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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주의 요리] 중국에는 깐풍기가 없다? 라즈지가 있다!

    요리엔탈 요리엔탈 2011.03.22

    카테고리

    중국, 기타, 음식

     

     

    - 셰프 김한송의 요리 이야기 in 정주 -

     

    중국에는 깐풍기가 없다? 라즈지가 있다!

     

     



    이번 중국 정주 여행을 결심한 가장 큰 이유는 사실 '깐풍기' 때문이었다. 한 매체에 식재료에 관한 글을 쓰고 있는데 마침 이번 주제가 '깐풍기'였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다른 음식은 포기하더라도 깐풍기 하나 만큼은 꼭 먹고 온다'는 굳은 다짐과 함께 중국으로 떠났었다.


    하지만 중국에 도착하자마자 현지가이드에게 깐풍기에 대한 정보를 물었을 때, 중국에는 정작 깐풍기는 없다란 말을 듣는 순간 눈앞이 깜깜해졌다. 그러나 이대로 물러설 순 없는 노릇.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몇몇 일행과 함께 깐풍기를 찾아 나섰다.


    늦은 저녁 여러 음식점을 둘러봤지만, 역시나 깐풍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렇게 터벅터벅 호텔로 돌아오는 길,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중국에서도 서민들이 찾을 법한 허름한 음식점에 들렀다. 이곳에서 주문했던 음식은 '라즈지'였는데, 기름에서 볶은 닭을 의미하는 라즈지는 어찌보면 깐풍기와 가장 흡사한 음식이었는지도 모른다.  


    깐풍기가 전분이나 밀가루에서 닭을 튀겨낸 뒤 소스에 졸여내듯 볶아내는 것과 달리, 라즈지는 기름을 넉넉하게 두른 팬에서 닭을 볶아내다 간장으로 졸여낸다. 비록 깐풍기를 찾을 수 없었지만, 수년전 한국에서 유행했던 안동찜닭의 맛과 비슷한 맛을 지니고 있는 라즈지는 깐풍기의 여운을 채워주기에 충분했다.







    주방에선 피망을 한켠에 썰어놓고, 그릇도 차곡차곡 준비해 놓고 있다.

    조리 과정을 지켜보니 기름에 살짝 튀겨 낸 닭에 큼직하게 썰어놓은 피망을 넣었는데

    이는 [콰이(塊):식재료를큼직하게 썬 것]라 한다.





     

     

    주문을 하면 곧장 웍을 달군다.

     







    센불에서 웍을 다루는 모습을 보면서 중국 음식의 매력을 느꼈다. 중식 조리과정에는 몇몇 용어가 있는데, 라즈지처럼 뜨거운 기름에서 살짝 튀겨내는 것을 바오(爆) 라고 한다. 이와 달리 한국식 깐풍기는 밀가루나 전분을 묻힌 반죽을 튀겨낸 뒤 다시 볶아내는데, 그 방법은 다시 [자(炸) : 다량의 기름으로 튀겨낸다] 와 [깐펑(乾烹) : 국물 없이 마르게 볶는다]으로 분류할 수 있다.







    라즈지를 자랑하시는 아주머니





     

     

    라즈지와 함께한 518맥주

    중국 맥주는 일본의 맥주보다는 조금 상큼한 맛이 약하지만

    한국 맥주보다는 훨씬 더 낫다.

     






    금세 먹음직스럽게 만들어낸 라즈지!

    중국에서는 음식을 달랑 하나만 시키면 실례다.

    남기는 한이 있더라도 넉넉하게 주문해야 한다.

     



    4,0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정주는 중국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특정 지역의 음식 문화로는 풀어낼 수 없는 독특한 음식 문화를 지닌다. '사천(四川) 요리'와 '상해 요리(蘇菜)'가 혼합해 있다고나 할까?


    실제 정주의 음식에선 양쯔강 상류를 중심으로 고춧가루와 생강 등 자극이 강한 조미료를 사용하는 '사천 요리'와 곡류와 해산물을 풍부하게 사용하는 '상해 요리'의 특징이 복합적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그 다이내믹한 조화의 맛이 정주 요리만의 특징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비록 나의 무지함으로 인해 중국 대륙에서 깐풍기는 찾아볼 수 없었지만, 정주의 뒷골목에서 맛 본 라즈지와 518맥주는 내게 대륙의 내음을 한껏 선사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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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리엔탈

    요리팀 '7Star Chef' 소속으로 다양한 프로젝트 그룹으로 활동하는 요리사다. 레스토랑 컨설팅을 진행하며 한국식 시그니처 메뉴를 완성해낸다. 20009 Spirit of Austrailia 를 통해 호주의 스타 셰프들과 레스토랑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하였다. 방송활동으로는 LG텔레콤의 OZ핸드폰 CF 모델, Olive TV의 'Tasty Road 2', KBS 이현우의 'Spoon'을 진행하였다. 저서로는 '아주 특별한 저녁식사, 궁극의 메뉴판, 셰프의 노트를 훔치다'가 있으며 네이버 캐스트 '키친 스페셜'에서 맛있는 이야기를 연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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