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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밀양기행 :: 영남루에 오르며

    용사탕 용사탕 2016.03.14

    카테고리

    한국, 경상,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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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양 여행을 다녀왔다.  밀양이라는 이름은 언제부터인가 뭔가 숨기고 있는듯한 느낌을 내게 주곤 했었는데 아마도 영화 밀양탓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과 함께 처음 맞이한 밀양은 다소 작은 도시의 느낌을 주고 있었다. 길가에는 잡동사니를 파는 잡화점이 있었고 옛 밀양 관아를 복원시켜 놓은듯한 밀양관아 앞에는 온갖 약초와 약재를 팔고 있는 약재상이 있었다. 보통의 도시와 다를 게 없다는 느낌을 받던 중 시장했던 나와 가족은 얼마전 모티비 프로그램에 나왔던 유명한 음식점에 가기로 했다. 음식점이 있는 시장으로 들어서자 도시의 규모에 비해 큰 시장에 놀라게 되었다. 시장에는 마치 바닷가를 낀 도시처럼 싱싱한 해산물을 많이 팔고 있었다. 그리고 옛날 통닭이 황금빛을 발하며 진열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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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도를 보고 찾아간 돼지국밥 집앞에는 사람들로 인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다. 얼핏 안쪽을 보니 몇 개 안되는 테이블에 사람들이 옹기종기 앉아 돼지국밥을 무척 맛있게 먹고 있다.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릴 것만 같았다. 당일치기로 간 밀양 여행이었고 시장했기 때문에 다른 음식점을 찾아야했다. 시장을 기웃거리던 중 나물을 파는 할머니께서 말하신다. "저쪽으로 가도 맛있는 돼지국밥집이 있어요."  이런 것이 정말 진정한 바이럴마케팅일까 생각을 하며 다른 선택사항이 없던 나는 그곳으로 향했고, 가게에는 사장님과 조선족처럼 보이는 여자 두분이 가게안에 계셨다. 그리고 이곳에도 사람들이 꽤나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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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가족은 수육과 돼지국밥을 시켰다. 사실 돼지국밥은 부산에서 먹는 것이었고 밀양의 국밥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었기에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런데 생각보다 맛있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찾을 지 몰랐는지 사장님은 너무 많은 사람들을 받아내느라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고 손님들도 성격이 급하거나 또는 성격이 좋은 손님들은 직접 서빙을 해서 음식을 가져다가 먹고 있었다. 그리고 특히 수육 맛이 정말 좋았는데 고기가 무척 부드러웠다. 우리가 먹고 있다보니 이곳도 웨이팅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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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맛있게 돼지국밥을 먹고 영남루에 올랐다. 영남루는 밀양시장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도보로 갈 수 있는 거리에 있었다. 장애인을 배려한 건지 나선형으로 된 계단을 올라 영남루를 만났다. 매번 한국사 수업에서 우리나라 3대 누각으로만 알고 있는 영남루를 드디어 만날 수 있었다. 날씨가 좋아 푸르른 하늘과 영남루가 더 잘 어울리는듯 했다. 밀양 영남루는 고려 공민왕 때 밀양 군수 김주가 옛 신라 경덕왕 시절 폐지된 영남사 자리에 절 이름을따서 만든 누각이라고 한다. 부산 동래에서 한양까지 오가면서 영남대로의 길목이라 오가는 선비들이 많이 찾았던 누각이라고 한다.

    영남루는 보물 147호로 지정되어 있고 예로부터 교통의 요충지였기 때문에 명승지로 널리 알려졌다. 영남루에는 무봉사석조여래좌상과 천진궁, 아랑각, 박시춘 옛집, 밀양아리랑 노래비, 석화 등 다양한 문화유적지가 산재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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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남루 안에는 돌로 만들어진 꽃이 있다.  바로 천연석화를 의미하는 것인데 석화는 영남루 경내와 주변에 산발적으로위치하고 있었다. 모양이 마치 국화꽃 모양을 하고 있어 석화라고 부르고 비가 오면 더 뚜렷하게 보인다고 한다. 어떻게 보면 그저 돌일 수도 있는데 거기에 석화라는 이름을 붙인 선조들의 재치에 감탄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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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남루 누각이 무척이나 웅장했다. 누각의 대들보 하나하나 석가래 하나하나가 그동안의 세월을 말해주고 있었다. 나무가 자라고 나서 잘라 만든 것일텐데 그 나무는 그렇게 굵게 자랄려면 얼마나 세월이 흘렀어야 했을지 감이 오지 않았다. 이 나무는 고려시대 때 살아있던 나무였을까 생각을 해보았다. 영남루는 조선 후반기 우리나라 건축미를 대표할 만한 국내 제일의 누각으로 손꼽힌다. 그런데 보통 이런 명망있는 누각들은 전설 하나쯤은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영남루 또한 마찬가지로 아랑전설을 가지고 있다. 

     

    아랑전설은 밀양부사의 딸인 아랑이 유모와 관아 심부름꾼의 흉계로 아랑을 욕보이려 한다. 하지만 이를 거부하던 아랑은 결국 칼에 맞아 죽게 된다. 시체는 버려지고 밀양부사는 딸이 사라지자 다른 남자와 함께 달아난 것으로 알고 밀양부사의 벼슬을 사직하기에 이른다. 이후에 부임하는 신임부사들이 영문도 모른체 줄줄이 부임하는 첫 날 밤 변사체로 발견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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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꾸 변사체로 발견되자 밀양부사의 자리를 원하는 사람들이 없었다. 그러던 가운데 이상사라는 담력 큰 사람이 밀양부사로 부임하게 된다. 부임한 첫날 밤 이상사는 아랑의 원혼을 만나고  자초지종을 듣게 된다. 유모와 관아심부름꾼을 처형하고 시체를 찾아 제사를 지내주는 등 아랑의 원한을 풀어주게 된다. 그 이후로 아랑의 원혼은 나타나지 않았고 아랑의 혼백에게 제사를 지내는 아랑각을 세웠다고 한다. 자료에 따르면 밀양아리랑도 아랑전설에서 유래되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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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고 보니 밀양아리랑이 한쪽에서 울려퍼지고 있었다. "날좀보소 날좀 보소 날좀보소"

    그런데 가사를 들어보면 밀양아리랑이 아랑전설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잘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다만 우리나라의 여느 아리랑처럼 애절한 느낌이 노래가락에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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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남루에서 바라본 전경이 참 아름다웠다. 이색 선생의 시 한편이 한문으로 걸려있다. 대충 해석을 해보니 영남루 아래에 큰 강이 흐른다 그리고 가을달 봄바람이 태평하고 은어이야기와 담소에 대한 이야기가 적혀 있었다. 조선시대 선비들이 이곳에서 시를 외우고 풍류를 즐겼을 생각을 하니 옛선조들은 여유와 멋을 알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건너편에는 운동을 할 수 있게끔 체육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산책 삼아 올라올 수 있는 이 누각을 가진 밀양 사람들이 오늘따라 무척 부럽게 느껴졌다.

     

    Information

     + 주소 : 경산남도 밀양시 내일동 40 / 경상남도 밀양시 내일동 3940

     + 전화 : 055-359-5590

     + 대한민국 보물 제147호

     

    용사탕

    도시여행자 도시의 순간을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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