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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이드북이 가르쳐 주지 않은 것들, 오키나와

    초이Choi 초이Choi 2015.08.13

     

    가이드북이 가르쳐 주지 않은 것들, 오키나와

     

     

    1. 일본에서 살아 보기

     

    7월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오키나와로 가는 비행기 안 풍경은 예상대로였다. 메르스 때문인지 일본으로 우회하는 중국인들까지 더해져 귀는 온갖 데시벨의 소음들로 가득 찼다. 그런데 배기지 클레임을 통과한 직후부터 그 많던 사람들을 좀처럼 볼 수가 없다. 보통은 리조트로 들어가 휴가를 보내고 곧장 귀국한다 하니 오히려 가장 많은 수는 일본 내국인 관광객들이었다. 배낭여행자가 리조트에 묵을 리 만무하고 우리가 잡은 곳은 게스트하우스 도미토리였다.

    일몰 후 숙소로 돌아오면 마땅히 갈 곳이 없으니 국제거리와 가까운 숙소를 잡는 것은 현명했다. 단, 서울의 명동에 숙소를 잡는 것과 같은 이치랄까, 게스트하우스에 짐을 푼 첫날밤, 온몸을 벼룩에 뜯기는 희생을 치른 후에 호텔로 방을 옮겼다. 비싼 요금은 차치하고라도 거렁뱅이가 되어 갈수록 여행의 색이 진해지는 배낭여행자에게 호텔은 흰 벽과 린넨만큼 차가운 곳이었다. 열흘 뒤 이시가키와 미야코지마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묵은 곳은 에어비앤비에서 찾아낸 원룸아파트였다. 6평 남짓 아파트에 테라스까지 부족함이 없는 살림이었다. 인근에서 장을 봐다 음식을 해 먹고 빨래를 널어 말리고 집을 나선다. 일본에서 살아 보기라는 버킷리스트 중 하나를 슬쩍 이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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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거리, 게스트하우스, 호텔, 에어비앤비에서 총 8박 했는데 묵었는데 비앤비가 가장 나았어요. 

     

    INFORMATION   

    <국제거리 인근 숙소 정보>

    최저 게스트하우스 모노가타리 http://okinawamonogatari.com/ 도미토리 2500엔/ 잠만 잘 사람들을 위한 곳

    중급 팜로얄호텔 http://palmroyal.co.jp/ 트윈룸 1만5천엔선/ 주차장 1일1천엔

    에어비앤비 원룸아파트 45000원선 (3인 가능)  

    쓰보가와역 https://www.airbnb.co.kr/rooms/5921633?s=LubB 국제거리까지 1.3km 도보 가능  * 추천

     

     

    2. 쇼핑의 거리

     

    혼자만의 여행이었다면 예약해둔 이시가키행 비행기를 당겨 타고 본섬을 떠났을지도 모르겠다. 카오산 로드를 생각하고 선택한 국제거리에서의 5박은 그저 쇼핑의 연속이었다. 섬에 퍼져 멍 때리기의 계획은 어느새 무인양품이나 유니클로를 찾아 헤매는 도쿄 여행의 그것과 다를 바 없어져 버렸고, 지갑에서는 순식간에 수만 엔이 비어져 갔다. 쇼핑이 지겹다며 투덜댔지만 홀린 듯 스스로 가게에 걸어들어가 무어라도 사들고 나오는 동안 억지로 등을 떠미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돈키호테의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품목 칸은 거의 비어 있기 일쑤였다. 5천엔 이상 사면 8%를 돌려준다는 말에 20분 줄을 서고는 400엔을 할인받아 아이스크림을 사 먹고 만다. 24시간 영업이니 좀 늦은 밤에 가면 사정이 나을지도 모른다. 버거킹도, 도토루도 카드를 받지 않는다. 츄라우미 수족관까지 가지 않아도 기념품 샵이 들어와 있다. 생긴 지 2년쯤 되어 보이는 잡화점 스플래쉬는 국제거리에만 3개 지점이 있고 정확하게 여성의 취향을 저격한다. 켄초마에역 앞의 류보 백화점에 프랑프랑과 무인양품이 입점해 있다. 아메리칸 빌리지의 유니클로는 절반이 아울렛인데 한국에서 찍어두었던 제품들을 모두 990엔에 살 수 있었다. 다이소는 모두 100엔이다. 스노클링 세트 대여가 비싸 이곳에서 100엔짜리 물안경을 사서 써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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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들이 좋아하는 Okinawa Splash, 2년전엔 이런 곳이 없었다며 친구는 정신을 놓았어요.

     

    INFORMATION 

    okinawa splash 

    바다, 조개, 고래 컨셉의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가득 해요.

    유니클로 아울렛 아메리칸빌리지 ユニクロはにんす宜野湾店  

    파자마, 브리프, 브라탑, 티셔츠 모두 990엔

    류보 백화점 프랑프랑, 무인양품 RYUBO 

     

     

    3. 날씨와 여행의 질

     

    렌트카를 빌린 이후로는 그래도 여기는 가봐야지, 하는 곳들을 찍고 돌아다녔다. 쇠고기를 좋아하는 주제에 수중 생물들을 가두어 두는 수족관은 갈 생각이 없었고, 드라마에서 여기는 가봐야지! 하고 콕 찍어준 만좌모와 코우리대교는 왕복 6시간의 운전 노동에 불과했다. 여행의 즐거움은 오고 가는 과정에 있을 텐데 쉼 없이 지도를 찾고 우핸들 운전에 곤두서야 하는 렌트카 여행은 처음부터 목적지만을 위한 여행인 것을 몰랐다. 한 걸음 떼기 힘든 더위에 어렵게 목적지에 도착해도 다시 에어컨이 나오는 차 속으로 기어들어가고 싶을 뿐이니 그제야, 오키나와 여행 카페에서 모든 일정을 물놀이로 바꾸라던 공지글이 떠올랐다. 바라던 대로 더위가 가시자 태풍이 찾아왔다. 날씨 앞에 다시는 잘난척 하지 않으리라 반성하며 친구의 비행기가 제때 뜨기만을 바라고 있다. 어디 나가도 되겠나요? 하는 물음에 오키나와 사람들은 이런 일에 익숙한 듯 노프라블럼 하며 빙긋이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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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리성- 빨간 문 안으로 들어가려면 8백엔을 내라기에 그냥 나왔더니, 그 안에 차와 과자를 주는 다다미방이 있다는군요. 그 앞에 일본의 걷고 싶은 길 100선이라는 돌길은 일부러 한 번 더 찾아갔는데 역시 좋았어요.

     

    INFORMATION   

    슈리성 쇄지간  

    산삥차와 과자4종( 310엔)  http://oki-park.jp.k.ms.hp.transer.com/shurijo/guide/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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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좌모, 중국인 신랑 신부가 헬리캠을 띄워놓고 웨딩촬영중이었어요. 대기중인 커플이 몇 더 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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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라우미 수족관 옆 에메랄드 비치, 유치원 소풍(선생님들 힘내요:-)

     

    INFORMATION 

    エメラルドビーチ(에메랄드 비치)

    색깔도 이쁘고 어린이들 풀어 놓기 좋아요. 몹시 덥구요.

    추라우미수족관 9번 게이트 주차장에 차를 대고 걸어가요. 샤워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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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신 사나운 추라우미 수족관에도 사람이 없는 너른 휴게소와 입장권 없이도 볼 수 있는 전시관이 있어요. 바이오 메카닉스 코너에서 게임처럼 만져보고 당겨보고 오감으로 생태교육을 할 수 있구요. 포유류인 고래는 좌우로, 어류인 상어는 위아래로 꼬리를 치며 헤엄친다네요. 아셨어요?:-)

     

    INFORMATION   

    종합 휴게소(추라우미 플라자) 

    추라우미 수족관 1층 출구에서 나와 에스컬레이터로 한 층 내려갑니다. 친구들 들여보내 놓고 기다리기 좋아요.

    쿄다휴게소 17-1 kyoda nago 추라우미 수족관 입장료를 200엔 싸게 판매합니다. おっぱ(오빠)우유 아이스크림이 유명하다네요.

     

     

    4. 여행의 끝은 온천

     

    오키나와에는 온천문화가 없다 하여 찾고 찾은 끝에 아메리칸 빌리지의 온천풀에 몸을 담갔다. 낡기는 했으나 수십 년 묵은 시설을 새것처럼 닦아 쓰는 일본 건물의 정갈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 '오키나와는 일본이 아니야.' 친구의 말이 의미했던 것은 비단 음식뿐이 아니었다.

    맘에 쏙 드는 온천을 찾았다. 나하공항 옆 작은 섬 세나가지마에 선셋이 보이는 노천탕을 갖춘 고급 온천호텔이 있다. 이제야 온천을 하는 것 같군. 지나는 길에 발견한 예쁜 비치는 덤이었다. 오래도록 바다와 선셋을 번갈아 바라보며 비로소 더위에 한껏 달구어진 불쾌지수가 빠른 속도로 내려감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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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메리칸 빌리지 츄라우온천, 온천은 별 게 없고 어린이들 놀 수 있는 풀과 선셋비치로 나갈 수 있다는 게 장점이네요. 인공비치라 누워있거나 들어가고 싶은 물은 아니었어요.

     

    INFORMATION  

    ザ・ビーチタワー沖縄(더비치타워리조트 내 추라우온천) 입욕료 1200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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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천탕에서 보는 선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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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갖가지 노천탕들이 우선이지만 실내탕과 사우나도 못지 않게 좋아요. 고급스럽다, 딱 그 느낌입니다.

     

    INFORMATION  

    琉球温泉 瀬長島ホテル(류쿠온천세나가지마호텔 )

    입욕료 1500엔 http://www.senagaspa.jp/

     

    모든 INFORMATION에는 구글맵 링크를 걸어두었습니다.

     

     

    초이Choi

    '여자 혼자 여행하기란 지독히도 외롭고 고단한 일이다. 삶이라고 다르겠는가.' 미스초이 혹은 초이상. 글 쓰고 라디오 듣고 커피 내리고 사진 찍어요. 두 냥이와 삽니다:-) 남미에서 아프리카까지 100개의 도시 이야기 '언니는 여행중', 혼자 사는 여자의 그림일기 '언니는 오늘' 운영중 http://susiediamond.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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