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계탕처럼 진한 국물의 일본 라멘

긴자 카가리 銀座 篝

도쿄에서 라멘 좀 먹었다고 하는 사람들은 다 알 정도로 유명한 맛집을 소개한다. 일반적인 일본 라멘하고 달리 닭육수를 깔끔하게 써서 여자들한테도 인기가 많은 곳이다. 일본의 라멘을 다양하게 먹어보고, 충분히 즐긴 다음에 색다른 라멘맛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재미삼아 먹어보자. 단, 워낙 호불호가 강한 독특한 맛이라 일본 라멘 초보자에게는 안 맞을 수 있다는 점.

'Soba'라고 적힌 작은 간판만 봐서는 라멘집이 맞는지 헷갈릴 수 있다. 예전 일본에서는 모든 면요리를 소바라고 불렀다. 때문에 한국에서처럼 메밀소바만이 소바가 아니다. 라멘은 중국에서 온 소바라고 해서 '주카소바(中華そば)'라고 하고,  밀가루 면을 볶은 요리도 '야끼소바(焼きそば)'라고 한다. 그래서 여기는 소바라는 간판을 달고 있지만 메밀면인 아니라 밀가루면을 쓰는 진짜 라멘집이다.

긴자라서 그런지 가격이 라멘치고는 좀 비싼 편이다. 제일 인기 많은 '토리 파이탕 소바(鶏白湯SOBA)'의 보통 사이즈가 950엔! 보통 사이즈인 '나미(並)'는 여자들한테 딱 맞을 정도의 양이고, 양이 많은 남자들은 곱배기를 시키는게 좋은데 1,050엔이다. 진한 국물에 면을 찍어먹는 츠케소바는 더 비싸서 1,000엔이 넘는다.

전석이 카운터식으로 된 테이블 위에는 식초, 후추, 일곱가지 양념이 합해진 시치미(七味)가 있다. 물론 함께 놓여 있는 나무 젓가락과 이쑤시개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긴자 카가리의 대표메뉴, 토리 파이탕 소바(鶏白湯SOBA)! 밖에서 기다리는 동안 주문을 받아가서 자리에 앉아서 5분도 안되서 금방 나온다. 받아 들고 보니 여느 라멘보다 조금 비싼 가격 설정이 이해가 가는 고급스러운 비주얼~! 일본에서 흔한 라멘인데 마치 프렌츠 요리를 받아 든것 같은 기분이 든다.

토핑으로는 색색의 다양한 야채들이 밀푀유처럼 층을 이루고 있다. 야채는 아삭아삭한 식감이 살아 있을 정도로 쪄서 익힌다. 그렇기 때문에 음식이 참 건강한 느낌이다. 야채 토핑을 추가로 주문하고 싶을 정도로 야채가 맛있었는데, 먹다보니 배불러서 추가 주문은 못 했다.

제일 궁굼했던 국물 맛은 토속촌처럼 걸죽하게 진한 삼계탕과 비슷하다. 닭뼈를 잘게 으깨서 오랜시간 고았는지 한국의 곰탕처럼 뼈맛이 진하게 난다. 민감한 사람은 닭 특유의 냄새가 느껴질 정도로 국물이 찐~~~하다. 면도 알덴테로 적당히 익혀서 스프 파스타 느낌으로 먹게 된다.

닭 냄새가 너무 진하게 나서 먹기 힘들거나 국물 맛에 포인트를 주고 싶으면? 갈은 생강(おろし生姜)과 튀긴 양파(フライドオニオン)를 넣으면 된다. 따로 말하지 않아도 서비스로 제공하며, 그냥 먹는 것보다 두가지를 다 넣는 편이 훨씬 맛이 좋다.

긴자 카가리는 긴자역에서는 가깝지만 골목길 안쪽의 샛길 안에 있어서 찾기 좀 어렵다. 그래도 늘 기다리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만들기 때문에 조금만 골목 안으로 들어가면 직감적으로 이곳이라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다. 점심시간 조금 지난 오후 2시쯤 가서 30분 넘게 기다렸는데, 인기가 워낙 많다보니 1~2시간씩 기다릴 때도 많다고 한다. 영업 시간이라도 좀 늦게 가면 재료가 떨어져서 못팔기도 하니 가능한 일찍 가는게 좋다.

긴자 카가리(銀座 篝)

 + 주소 : 東京都中央区銀座4-4-1 銀座Aビル 1F

 + 예약: 불가

 + 영업시간: [평일] 11:00～15:30, 17:30～22:30 / [토요일 및 공휴일] 11:00～15:30, 17:30～2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