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떠나는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본다. 일상에서 벗어나 낯선 환경과 문화를 접하고 경이로운 감정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었던가. 하지만, 나라를 대표하는 큼직한 도시들은 닮은꼴 도형처럼 아주 비슷해져 있었다. 으레 볼 수 있는 백화점, 어느 지점을 가도 동일한 메뉴를 제공하는 음식점. 외관부터 룸컨디션까지 판박이인 체인 호텔.  '사람 사는 곳이 다 비슷하지'라는 말로 일축하기엔  아쉬움이 남는다. 내 심장을 두근두근 뛰게 할 떨림 세포 한 조각을  찾고 싶은데... 진정 여행자의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장소가 어디 있을까? 

그렇게 소도시로 시선을 돌렸다.

초록빛 소도시, 시즈오카

 시즈오카를 세 단어로 소개한다면, 후지산과 와사비, 녹차다. 초록빛 산 내음이 가득할 것 같은 청정한 마을. <나 혼자 산다>의 이시언 씨가 와사비 아이스크림을 먹고 슈젠지 온천에서 자전거를 타고 와사비 아이스크림을 먹은 곳으로 유명해졌다. 시즈오카는 도쿄와 나고야 중간에 위치하고 있지만, 버스가 하루에 두 세대 다니는 지역이 있을 정도로 시골이다. 그렇다고 해서 뚜벅이 여행자가 여행하기 힘든 곳은 아니다. 후지산 시즈오카 투어리스트 패스(미니)로 기차와 버스, 페리를 유연하게 이용한다면, 불편함 없이 다닐 수 있다.

TIP. 인천- 후지산 시즈오카 공항: 1시간 50분가량 걸리며, 에어서울(아시아나 항공)이 일주일에 3회 운항하고 있다. 

시즈오카의 오뎅은 특별하다
쿠로한펜(黒はんぺん)

▲ 아오바 요코초(青葉横丁)

▲ 일본의 어느 지역이든 오뎅은 유명하다. 하지만, 시즈오카의 오뎅은 조금 다르다. 

진간장과 소고기 힘줄로 끓여 검은색 오뎅색을 띈다. 그래서 쿠로한펜(黒はんぺん)이라 부른다. 시즈오카 시내에서 가장 유명한 오뎅골목, 아오바 요코초는 밤이 되면 랜턴이 켜지며 관광객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현지인들이 퇴근 후 한 잔하고 돌아가는 선술집의 느낌이지만, 실상 위생이 좋지 않고 관광지 물가가 적용된다. 단순하게 '명소'라는 생각으로 가볍게 둘러보는 걸 추천. 오히려 현지인들도 아오바 요코초보다 시내에 있는 오뎅집들을 애용한다. 

* 아오바요코초 주소: Shizuoka-ken, Shizuoka-shi, Aoi-ku, Tokiwachō, 1 Chome−8-7 (구글맵에서 '아오바 오뎅거리'라고 검색가능)

후지산과 쇼핑,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고텐바 프리미엄 아울렛(御殿場プレミアム アウトレット)

고텐바 프리미엄 아울렛은 일본 최대 프리미엄 아울렛이기도 하지만, 후지산이 잘 보이는 명소로 유명하다. 명품부터 캐주얼 브랜드, 우리가 알 만한 스포츠 브랜드가 이곳에 포진해 있다. 매장마다 할인행사를 하고 있으며, 외국인은 텍스 리펀드를 받을 수 있어 기본가보다 훨씬 저렴한 쇼핑을 할 수 있다. 인포메이션에 여권을 보여주면, 쿠폰북을 제공하니 빼놓지 말고 챙길 것. 목적은 후지산일지라도 쇼핑으로 귀결되는 곳이다. 

- 주소: 1312 Fukasawa, Gotenba, Shizuoka Prefecture 412-002(JR 고텐바 역 앞에서 아울렛까지 무료셔틀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15분에 1대씩 운행)
- 전화번호: 0550-81-3122 
- 영업시간: 10 : 00 ~ 20 : 00(3월~11월) 10 : 00 ~ 19 : 00(12월~2월)/ 연1회 휴무(2월 3째 목요일)
- 홈페이지: https://www.premiumoutlets.co.jp/gotemba/

일본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온천마을
슈젠지(修善寺)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면 긴장했던 근육들이 풀어지면서 피로가 풀린다. 일본 여행을 '휴식'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온천'의 역할도 크지 않을까. 시즈오카를 여행할 때 하루나 이틀 머무르면 좋은 온천마을은 슈젠지다. 만약 여건이 되지 않는다면, 당일치기로 둘러봐도 좋다. 슈젠지의 필수코스인 '대나무숲 길'은 일본의 연인들에게도 사랑받는 데이트 장소다. 대나무 숲 길 중앙에 있는 '평상'에 누워 대나무가 바람에 스치는 소리를 들으면 내 마음이 고요해진다. 

 슈젠지 역시 일본의 여느 온천마을 처럼  무료족탕인 아시유(あしゆ)가 많다. 걷다가 지칠 때면 살포시 발을 담가보자. 이때 물기를 닦은 작은 수건이 있다면 더 좋다. 뜨끈하게 발의 피로를 풀었다면, 이제는 '아이스크림'으로 시원하게 목을 축인다. '와사비 아이스크림'은 시즈오카에서 자란 생 와사비를 직접 갈아 아이스크림에 턱 하니 올려준다. 매울 거란 예상과 달리 와사비는 달콤한 밀크아이스크림과 어우러지며, 방점을 찍는다. 

*주소: Shizuoka Prefecture, Izu, 修善寺1031-1(구글맵에서 '슈젠지 대나무숲길' 검색가능)

공기 좋고 물 좋은 곳에는 술이 있다
베어드 브루어리 슈젠지(Baird Brewery Shuzenji)

시즈오카 여행을 준비하면서 제일 먼저 찾아본 건 브루어리와 크래프트 비어(수제맥주)였다. 베어드 브루어리 슈젠지가 있다는 소식에 어찌나 반가웠던지.  도쿄나 누마즈지역에도 있지만, 슈젠지에서는 토,일 공휴일에 브루어리 투어가 가능하다.(사전예약 필수) 베어드 브루어리 슈젠지는 가든 테마로 캠핑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탭 하우스는 브루어리 건물 3층 야외테라스에서 자연경관을 즐기며 맥주를 즐길 수 있다.

- 주소: 1052-1 Oodaira, Izu-shi, Shizuoka-ken
- 전화번호: 05-5873-1225
- 영업시간(탭하우스): 12:00~19:00 / 토, 일, 공휴일 11:00~20:00
- 홈페이지: https://bairdbeer.com/ (브루어리 투어는 메일로 신청 가능: gardens-tap@bairdbeer.com)

TIP. 시즈오카역에서 시미즈역까지 열차를 탄 후 시미즈 역에서 시미즈 항으로 버스이동. 시미즈 항에서 쓰루가만 페리를 탄다.
(쓰루가만 페리는 시미즈항과 도이항을 운항하며,후지산 뷰를 볼 수 있다. 투어리스트 패스로 무료이용 가능. 1시간 5분 소요) 
도이항에 도착해서 버스를 타고(50분) '라포레 슈젠지' 정거장 하차 후 도보 10분. 

+) 시즈오카 지역 패스권

① 후지산 시즈오카 투어리스트 미니패스(3일) - 하마마쓰, 후지산, 시즈오카, 가마고리 지역. 페리, 버스, 철도 해당.
성인 : 4,500엔(하나투어에서 42,930원 구입 - 2018.9월 기준)
※ 이 패스권은 외국인 여행자를 위한 것이기 때문에 일본에서 구입한다면 5,000엔. 
한국에서 구입한 후 일본의 지정된 JR역 종합안내소(미도리노 마도구치)를 방문해서 패스권과 교환한다. 

② 이즈드림패스(2, 3일) - 이즈반도를 주유할 수 있는 패스권으로 3가지 종류가 있다. 페리,버스,철도 해당.

③ 도카이버스 전선프리패스(2, 3일) - 이즈반도를 주유하는 도카이버스를 무제한 탈 수 있다. 버스 해당

④ 마구로킷푸(1, 2일) - 나미모리깃푸와 오모리깃푸, 토쿠모리깃푸 3종류가 있으며. 시미즈항과 미호반도, 시즈오카를 여행하는 사람에게 적합.
패스종류에 따라 수상버스와 시즈오카철도, 수상버스와 시즈오카버스 등으로 제공내역 달라짐.

그 외에 후지산 하이큐하이랜드나 후지사파리파크, 후지산 5개 호수주유패스, 후지산온천 패스권(왕복버스권)등이 있다.

+) 시즈오카 인기 명소

중부, 서부, 후지, 이즈지역으로 크게 나눌 수 있으며 시즈오카시는 중부지역에 해당한다.  

중부 - 시즈오카시내, 미호노 마쓰바라, 치비마루코짱 랜드, 슨푸성공원
서부 - 하마나코(호수), 가케가와성,하마마쓰 플라워파크, 나카타지마 사구, 칸잔지 온천  ,가마고리온천
후지 - 후지사파리 파크, 고텐바 프리미엄 아울렛,후지산,시라이토 폭포
이즈 - 슈젠지 온천, 미시바 스카이워크, 아타미성, 아타미온천, 도가시마 온천,도이킨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