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도쿄가 식상하다면 한번쯤은 요코하마로 가보자. 도쿄에서 지하철로 쉽게 이동할 수 있는 요코하마는 '개항'의 도시이자 커다란 차이나타운이 있어 마치 우리나라의 '인천'과도 엇비슷한 동네다. 개항 당시 일본과의 교역을 위해 수많은 서양인들이 요코하마에 몰려들어 서양식 건물을 짓고 거주했던 통에 이쪽엔 서양식 건물들이 무척 많았다고 한다. 일제시대 당시 개항했던 한국의 항구들, 그러니까 인천이라든가 군산 쪽에 일본식 건물이 많이 지어졌었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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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탕의 꿈을 안고 지구 반대편의 낯선 나라로 삶의 터전을 옮긴 이들은 아마도 집을 그리워하면서 최대한 비슷하게 지었을 터. 그래서인지 집들은 단순히 양옥이기만 한게 아니라 어떤 집들은 영국 풍이고 어떤 집들은 프랑스 풍이고 어떤 집들은 스페인 풍으로 다들 제각각이었다. 

 

 

하여간 그런 "양옥"들은 관동 대지진 때문에 대부분은 파손되어 사라지고 지금은 대략 10여채정도 남아있다고 하는데 그 10여채만으로도 이국적인 풍광을 자아내는데는 충분한 것 같았다. 그리고 그 집들이 한곳에 우르르 몰려있는게 아니라 점점이 흩어져있어 지도를 보고 찾아다니며 동네를 걸었는데 굳이 그 집들이 아니어도 그 동네 자체가 한적하고 고풍스러운 분위기여서 산책하기에 무척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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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구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위치한 집들과 함께 먼 이국땅에서 잠든 이들을 위한 외국인 묘지 또한 요코하마의 독특한 볼 거리이다. 괜시리 으스스하게 남의 공동묘지에 가서 뭐할까 싶지만 잠든 이들이 제각각의 국적과 종교를 갖고있었다는 사실을 알려주듯, 외국인 묘지의 묘지들은 그 모습이 제각각이다. 한군데 모여있는게 신기할 정도. 일부러 이곳을 향하지 않더라도 산책 중에 마주치는 길목에 있으니 한번쯤 조용히 구경해보자. 이곳에서 내려다보이는 마을 풍경도 꽤나 근사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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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산책 중에 우연히 작은 박물관을 만났다. 정확한 이름은 부리키 장난감 박물관. 1880-1950년 대의 장난감들을 모아놓은 작은 개인 박물관으로 영어로는 tin toy museum이라고 적혀있었는데 이름처럼 양철로 만들어진 것들이 많았다. 좁은 공간이지만 전시된 물건들이 너무 많아 진열장이 부족할 지경으로 제법 알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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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쭉 둘러보니 익숙한 것들도 제법 보였다. 낡고 녹이 슬었다는 점을 빼면 장난감이라는건 예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다른 점 없이 쭉 비슷하게 만들어지는지라 가족단위로 와서 구경해도 서로 공감하며 구경할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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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나 지금이나 동물 인형들은 아이들의 친구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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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이얼을 돌리는 전화기 장난감. 아마 요즘 친구들은 이게 전화기인줄도 모를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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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 장난감들. 특히 불자동차 콜렉션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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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봇과 우주선들도 장난감의 단골 소재다.

 

 

어릴 적엔 소소한 것들로도 재미있게 놀았던 기억이다. 그것들이 허접하고 조악했을지라도. 직접 깡통이나 휴지심으로 만들어서 가지고 논 기억도 나는걸 보면 그것들은 또 얼마나 더더 어설픈 물건들이었을까. 그 시절엔 특정 장난감을 사려고 줄을 서고, 중고장터에서 웃돈을 얹어 구하고 그런 일은 절대 없었는데, 장난감이 이미 장난이 아닌 시대가 되어버린 것 같아 마음 한 켠이 조금은 불편했다. 부리키 박물관에서 옛 장난감들과 함께 옛 추억을 들춰보는 것은 어떨까.

 

[info]

- 현지명 : 横浜ブリキのおもちゃ博物館

- 주소 : 横浜市中区山手町239

- 홈페이지 : http://www.toysclub.co.jp/muse/tintoy.html

- 오픈시간 : 9시 30분~18시

- 휴무일 : 연중무휴

- 입장료 : 성인 200엔 / 아이~청소년(중학생까지) 100엔

 

 

나예

미래에서 왔습니다. 아, 미술관에서 왔다고 해둡시다. http://blog.naver.com/egg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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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수(1) 트랙백수(0)
  1. 산책하면서 만난 장난감 박물관이 매력적이에요 :) 뭔가 인위적이기보다는 자연스러움에 오랫동안 유지한 느낌에 더욱 정감이 드는 동네 박물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