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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울이라 더 빛나는 포항, 구룡포 여행

    Kate Kate 2015.02.26

    카테고리

    , 한국, 경상, For, When, 음식, 풍경, 겨울

     

    겨울이라 더 빛나는 포항, 구룡포 여행

     

    구룡포에서 일본 후쿠오카까지는 약 280km이다. 어쩌면 부산보다도 더 일본과 가까이하고 있는 곳이 구룡포다. 1883년 조일통상장정이 체결된 후 일본 어부들이 본격적으로 구룡포에 와서 생선을 잡아가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만큼 구룡포는 조선인들뿐 아니라 일본인에게까지 인기가 있었던 어장이었던 것이다. 이때부터 몇몇 일본인들이 구룡포에 정착하기 시작했는데 약 60년 전부터 세워진 일본 근대 가옥들의 흔적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모습을 구룡포에서 볼 수 있다. 포항에서 출발하여 호미곶으로 향하는 길에 방문할 수 있는 구룡포 근대문화역사거리를 소개한다.

     

    1. 구룡포 근대문화역사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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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 연휴를 맞아 고향에 내려간 나는 가족과 함께 구룡포 여행을 시작했다. 구룡포 근대 문화 역사 거리가 조성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스럽지 않게 즐길 수 있는 여행지이며 구룡포 바다의 전망도 구경할 수 있으니 포항 여행을 하는 사람이라면 절대 빠트리지 말아야 할 코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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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가옥들이 실제로 이용되던 시절에는 다른 목적으로 설립된 것들이 대부분이고, 지금은 그곳에 상가가 들어서 있다. 어떠한 목적으로 설립되었는지까지 자세히 설명된 간판을 찾아 읽으며 근대 가옥 거리를 구경하는 것도 쏠쏠한 재미다. 근대 문화 역사 거리가 본격적으로 조성되기 전까지만 해도 조금은 누추하고 지저분한 거리였지만 지금은 깨끗하고 단정한 거리의 모습이다. 거리를 걷다 보니 마치 일본에 와있는 느낌마저 든다. 이곳에서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를 촬영하기도 하였다. 드라마 촬영장으로 쓰여도 손색이 없을 만큼 근대라는 시대를 완벽히 재현하고 있는 거리가 바로 구룡포 근대 문화 역사 거리다. 특히나 기억에 남는 점은 OO면옥과 같이 국수 가게가 많았다는 점이다. 또 그곳에서 구룡포의 맛인 '모리국수'를 먹어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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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룡포 근대역사관

    거리의 입구를 기준으로 오른쪽으로 쭉 걸어가다 보면 근대역사관을 볼 수 있는데 일본 전통 가옥의 내부를 직접 감상할 수 있다. 신발을 벗고 차가운 마룻바닥을 한 발, 두 발 걸으며 일본 가옥의 독특한 느낌을 느껴보는 것도 재미있다. 이곳, 구룡포에 일본 근대 가옥들의 흔적이 남아있게 된 계기에서부터 구룡포에 정착하여 성공한 대표적인 일본인의 집 내부를 보며 당시의 생활상을 엿보았다. 일본 가옥들의 멋스러움을 포항에서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면서도 한편으론 매우 씁쓸하였다. 어쨌든 간에 일제 시대라는 가슴 아픈 역사가 남겨놓은 흔적으로도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나마 과거의 흔적을 보존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도 가슴 아픈 역사를 잊지 않고 되새기는 데에 이바지한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진다.

     

     

     

    2. 일본 전통 찻집에서 전통차 마셔보기 '후루사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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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식 찻집 '후루사토야'의 호지차

    차를 좋아해서이기도 하지만 근대 문화 역사 거리를 제대로 즐기는 데에 빠지면 안 될 필수 코스라고 생각한 것이 바로 일본 가옥으로 만들어진 찻집에 가보는 것이었다. 이 거리에는 몇 개의 일본식 찻집이 있지만 '후루사토야'는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하다. 일본분이 직접 운영하시는 후루사토야에서는 따뜻한 일본식 차를 저렴한 가격에 마셔볼 수 있다. 후루사토야 건물은 실제로 일제시대 때부터 존재하던 가옥이었으며 내, 외부를 거의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각종 일본식 장식품으로 꾸며진 내부 인테리어를 보고 있으면 마치 일본 여행을 하고 있는 느낌마저 든다.

    나는 일본 호지차를 주문하여 마셔보았는데 녹차와 비슷하지만 더욱 구수한 맛이 났다. 호지차는 일본 녹차의 한 종류로 워낙 구수하고 진하면서도 무난한 맛으로 다른 디저트들과 부담 없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차다. 향과 맛이 강하지 않아서 몇 번을 마셔도 질리지 않는 차였다. 가족들과 함께 차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여유를 부리고 있으니 겨울 여행의 묘미를 한껏 즐기는 느낌이 들었다. 후루사토야에서는 일본식 기모노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으며 1시간 대여에 10,000원이다. 몇몇 관광객들은 이곳에서 기모노를 빌려 입고 근대 문화 역사 거리를 거닐며 추억을 사진으로 남기기도 한다.

     

     

     

    3. 구룡포 앞바다가 펼쳐진 구룡포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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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대 문화 역사 거리의 한가운데에 높이 뻗어있는 계단을 열심히 걸어 올라가면 뜻하지 않게 우연히 만난 멋진 전망에 웃음이 나온다. 구룡포항의 전경을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는 이곳에는 거대한 용의 동상이 있는데 포토존으로도 인기를 얻고 있다. 따스한 날씨와 잔잔한 구룡포항의 모습이 참 잘 어울린다. 또한 구룡포의 모습이 변천해온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구룡포 파노라마 전시도 위치해 있다. 예부터 어부들의 삶을 이어나가는 중요한 역할을 하였던 구룡포의 변천사를 감상해보길 바란다. 

     

     

     

    4. 이 국수 이름이 뭔데? 모린다! 모리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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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룡포에서만 먹을 수 있는 유명한 음식, 모리국수. 모리국수의 이름이 붙여지게 된 유래를 얘기하자면 웃음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포항 사투리로 "모른다"는 "모린다"이다. 실제로 나와 아빠가 즐겨 쓰는 사투리인데 구룡포에서는 예부터 생선이 많이 나는 특성 때문에 국수에 생선을 넣어 먹기 시작했다. 집에 있는 재료들과 남는 생선들로 푹 끓여 만든 국수는 구룡포 주민들의 일상 음식이었는데 사람들이 음식의 이름이 뭔지 모른다고 했다고 하여 모리국수가 되었다. 유래를 알고 나니 왠지 모르게 친근해진 모리국수를 직접 먹어보기 위해 '초원식당'을 찾았다. 인원 수대로 반드시 주문해야 하는 초원식당에서는 커다란 냄비에 엄청난 양의 면과 고기를 넣은 음식이 나온다.

    모리국수를 먹을 때 주의해야 할 점은 면이 익었다고 해서 바로 먹는 것이 아니라 국물이 마치 죽처럼 걸쭉해질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기다렸다가 먹어야 한다는 점이다. 국물이 걸쭉해지면 그 맛의 깊음이 확연히 달라진다. 냉동 생선이 아니라 갓 잡은 생선을 넣으며 다른 가게와 다르게 직접 면을 만들어 국수가 훨씬 쫄깃한 맛을 낸다. 술 마신 다음날 해장 음식으로도 손색이 없을 만큼 얼큰한 맛을 자랑하는 모리국수에 우리 식구 넷은 홀딱 반하여 다음에 또 오겠다고 다짐했다.

     

     

     

    5. 출사지로 제격인 포항 호미곶, 상생의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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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사람이라면 반드시 익숙해야 할 포항의 명소, 호미곶. 호미곶에 위치하고 있는 상생의 손은 새해 첫날 일출 명소로 손에 꼽힐 정도이다. 실제로 많은 사진가들이 출사지로도 방문하고 있는 호미곶은 포항을 대표하는 관광지이면서 내가 좋아하는 곳이기도 하다. 동해바다의 푸름과 거센 파도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뻥 뚫리고 걱정과 고민이 한 방에 날아가 버리기 때문이다. 설날을 맞아 삼삼오오 모인 가족들이 동해바다의 바람으로 수십 개의 연을 날리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호랑이의 꼬리라는 뜻을 가진 호미곶은 가볍게 여행하기에 좋은 장소로 많은 포항인들에게도 변함없는 사랑을 받고 있다. 바닥이 그대로 보일 정도의 맑은 바닷물이 남해와는 다른 톡 쏘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상생의 손 앞에서 멋진 사진을 남기기 위해 모두들 자리싸움이 치열하다. 바다를 바라보며 먹는 홍합탕이나 어묵탕은 꿀맛이니 호미곶에 들린다면 포장마차에서 허기를 달래며 여유를 가져볼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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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생의 손을 기점으로 왼쪽으로 계속 걸어가면 해파랑길이 끊임없이 뻗쳐 있는데 사람이 별로 없는 바다를 친구, 연인, 가족과 함께 걸어보는 것도 좋다. 삼각대나 셀카봉을 챙겨가 아무도 없는 바다를 배경으로 마음 편하게 멋진 사진들을 가득 남겨보는 것도 좋겠다. 일출 장소로도 워낙 유명한 곳이라 펜션이 많아 숙박 문제를 걱정할 필요는 전혀 없다. 어린 시절 엄마, 아빠와 함께 일출을 보기 위해 호미곶 주변 민박집에서 한 밤을 자고 졸린 눈으로 바닷 바람을 맞아가며 새해 일출의 장관을 많은 사람들과 함께 보았던 경험이 추억으로 남았다. 대형 솥에 끓인 떡국을 모든 이들이 함께 나눠먹던 그때의 추억을 남겨준 호미곶과 가까이에서 나고 자란 것이 감사할 따름이다.

     

     

     

    6. 보는 여행에서 체험 여행까지 한번에, 구룡포 장길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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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미곶에서 나와 약 20분 차를 타고 달리다 보면 장길마을을 발견할 수 있다. 바다 한가운데까지 연결되어있는 듯한 긴 다리가 멀리서도 한눈에 쉽게 보이는 장길마을은 떠오르는 어촌 관광지이다. 동해바다의 장관을 만끽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카누, 오리 배 그리고 낚시 체험까지 즐길 수 있어 여름 여행으로 제격인 장길마을은 2015년 2월 이달의 어촌으로 선정되기도 하였다고 한다. 장길마을에 길게 뻗어있는 방파제 때문에 신기한 광경을 발견할 수 있는데 사람들을 집어삼킬 것만 같이 거센 파도가 몰아치는 바다와 잔잔하고 조용하여 마치 강과 같은 바다, 이 둘의 모습을 한번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장길마을 복합 낚시공원에서는 숙박도 할 수 있는 돔 하우스 형태의 펜션도 조성되어 있다.

     

     

     

    이번 여행이 나에게 특히나 더 의미 있게 다가온 이유는 20년을 살았던 나의 고향 포향의 멋을 알아가게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원래 제아무리 유명한 관광지라 하더라도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오히려 둘러보지 않는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나도 내가 살았던 포항을 관광지로서 애정을 많이 주지는 않았다.' 나도 관광자원이 풍부한 도시에서 태어났었으면' 하는 생각을 할 때도 있었는데 그런 생각을 했다는 사실이 조금 창피하기까지 하다. 포항 현지인으로서 포항을 자랑해보라고 한다면 뭐니 뭐니 해도 바다의 멋있는 경관을 자랑하고 싶다.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곳이기에 더 정이 가는 포항 바다를 어릴 때부터 참 좋아했다. 여름이면 아버지의 오토바이를 타고 매일같이 해수욕장에 나가 파도를 타며 수영을 즐기곤 했으니까. 부산만큼 둘러볼 것이 많지는 않지만 하루 정도 시간을 내어 가볍게 돌아보기 좋은 도시가 포항이 아닌가 싶다. 해산물을 좋아한다면 더욱이 와보아야 할 포항, 이름에서부터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가슴이 뻥 뚫릴 것만 같은, 얼음처럼 차가운 바다의 바람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도 겨울이 제격인 구룡포 여행이다.

     

     

     

    INFORMATION

    1. 구룡포근대역사관

    - 주소 : 경상북도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구룡포길 153-1

    - 전화번호: 054-276-9605

     

    2. 후루사토야 

    - 주소 : 경상북도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호미로 279-5

    - 전화번호 : 054-276-9461

     

    3. 초원식당

    - 주소 : 경상북도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구룡포길 98-1

    - 전화번호 : 054-276-5579

     

    4. 호미곶

    - 주소 : 경상북도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대보리

     

    5. 장길마을 복합 낚시공원

    - 주소 : 경상북도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동해안로 4376-30

     

     

     

     

     

     

     

     

    Kate

    한국외국어대학교 태국어과 전공, 영어학과 이중전공. 글이 주는 감동과 여행이 주는 가르침을 사랑하는 청춘. http://blog.naver.com/pos98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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