 전 유명을 달리한 프린스의 퍼플레인 Purple Rain 곡도 이어졌다. 보랏빛 옷을 입은 보컬의 목소리로 다시 불리는 이 곡- I never meant to cause you any sorrow - 가만 들어보면 참 가사가 아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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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날이다. 15일 라인업의 론 브랜튼 재즈그룹. 흐린 날씨, 비젖은 듯한 서늘한 바람이 부는 태화강변에 콘트라베이스의 음색이 설렘을 선사하고 있었다. 피아노, 리더, 편곡에 론 브랜튼. 수준급의 연주를 펼쳤다. 그리고 그와 함께 하는 기타의 로만 풀라티, 베이스의 숀 펜틀랜트, 드럼의 매뉴얼 웨이언드, 재즈보컬 마리아 김이 무대를 채웠다. 언제나 묵지근하게 가라앉은 듯, 그러나 전체를 지탱하는 저음에 온 마음과 귀가 쏠린다. 베이스와 콘트라베이스의 선율을 따라 봄밤은 깊고 또 깊어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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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기대했던 라인업의 그룹은 바로 일본 재즈그룹 패리스 마치 Paris March. 이런 정상급의 재즈 뮤지션들이 여기까지 와주어 고맙다 싶은. 벌써 16년의, 앨범만 11장을 발매한 그룹이다. 파리스 마치의 재즈의 분위기보다 일본락그룹이라 해도 괜찮을, 부드럽고 무겁지 않은 재즈풍의 음악을 한다.

    2000년 데뷔앨범 Volume One을 발매한 뒤 시부야계, 보사노바, 얼번 재즈 등의 장르 곡을 노래하고 있다. 일본 특유의 발음과 감성이 살아있는 곡들이다. 태화강 재즈페스티벌에는 8인조로, 보컬에 미즈노 마리, 키보드에 스기야마 요우스케 등이다. 세션으로 드럼, 베이스, 퍼커션, 기타, 색소폰+플룻, 트럼펫, 피아노 주자가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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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즈곡이 이어질수록 붉음이 가라앉고 푸름이 짙어진다. 밤이 깊어질수록 주변 사람들은 얼굴이 지워지고 그림자로 남아 가고 이내 어둠 속에 형체만 남았다. 어쩌면 전국 노래자랑을 기대하고 오셨을까- 자신만의 박자감을 살려 엇박자 손뼉 치시던  할머니 할아버지 등과 꼬맹이들은 들어가고 젊은 축들이 남았다. 

    역시 무대는 밤에 꽃처럼 만개한다. 무대는 조명 빛에 더욱더 밝아진다. 뒤를 돌아보니 태화강 일대가 부드러운 어둠의 장막에 덮이고 있다. 빠르게 어두워진다. 더 있고 싶지만 밤바람이 싸늘하게 살갗을 스친다. 오소소 돋는 소름. 커피 텀블러를 챙기고 돗자리를 걷었다. 태화강변을 거슬러 돌아가는 길. 봄꽃대향연에 밤에도 사람들이 꽤 많았다.

     

     

     

    *  꽃같은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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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과 연인, 친구와 스스럼없이 언제고 찾을 수 있는 공간과 이를 채우는 즐거움 가득한 축제들이 있어 좋다. 도시 한가운데에 마련된 이런 공간, 가꾼 사람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든다. 5월 20~29일에는 울산대공원에서 장미축제도 열린다. 5월의 울산은 정말 봄의 축제로 가득하다.

    서늘한 바람결에 흐르는 재즈곡들. 참 좋았다. 멀리 가지 않아도 도시 한 가운데서도 소소한 축제들이 열리고, 보통의 하루가 반짝반짝 변신할 일들이 벌어진다. 즐거웠던 하루의 기억은 힘든 여럿 날들을 위로하는 버팀목이다. 인생이 매일 축제일 수는 없지만 가끔이라도 어떤 하루는, 음악 가득- 꽃같은 날이었으면 좋겠다.
     

     

     

     

     * 울산 태화강 봄꽃대향연 2016 정보
    - 위치 : 울산 태화강 대공원 일대
    - 일시 : 2016.5.4-5.15
    - 입장료 : 없음
    - 주차 : 태화강 공원 변 주차장 이용, 323대 수용 가능, 11:00-19:00 간 주차료 징수,

    * 울산 2016 태화강 국제재즈페스티벌 정보
    - 위치 : 울산 태화강 대공원 야외공연장 및 나비마당 (울산 광역시 신기 8길 65, 태화교회 부근 태화강 둔치)
    - 일시 : 2016.5.14-2016.5.15​, 양일간 15:00-22:00
    - 입장료 : 없음
    - 주최&주관 : 울산매일신문사, 후원 : 울산광역시, 울산광역시 중구청 ​

     * 울산 2016 울산대공원 장미축제 정보
    - 위치 : 울산대공원 장미원, 남문일원
    - 일시 : 2016.05.20 ~ 2016.05.29, 10:00-22:00
    - 예매처 : 현장판매 (장미원 입구 / 대공원 동문, 정문, 남문 임시매표소 운영)
    - 입장료 : 장미원 입장료(동물원 포함) 어른 2,000원 / 청소년 1,000원 / 어린이 500원
    - 홈페이지 : http://www.ulsanpark.com/
    - 주요행사 : 개막점등식, 개막공연 뮤지컬 오셀로, 조수미/드림콘서트/폴포츠 공연, 장미 퍼레이드 등 

     

     

     

     

     

     

     

    홍대고양이

    동아사이언스 과학기자, 웹진과학전문기자, 아트센터 객원기자, 경기여행지식인단으로 활동. 지금 하나투어 겟어바웃의 글짓는 여행자이자 소믈리에로 막걸리 빚는 술사랑 여행자. 손그림, 사진, 글로 여행지의 낭만 정보를 전하는 감성 여행자. http://mahastha.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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