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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최고의 미니어처 원더랜드, 그 비결 엿보기

    테라노바 테라노바 2018.09.28

    카테고리

    유럽, 예술/문화


    엘베 강 하구에 자리잡은 함부르크는 독일 최대의 무역항이자 제 2의 도시다. 조금 아는 사람이라면 햄버거의 어원이 이곳이라는 것도 떠올릴 것이다. 이런 함부르크에서도 많은 이들이 대표 명소로 꼽는 곳, 바로 미니어처 원더랜드(Miniatur Wunderland)다.

     

     

     

    함부르크의 유서 깊은 부두 지역인 하펜시티. 미니어처 원더랜드는 이 지역의 오래된 벽돌 창고 건물에 자리잡고 있다. 마케팅 총괄인 세바스티안과 매니저인 크리스티안의 안내로 미니어처 원더랜드의 제작실과 전시 공간 모두를 둘러보았다. 마지막에는 이곳의 창업자 게릿 브라운(Gerit Braun)과의 인터뷰 기회를 얻었다. 그를 통해 원더랜드의 철학과 뒷얘기를 들어볼 흥미로운 기회도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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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에겐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원더랜드는 유럽에서는 꽤 인기있는 명소다. 홈그라운드인 함부르크 및 독일에서의 인기는 말할 것도 없다. 무엇이든 인기가 있는 것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법! 직접 경험해본 원더랜드에서 그것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원더랜드의 인기 요인을 5가지로 요약해 보았다.

     

     

     

     

    #1. 규모

     

    어마어마하다. 아마도 처음부터 이렇게 만들 생각은 하기 힘들었을 것 같다. 첫 눈에 그 규모를 알아채긴 힘들다. 단일 층이 아닌 오래된 건물 세 개 층에 분산되어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금만 둘러보면 그 규모에 혀를 내두르게 마련이다.

     

    원더랜드는 6,800m2 넓이의 공간에 9개의 섹션으로 이루어져 있다. 38만여 개의 라이트와 26만여 개의 피규어, 300여 개의 움직이는 자동차가 투입되었고, HO 스케일의 철로도 15,400m나 깔렸다. 2001년 첫 개장 당시 함부르크, 오스트리아,  그리고 가상의 도시 크너핑겐( Knuffingen) 3개로 시작된 디오라마는 2016년 이탈리아 섹션까지 생겨났다. 물론 지금도 계속 확장 중이다.

     

    이곳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크너핑겐 공항만 봐도 그렇다. 단순히 공항의 핵심적인 부분만을 보여 주는 것이 아니다. 여객 터미널은 물론, 활주로와 비행기, 주변 주차장, 도로 등의 환경이 실제 세상처럼 정밀하게 묘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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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 들여 굳이 로마까지 갈 필요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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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 비행기 타고 찍은 '항공사진' 같다. 철도역 상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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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표적인 인기 코스답게 공항은 생략된 부분 없이 규모가 엄청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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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험준한 알프스 산악 지대 골짜기에 대교를 건설 중!

     

     

     

    #2. 디테일

     

    그동안 많은 미니어처와 디오라마를 보았지만 이런 디테일은 처음이다. 보통 규모가 큰 디오라마에서는 세세한 부분은 디테일이 생략된 경우가 많다. 이곳은 달랐다. 경기장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빼곡하다. 많다고 해서 하나하나가 대충 만든 건 결코 아니다. 조그마한 것 하나만 떼어 보아도 그 자체가 하나의 미니어처 작품이라 할 만하다. 모든 자동차의 전조등과 후미등은 기본이다. 모든 모형들은 이곳 모델러들이 의도하는 대로 직접 설계하고 제작한다. 지구상에 있는 모든 볼거리 탈것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등장하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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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생한’주차장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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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 기차역 풍경이라 해도 믿을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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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밀한 기차 덕분에 철로변 썰매 타는 아이들도 마치 살아 움직이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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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착하는 비행기 앞에 모여 기다리고 있는 청소직원들의 모습이 눈길을 끈다. 공항 풍경 속 리얼함의 극치를 보여 준다!

     

     

     

    #3. 스토리 그리고 유머

     

    하지만, 이곳이 인기를 얻는 가장 큰 이유는 또 다른 곳에 있다. 단순히 큰 규모나 디테일 뿐만이 아니었다. 기본적으로 이곳은 우리의 일상을 표현한다. 때로는 폭소를 터뜨리기도 한다. 섹션별 각각의 디오라마 모든 장면에는 기본적으로 나름의‘스토리’가 담겨져 있는 것이다!

     

    마치 갤러리에서 명화를 감상하듯 디오라마 하나하나의 구성 요소를 모두 놓칠 수 없다는 말이다. 주차장에서는 접촉사고로 싸우는 사람들의 모습, 파티장에서는 여자를 꼬시는 바람둥이의 모습이, 그리고 숲속에서는 남들의 눈을 피해 애정행각을 벌이는 커플... 이런 스토리들을 찾아내는 재미가 쏠쏠하다.

     

    곳곳에 숨어 있는 유머 코드도 빼놓을 수 없다. 공항의 활주로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진짜 비행기들'이 굉음을 내며 이착륙하는 간간이 영화, 스타워즈 주제가가 나오면 해리슨포드의 팰콘 우주선이 이륙한다. 어느 순간 윙윙대는 벌 소리가 날 때 보면 큰 꿀벌이 이착륙을 한다. 여기저기서 사람들의 웃음이 터짐은 물론이다.

     

    미 서부 개척시대 배경의 촬영장 디오라마 앞에서다. 뭔가 톡톡 튀는 소리가 나길래 어디선가 부서져 떨어진 조각의 소리인줄 알았다. 알고 보니 두 사나이(작은 피규어)가 결투를 벌이느라 땅바닥에서 엎치락뒷치락 하는 것이었다. 자석을 이용해 움직이게끔 한 것이었다. 웃음이 나오지 않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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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톡톡 튀며 두 사나이가 엎치락 뒤치락 싸우는 모습에는 그만 웃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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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더랜드는 매 15분 마다 밤/낮이 교차된다. 크리스마스 밤 분위기를 제대로 묘사한 북국의 한 마을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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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 비행기들 사이에 태연하게 자리잡고 이륙 준비 중인 스타워즈의 팰콘 우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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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이탈리안 잡’의 한 장면을 떠오르게 한다.

     

     

     

    #4. 기술

     

    원더랜드의 매력 중 하나는 살아 움직이는 세상이라는 것이다. 당연히 보이는 것 이상으로 높은 기술이 들어간다. 기술적 뒷받침 없이는 원더랜드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우선 정밀한 철도 모형이 이곳의 기본 바탕이다. 원더랜드 곳곳에 거미줄처럼 깔려 있는 철로로 각양각색의 기차들이 달린다. 이곳이 철도모형 덕후들의 성지인 이유다. 하지만 철도 보다 신기한 것은 바로 자동차들이다. 헤드라이트를 켠 도로 위의 자동차는 스스로(?) 달린다. 밑에 ‘레일' 같은 것이 없이 진짜 도로 위를 굴러간다.

     

    공항에서는 여객기들이‘굉음'을 울리며 수시로 이착륙을 한다. 공항의 비행기들 역시 단순히 뜨고 내리는 모습만 보여주는 게 아니다. 처음 터미널, 계류장에서 승객과 화물을 싣고, 토잉카가 이 비행기를 끌어낸 후 유도로를 따라 지정된 활주로로 줄줄이 이동한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이륙한다. 실제 공항의 프로세스를 그대로 묘사하고 있다. 놀라울 따름이다.

     

    창업자 게릿이 얘기해준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다. 그가 처음 원더랜드의 개장 준비를 할 때 복잡한 시스템인 크너핑겐 공항이 제대로 작동할 지 몹시 걱정됐다고 한다. 너무나 불안한 나머지 제 2의 공항을 예비로 만들 준비까지 했다고 한다. 다행히 그런 상황까지는 가지 않았다고. 또 하나, 비행기까지 띄우는 '첨단' 기술을 자랑하지만, 정작 그 보다 쉬워 보이는, 물 위의 배는 자동으로 운항케 하는 것이 어렵다고 한다. 몇 년째 계속 실패하다 결국 사람이 직접 하고 있다고. 몰래 숨어서 조종하는 직원을 찾아보라며 웃는 게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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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로변 피크닉 풍경도 재밌지만 그 옆을 쌩쌩 달리는 트럭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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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 산을 관통하는 터널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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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청나게 많은 기차와 레일이 투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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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모든 시스템은 중앙통제센터에서 관리하고 있다.

     

     

     

    #5. 열정

     

    창업자인 쌍둥이 브라운(Braun) 형제를 비롯, 모든 직원들의 열정이 이러한 원더랜드를 만들었다. 창의성과 편향성이 없도록 하기 위해 아무리 실력이 있어도 특정한 분야에만 전문인 모델러는 채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문뜩 인기있는 원더랜드를 다른 나라에도 프랜차이즈로 만들게 할 생각이 없을까 싶었다. 레고랜드처럼 말이다. 나의 질문에 그는 단 한 마디로 말했다. '노(No)'였다. 이유는 명확했다. 본인이 직접 제작과 운영을 관리하고, 관람객들과의 반응도 살피며 교감하는 이 모든 것을 즐기고 싶다고 했다. 브라운 형제의 모형에 대한 애정과 완벽주의도 한몫을 했음은 그와의 대화에서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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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델러들의 작업실은 다양한 형태였다. 모두 쾌적했으며 창의성과 장시간 작업의 효율성을 가능케 해놓은 점이 인상적이었다.

     

     

    명불허전

    역시나 반나절의 관람 시간은 무리였나보다. 보다 보다 지쳐 더 이상 안 되겠다 싶었을 때 시간을 보았다. 어느새 3시간을 넘기고 있었다. 미리 관람 계획을 시간 단위로 세우고 시작했건만… 역시나 이곳은 한 번의 방문으로‘끝’낼 수 있는 곳은 아니었다. 게다가 한쪽에서는 계속해서 새로운 세계가 만들어지고 있으니... 이곳은 사람들의 마음을 이렇게 끌어 당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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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에서 의외로 관람객들에게 인기있는 것. 바로 각국 방문객의 실시간 집계 현황이다. 독일을 제외하고는 영국과 프랑스 사람들이 가장 많이 방문하고 있었다. 또 하나 의외였던 것은 북한 국적의 방문자도 꽤 많았다는 것!

     

     

     

     

    [Information]

    Miniatur Wunderland (Miniature Wonderland)

    주소: Kehrwieder 2, Block D, 20457 Hamburg

    TEL: +49 (0)40-300 6 80 -0

    E-Mail: info@miniatur-wunderland.de

    웹사이트: www.miniatur-wunderland.com

    운영 시간: 휴무일 없음. 시간은 시즌과 휴일, 방학 등에 따라 다소 유동적(웹사이트 참조)

    입장료: 성인 13유로 / 16세이하 어린이 6.50유로 / 유아(키1m이하) 무료

    [TIP]

    오전 일찍 개장하자마자 찾았음에도 이미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학생들의 방학과 휴가 시즌이 막 지나 그나마 이 정도라고. 그 인기를 짐작할 수 있었다.

    하루 중 가장 붐비는 시간대는 점심 시간을 전후한 오후. 오전 일찍 가는 편이 모든 면에서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 입장 시 긴 줄을 피하려면 온라인 예약도 가능하다.

     

     

    테라노바

    낯선 환경과 문화에 던져지는 것을 즐기는 어드벤처 여행가. 육/해/공 아웃도어 액티비티를 골고루 즐기며 이를 통한 에피소드와 여행 정보를 다양한 매체에 기고 중이다. 여행 매거진 트래비의 객원 기자, 월간항공의 에디터, 일본 출판사 쇼가쿠칸(小學館)의 웹진 @DIME 에디터 등으로 활동 중이다. instagram.com/oxenho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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