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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색희망 녹색희망 2013.04.24

    카테고리

    경기,

     

    도심 속 벚꽃왈츠, 안양천 제방길

     

    한 동안 마음이 들떴습니다. 먼 남녘땅에서 들려오는 봄꽃 소식들 덕분에 말입니다. 넓지 않은 한 나라 안에서 같은 계절을 맞이하는 데도 참 때가 달라서 내 곁에는 언제 봄의 꽃들이 피어나나, 마치 소풍을 기다리던 초등학생 때처럼 기다렸습니다. 때 아닌 4월의 꽃샘추위를 견뎌내고 드디어 서울에도 꽃망울이 일제히 터지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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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리 가지 않아도 좋고, 부러 시간을 내지 않아도 좋을 지금, 내 곁에 바짝 다가와 있는 봄을 출근길에 만나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드는 겁니다. 내가 기다려온 많은 시간들이 이처럼 화사한 벚꽃 같은 나의 미래를 위한 기다림일 수도 있겠다고요. 나도 봄의 꽃을 향해 쉼없이 걸어가고 봄의 꽃 역시 나를 향해 오고 있었음을. 그러다 이렇게 만나게 되는 것이 운명이라는....... 아, 그러니까 꽃을 만나니 절로 감성적이 되더라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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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부러 일찍 나와서 안양천 제방 길을  걸어서 출근길로 경로를 잡았는데, 나만 부지런을 떤 것이 아니었습니다.  어찌 알고 찾아 왔는지 꿀벌들도 윙윙 봄맞이에 한참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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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뿐이게요. 유모차에 어린 아이를 태우고 한껏 상기된 표정의 아이 엄마, 사는 재미를 제대로 아시는 사장님과 함께이 단체로 봄소풍을 온 작업복의 직장인들 모습도 보이고, 빨간색 뽀로로 자전거를 타고 벚꽃 터널 아래를 지나가는 꼬마 아가씨, 그리고 무엇보다 이 화사한 벚꽃 터널을 즐기기에 가장 어울리는 삼삼오오 젊은 연인들의 모습까지....... 그 모습을 보니 저절로 엄마미소가 번지면서 ' 봄의 꽃풍경은 이렇게 함께 어울려 즐겨줘야 배로 행복해지는 것이군! ' 하는 생각도 들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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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퀵 서비스를 하는 오토바이도 잠시 벚꽃 터널 아래에서 쉬어 갑니다. 주인은 어디 있을까 짐짓 궁금해서 주변을 둘러보니 아하, 바로 저만치 푸른 풀밭에서 돗자리를 펴 놓고 지인들과 웃음꽃을 피우는 중년의 남자일지도 모르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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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풀밭 아래에서 봄나물을 캐는 역무원 차림의  검은 복장을 한  젊은 남자 분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분이 어느 분이시던,  이 봄의 왈츠에 딱 어울리는 스텝을 '안단테, 안단테 ' 밟고 계시는 모습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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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대로 벚꽃 왈츠를 추기 위한 안단테 스텝을  위해서는  벚꽃 터널 밑에서도 벚꽃 외의 다른 풍경에도 눈을 돌리는 여유 놓치지 말아야겠다 싶어 눈을  이리 저리 돌려 봅니다. 꽃만 기특하게 부지런하게 피어나는 줄 알았더니 파릇한 풀들이 또 언제 이리 자랐을까 정말 기특한 생명의 씨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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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리 굽으신 할머님도 이 봄이 주는 생기를 마다하지 않으시고 길을 나서 주셨습니다. 그 또한 감사한 일입니다. 이 좋은 벚꽃 풍경 아래 하늘나라 가신 내 고운 할머니도 모셔 오고 싶고, 고향 부모님들과도 함께 하고프고, 좋은 벗들과도 함께 하고픈 마음에 더 봄의 풍경이 가슴 절절하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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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걸은 벚꽃 길은 안양천 제방길입니다. 안양천이 워낙 넓은 지역을 따라 흐르는 하천이라 안양천변 벚꽃 길도 몇 길이 있습니다만, 안양천 제방 길은 보통 '광명대교'에서 '철산대교'까지 1.2km의 제방도로를 말합니다. 안양천을 사이에 두고 경기도 광명지역과 서울시 구로구 양 쪽에 벚꽃 터널이 형성되어 있는데요.  광명 지역의 길은 지금까지 사진 속 풍경처럼 벚꽃나무의 수는 적으나 흙길이라는 주로 도보 여행자들이 대부분이고 다리를 건너 서울 구로 쪽으로 건너오면 벚꽃나무는 훨씬 울창하게 조성되어 있으나 시멘트 포장길이라 자전거와 인라인 등의 이용자들도 함께 하게 됩니다.

    철산대교에서 광명대교 방향으로 제방 길을 쭉 걸어오시거나, 아니면 중간에 놓여 있는 징검다리를 건너 반대 편 길로 옮겨 걸으셔도 좋겠지만, 개인적으로 철산대교에서 광명대교까지 한 번에 걸어오시고, 광명교를 건너 서울 구로 쪽으로 이동하여 다시 반대로 광명 대교에서 철산대교까지 벚꽃 구경을 하시며 걸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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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안양천 제방길을 걸었던 것은 4월 17일. 만개한 벚꽃 아래 완연한 봄날을 즐겼습니다. 이제는 비도 내려 벚꽃이 많이 지고 말았겠지요. 그러나 비록 벚꽃은 엔딩을 고할지언정 봄은 오늘 그리고 내일, 더욱 가까이 다가고오 있습니다. 꽃향기 그윽한 훈풍과 함께, 찬란한 봄 햇살이 내리쬐는 안양천 제방길은 곱고 청순한 벚꽃터널과는 또 다른 싱그러움으로 우릴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내일, 또 우리 만나기로 해요.

     

     

    INFORMATION

     

    안양천 제방길 벚꽃 터널 

    - 경기도 철산대교에서 광명대교까지 편도 1.2 km의 제방 길

    - 경기도권 철산대교 - 광명대교 - 다리 건너 서울 구로권에서 다시 철산대교까지 왕복 2.4km 벚꽃터널

    - 서울 쪽에서 접근하려면 지하철 '가산디지털단지역'에서 중간에 진입할 수도 있고,

    - 경기도 광명시 철산동 '철산레미안,자이아파트'정류장 하차후 철산대교까지 도보 5분

     

     

     

     

    녹색희망

    아이와 함께 하는 여행을 통해 얻게 된 낮고 겸허한 세상 바라보기를 통해 ‘공정한 세상’,’윤리적 여행’ ,‘착한 여행’, ’더불어 행복해지는 삶’ 으로까지 너른 시야를 갖춘 여행자가 되어간다. 그 이야기는 블러그, 잡지, 그리고 책을 통해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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