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 개 와이너리가 밀집, 맛있는 나들이
테메큘라 밸리(Temecula Valley)
‘캘리포니아’ 하면 떠오르는 것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 ‘와인’이 빠진다면 섭섭할 것이다.
LA를 방문할 일이 있었던 때, 한국에선 만나기 힘든 규모 큰 와이너리 구경을 한번 가보고자 ‘나파 밸리(Napa Valley)를 검색해 봤더니,
웬걸 나파 밸리는 샌프란시스코 인근으로, LA에서는 6시간 이상 걸리는 거리였다.
캘리포니아 크기를 몰라도 너무 몰랐다고 무식함을 자책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렇게 좀 더 검색하다가 발견한 곳이 테메큘라 밸리(Temecula Valley) 와이너리였다.
LA에서는 차로 약 1시간 30분 정도의 거리. LA나 샌디에고에서는 하루 나들이하기 좋은 거리에 있었다.
테메큘라에는 약 20여 개의 와이너리가 몰려 있는데, 가장 오래된 곳이 1969년 세워진 캘러웨이(Callaway) 와이너리이고,
나머지들은 80년대 이후 하나 둘 생기기 시작해 최근에 들어 와인으로 유명한 마을로 떠오르고 있다고 한다.
특별히 와인에 대해 조예가 깊지는 않은지라 그중 가장 분위기 좋은 곳을 골라 가보고 싶어 검색을 하다가
소셜커머스 사이트에서 ‘와인 시음+점심식사+승마’ 를 할 수 있는 상품을 발견,
그렇게 하여 윌슨 크릭(Wilson Creek) 와이너리를 방문하게 되었다.
윌슨 크릭에 도착하니 큰 와인병이 우리를 반겨주었다. 넓은 잔디밭과 곳곳에 있는 얕은 높이의 건물들이 조화롭게 잘 어울려 보였다.
결혼식이나 음악회, 기업의 파티 등도 자주 열린다고 했다.
우리는 먼저 말을 타고 포도밭과 주변 마을을 돌아 보았다.
와이너리에서 말을 키우는 것은 아니고 승마 이벤트를 위해 인근 승마장에서 트레일러에 말을 태워와 시승을 해주는 것이었다.
상당히 점잖아 보인다 싶었던 말들이 시간이 좀 지나자 집중력이 떨어져 길가에 오렌지를 따먹으며 딴짓을 하기 시작했다.
굉장히 인간적(?)이란 생각에 동질감을 느끼게 되었던 순간이었다.
승마 후엔 윌슨 크릭 레스토랑에서 점심 식사를 했는데, 신선한 재료와 산뜻한 분위기 덕에 굉장히 즐겁게 식사를 했던 기억이 난다.
식사 후엔 와이너리의 주인 행세를 하던 골든 리트리버와 잠깐 뛰어놀 기회가 있었고, 골든 리트리버가 슬그머니 낮잠을 청하자,
그제야 우리는 와인 시음을 하러 갔다. 우리는 확실히 와인 시음을 빌미로 나들이를 가고 싶었던 것 같다.
와이너리에서는 일반적으로 15$에 5~6잔의 시음을 해주는 것 같았다.
우리는 와인에 대해 잘 모르긴 해도 뭔가 우리가 직접 고른 와인을 마셔보고 싶어서 열심히 메뉴를 보며 몇 잔 주문해 마셨다.
그런데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는 것을 나중에 깨달았다. 홀짝홀짝 마시다 보니 어느 순간 취기가 확~ 오르는 것이,
자가운전을 하고 돌아갈 생각이라면 와인의 향을 즐기는데 그쳐야 할 것 같았다.
테메큘라 지역에서는 더운 날씨에 적합한 레드 와인 품종인 시라(Syrah)와 산지오베제(Sangiovese) 그리고
화이트 와인 품종으로는 비오니에(Viognier)와 샤도네(Chardonnay)가 많이 재배되고 있다고 했다.
우리는 아주 달달한 스파클링 와인을 마지막으로 입가심을 한 후 기념품 가게에서 한참의 시간을 보냈다.
테메큘라 인근에는 스파 리조트나 카지노, 골프장, 유원지 등의 놀거리가 많다고 한다.
여유가 된다면 하루쯤 머물러 보기 좋은 동네인 것 같다.
캘리포니아 여행 시 나파 밸리와 너무 먼 곳으로 여행 간다고 슬퍼 말자. 테메큘라 밸리가 가까이에 있을 수 있다.
INFORMATION
- 테메큘라 밸리 와이너리 : http://www.temeculawines.org/
- 윌슨 크릭 와이너리 : http://www.wilsoncreekwinery.com/
주중에는 한 대학교의 홍보담당 직원으로서, 주말에는 지구별 방랑자로서 성실하고 즐겁게 그리고 둥글게 살아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나이가 들어도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할 수 있는 청년으로 살아가길 희망한다. 서핑에 입문해 좌충우돌 했던 이야기를 담아 2012년 여름, '서핑에 빠지다'를 출간했다. www.wildbutmil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