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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들레이드, 한여름에 만난 가을의 향기

    토종감자 토종감자 2013.08.21

    카테고리

    호주, 노하우, 가을

     

    호주 애들레이드 Adelaide 여행 

    한여름에 만난 가을의 향기 

     

     

    무더위를 피해 가을 속으로

    이미 6월부터 한국은 찜통같은 더위가 시작되었다. '지구온난화'는 귓등으로만 들었는데 요즘엔 온몸으로 실감이 난다. 어릴 적만 해도 6월은 싱그러움이 만발하는 초여름이고 9월은 가을의 시작이었는데, 언제부턴가 한국은 6월부터 9월까지 한여름이다. 그래서 애들레이드의 선선한 바람이 내심 반가웠는지도 모른다.  

    겨울에도 좀처럼 영하로 떨어지지 않는 호주가 추워봐야 얼마나 춥겠냐며, 한국의 여름복장 위에 얇은 자켓 하나만 꺼내 걸쳤는데, 호주에 도착해 주변을 둘러보니 남들은 털모자까지 쓰고 다니는 엄연한 겨울이었다. 그래봐야 사실 한국의 가을과 유사한 기온인데다 영상 7도 이하로는 잘 떨어지지 않건만, 추위에 익숙하지 않은 호주 사람들은 두꺼운 스웨터에 어그부츠를 신고 다녔다. 

    어제까지 더위에 시달렸는데, 오늘은 거리에 떨어지는 낙엽을 바라보며 앉아 있다니. 역시 사람 팔자 시간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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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한국의 가을과 다른 점은 까치가 깍깍거려야 할 것 같은 앙상한 나뭇가지 위에 앵무새들이 앉아 있다는 점. 애들레이드는 호주의 남쪽에 있어 남극과 가깝다보니 여름에도 30도 이상으론 올라가지 않는다. 온대기후와 비슷하기 때문에 앵무새를 기대하지 않았는데, 웬 걸. 나뭇가지마다 삼삼오오 모여앉아 열심히 수다 떠는 건 죄다 앵무새였다.

     

     

     

    또한 시내 중심가에서도 커다란 개와 함께 산책하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는데, 사진 속 이 개가 내 평생 본 개 중에 가장 큰 개가 아닌가 싶다. 내 옆을 지날 때 거의 가슴팍까지 오는 걸 보니 족히 1m는 된다는 얘기. 큰 개를 많이 키우는 호주에서도 특히 큰 편인지 주변사람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스타일리쉬한 개주인은 덩달아 우쭐.

     

     

    애들레이드 도시풍경

    애들레이드 여행계획을 세우던 중, 우리는 지도를 보고 깜짝 놀랐다. 이곳이 비교적 역사가 짧은 도시라는 것이 지도에서 바로 드러난 것이다. 

     

      

    바로 이렇게 도시 중심가 전체가 공원으로 둘러싸여있는 모습. 서울, 파리, 런던처럼 오랜 시간동안 자연스럽게 형성된 도시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직사각형 형태의 깔끔한 도시모양도 인상적이다. 이곳은 처음부터 자유이민을 목적으로 건설한 도시였기 때문에, 도시가 성장한 후에 재정비가 필요없도록 계획되었다고 한다. 애들레이드 전체 면적은 서울의 세 배이나 정작 시내라고 부를만 한 곳은 위 지도상, 토렌스 강 아래의 가로 세로 4 x 3km 사각형 공원 안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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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들레이드엔 최중심가로 가도 하늘을 찌를 듯한 높은 건물은 없다. 1800년대의 초기 이민자들은 대부분 종교의 박해를 피해서 온 독일인들이었고, 2차 대전 후 더 많은 유럽인들이 새출발을 위해 몰려 들었다고 한다. 그들은 고향이 그리웠는지, 현대적인 건물 사이사이에 중세 유럽풍의 건물들을 드문드문 지어 놓았는데, 마치 16-17세기의 거리 풍경을 재현해 놓은 듯 하다. 그러나 입구에 적힌 완공 년도를 보면 모두 1900년대 전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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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페가 예쁜 곳 - 북동쪽, 카페거리 

    아들레이드 중심가의 동북쪽, Hutt street 과 Rundle street 이 만나는 곳엔 분위기 좋은 카페들이 늘어서 있다. 
    뒷 골목 사이 사이엔 예술적인 기운이 뿜어져 나오는 카페도 있고 깔끔하고 럭셔리한 분위기를 가진 곳도 있다.

     

     

     

    우리도 그 중 코코랫 cocolate 이라는 곳을 선택해 들어가 보았는데, 이름에서 느껴지듯 온갖 초콜릿을 만날 수 있는 곳이었다. 수제 초콜릿, 퍼지, 초코 케익, 타르트 등은 물론 초콜릿을 베이스로 한 칵테일까지 준비되어 있었다. 게다가 초콜릿은 아니지만 레몬타르트 마니아인 감자양을 감동시킨 이곳의 레몬타르트는 애들레이드의 추억을 더욱 강렬하게 각인시킨 맛이었으니 꼭 한번 맛보시길~ 

      

     

     

    건축물이 멋진 곳 - 북쪽 대학가

    애들레이드 북동쪽은 토렌스강 아랫쪽부터 North Tce 도로까지 애들레이드 대학,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 대학 등이 모여 있는 대학가로 술집이 모여있는 우리나라 대학가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이다. 일단 대학 건물이 해리포터가 날아다닐 것만 같은 중세 유럽 스타일이고, 술집보다는 공원과 박물관, 미술관 등이 모여있기 때문이다. 

     

     

     

    학교 안에서 사진 찍기가 어색해서 건물 내부는 찍지 못했지만 외부와는 다르게 매우 현대적이고 자유로움이 넘쳐나는 분위기이다. 가보기 전에는 대학가에 딱히 관심이 가지 않았었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애들레이드 건축물들 중 가장 멋진 것은 모두 이곳에 있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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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경이 멋진 곳 - 애들레이드 페스티벌 센터

    저녁 식사를 마치고나니 날씨가 좀 더 쌀쌀해 진다. 마치 가을 환절기 날씨처럼 낮에는 따뜻하더니 해가 지는 순간 찬바람이 도시를 감싼다. 우리는 점퍼를 꺼내 걸치고 토렌스 강가를 따라 산책을 나섰다. 종이배 전등이 떠 있는, 로맨틱한 강주변에는 새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그 순간, 정적이 흐르는 강변에서 감자와 오이를 부산하게 만든 존재가 있었으니... 생긴 것은 백조이나 온통 시커먼 녀석. 부리는 붉은 색의 고딕 스타일로 치장한 이 새는, 백조의 호수에 나오던 바로 그 '블랙스완' 흑조였다. 진짜로 존재하는지는 몰랐었는데... 검다고 하여 그 행동이 하얀 녀석과 다르진 않은 것 같다. 행인들이 혹시 빵조각이라도 던져줄까 관찰하느라 바빠보였다. 

    흑조 뒤, 강 위로 반사되는 아름다운 불빛을 만들어 주고 있는 곳은 애들레이드 페스티벌 센터이다. 오페라, 뮤지컬, 콘서트 등 공연이 열리는 곳으로 공연이 없는 평일에도 아름다운 불빛으로 축제분위기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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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센터 주변에는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이 자리잡고 있어 아름다운 강과 공원을 바라보며 로맨틱한 저녁식사를 즐길 수도 있다.

     

     

     

    주차장 가는 길에 발견한 센스만점 컬러풀 피아노. 오이군의 연주 실력은? 소리 없는 사진의 장점을 살려 상상에 맡기도록 하겠다. (^^) 

      

     

    사소하지만 유용한 애들레이드 여행팁

     

     

    Singing in the Rain~ 

    애들레이드에는 6-9월까지 강수량이 몰리는 편이다. 특히 6, 7월에 여행 할 때는 가벼운 우산 하나 가방에 넣어 다닐 것. 물론 여행 중 비가 온다고 우울해 할 필요는 없다. 잠시 아무 까페나 들어가 달콤한 핫초코나 향기로운 차 한 잔을 즐겨보자. 창 밖에 내리는 빗줄기는 의외로 운치있는 기념사진을 남길 기회를 줄 것이다.

      

     

     

    Ring my bell~ 

    이것은 애들레이드 뿐만 아니라 호주 어디에서나 마찬가지인데, 횡단보도에서 길을 건널 때 이렇게 버튼을 눌러줘야 한다. 처음 호주에 갔을 때, 인적이 드문 곳에서 혼자 하염없이 기다리다 결국 불이 바뀌지 않아 무단횡단을 한 적이 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렇게 버튼을 눌러야 다음 신호 때 횡단보도에 파란불이 켜지는 것이었다.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까치를 조심하라!

    요런 경고문이 붙은 곳이 있다. 바로 까치-종달새라 불리는 이녀석이 가끔 지나가는 사람의 머리를 날아가며 공격한다는 것. 사실 까치도 아니고 종달새도 아닌 이 새는 호주 고유종으로, 타즈마니아를 빼고 호주 어디서나 볼 수 있다. 감자양도 멀뚱거리며 지나가다 당했는데, 그다지 아프지는 않지만 뜬금없이 머리를 맞으니 빈정이 상하더라는. 뭔가 불안하거나 낯선 사람이 지나가면 이렇게 종종 공격을 한다는데, 여행자들은 특히 주의하는 것이 좋다.

    손이나 모자, 우산 등으로 머리를 보호하라고 쓰여있지만 가끔 아래에서 공격하기도 하니 그냥 근처에 안가는 것이 상책. 조심할 것은 반격한답시고 달리거나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면 오히려 공격이 심해질 수 있으니 새들이 놀라지 않도록 천천히 걸어서 지나가도록 하자.

     

     

     

    버스를 타고, 고속도로를 신나게 달려보자~ 

    애들레이드 시내 버스를 타면 마치 우리나라 예전 지하철 티켓같이 생긴 표를 발급해주는데, 버스 안쪽에 있는 기계에 찍는 순간부터 2시간 동안 버스나 지하철을 환승할 때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버스 탈 때 주의 할 점은, 버스 정류장에 표 끊는 기계가 없어서 버스 운전사에게 구입해야하는데 10달러 이상의 지폐는 거슬러 줄 잔돈이 없다는 것. 가끔 쿨한 운전사는 '에이 됐다. 그냥 타~' 하기도 하지만, 보통은 잔돈을 내라고 하거나 심한 경우 내리라고 할 수도 있으니 미리 잔돈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단, 공항의 버스정류장에는 표사는 기계가 비치되어 있다.

      

    Free Free Free~

    배낭여행자는 십원이 아깝다. 그러나 요즘에는 호텔은 물론 백팩커나 호스텔에도 무료 와이파이가 줄어드는 추세. 애들레이드는 이런 배낭여행자의 고민을 반으로 줄여준다. 도시 곳곳에서 Internode 라는 무료 와이파이가 잡히므로 부담없이 가족, 친구들에게 우리의 생사를 알려줄 수 있다. 단 신호가 잡히면 길을 걷다 나도 모르게 우뚝 서게 된다는 것이 단점. 그곳이 횡단보도 중간일 때도 있으므로 조심하도록 하자. (^^)

     

      

    INFORMATION

     

    Cocolate

    - 홈페이지 : http://www.cocolat.com.au/index.php?main_page=index

    - 주소 : 281 Rundle St, Adelaide

    - 전화 : (08) 8232 6133

     

     

     

    토종감자

    티스토리 우수블로그 '토종감자와 수입오이의 여행노트’ www.lucki.kr 을 운영하고 있다. 2004년부터 세계를 유랑하고 있는 유목민으로 한국일보 여행 웹진, 월간 CEO, 동원블로그, 에어비엔비, 투어팁스, 서울대치과대학 소식지 등 온오프라인 여러 매체에 여행칼럼을 기고했다. 도시보다는 세계의 자연에 관심이 많아 섬여행이나 오지트래킹, 화산, 산간지역 등 세계의 하늘과 땅 그리고 바닷 속 이야기를 주로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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