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숲에 매료되다.

요세미티 국립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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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해변 캠핑장에서 하루를 머물고 4시간을 달려 요세미티 국립공원(Yosemite National Park)으로 향하는 길.
울창한 숲으로 들어서자 어디선가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는 것 같다. 
창밖으로 고도에 따라 모습이 달라지는 나무들을 감상하다 보니 어느새 요세미티 계곡에 다다랐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시에라네바다(Sierra Nevada) 산맥의 서쪽 사면에 있는 요세미티 국립공원(Yosemite National Park)은 유네스코 자연유산으로 전 세계 37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아오는 미서부 국립공원의 얼굴이다. 특히 한국인들은 우리의 설악산을 연상시키는 요세미티의 거대한 화강암 바위산과 계곡, 폭포를 좋아해 미국 여행 시 빼놓지 않고 들르는 곳이라고 한다. 눈이 녹는 5~6월의 요세미티 국립공원은 계곡의 수량이 늘어 바위 사이로 이름 모를 폭포들이 생겨 장관을 이루는데 운 좋게도 바로 지금, 내가 요세미티를 찾았을 때가 그 절정이었다.

 

 

제크의 콩나무가 이렇게 컸을까? 자이언트 세쿼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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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세미티 공원 남쪽의 마리포사 숲에는 동화 '제크와 콩나무'를 연상시키는 거대한 나무들이 있다. 이 나무의 이름은 '자이언트 세쿼이아(Giant Sequoia)'. 어찌나 거대한지 이름에도 자이언트라는 단어가 들어간다. 자이언트 세쿼이아는 세계에서 가장 큰 나무 종으로, 보통 1,500~3,000년을 산다. 껍질 두께만 최대 60센티미터로 무척 단단해 산불이 나도 거의 상처를 입지 않는다고 한다. 심지어는 불에 그슬려야 단단한 껍질이 깨져 씨앗이 뿌리를 내린다고 하니, 정말 신비로운 자연의 세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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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포사 숲에는 총 500그루가 넘는 붉은 자이언트 세쿼이아 군락지가 있다. 내 키의 몇십 배나 되는 나무는 올려다보는 것만으로도 현기증이 날 지경. '혹시 저 나무 꼭대기에는 거인이 키우는 황금 오리가 있지 않을까?'라는 엉뚱한 상상을 하다가 문득 함께 걷던 일행이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마치 거인국에 온 걸리버처럼 종종대며 커다란 나무 사이를 헤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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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목이 되어 쓰러진 나무는 하나의 관광포인트가 되었다. 숲에서는 종종 쓰러져 뒹구는 나무들을 볼 수 있었는데, 통행에 방해만 되지 않으면 따로 치우지 않고 자연 그대로를 보존하는 것이 미국 국립공원의 관리 방침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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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커멓게 그을린 자이언트 세쿼이아, 이래 봬도 속은 멀쩡하다.
'하나 잘라서 우리 집 식탁으로 쓰면 좋겠다'는 사람들의 우스갯소리에 나도 한번 반들반들한 나무 밑동을 만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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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트 세쿼이아 나무는 솔방울도 역시 자이언트~!
이렇게 큰 솔방울이 있다고 호들갑을 떨었더니, 현지 코디네이터께서 '사람 얼굴보다 큰 솔방울도 있다'며 웃는다. 

 

 

요세미티의 상징, '엘 캐피탄 바위와 하프 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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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대한 수직 암벽, 엘 캐피탄(El Capitan) 바위

 

요세미티의 가장 큰 볼거리는 빙하의 침식으로 만들어진 기암절벽들이다. 그래서 거대한 수직암벽인 하프 돔과 엘 캐피탄 바위는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상징으로 불린다. 암벽을 배경으로 겨우내 쌓인 눈들이 녹아 폭포를 이루고, 계곡마다 초록이 우거지는 요즘의 모습은 특히나 아름답다. '추장'이라는 의미의 엘 캐피탄 바위는 이름에 걸맞게 높이가 900m에 달하며 세계 암벽등반가들이 한 번쯤 도전해 보고 싶은 곳으로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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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대한 바위를 칼로 잘라놓은 것 같은 하프 돔(Half Dome)


웅장안 화강암 절벽인 하프 돔은 허가받은 사람만이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왕복 23Km의 가파른 길의 끝에는 허가증을 가진 사람만이 오를 수 있는 '줄구간'이 있는데, 하루에 400장씩만 허가증을 발급한다니 선택받은 사람만 오를 수 있는 등산객들의 로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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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햇살이 부서지는 계곡의 풍경이 아름답다.

 

 

터널 뷰에서 바라본 '브라이덜 베일 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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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터널 뷰(Tunnel View)에서 바라본 브라이덜 베일 폭포

 

요즘은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폭포를 보기에 가장 좋은 계절이다. 따뜻한 기온에 겨우내 쌓인 눈이 녹아 폭포의 수량이 최대치가 되기 때문이다.
폭포에 하얀 물보라가 일면 신부의 면사포와 비슷하다고 해서 '신부의 면사포 폭포'라고 불리는 '브라이덜 베일(Bridalveil Falls)'폭포는 계곡의 전체적인 경치를 볼 수 있는 터널 뷰에서 보는 것이 가장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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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으로는 엘 케피탄, 오른쪽으로는 브라이덜베일 폭포, 멀리 하프돔까지 보이는 이곳의 아름다운 풍경은 그저 바라만 보고 있어도 좋다.

 

 

북미에서 가장 높고 아름다운 '요세미티 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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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 739m로 미국에서 가장 높은 폭포로 유명한 요세미티 폭포(Yosemite Falls). 가장 높은 폭포이지만, 봄과 여름에만 볼 수 있는 반쪽짜리 폭포이기도 하다.
요세미티 폭포를 제대로 보려면 최고 수량이 되는 5월 말이 가장 좋다. 8월이 되면 물이 거의 말라 폭포가 사라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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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세미티 폭포는 한줄기로 쭉 뻗어있지 않고, 어퍼(Upper), 캐스케이드(Cascade), 로어(Lower) 3부분으로 나뉜다.
이중 로어만이 차로 접근이 가능해 조금만 걸어도 엄청난 기세로 쏟아져 내리는 웅장한 폭포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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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단 폭포의 가장 아랫부분에서는 안개처럼 흩어지는 시원한 폭포수를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다. 
눈이 녹아내린 물은 살짝 발을 담그기만 해도 얼어버릴 것처럼 차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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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포까지 향하는 산책로에는 오래된 아름드리 나무들이 있는데, 신기하게도 줄기마다 연두색 이끼가 끼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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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니 폭포에서 안개처럼 흩날리는 물방울들이 나무에 맺혀 이끼를 살게 했던 것. 늦여름이 되면 폭포는 말라 사라지지만, 이끼가 남아 이곳에 폭포가 흐르고 있었음을 증명한다. 

 

 

자연 속 '요세미티 국립공원 캠핑장'

 

캠핑은 국립공원에 가장 잘 어울리는 숙박형태이다. 요세미티 국립공원 캠핑장은 주로 볼 것 많은 요세미티 계곡에 몰려있다. 보통 4월~9월 말에만 개장하지만, 일부 캠핑장은 몰려드는 관광객 덕에 연중 개장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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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 질 무렵 요세미티 국립공원 캠핑장 풍경. 모락모락 연기를 피우며 분주히 저녁을 준비하는 캠퍼들의 모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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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곰이나 너구리 등 야생동물의 습격을 방지하기 위한 푸드 스토리지(Food Storage)가 있는 요세미티 국립공원 캠핑장 풍경 

 

바위산과 폭포로 둘러싸인 요세미티 국립공원 한가운데서 즐기는 캠핑은 인간도 자연의 일부임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경험이다. 하지만 개발이 제한되어 있어 열악한 기반시설은 고려해야 한다. 따뜻한 샤워, 깨끗한 화장실을 원한다면 근처 사설 캠핑장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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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숲과 바위, 폭포의 매력에 푹 빠졌던 요세미티 국립공원 산책. 마음 같아서는 한 달쯤 이곳에 머무르며 트래킹도 하고, 야생동물과도 만나보고 싶었지만, 아쉬운 걸음을 돌린다. 오늘은 침대와 주방, 다락이 있는 미국식 복층 캐빈에서 숙박을 하는 날. 캠핑의 정취를 느끼며 근사한 통나무집에서 자보는 것도 좋은 경험인것 같다.

내일은 라스베이거스로 떠나는 날~! 도시와 숲, 사막을 두루 볼 수 있는 미서부 캠핑여행도 벌써 중반에 다다르고 있다.

 

 

* 취재지원: 하나투어 웹진 겟어바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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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데이

뜻밖의 멋진 풍경, 알 수 없는 만남과 헤어짐, 다양한 사람들의 천차만별 삶의 방식, 해변의 석양과 맥주 한 병을 사랑하는 낭만 여행가. 10년간 IT기업 홍보팀에서 웹과 소셜미디어 관련 일을 했으며 현재는 여행 블로거로 '그린데이 온더로드'(greendayslog.com/ 2011, 2012 티스토리 여행분야 우수 블로그) 및 각종 매체에 감성 여행기를 연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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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가까이 다가간듯한 느낌이에요.
    잘 읽었어요^^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