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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은 여름이 아닐 때 여행 적기다. 적당히 선선해진 바람이 부는 사막, 일렁이는 바다 곁이라면 신기루 같은 낭만이 현실이 된다. 페르시아 만 옆에, 아부다비의 위용 넘치는 건물과 바다를 보며 편히 쉬어 가는 사막의 하루다.

 

 

* 칼리디야 팰리스 레이한 바이 로타나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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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 때 신중하게 고르는 건 숙박지다. 너무 가격이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시설 깨끗하고 이왕이면 실외 수영장도 있었으면, 공항도 멀지 않았으면. 그래서 고른 아부다비 호텔, 칼리디야 팰리스 레이한 바이 로타나 Khalidiya Palace Rayhaan by Rotana. 아부다비 코르니쉬 지역에 자리하며 5성급 호텔로 실내외 수영장, 전용 비치가 있다. 아부다비 주메이라 타워즈 Jumeirah At Etihad Towers에서 10분 정도 도보 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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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다비로 향하는 항공편 시각은 그리 편하지 않다. 인천서 자정 출발, 아부다비에 새벽 5시 도착. 어둠이 가시지 않은 때, 바로 호텔로 향했다. 이 호텔은 이른 체크인과 늦은 체크아웃 요청이 가능하다. 정말 이르게 오전 7시 이른 체크인으로 예약했다. 다행이다. 아랍어-이국 언어는 춤을 추듯 그림으로 움직인다. 이름 참 생경하다. 되뇐다. 칼리디야 팰리스 레이한 바이 로타나 호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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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로비- 아랍이구나 싶다. 이국적 양탄자가 깔렸다. '마즈리즈 Majlis'다. 사막 텐트 속이든 어디든 마실 거리와 대화할 사람 있으면 모두 마즈리즈다. 이네들 사람 아는 일에 아낌없이 시간 쓴다. 담소로 우정 쌓은 '바스타 wasta'- 아는 사람이 사업과 삶을 좌지우지한단다. 세상 어디가나 사람 사는 곳에선 정말 사람 관계가 정말 중요하다. 이들 역시 사람 관계를 이렇게 중시한다.

 

 

* 칼리디야 팰리스 레이한 바이 로타나 호텔 – 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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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던스형 호텔이다. 주방이 갖춰진 이런 형식의 호텔은 중장기 체류하기에 적당하다. 룸서비스로 객실청소도 매일 된다. 객실 넓다. 더블베드에 널따란 책상, 큼지막한 TV가 침대에서 잘 보이게 놓였다. 작으나마 거실이 있고 4인용 탁자에 소파도 있다. 느긋하게 창 바라보면 페르시아 만이 보인다. 아침 저녁 노을이 잘 보인다. 창 너며 트인 시야가 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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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대와 쿡탑, 식탁 놓인 주방 있다. 식기류는 구비되어 있지 않다. 세탁기도 있다. 욕실 좌우로 옷장. 보통 호텔의 두 배 옷장이다. 사계절 내내 습기와 더위가 만만치 않은 나라라서 오히려 실내는 건조하고 춥다. 냉방은 정말 아낌없이 하는지라 가디건 류를 많이 챙겨 오면 좋다. 기타 다림판과 다리미, 목욕가운 등이 갖춰져 있다. 욕실에 화장실이 있고, 룸 입구에 화장실 별도로 또 있다. 욕실에는 샤워 부스, 욕조가 각각 있고, 세면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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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호텔 전용 실외 수영장과 해변이 곁에 있어 서늘한 사막 겨울 즐기기 제격이다. 호텔에서 걸어 내려가면 1층에 바로 수영장이, 그리고 바로 옆에 바다가 있다. 호텔 전용이라 숙박객 전용 선베드와 수건 등이 다 구비되어 있다. 한낮이면 아이들이 모래사장에서 모래성 쌓기에 여념 없다. 멀리 가지 않아도 호텔에서 물놀이 즐기며 쉬기 좋다.

 

 

* 호텔 해변, 일출 일몰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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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이 좋은 점 중 하나는 일몰과 일출 보기 좋다는 점이다. 끝없는 지평선 위로 붉게 솟고 내리는 태양. 객실에서 수평선 너머 뜨고 지는 태양 보기에도 무척 좋다. 정돈된 홀로의 시공간. 하루가 시작되고 끝나는 시간 궤적이 가감없이 보이는 창가에 앉아 망중한. 살짝 창문을 열면 부드럽게 살랑이는 커튼. 사막 바람 분다. 창가에는 모래알갱이가 몇 개 구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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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을 갓 지난 시각. 호텔 창밖에서 스며드는 연한 빛에 눈 떴다. 적요하다. 숨을 한번 내쉰다. 천천히 눈 뜬다. 빛을 향해 고개 돌린다. 이른 아침을 아낀다. 창 너머- '경계'는 이질적인 서로가 얼굴 맞대고 있는 지점이다. 이른 아침은 밤과 낮이 만나는 경계 지점이다. 분홍 물결이 일렁이는 페르시아 만과 구름들. 태양은 아스라한 곳에서부터 고요 속에 소리 없는 파장을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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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하게도 인공 소음은 정적을 날카롭게 깨뜨리는데, 나뭇잎 흔들리고 파도치는 자연 소리는 고요를 더 고요하게 만든다. 고요함 곁에는 공허함이 있다. 비워진 소리 공간이 일견 낯설고 어찌할 바 모르겠는 곤란일 수 있지만, 익숙해지면 편안해진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소음 따라 고개 돌리지 않고, 내가 바라보고 싶은 대상을 침착히 보게 하는 고요다. 태양을 한참 보았다. 일출과 일몰, 대자연의 위용을 굳이 찾는 건 말이 필요 없는 순간을 위해서이기도 하다. 자연 앞에서 편안한 침묵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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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 속에서 세상을 바라보니 저 모든 것들도 새삼스럽다. 내가 침묵해야 타자도 진지하게 다시 볼 수 있다. 다시 보면 참 새롭다. 오롯하게 떠오르는 태양은 말없이 바쁘다. 어둠을 걷어내고 활력을 흩뿌린다. 밤빛 지우자 잎의 낯빛 싱그럽게 빛나기 시작한다. 어느새 아침이, 낮을 지향하고 있다. 태양이 아침노을 빛을 지우고 당당한 푸름 속을 유영하고 있다. 페르시아 만 바다 빛이 군청에서 코발트빛으로 바뀌었다. 보드라운 해변의 모래가 빛나기 시작한다. 또 하루는 이렇게 시작된다.

 

 

* 호텔 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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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출을 보고 내려온 김에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1층 전용 해변과 수영장, 푸른 초목이 그림같다. 붉은 아침 노을이 푸른 잎새와 푸른 바다에 엷게 번진다. 아침 식사가 맛있다는 귀띔이 있었다. 1층은 이미 부산하다. 아침 식탁을 차리는 사람들이 분주하게 소리없이 오간다. 정갈하고 깨끗함, 갖추어짐, 이 모든 건 누군가의 애씀이 전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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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식사는 수영장 옆에서 할 수도 있다. 사막의 겨울이라 해도 가을 정도다. 안내해 주며 춥지 않느냐 묻는다. 선선함이 추위라. 열사의 나라 사람들에겐 춥다라는 느낌이 시작되는 지점이 다르다. 로비의 홀과 야외 수영장 탁자도 있지만 안쪽으로 자리를 청한다. 안온한 분위기, 이른 만큼 조용하다. 냅킨을 펼쳐 무릎에 얹었다. 가벼운 허기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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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호텔이나 조식에 빠지지 않는 메뉴들. 소시지, 베이컨, 과일 등. 와플 & 오믈렛 등은 직접 주문받아 바로바로 만들어준다. 하얀 모자 쓴 요리사들의 손이 바쁘게 움직인다. 과일, 햄 종류도 다양하다. 햄 위에 케이퍼를 뿌려 둔 건 생경하다. 햄 가져다 토스트 한 빵에 직접 샌드위치 만들어 먹어도 좋다. 좋아하는 오일과 빵콩버터, 발사믹 소스도 한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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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은 통곡물빵, 식빵, 페이스트리, 머핀 등 갖가지 종류가 있다. 빵에는 버터뿐만 아니라 각종 잼과 꿀을 곁들일 수 있다. 서걱서걱 커다란 빵 한 덩이 썰어 토스트기에 넣는다. 이내 바삭해진다. 언제나 치즈는 정답. 브리치즈, 에담치즈, 에멘탈 치즈 등 듬뿍듬뿍. 치즈는 보통 후식이지만, 취향껏. 늘 치즈를 먼저 맛본다. 쫀득하고도 찰진 식감, 농밀한 우유 냄새, 시큼하고도 고소한 맛.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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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호텔은 콘티넨탈 블랙 퍼스트라는 도식화된 메뉴 외에도 그 나라의 음식을 제공한다. 아랍답게 올리브, 치즈, 요거트가 가득. 고수 같은 향신료도 곳곳에 뿌려져 있다. 포울 무다마스 Foul mudammas라 적혔다. 맑은 콩 수프다. 여기에 취향껏 큐민, 후추, 레몬, 올리브오일 드레싱 등을 섞어 먹는다. 다진 양파에 요거트 섞어 올리브유를 뿌린 콩국과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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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서 빠질 수 없는, 병아리콩을 올리브유에 섞어서 간 후무스는 당연히 있다. 연성치즈 볼 & 올리브유 Labneh Ball and Halloumi cheese도 있고. 몰랑몰랑 치즈 완자다. 아랍에서는 견과류, 말린 과일, 요거트를 많이 먹는다. 아침 시리얼과 요거트에 섞는 견과류와 말린 과일 종류도 참 많다. 진득한 단맛 품은 말린 과일에 고소한 견과, 치즈 약간 더해 한 스푼으로 먹어도 참 맛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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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생선구이가 있다. 회는 아니다. 후추 잔뜩 뿌려 구웠다. 그 옆으로는 올리브유를 아주 듬뿍 넣은 오이 & 토마토 샐러드, 각종 콩 샐러드, 생과일이 이어진다. 양껏 골고루 먹고 싶은 의욕이 솟는다. 골고루 먹는다. 토마토는 굽거나 튀겨도 맛있다. 치즈 얹어 구운 토마토 반쪽에 샐러드를 곁들인다. 말랑하고 따뜻한 토마토 과육이 씹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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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거트에 콤포트 약간 올려 먹고 브뤼 치즈 몇 조각 먹었다. 그리고 아까 맛이 궁금했던 포울 무다마스를 한 스푼 떴다. 포울 무다마스에 다진 고수와 요거트를 약간 섞었다. 맑고 담백한 콩 삶은 수프다. 병아리콩과 강낭콩이 들었다. 충분히 먹었지만 또 집고야 말았다. 따뜻하고 보들한 내음 풍기는 와플. 달콤한 꿀과 메이플 시럽, 버터 잔뜩. 꿀맛이다. 뜨겁고 쓴 커피가 목을 넘어 밀려 들어오면, 아침이라는 시간이 명징하게 내 몸속으로 따라 흘러든다.

        

 

* 아부다비 호텔, 칼리디야 팰리스 레이한 바이 로타나 Khalidiya Palace Rayhaan by Rotana
- 주소 : P.O.BOX 4010, Corniche Road ,Abu Dhabi, UAE
- 전화 : 971-2-6570000 
- 체크인 14:00 / 체크아웃 12:00 – 오전 7시 내외 이른 체크인 & 오후 7시 내외 늦은 체크아웃 요청 가능
- 호텔 전용 비치 & 수영장 시설 좋음, 무료 wi fi, 다국어 직원 포함(한국어 제외), USD 결재가능
- 레지던스 형 : 주방설비(쿡탑, 환기팬), 냉장고, 세탁기 구비(세제/식기류는 없음) 

 

홍대고양이

동아사이언스 과학기자, 웹진과학전문기자, 아트센터 객원기자, 경기여행지식인단으로 활동. 지금 하나투어 겟어바웃의 글짓는 여행자이자 소믈리에로 막걸리 빚는 술사랑 여행자. 손그림, 사진, 글로 여행지의 낭만 정보를 전하는 감성 여행자. http://mahastha.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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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수(1) 트랙백수(0)
  1. 사막여행도 매력적인데, 아랍스타일의 호텔도 정말 매력적인것 같아요, 소품이며 아랍만의 느낌!
    호텔에서만 시간을 보내도 정말 매력적이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