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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대에도 있다! 나폴리 정통 피자, 스파카 나폴리

    홍대고양이 홍대고양이 2014.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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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음식

     

    홍대에도 있다! 나폴리 정통 피자, 스파카 나폴리

     

    131010 홍대밥집 스파카 나폴리 

     

    무얼 먹어도 금방 배가 고파지는 것만 같은 기분. 이럴 때 뭔가 맛있는 음식 없을까 더 궁리하게 된다. 여러가지 이유로 쉽게 떠나지는 못하고 있으니 예전에 맛있게 먹었던 그 먼 곳의 음식을 떠올리며 음식으로라도 여행을 떠난 기분을 맛보고 싶어 진다. 그래서, 떠올렸다.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먹었던 그 화덕피자를. 

    이탈리아의 나폴리에서 피자가 유명한 것은 이유가 있다. 베수비오 화산이 바로 이 인근이다. 폼페이라는 도시를 순식간에 죽음의 도시로 만든 화산이다. 삶을 살던 한 순간, 아무런 일 없을 것 같던 순간에 모든 생의 것들이 거대 화산재에 파뭍혔다. 물론 고고학적으로는 거의 이례 없는 유적지가 아닐수 없다. 나폴리는 화산재 토양에서 자란 맛있는 토마토와 바로 그 화산재의 화덕으로 유명한 나폴리 피자를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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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정역 인근에서 괜찮다고 꼽히는 이탈리아 화덕피자집. 나폴리 방식의 화덕피자를 구워내는 홍대 밥집으로, 100% 장작을 쓴다. 합정역에 자리한지 꽤 시간이 지났는데 여전하게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 홍대 밥집 스파카 나폴리 Spacca Napoli다. 홍석천을 닮은 주인이 대담하게 표정 지은 얼굴이 간판으로 붙어 있어, 걸어가다가도 간판을 보면 멈추게 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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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30 오픈이다. 오픈 시간에 딱 맞춰 갔다. 기다려서 밥 먹는 일은 달가운 일이 아니다. 유명세가 있어 금세 사람들이 들어 차기 때문에 오픈 시간에 맞추는 것이 좋다. 입구에는 구워 만든 알파벳으로, 이곳의 이름이 스파카 나폴리임을 알려준다. 그러고 보니 홍대 상권이 무척이나 넓어 졌다. 10년 정도 전만 해도 홍대 입구를 중심으로 걷고 싶은 거리, 홍대까지 올라가는 길 언저리였는데 지금은 이곳 스파카 나폴리가 위치한 합정역을 비롯, 상수역, 연남동 인근까지 홍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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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어가는 계단에 쌓여 있는 와인들. 이곳이 밥집이지만 슬쩍 술집이기도 하다고 말해주는 듯. 와인 박스 뒷줄 ALB 만 보이는 녀석은 샤토 탈보. 히딩크 감독이 좋아한다던, 퍽이나 인기 있는 와인이다. 의외로 이탈리아 레스토랑인데 이탈리아 와인은 많이 보이지 않는다. 가장 오른쪽 앞줄 분홍 목도리의 와인이 이탈리아산이다. 이탈리아의 와인 급은 DOCG, DOC, IGT 등으로 나눈다. 이탈리아 와인 DOCG 급은 레드는 분홍 띠, 화이트는 연두색 띠를 붙여 구별이 쉽다. DOCG 급이라도 모스카토 다스티 등은 2만원 대도 많다.  데이트 코스 홍대 밥집 중의 하나라서 그런지 모스카토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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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인 병 중에 칠레 코노 수르가 많다. 칠레 유기농 와이너리에서 생산한 와인으로, 자전거 모양의 라벨이 인상적인데 이집의 주력 와인인가 싶다. 레드와 화이트 모두 코노 수르다. Cono Sur Tocornal Cabernet Sauvignon 2007, 코노 수르 토코르날 까베르네 쇼비뇽 2007를 맛본 적이 있는데 생산지 Chile  Central Valley . Cabernet Sauvignon 100% , 알코올 도수 13.5% 였다.  비교적 드라이한 편. 과일향이 나면서 좀 스파이시한 향까지 난다. 흔하게 말하길 블랙커런트와 자두향이었다. 밀도나 묵직함이 별로 없긴 하지만 적당한 탄닌에 산미, 향이 풍부해서  와인 초보자도 즐겁게 맛볼 만한 와인이다. 편의점/할인매장에서 쉽게 살 수 있는  와인 중 하나다. 착한 가격에 풍부한 맛을 내는 레드와인이다. 하우스와인이나 테이블와인으로 딱이다. 

    스파카 나폴리에서 많이 보이는 코노 수르는 Cono Sur 와이너리는 1993년에 설립되어 프리미엄 급의 신세계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회사  위치가 남아메리카 남쪽의 콘 부분에 위치하여 이름이 남쪽의 뿔 Cono Sur 이라는 뜻이란다. 안데스산의 동쪽 태평양 서쪽에서 자연의 선물로 만들어진 농장이며 날씨마저 포도 생산에 금상첨화란다. 농약을 안치는 유기농 친환경 농장이라고 말하고 있다. 로고는 손으로 써 내린, 남아메리카의 모양을 상징한다고. 환경 생각해서 직원들이 자전거를 타고 다닐 정도라고. 그래서자전거 디자인이 들어간 코노 수르 와인 라벨이 탄생한 것이다. 1200만 리터의 와인을 온도 조절되는 탱크에서 관리할 만큼 거대한 농장이라고 한다. 스파카 나폴리에서 맛을 한번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사진 & 와인 정보 출처 http://www.conosur.co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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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깐 와인 이야기로 빠졌지만, 이탈리아는 프랑스 못지 않은 와인 생산국이다. 바롤로 등 왕의 와인이라고 불릴 만한 와인으 생산하는 나라이니 이탈리아 음식에 이탈리아 와인의 맛을 보는 것도 즐거운 일일 것이다.  입구에는 화덕에서 피자를 꺼내는 거대한 나무판과 이탈리아의 국기가 걸려 있다. 마르게리따는 이탈리아 국기의 색이 그대로 들어가 있다. 모짜렐라 치즈의 흰빛, 바질 잎사귀의 초록과 토마토의 빨강!  여기서 피자를 주문하면 푸짐하고 기름진 미국 스타일의 피자가 아니라 얇고 쫄깃 바삭 살짝 탄 도우에 말캉 고소 쫀득한 치즈의 이탈리아 피자를 제대로 맛볼 수 있다. 

    2층으로 올라가서 자리를 잡고,  바람 시원하게 들이치는 공간이라 좋다. 자리하고  10분 정도 지났을까. 혼자 온 외국인, 가족들, 연인까지 가득 찼다. 늦은 밤까지 열기가 식지않는 홍대. 나름 게으른 홍대 사람들이 이렇게 부지런했나 싶게 금세 자리가 찼다. 홍대 밥집이나 홍대 까페들은 대체로 느지막히 열고 느지막히 닫는 편인데. 홍대가 좀 웅성거리기 시작하려면 점심이 지나고 해가 질 무렵부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사람들이 일찍 자리하길래 이 집이 잘 알려지긴 했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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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파카 나폴리는 우리에게는 홍대의 밥집이지만, 이탈리아 깜파니아 주 나폴리의 옛 시가지 중심가를 일컫는다. 스파카 나폴리의 옛 골목에는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유명한 피자 거리인 피제리아 Pizzeria 가 있다고 한다. 나폴리에서도 치안 상태가 비교적 좋고 옛 이탈리아 인들의 삶의 모습을 보기에도 좋은 거리라고 한다. 

    특히 나폴리의 역사지구인 스파카 나폴리는 로마시대의 주택이 그대로 남아 있어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라고 한다. 구 시가지인 만큼 정비가 된 모습 보다는 과거부터 필요에 따라 복잡하게 얽히고 섥힌 삶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라고. 나는 나폴리에 가서 뇨끼만 한 그릇 먹고 이내 떠났기 때문에 속속들이 살펴 보지는 못했지만 언젠가는 다시 가 보아야 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추억을 상기하면서 아쉬웠기에 그래서 다시 가야지, 하는 스스로와의 약속이 많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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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쪽에서든 보동하고 뽀오얀 밀가루 반죽이 숙성되고 있다. 나폴리 피자 만드는 법이 스파카 나폴리의 메뉴판에 설명되어 있다.

    "도우는 밀가루, 효모, 소금, 물로만 반죽을 하여 장시간 저온 숙성을 하여, 반드시 손으로 도우를 반죽하여 손으로 펴야 한다. 또한 전기 가스 등이 아닌 100% 참나무 장작으로 구워야 한다. 또한 화덕 온도는 섭씨 485도 정도여야 한다. 이 때 잘 구워진 도우는 둥근 모양으로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워야 하며 두께는 2cm 내외. 토핑은 적게, 즉 0.3cm 이하로 도우의 맛을 해치지 않으면서 어우러져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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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뉴판 설명대로 장작 피우는 화덕이 보인다. 스파카 나폴리의 맛을 책임지는 화덕. 나무 장작 향기에 슬쩍 그을리면서 구워질 피자를 상상할 수 있다. 그러니까, 합정의 스파카 나폴리는 저 나폴리 피자의 특징을 규정하는 조항들을 어김없이 지킨다는 게 긍지와 자부심인게다. 

    이러한 규정은 합정동의 스파카 나폴리에서 만든 것이 아니라 이탈리아 나폴리의 피자 업자들이 만들어 놓은 것이다.나폴리의 피자 가게들은 자신들만의 나폴리 피자의 특징을 규정하였다.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피자들과 나폴리의 피자를 구분 짓고자 한 것이다.  피자가 세계로 뻗어나가면서 각 지역의 특성을 반영하면서 변화한 만큼 다른 형태의 피자도 제각각의 특징과 맛을 갖게 되었는데, 그에 대해 나폴리 피자 가게들이 전통적인 방식의 나폴리 피자의 특성을 정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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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윤 저자의 세계인의 밥상이라는 책을 참고하면 1984년 피자 원형 보존을 위한 나폴리인들이 '진정한 나폴리 피자 협회 Associazione Verace Pizza Napoletana AVPN)을 결성되었다고 한다.  그들은 나폴리 피자 정의를, 베수비오 화산 남쪽 산 마르자노 토마토와 가장 곱게 간 밀가루, 캄파냐와 라치오에서 자라는 버팔로 젖으로 만든 모짜렐라 치즈 또는 피오르 디 라테 치즈, 천일염,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로 만든 피자를 말한다고 했다. 

    치즈의 맛은 소 먹이에 따라, 소의 품종에 따라 맛이 달라지니, 우리나라의 소들이 만들어내는 우유로 숙성시킨 치즈와는 맛이 다르고, 토마토도 환경이 달라 맛이 다를 것이다. 그러니 모든 재료를 공수하지 않는 이상 완전히 같은 맛은 힘들 것이다. 밀도 나라마다 기후와 토질에 따라 특질이 다를 것이 당연한 것이니. 여하간 저 특징을 살리기에 주력 하는 집이라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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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집의 주인의 이름이 씌여진 가운데 증명서를 보면 이탈리아의 나폴리 피자 협회 Associazione Verace Pizza Napoletana AVPN 가 기재되어 있는 걸 볼 수 있다.   정통 나폴리 피자 협회 associazione verace pizza napoletana VPN는 현재의 나폴리식 피자 탄생 시기도 기록하고 있다. 토마토, 마늘, 향신료로 만든 이탈리아식 소스인 마리나라를 바탕으로 피자 탄생연도를 1734 년으로 기록하고 있다. 스파카 나폴리의 피자 메뉴 중 가장 상단에 있는 마리나라는 치즈 없이 도우에 마리나라만 얹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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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9년 마르게리타 피자 탄생 100주년 기념식을 치른  VPN은 와인이나 치즈의 지리적 표시제를 도입하고자 하였다. 식품은 어느 지역에서 누구에 의해 생산되었는가가 품질을 대변해 준다고 보는 것이다. 와인의 DOC denominazione di origine controllata 는 어떤 와이너리에서 와인을 생산하였는지 그 출처를 밝히며 동시에 품질을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이 규정을 나폴리 피자에 적용하기 위해 논의를 시작한 것이다. 1997년 나폴리 피자는 DOC 승인을 받았다고 한다. 그 일련의 노력과 증서들이 바로 벽에 붙어 있는 것이다. 

     VPN 인증 나폴리 정통피자는 반드시 밀가루, 소금, 물, 천연 효모로만 만들어야 하며, 손이나 반죽을 과열시키지 않는 믹서로 치대야 한다. 메뉴판에 쓰여져 있는 것처럼 말이다. 반죽을 납작하게 눌러 손으로 모양을 잡아야 하고 종모양의 장작에서 약 400도로 구워야 한다. 팬이나 용기를 쓰면 안된다. 까다롭다. 다른 피자와 차별성을 명확히 하려 애쓴(?) 규정이 아닐 수 없다. 간단히 말해, 홍대 밥집 스파카 나폴리의 주인 이영우 씨. 홍석천이 번뜩 떠오르긴 하지만 이탈리아 AVPN 피자 스쿨서 나폴리의 맛을 배워온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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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리에 앉으면 독특한 디자인의 물병에 물을 가져다 주고, 직접 담은 피클을 가져다 준다. 오종종 늘어선 와인 종류는 아까 보았던 병들과 크게 다르지 않고, 이탈리아의 병맥주도 취급하고 있다.  테이블 세팅은 단촐하고 금방금방 해 준다.  피자는 화덕에서, 파스타는 저 후드가 있는 쪽에서 한다. 커피는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뽑아준다. 이 곳에서 사용하는 에스프레소 머신은 란실리오. 란실리오 머신는 이탈리아에서 생산되는 에스프레소 머신이다. 1927년 세워진 회사 rancilio는 거의 100여년에 가까운 역사를 지니고 있는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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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을 즐겨 다니기 시작하면서 하나의 소재를 중심에 두고 있는 역사책을 즐겨 읽는다. 소금의 세계사, 밀크의 세계사 이런 책들 말이다.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피자에 대한 세계사도 물론 있다. 케럴 헬스토스키의 피자의 지구사에서 말하는 피자의 유래를 둥글납작한 빵들의 계보에 속하는 피타 pitta, 인제라 injera, 라보시 lavosh, 토르티야 tortilla 등에서 찾고 있다. 고대에 그릇 역할하던 납작한 빵에 수프, 소스 등을 더해 먹은 것이 기원이라고 한다. 특히 에트루리아 인들이 토핑을 해 먹었고, 그리스 인들은 주식으로 삼을 정도로 즐겼다고 한다. 

    그리스인들에 뒤이어 로마 제국을 건설한 고대 로마인들은  에트루리아식 피자와 그리스식 피자를 모두 받아들여 짭짤한 토핑과 단맛을 결합시켰다고 한다. 그리고 로마인들이 유럽을 점령하면서 토핑 얹은 빵 먹는 문화가 널리 퍼졌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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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자라는 이름은 꼬집는다는 뜻의 피치카레 pizzicare에서 나왔다고 보인단다. 설은 아직도 분분하여.  피치카레 pizzicare에서 나왔다는 설과 달리 라틴어로 치대는 of pitch에 해당하는 피케아 picea에서 나왔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작가 캐럴 헬스토스키의 피자의 지구사 책에서는  현재 정통 나폴리 피자 협회  VPN이 인정하는 정통 나폴리 피자는 오직 토마토, 올리브유, 바질, 모짜렐라로 만든 마르게리타 피자와, 토마토, 올리브유, 오레가노, 마늘로 만든 소스를 얹은 마리나라 피자, 토마토 ,방울토마토, 모짜렐라, 올리브유, 바질을 넣은 마르게리타 엑스트라 피자 뿐이다. 처음 방문한다면 마르게리타 부터 맛보고 다른 피자의 종류를 맛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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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파카 나폴리의 손맛을 가장 확실히 느낄 수 있는 기본 피자는 마르게리따 피자. 이탈리아 국기 색깔을 그대로 담고 있다.  마르게리따 피자는 화덕에 장작불로 구워내며, 나폴리를 방문한 이탈리아의 왕비 마르게리타를 위해서 만든 피자로 잘 알려져 있다.  마르게리따 피자를 처음 만든 곳은 브랜디 Brandi 라는 레스토랑으로, 레알레 궁전과  플레비스치토 광장 부근에 아직 자리하고 있다고 한다. 

    나폴리의 스파카 나폴리의 피제리아 들은 자체적으로 대부분 화덕을 갖추고 직접 피자를 그때 그때 구워낸다고 한다. 여기도 그러하다. 피자 주문하면 그때 그때 굽는지라 시간이 약간 걸린다. 즐거운 수다 쟁이로 이야기 하다 보면 그리 긴 시간은 아니다. 다 먹을 때까지 따뜻하도록 아래에 촛불 켜고 판에 올려 준다. 마르게리따에 얇지만 듬성듬성 큰 조각으로 올라간 치즈와 넉넉하게 뿌려진 올리브유. 입맛 다시게 만든다.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은 샐러드든 빵이든 잘 어울린다.  바질의 향도 좋다. 아주 약간이기는 하지만 피자의 색깔에 포인트를 주면서 빨간색의 토마토 빛깔과 대비 되어 눈에 띈다. 향도 느긋하게 함께 밀려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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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죽을 잘 숙성시켜서 구워낸 도우는 참 맛이 좋다. 살짝 그을은 듯하지만 탄 것은 아니고 겉은 바삭하면서 속은 쫄깃한게 씹을 수록 맛이다. 갓 만든, 갓 구워낸 음식이 맛없기는 힘들것이다. 보통의 피자는 별로 맛이 없으면 도우 가장자리는 안먹기 십상인데 이 화덕 피자는 남김없이 꼭꼭 씹어 먹었다.  

    무엇보다 이 피자의 생명은 치즈 아닐까. 모짜렐라 치즈는 물소 젖으로 만들어진다. 생모짜렐라! 진정 사랑스러운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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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통은 토마토 소스의 피자를 시키면 크림 소스를 시키지만 나폴리가 토마토 소스 파스타와 피자의 원류를 이루는 만큼 토마토 소스 스파게티 주문해 보았다. 크림소스 파스타를 좋아하고, 매콤한 고추와 마늘, 올리브를 듬뿍 볶은 올리브 오일 소스 파스타도 좋아하지만 오늘은 토마토 소스로 한 이유가 있다.  신선한 산마르자노 토마토 베이스라고 하니 궁금해서다. 토마토도 품종이 다양하고 맛도 미묘하게 달라진다던데 그래서 궁금증이 일었기 때문이다.  

    살짝 매콤한 토마토 소스, 맛있다. 토마토 소스 없는 피자나 파스타를 상상하기 힘들지만, 사실 유럽에서의 토마토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피자 형태의 빵은 무척이나 오래 전부터 먹었지만 토마토는 역사는 상대적으로 짧다. 신세계로부터 이탈리아에 토마토가 수입된 것은 1544년의 기록이 최초라고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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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토마토가 들어왔을 때는 토마토에 독이 있어 사람 먹을 것으로 여기지 않았다. 대담했던 이탈리아 일부 지역 사람들이 토마토를 먹으면서 토마토가 식재료로 쓰이기 시작했다. 토마토는 점점 식문화에 깊숙히 들어왔고, 이탈리아인들은 포미도로 pomi d'oro 즉 황금사과라는 자랑스러운 이름을 붉은 토마토에게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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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밌게도 토마토가 피자에 얹어지기 시작한 것은 경쟁에 의해서였다고 전한다. 다른 요리사보다 맛있는 피자를 고민한 결과랄까.  설에 의하면 로사리오 부오나시시 rosario buonassisi는 피자요리사들이 피자에 토마토를 쓰기 시작 했다고 한다. 이렇게 토마토 얹은 마카로니나 버미첼리를 팔던 나폴리 파스타 노점상들과 경쟁해서 이기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이 시기는 18세기 경으로 보는데, 19세기 까지 토마토가 일반 식재료는 아니었다는 주장도 있기는 하다.  

    산마르자노 토마토. 이탈리아 나폴리 지역의 토마토 맛은 기후와 토양이 만들어낸 것이다. 베수비오 화산이 인근에 있다. 이러한 화산재 토양은 지하 심부의 광물질이 풍부하고 비옥하다. 유명한 커피 산지도 화산재 지형이 많다. 화산질 토양 덕에 다른 지역의 토마토보다 나폴리 지역의 토마토는 맛이 달작지근하고 보다 매력적인 특색을 지니게 되었다. 그래서 이 집에서도 토마토 앞에 굳이 어느 지역의 토마토인지를 밝히고 있다. 식재료의 맛이 음식의 맛과 직결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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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재료를 통해 이런저런 세계사의 흐름을 찾아보다 보면 덕분에 짧은 세계 여행을 한 기분이 들기도 하다. 
    기대한 만큼 맛이 좋은 나폴리 정통 피자와 스파게티를 먹을 수 있는 곳에서 말이다. 

     

     

    Information  

     

    홍대밥집 스파카 나폴리

    - 주소 : 서울 마포구 합정동 413-2, 2층

    - 전화 : 02 326 2323

    - 주차 : 합정역 초입에 유료 주차장 있음

    - 영업 : 11:30-22:00, 매주 월요일 휴무 , (매일 오후 3-5시 휴식시간, 오후 2:30분까지 주문 받음)  

    - 메뉴 : 하우스 샐러드 8000, 오리엔탈 닭가슴살 샐러드 10000, 카프레제 13000

       피자 :  마리나라 10000, 마르게리타 17000(토마토 소스 + 치즈), 고르곤졸라 17000(크림 + 고르곤졸라 치즈 + 모짜렐라 치즈),

       감베리니 에 마이스 18000(크림 베이스),  디아볼라 19000 (치즈 + 매콤 고추), 루꼴라 19000, 나폴레타나 24000,

       프로슈토 24000(이탈리아산 생햄 프로슈토) , 루꼴라에 프로슈토 27000

       파스타 : 아마트리치아나(토마토 소스 스파게티) 8000, 크레마(크림 스파게티) 9000, 페스카토레(토마토 소스 + 해물) 11000,

       프루티 디 마레 (올리브 오일 + 해산물) 11000,

       커피 : 에스프레소 3000, 아메리카노 3000, 아이스 아메리카노 3500, 에스프레소 마끼아또 3500 / 병맥주 6000-7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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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대고양이

    동아사이언스 과학기자, 웹진과학전문기자, 아트센터 객원기자, 경기여행지식인단으로 활동. 지금 하나투어 겟어바웃의 글짓는 여행자이자 소믈리에로 막걸리 빚는 술사랑 여행자. 손그림, 사진, 글로 여행지의 낭만 정보를 전하는 감성 여행자. http://mahastha.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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